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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그놈들 (1) 시작한다는 것은

 

 

- 그러하면!

- 다시 와야 됩니까? 돌아갔다가

- 그러하느니라!

- 그렇다면!

- 왜 그러느냐?

- 이걸 그냥!

- 왜 그러느냐?

- 이 기계를 부수는 방법이 있습니다

- 백당아

- 왜 그러십니까?

- 이 기계를 부수면 어떻게 되는지 아느냐?

- 부수면?

- 그러하느니라

- 부수면 어떻게 되냐면, 이 속에 있는 저것들을 얻을 수 있습니다

- 저것들은 무엇이라고 하느냐?

- 인형이라고 하옵니다

- 그러하느냐?

- 그러하옵니다

- 근데

- , 향단님

- 이것들을 부수면 어떻게 되는지 아느냐?

- 방금 말씀드렸지 않습니까?

- 정말 모르느냐?

- 어떻게 되옵니까?

- 한번 해 보겠느냐?

- 아니옵니다.

- 그럼 어떻게 하겠느냐?

- 저것들을 부수면 어떻게 되는지 먼저 알려 주십시오

- 내 대답을 꼭 들어야 하느냐?

- 그러 하옵니다

- 그러 하오면!

- 대답해 보거라

- 잠깐 잠깐!

- 왜 그러느냐?

- 백당아, 너 왜 나한테 대거리를 하느냐?

- 제가 그리하였습니까, 향단님?

- 방금 그러지 않았느냐?

- 향단님, 앞으로 잘 모시겠습니다

- 그러하느냐?

- 그러하옵니다!

- 그럼, 이 이상하게 생긴 물건을 부수겠느냐?

- 향단님, 이거 부수면 어떻게 됩니까?

- 일단, 부숴 보거라

- 향단님! 먼저 알려 주서야!

- 벌써 왔구나!

- 저들은 누구입니까?

- 제군들!

- , 경장님!

- 지금부터 철저하게 감시하도록!

- 어디를 감시하면 됩니까?

- 일단, 저기 저 요상하지만 잘 생긴 놈부터 감시해라!

- 저기, 저기?

- 무슨 일이시오?

- 요상하지만 잘 생긴 놈은 저를 두고 하시는 말씀입니까?

- 댁 이름이 뭐요?

- 백당이라고 합니다

- 요상하고 잘 생긴 놈이 댁이요?

- 그럼, 저 아니고 누구를 말씀하시는 겁니까?

- 제군들!

- , 경장님!

- 지금부터 이분을 데려간다!

- 어디로 데려가면 됩니까?

- 잠깐 잠깐!

- 왜 그러시오?

- 나를 데려간단 말씀이십니까?

- 그러 하오만?

- 어디로 나를 데려간단 말이오?

- 일단 가보면 알거 아니요?

- 향단님, 향단님!

- 향단님이 누구시오?

- 향단님, 왜 아무 대답이 없으십니까?

- 저분이 향단님이오?

- 네 맞습니다. 저분이 나의 주인님이십니다.

- 그러하오? 그렇다면, 백당님은 저분의 집사님이요?

- 집사가 뭡니까?

- 집사가 다른 사람 집안을 돌보아주는 사람이오!

- 다른 사람 집안을 왜 돌봅니까?

- 그러니까, 월급을 주는 거 아니오?

- , 그럼 그거 월급 주는 사람이오? 그럼, 금괴도 살 수 있겠네?

- 돈을 많이 받으면 금괴도 살 수 있소만!

- 그럼, 저도 집사 좀 하게 도와주십시오!

- 향단님이 주인이라고 하지 않으셨소?

- 아니오, 주인님 아닙니다.

- 백당아

- , 향단님

- 백당아, 너는 나의 집사니라

- 향단님, 제가 언제부터 향단님의 집사가 되었사옵니까?

- 백당아

- , 향단님

- 너는 언제나 나의 집사였느니라

- 그게 무슨 말씀이신지요?

- 언제까지나 나의 집사가 되어줄 수 있겠느냐?

- 향단님, 그건 좀

- 싫은 것이냐?

- 향단이라고 하였소?

- 그렇사옵니다, 경장님

- 백당님은 향단님의 집사인가 보오.

- 그러하옵니다

- 근데, 월급은 꼬박꼬박 주시는 거지요?

- 아마도 대장님께서 꼬박꼬박 주시는 것 같습니다

- 대장님이 따로 있소?

- 그렇습니다

- 그럼, 대장님이 잘 챙겨주시겠소!

