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식의 배신 - 무심코 차린 한식 밥상이 우리 가족 수명을 단축시킨다!
이미숙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3년 12월
평점 :
품절


제목을 보고 한식을 먹지 말자는 내용의 책이 아닐까 단정하면 실수이다. 다 좋지 않으면 다 나쁘다고 단정짓기 좋아하는 우리 나라 사람들의 감정적 경향은 서구화된 식사의 문제점을 이야기하면서 한식이 가장 이상적이고 지향해야할 식단이라는 것으로 마무리짓는게 대부분이고 그런 정보에 접하다 보면 무의식중에 그렇게 받아들이게 하여 한식은 무결점 식단인 것으로 착각하기 쉬움을 일깨우는 책이다. 책 표지에 밥상 사진을 거꾸로 배치한 것은 제목의 '배신'이란 낱말과 같은 맥을 보여주고자 함일것이다.

소제목만 봐도 내용은 짐작이 될터이지만 내용을 읽어봐야 그 이유까지 이해가 된다.

 

-발효음식의 위험성은 단백질을 함유한 식품이 부패하거나 발효하는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바이오제닉아민에서 유래한다.

 

-김치의 우수성에도 불구하고 약점이 있다. 김치의 아킬레스건은 바로 소금, 고춧가루, 젓갈이다. 매끼 김치를 먹는다면 김치만으로도 WHO 하루 나트륨 권장량인 2,000mg을 훌쩍 넘는다. 젓갈이 많이 들어간 김치는 익어가면서 니트로사민이라는 발암물질을 만들어낸다. 젓갈류에 많이 들어 있는 바이오제닉아민이 김치의 발효과정에서 발암물질인 니트로사민을 형성하기 때문이다. 김치의 발효 온도도 니트로사민의 생성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므로 김치를 발효시킬 때 실온보다는 0~4˚C 에서 보관하면서 시키는게 좋다. 적당히 익은 김치는 니트로사민이 거의 들어 있지 않지만 익어가면서 점점 증가해서 지나치게 익은 신김치는 니트로사민이 고농도로 검출된다.

 

-재래된장은 믿고 먹을 수 있는 음식이 아니다. 미생물 균종의 선택이 이루어지지 않고 공기 중에 존재하는 모든 미생물이 번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통방법으로 만든 재래된장의 경우 바이오제닉아민 중에서도 위험성이 높은 히스타민(Histamine)이 최고 925mg/kg, 티라민 (Tyramine)은 1,430mg/kg 들어있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밥이 보약이다"라는 말에서 '밥'은 식생활 전체를 의미한다. 쌀에 대한 집착, 밥에 대한 집착이 더해져 '쌀(혹은 쌀밥)이 최고'라는 의미로 잘못 해석하는 경우가 있다. 하얀 쌀밥 위주의 식사는 탄수화물 과잉을 부르기도 하는데 비만이나 고지혈증의 상당부분은 탄수화물이 복병이다. 기름기 있는 음식을 즐겨 먹지도 않았는데 살이 쪘다거나 고지혈증이 나타난다면 범인은 바로 탄수화물이다.

 

-고혈압 최대의 적은 나트륨 즉 소금이다. 따라서 장아찌, 젓갈 등의 짠 음식을 피하면 될 것 같지만 실제로 우리 나라 사람들이 염분을 과잉 섭취하게 되는 이유는 짠 음식이 아니라 바로 국물 요리에 있다. 밥과 함께 공식적으로 따라 붙는 '국'. 맹물이 국맛이 되기까지 투여되는 염분을 매끼 빼놓지 않고 먹는 것이 우리 나라 고혈압의 일등 공신이다.

