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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쪽으로 튀어! 1 ㅣ 오늘의 일본문학 3
오쿠다 히데오 지음, 양윤옥 옮김 / 은행나무 / 2006년 7월
평점 : 
'공중그네'를 읽은 후 오쿠다 히데오의 소설은 이번이 두번째이다. 남쪽으로 '튀라'는 제목에서부터, 만화처럼 그려진 인물 캐리커쳐 표지, 그리고 공중그네하면 벌써 '요절복통 이라부 의사의 어쩌구...'하는 선전 문구에 귀가 익숙해져서 두 권씩이나 되는 이 소설을 대하기 전에 어느 정도 감동코미디로서 기대되어지는 바가 있었다. 하지만 공중그네 조차 그다지 요절복통, 박장대소 하며 읽지 않았던 내게 이 책은 더더욱 작가의 하고픈 메시지가 뚜렷이 와닿아, 어쩌면 너무 내놓고 드러내어 쓰지 았았나 생각되어질 정도였으니.
일정한 직업이라곤 없이 집에서 '놀고 먹는' 괴짜 아버지와, 과거의 어떤 경력을 드러내지 않은 채 조용히 찻집을 경영하는 자상한 엄마, 그리고 이미 성인이 다 된 누나와 깜찍한 여동생, 그리고 우리의 주인공 11살 우에하라 지로. 이렇게 다섯 식구가 도꾜에서의 생활을 등지고 남쬭의 외딴 섬으로 향해 떠나게 되기까지의 이야기가 1권에, 그리고 그 섬에 정착하는 과정, 그들을 맞이하는 따뜻한 섬의 분위기와 동시에 여기에도 엄연히 버티고 있는 기존의 틀과 체제 복종의 압력에 맞서는 과정이 2권의 주요 내용이라고 할수 있다. 1권에서는 주인공 지로의 학교생활, 교우관계 등이 상당 부분을 차지하여, 역자의 후기에서 썼듯이 성장소설의 성격도 보여주다가, 후반부로 가면서는 아버지의 독특해 보이는 사고와 행동의 바탕이 되는 사회주의 사상이 스토리의 중심을 이루어 간다. 상식에서 벗어나고 매사에 반대 깃발을 드는 아버지를 둔 초등학생인 지로가 겪는 혼란, 다른 아버지들처럼 아침에 출근해서 저녁에 퇴근하는 보통의 정상적인 아버지를 갖는 것이 소원인 그가, 섬에 이주하여 한 식구로서 정착하고 대항하다보니 아버지의 생각을 조금씩 이해하기 시작한다.
아직도 이런 이상을 꿈꾸어도 좋을까. 이런 희망과 열정을 품고 살아도 좋을까. 읽고보니 공중그네에서 작가가 말하고자했던 것도 결국 일맥상통하는 것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든다. 기존의 사회 체제에 대한 부적응자, 또는 적응하고 싶지 않아하는, 다른 세상을 꿈꾸는 이들의 이야기를 통해, 눈 앞에 당장 보이는 것에만 열올리고 사느라 점차 꿈조차 꾸지 않게 되어가고 있는 현대인들을 흔들어 깨우며 그런 세상을 알리고 싶어하는 작가의 마음, 즉 의도가 느껴지는.
결론적으로 이 책, 코미디는 절대 아니라는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