- 그러 하옵니다

- 아니, 아니라고! 아니옵니다, 경장님

- 뭐가 아니라고 하시오?

- 나는 월급을 받아본 적이 없습니다!

- 정말이오?

- 그러 하옵니다

- 그럼, 향단님을 근로복지공단에 신고하시겠소?

- 그건 또 뭐하는 곳이요?

- 노동청 비슷한 곳이요!

- 노동청은 또 뭐하는 곳이요?

- 그런 데가 있소!

- 대체 무슨 말들을 하시는 것입니까?

- 향단님, 이분들 분명 다른 나라에서 오신 분이 분명합니다.

- 여기가 다른 나라요?

- 여기서 살던 분 아니지 않습니까?

- 나는 40년 동안 여기서 살았소!

- 어 그럴 리가 없는데?

- 나도 40년 동안 여기서 살았는데?

- 향단이라고 하였소?

- 네 그러 하옵니다

- 지금 벌어진 이 사태에 대해서 뭔가 아는 바가 있으십니까?

- 저의 입장을 설명 드려야 됩니까?

- 아 그래주시면 고맙겠소!

- 제 입장을 말씀드리자면

- 향단님!

- 왜 그러냐, 백당아?

- 정말로 입장이 뭡니까?

- 궁금하느냐?

- 그러 합니다

- 입장이 뭐요?

- 백당이를 데려가야 한다는 겁니다

- 어디로 데려가겠소?

- 저희 집으로 데려가야 합니다

- 그곳이 어딘지 알려주십시오!

- 무엇을 말이오?

- 근로복지공단!

- 신고할 거요?

- 신고할 것입니다.

- 향단님?

- , 경장님

- 당신도 같이 가야 할 거 같소!

- 제가 말입니까?

- 그렇소. 이분이 최저임금 위반인가 뭔가로 신고할 듯 하오!

- 그게 뭡니까?

- 월급을 안 주고, 일을 시키면 벌을 받게 되어 있소!

- 그런 벌도 있습니까? 무슨 벌입니까?

- 벌금을 무오!

- 벌금이 뭡니까?

- 돈이오!

- 돈을 물어요?

- 그렇소

- 돈은 뭐고, 그건 왜 뭅니까?

- 돈이 뭔지 모르시오?

- , 그렇습니다. 돈이 무엇인지 모릅니다

- 그러시군요. 돈도 모르는 사람을 주인으로 삼고 있었소?

- 어쩌다 보니

- 그럼, 백당님?

- ?

- 백당님은 돈이 뭔지 알고 있소?

- 압니다만

- 그럼 백당님을 경찰서로 데려가 조사해야 할 게 있소

- 아니, 저를 왜요?

- 돈을 모르는 사람을 주인으로 삼고 있다면, 응당 뭔가 이유가 있을 거 아니오?

- 무슨 이유요?

- 경장님!

- 왜 그러나?

- 백당을 경찰서로 잘 모시겠습니다.

- 그리해라. 깎듯이 모시거라.

- 알겠습니다. 백당님, 가시죠.

- 향단님, 향단님!

- 저도 따라가야 합니까?

- 향단님은 돌아가셔도 되는데아참!

- 저도 뭔가 조사할 게 있으십니까?

- 있는 게 아니고!

- 네 무엇입니까?

- 돈이 무엇인지 정말로 모르오?

- 그러 하옵니다

- 그럼, 돈을 드릴 터이니, 돈이 뭔지 안 다음에 경찰서로 출두하시지요.

- 돈 말입니까?

- 그렇소. 여기 천원 있소이다.

- 천원이요?

- 천원이면, 음료수를 하나 사 먹을 수 있소이다.

- 음료수가 무엇이오?

- 물 같은 거요!

- 물이 천원이요?

- 천원 주고 음료수를 달라고 해 보시지요.

- 어디 가서 사면 됩니까?

- 저기 보이는 저곳!

- 향단님!

- 백당아, 왜 그러느냐?

- 저기 편의점이라는 곳이 있습니다

- 저곳에서 이걸 주고 음료수를 달라고 하면 주는 것이냐?

- 그러 하옵니다

- 그러면, 같이 갔다 오겠느냐?

- 저 경찰서에 조사 받으러 가야 하는뎁쇼?

- 그러하느냐?

- , 그러 하옵니다

- 편의점은 나 혼자 가야 하는 것이느냐?

- 그러 하옵니다

- 향단님!

- , 경장님?