 

-MSG가 무엇인지 모르는 사람도 그것이 몸에 안좋다는 것은 대부분 다 알고 있다. 남녀노소 할것 없이 모든 사람의 입맛을 사로잡는 MSG, 즉 mono sodium glutamate (L-글루탐산 나트륨)는 '감칠 맛'이라고 하는 향미증진제의 일종으로서 중독성이 있어 한번 이 맛에 길들여지면 음식에서 이것이 빠지면 뭔가 허전하고 맛이 밍밍하다고 느끼게 된다. MSG가 몸에 안좋다는 것이 여기저기서 알려지고 나니 식품회사에서는 'MSG 무첨가'제품을 만들어팔면서 이것을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있는데 이것이 곧 '향미증진제 무첨가'를 뜻하진 않는다. MSG 대신 그와 비슷한 다른 종류의 향미증진제를 사용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MSG대신 들어가는 향미증진제는 100퍼센트 안전하다고 할 수 있을 것인가. 그건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 실제로 국내용으로는 MSG무첨가 라면을 판매하는 한 라면회사에서 미국 수출용으로는 MSG가 들어간 제품을 만든다고 하는데 MSG무첨가 라면에 들어 있는 MSG대체 향미증진제를 미국에서 허용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채소를 보관하기 위해 소금에 절이는 방법외에 전통적으로 많이 쓰는 방법으로 말리는 방법이 있는데, 말리는 것 보다 영양소를 더 잘 보존할 수 있는 방법은 살짝 데친 후 물기를 제거하고 냉동실에 보관하는 것이다.

 

-과일과 채소의 구분을 가지고 왈가왈부해본 경험이 많을 것이다. 나도 어느 자리에서 토마토가 채소냐 과일이냐를 두고 서로 다른 의견을 주고 받은 적이 있다. 단 맛이 나지 않는 것을 채소라고 보면 쉽게 구별이 간다고 했더니 뭘 모르고 말한다면서 초등학교 교과서에 그렇게 나오지 않는다는 말을 듣고 무안했었는데 이 책에 마침 그것에 대한 내용이 나오기에 옮겨본다. 식물학적인 분류에 의하면 토마토는 분명 과일이다. 씨를 품고 있는 육질이기 때문이다. 원예학적으로는 나무식물의 열매만을 과일로 인정하고 줄기식물의 열매를 과일로 인정하지 않기 때문에 토마토는 채소가 된다. 식품학에서는 열매 중에서도 당분의 함량이 높은 것은 과일, 당분함량이 낮은 것은 채소로 분류하고 특별히 이런 채소를 과채류라고 분류한다. 이러한 기준에 따르면 토마토는 과채류에 속하게 된다.

 

-전통이라는 이름에 약한 한국인의 습성에 상업주의가 더해져서 전통주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복분자주, 막걸리등이 과대포장되고 있다. 복분자는 정력에 좋은 술로 유명하고 막걸리는 암을 예방한다고 떠들어대는데 알콜은 그 자체가 성기능을 약화시키고 암을 유발하는 작용을 한다. 복분자에 어떤 성분이 들어 있건 간에 복분자주가 되어 알콜이 들어있는 한 정력에 좋을 수가 없다. 또 막걸리 속에 항암 성분이 미량 들어있다고 해도 어차피 발암물질인 알콜이 들어 있는 술인데 암을 예방한다니 말이 안 된다. 아무리 인삼이 통째로 들어가 있는 술이라도 약이 될 수는 없다.

 

이 밖에도 한식 차림의 공간전개형이라는 특징도 상을 차려본 사람은 공감을 할 것이다. 음식의 낭비를 초래하고 과식의 가능성이 있으며 음식마다 차게 먹는 것, 따뜻하게 먹어야 하는 것등의 차별화를 하기 힘들다. 공간전개형이 아닌 시간전개형으로 개선해보는 것도 생각해볼 만 하다. 하루 세끼를 꼭 '밥'으로 해야한다는 맹신, 국과 밥의 공식화에서도 벗어날 필요가 있다.

 

저자가 밝혔듯이 이 책은 올바른 식생활 정보를 알리기 위한 목적으로 썼고 한식에 대한 무한한 사랑을 바탕으로 더 건강한 한식으로 거듭나기 위해서, 혹독한 자아비판이라는 각오로 썼다고 한다.