- 그럼, 백당님은 저희가 모시고 갈 터이니, 편의점으로 가서 1000원짜리 음료수를 달라고 해 보시오!

- 그럼, 어떻게 되는 겁니까?

- 음료수를 마시면 돈이 뭔지 알게 되실 것이오!

- 그 다음엔 어떻게 되는 것입니까?

- 음료수를 마시면 되오!

- 음료수를 마시면 그 다음엔 어떻게 되는 것입니까?

- 그 다음엔 집으로 돌아가시면 되오!

- 집으로 돌아가는 길을 모르게 되면 어떻게 되는 것이오?

- 그러면 경찰서로 오시면 되오!

- 경찰서란 곳이 어디 있는지 모르면 어떻게 되는 것이오?

- 그리하면?

- 그리하면 진짜 어떻게 되는 거지?

- 제군들!

- , 경장님!

- 백당님을

- , 경장님

- 그냥 두고 가자

- 아니, 이러시면 안 됩니다

- 제군들 가자!

- , 경장님

- 절 그냥 두시고 가면 어떡합니까? 날 데려가십시오! 날 조사하십시오!

- 백당아!

- , 향단님?

- 다 갔느니라

- 향단님

- 왜 그러느냐?

- 대장님께 가서 동전을 달라고 해야 할 것 같습니다

- 여기 천원이 있는데 이걸로 어떻게 안 되겠느냐?

- 안 됩니다

- 안 되느냐?

- 네 안 됩니다. 대장님께 돌아가서 동전을 달라 하셔야 합니다

- 그러하느냐?

- 네 그러합니다

- 그럼, 돌아가자꾸나. 대장님께 가서 동전을 받아서 다시 오자꾸나!

- 그리합지요.

- 갈 길이 멀구나

- , 향단님!

- 그럼, 가자꾸나

- 네에, 향단님!

3. 그놈들 (2) 끝의 시작 (완결)

 

 

1.

 

- 백당아!

- , 대장님?

- 왜 이리 빨리 왔느냐?

- 저기, 그게

- 향단이는 어디 갔느냐?

- 분명 좀 전까지 같이

- 있었느냐?

- , 그러 하옵니다

- 근데, 지금은 어디에 있는 것이냐?

- 분명, 있었사옵니다

- 그런데 어디론가 사라졌느냐?

- , 그러 하옵니다

- 어디로 갔는지는 아느냐?

- 모르겠사옵니다

- 백당인 모르는 게 많구나

- 제가 본래 모르는 게 많사옵니다

- 백항이는 어디 갔는지 아느냐?

- 모르옵니다

- 같이 가고 싶은 것이냐?

- 백항이랑 같이 말입니까?

- 그렇다, 백항이랑 같이 가고 싶은 곳이 있는 것이냐?

- 백항이도 갈 만한 곳이 있다면 가는 게 맞는 거 같사옵니다.

- 그런 것이냐? 함께하기 싫은 것이냐?

- 저는 지금이 좋사옵니다

- 나의 수발을 듣는 것이 그렇게 좋은 것이냐?

- 아니옵니다

- 그럼 무엇이 좋은 것이냐?

- 저는 향단님의 수발을 듣는 것이 좋사옵니다

- 그런 것이냐?

- 그렇사옵니다

- 그럼, 향단이가 어디에 갔는지는 아는 것이냐?

- 모르옵니다

- 향단이랑 같이 가고 싶은 것이냐?

- 그렇습니다

- 그곳이 어디인지는 아는 것이냐?

- 모르옵니다

- 다시 한번 묻겠다. 정말로 같이 가고 싶은 것이냐?

- , 향단이랑 같이 하고 싶습니다

- 향단이의 수발을 듣는 게 그렇게 좋은 것이냐?

- 수발을 듣는 게 좋은 게 아니라

- 그럼 무엇이냐?

- 향단이가 좋습니다

- 향단님이라고 부르지 않는구나

- 향단이가 오면서 더 이상 향단님이라고 부르지 말라고 하였습니다

- 왜 그렇게 했는지는 아는 것이냐?

- 모르옵니다

- 그런 것이냐?

- , 정말 모르옵니다

- 향단이가 가는 곳에 백당이는 가지 못한다

- 왜 그렇습니까?

- 그곳은 좋은 곳이 아니다

- 왜 좋은 곳이 아닙니까?

- 향단이가 말 안 하더냐?

- 아무 말 안 했습니다. 향단이는 어디로 갔습니까?

- 이곳을 떠났다

- 아니, 어디로 말입니까?

- 먼 곳으로 떠났다

- 그럼, 이제 향단이를 볼 수 없는 것입니까?

- 백항이도 볼 수 없다

- 아니, 백항이도 향단이도 볼 수 없습니까?

- 그렇다

- 그럼, 대장님은 계속 볼 수 있습니까?

- 그렇다

- 아니, 왜 향단이랑 백항이는 못 보는데, 대장님만 볼 수 있습니까?

- 백당아

- , 대장님

- 나와 함께하기는 싫은 것이냐?

- , 그렇사옵니다

- 아니, 왜 그런 것이냐?

- 대장님의 간지럼이 너무 두렵사옵니다

- 그런 것이냐?

- 그렇사옵니다

- 앞으로는 간지럼을 태우지 말아야겠구나

- 그래 주십시오

- 그러면 같이 있겠느냐?

- 아니, 아니옵니다

- 그래도 싫은 것이냐?

- 그런 건 아닌데

- 그런 건 아닌데 무엇이냐?

- 대장님과 저와 단둘이서만 지내야 합니까?

- 그러하다

- 그건 싫습니다

- 싫은 것이냐?

- 정말로 싫습니다

- 그런 것이냐?

- 그렇습니다

- 그럼 향단이랑 백항이가 있는 곳으로 보내줘야 하느냐?

- , 그렇게 해 주십시오

- 그렇게 되면 나와 같이 가야 하는데 괜찮겠느냐?

- , 그렇사옵니다

- 향단이랑 백항이가 있는 곳이면 나와 같이 있어도 괜찮겠느냐?

- , 그러 하옵니다

- 너의 마음을 알겠구나

- 그렇사옵니다

- 그럼 기다려 보거라

- , 기다리겠습니다

 

 

 

2.

 

- 백당님!

- , 향단아?

- 백당님, 동전은 달라고 해 보셨어요?

- 동전?

- , 동전이요!

- 아참, 동전

- 빨리 해보세요!

- 대장님! 동전 좀 주실 수 있습니까?

- 동전은 왜?

- 인형뽑기 해야 됩니다

- 잘 하느냐?

- 잘은 못 합니다

- 그럼 안 되느니라

- 왜 안 됩니까?

- 동전을 얼마나 쓰려고 그러느냐?

- 모르겠습니다

- 그래서 안 되느니라

- 그렇습니까?

- 그러느니라

- 향단아, 안 된단다

- 그래요, 백당님? 안 된대요?

- 그렇대.

- 그럼 어떡하지?

- 왜 그러는데?

- 인형선물을 못 하겠네

- 누구한테 하려고 그랬는데?

- 백당님한테요

- 나한테 인형선물을 왜 해?

- 백당님이 인형을 뽑으시면 백당님께 인형을 선물해야 되는 거 아니에요?

- 무슨 말 같지도 않은 소리를?

- 백당님꺼잖아요!

- 백항인 어디 갔어?

- 여기 있어

- 언제 나타났어?

- 아까부터 듣고 있었어

- 향단아, 나한테 무슨 선물 하려고 했어?

- 백항님께는 동전 선물이요

- 동전?

- 백당님께는 인형을 선물하고 백항님께는 그 남은 돈을 선물하려고 했어요

- 향단아, 그랬던 거야?

- , 백항님

- 그러한 것이냐?

- , 대장님!

- 그래서 뭐하자는 거야?

- 백당아

- ?

- 너 하고 싶은 게 뭐야?

- 나 하고 싶은 거?

- !

- , 하고 싶은 거

- 그렇지

- 하고 싶은 게 있었지

- 그래

- 하고 싶은 걸 해야지

- 그래

- 대장님

- 이번엔 또 무슨 일이냐?

- 주십쇼!

- ?

- 동전 100개만 주십쇼

- 왜 동전 100개냐?

- 500원짜리 동전이 필요합니다

- 뽑기 하려고 100개나 쓰겠다는 것이냐?

- 아닙니다

- 그럼 무엇이냐?

- 야구를 할 것입니다

- 야구?

- 그렇습니다. 타자가 되고 싶습니다

- 500원짜리 100개면 되겠느냐?

- 그렇습니다

- 100개면 됩니다. 그걸로 충분합니다.

- 알았다. 100개 여기 있느니라

 

 

3.

 

- 잘 쳐봐!

- 아니, 이 이상 어떻게 잘 쳐?

- 백당님, 잘할 수 있어요!

- 그래, 백당인 잘할 수 있어!