혼자 끼니를 해결하며 살때 나 역시 일년에 밥을 직접 해먹은 날이 열흘도 안되었다. 하지만 내가 식탁을 책임져야할 가족이 있는 지금은 다르다. 무엇을 입고 무엇을 보고 어디에 살고 이것보다도, 우리 몸 속으로 들어가 몸의 일부가 되는 식생활은 건강과 직결되고 그 책임을 내가 맡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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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ma 2014-01-08 07: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 정리해주셔서 마치 책 한 권을 공들이지 않고 읽은 것 같아요.고기도 즐겨 먹지 않는 제가 왜 고지혈증인가 했더니 역시 쌀밥이 문제였어요. 그런데 뭘 먹지요? ...채소를 살짝 데친 후 물기를 제거하고 냉동실에 보관하는 방법은 좋은데 공간이 문제가 되어요. 냉동고가 따로 있으면 좋겠지만요. 역시 엄마로서의 책임이 무거워지네요.

hnine 2014-01-08 10:06   좋아요 0 | URL
nama님, 저도 고기, 술 안먹는 고지혈증이랍니다 ^^ 운동하고 식습관 고쳐서 콜레스테롤 떨어뜨려놓았어요.
이 책 읽을만 했어요. 쉽게 써있어서 한나절에 다 읽었지요. 밥상 차리는 것도 다른 일과 마찬가지로 편하면 편한 댓가를 치르고, 좀 더 수고하면 수고한 댓가를 받는 것 같아요.

2014-01-08 09: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01-08 15: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숲노래 2014-01-08 12: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쌀'을 먹을 적에도 '씨눈'을 깎은 흰쌀을 먹느냐와 씨눈이 살아서 숨쉬는 누런쌀을 먹느냐도 크게 다르지요.
김치는 한겨레가 두루 먹은 지 아직 100년도 안 되는 먹을거리 가운데 하나예요.
이를 제대로 아는 사람도 참 드물지요.
예전에는 으레 '버무리'나 '범벅'을 먹었고 '짠지'를 먹었어요.
무엇보다, 날푸성귀와 날나물을 먹고 풀죽을 먹고 풀국을 먹었지요.

옛날 사람들은 소금 얻기가 힘들어 소금을 쉬 못 먹었지만
오늘날 국이나 반찬에는 소금도 고추장도 간장도
지나치게 많이 들어가요.

이런저런 대목을 잘 짚은 책이라면
여러모로 요즈음 사람들한테 도움이 되리라 생각해요.

hnine 2014-01-08 15:32   좋아요 0 | URL
현미가 백미에 비해 영양소가 살아있긴 하지만 쌀은 쌀이니까요. 뭐든 한가지에만 집착하면 아무래도 무리가 있는 것 같아요. 김치는 역사가 그리 오래되지도 않았는데 우리는 왜그리 김치 없으면 밥을 못먹는다고 생각할까요. 양념이 자꾸 강해져가는건 비단 김치뿐 아니고요.
날채소가 익힌 것 보다 모두 좋은 것도 아니랍니다.
자극적이지 않은 밥상이라고 해서 예전에 병이 없었던 것도 아니고요.
함께살기님도 직접 밥상을 차리시니까 잘 아시겠지요. 올려주시는 사진 보면 함께살기님 댁 반찬에는 간이 많이 들어가있는 음식은 없어보여요.

섬사이 2014-01-09 11: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김치에 젓갈을 거의 넣지 않거든요.
그런데... 재작년 김장김치를 시댁에 좀 가져다 드렸더니
시아버님 말씀이.. "김치에 들어간 게 없어서 맛이 없다"고 하셔서
상처를 조금 받았더랬어요. ㅎㅎ
사실은 배추가 무르고 안좋아서 그랬던 건데 말이에요.

암튼 요즘은 김장할 때는 새우젓만 넣는 걸로 결정을 보았는데
나인님 페이퍼를 읽고 나니 그마저도 관둘까, 다시 고민하게 되네요.

국과 찌개는.. 나이들수록 더 좋아지니.. 그것도 문제예요. ㅠㅠ

hnine 2014-01-09 20:26   좋아요 0 | URL
전 그나마 새우젓도 안넣고 까나리액젓만 넣는걸요. 저도 아직 시도해보진 않았는데 젓갈대신 청각이나 갓 등을 넣으면 김치 맛이 한 급수 높아진다고 하더군요.
국과 찌개는 저는 없어도 먹는데 남편때문에 끓여요. 찌개보다는 국으로요. 찌개가 아무래도 염도가 더 높을테니까요.
밖에서 사먹는 횟수만 줄여도 안심 밥상인거죠. 밥 차리는 우리가 힘들어서 그렇지...^^

비로그인 2014-01-09 14: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읽다가요.. 나인님.. ~~

"전통이라는 이름에 약한 한국인의 습성에 상업주의가 더해져서 전통주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복분자주, 막걸리등이 과대포장되고 있다. 복분자는 정력에 좋은 술로 유명하고 막걸리는 암을 예방한다고 떠들어대는데 알콜은 그 자체가 성기능을 약화시키고 암을 유발하는 작용을 한다. 복분자에 어떤 성분이 들어 있건 간에 복분자주가 되어 알콜이 들어있는 한 정력에 좋을 수가 없다. 또 막걸리 속에 항암 성분이 미량 들어있다고 해도 어차피 발암물질인 알콜이 들어 있는 술인데 암을 예방한다니 말이 안 된다. 아무리 인삼이 통째로 들어가 있는 술이라도 약이 될 수는 없다"

라고 쓰신 이 부분이요..
ㅠㅠ 그럼 인삼주도 마찬가지겠어요 ㅠㅠ


그렇군요... ㅠㅠ 그나마 술 좋아하시는 분들에게는 좀 더 나은 정도.. 차선책 정도 일까요? ㅠㅠ

hnine 2014-01-09 20:27   좋아요 0 | URL
가끔 마시는거야 뭐 어떻겠어요. 이래 저래 이유 붙이면서 너무 자주 마시는게 문제겠지요.
새벽숲길님, 술 좋아하세요?? ^^

비로그인 2014-01-10 14:31   좋아요 0 | URL
네.. 아주 많이요 ^^

겨울이 이러다 갈 것 같아요.. 계시는 대전은 좀 나으신지 모르겠어요.
서울은 추워요.. 나인님~~^^

한 달 지나면 2월인데 2월지나면 또 봄.. 그러겠죠?
건강하시고 글로 또 뵐께요~~

hnine 2014-01-10 16:13   좋아요 0 | URL
전 지금까지 술 먹어본 기억이 두번 있는데 두번 모두 대형 사고 직전까지 갔었던지라 (ㅋㅋ) 정 떨어졌는지 이후로 술 안마시고 있어요. 그래서 사회생활에 문제가 많지요 ㅠㅠ
오늘 여기도 많이 춥네요. 그래도 작년 추위에 비하면 올 겨울은 아직까지 큰 추위 없다 했는데 이제 시작하려는지. 2월만 해도 어감이 벌써 다르지요? 봄이 멀지 않을 것 같은 느낌.
이 겨울 건강하게! 좋습니다.

세실 2014-01-12 20: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현미도 쌀이니 과하면 좋지 않은거군요^^
가끔 김치의 염분도 과하겠구나 생각했는데.......소식이 제일 중요하겠죠?

hnine 2014-01-14 11:28   좋아요 0 | URL
김치나 젓갈의 염분보다 매일, 매끼니 먹는 국이 제일 큰 몫을 한다는 것을 읽고 저도 밥 먹으며 식구들에게 얘기해주었답니다. 제 친정어머니께서 예전부터 국을 안드시는 습관이 있는데 그래서 건강하신가 생각도 들고요. 맛없는 음식 소식하는건 쉬운데, 맛있는 음식, 내가 좋아하는 음식 소식하기란 너무 힘들어요 ㅠㅠ

icaru 2014-01-17 09: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정말 유익한 리뷰 흐흐..
토마토의 효능이랄까, 위대함을 재인지합니다. 과일과 채소의 장점을 모두 취한 과채류일테니까요~

hnine 2014-01-18 19:42   좋아요 0 | URL
제가 다 조사해보진 않았지만 우리나라만 토마토를 주로 과일로 먹는 것 같더라고요. 다른 나라에선 과일로서보다는 다른 채소처럼 요리재료로 주로 사용하는 걸 많이 봤어요. 어떻게 먹든 토마토가 몸에 좋은건 다 알려진 사실이니까요.
이 책 한번 읽어보실만 해요.

yamoo 2014-01-24 16: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유익하게 잘 정리해 주셨네요. 책 안 사도 될 정도에요~ㅎ
저...이 리뷰로 이 책을 읽은 것으로 하겠어요!

hnine 2014-01-26 04:55   좋아요 0 | URL
리뷰레 포함시키지 못한 내용도 많아요. 기회 되면 한번 읽어보셔도 좋을 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