- 잘할 수 있어!

- 백당님은 할 수 있어요!

- 그래, 백당아, 할 수 있다

 

 

 

4.

 

- 나 하나도 못 친 거야?

- 아니야, 그래도 스쳐지나간 거 몇 개 있었어

- 몇 개나 있는데?

- 두 개인가 있었어

- 그렇게나 많아?

- 그래, 그렇게 많아!

- 그럼, 나 타자가 될 수 있겠지?

- 그래, 될 수 있을 거야!

- 그래, 그렇게 되어야지

- 백당님, 저도 하고 싶은 게 있어요!

- 그게 뭐야?

- 빛깔 바람 하고 싶어요

- 그게 뭔데?

- 빛이 나고 때깔 좋은 바람이요

- 그런 바람은 무슨 바람이야?

- 백당님 같은 바람이요

- 백항이 같은 바람이 아니고?

- 백항님 같은 바람도 되고요

- 나는?

- 대장님 같은 바람도 되겠네요

- 그렇지!

- !

- 그럼 향단이는 빛깔 바람이 되는 거야?

-

- 그럼, 우리 바람은 언제 맞지?

- 바람이나 쐴까?

- 그래요! 바람이나 쐬러 가요!

- 근데 어디로?

- 좋은 데가 있어요!

 

 

 

5.

 

- 여기 뭐하는 데야?

- 저 사람들 뭐야?

- 저 하늘에 있는 저 사람들을 위해서 애쓰시는 여러분은 행복한 사람입니다

- 저 사람은 또 뭐야?

- 왜 이렇게 지루하지?

- 지루하세요?

- 여기 무슨 연설장이야?

- , 저분이 연설 중이에요!

- 무슨 연설을 이렇게 지루하게 해!

- 난 재밌는데!

- 대장님만 재밌는 거 같은데!

- 그러게!

- 이거 언제까지 듣고 있어야 돼?

- 바람이나 쐬자며, 바람은 하나도 없네!

- 저게 바람이에요!

- 무슨 바람?

- 에어컨이라는 건데, 저기서 바람이 나와요!

- 이건 무슨 바람이야?

- 선풍기라는 바람이요!

- 선풍기는 뭐고 에어컨은 뭐야?

- 그런 바람이 있어요. 한번 쐬 보실래요?

- 그래 한번 쐬보지!

- 여기 대 보세요!

- 아아아!

- 백당님, 왜 그러세요?

- 이거 왜 이렇게 차가워? 얼음이야?

- 아니요, 원래 이렇게 차가운 거에요!

- 이렇게나 차가워?

- !

- 그럼, 우리 여기서 바람 계속 쐐야 돼?

- 우리 이제 따뜻한 빛을 쪼이면 안 될까?

- 추우세요?

- 그래, 여긴 너무 춥네

- 아는 곳이 있어요

- 그래? 그럼 가자!

 

 

6.

 

- 백당님, 여기에요

- 여기는

- 쟤네들은?

- 우리를 판 녀석들!

- 근데 쟤네?

- 잠을 자고 있네? 백당아!

- 그러게, 잠을 자고 있어, 백항아!

- 꽤 오래 잔 거 같은데?

- 그러게, 왜 안 일어나지?

- 백항님, 백당님

- 향단아, 뭐 아는 거 있어?

- 저들은 원래 이 세상에 있던 사람이 아니에요

- 그게 무슨 얘기야?

- 저도 이 세상에 태어난 사람이 아니에요

- 그건 또 무슨 얘기야

- 대장님

- 백당아, 백항아

- , 대장님

- 금괴를 가지고 가거라

- 그게 무슨 얘기입니까?

- 나와 향단이는 할 일이 끝나서 가봐야 하느니라

- 어디로 말입니까?

- 그런 곳이 있다

- 같이 가면 안 되는 것입니까?

- 가면 후회할 것이니라

- 그렇습니까.

- 그렇다

- 그럼, 안 가겠습니다

- 그래, 잘 생각했다

 

 

7.

 

- 백당아

- ?

- 이 금괴 가지고 이제 뭐하지?

- 이 금괴 가지고?

- 이제 금괴도 생겼고 향단이도 가고 대장님도 가고

- 그러네

- 이 금괴로 돈을 벌 수 있는 거는 맞지?

- 맞는데?

- 방법은 알아?

- 향단이랑 대장이 애기한 게 무슨 얘기인지는 모르지만

- 그렇지, 그래야겠지

- 저 녀석들, 언제 깨어나지?

- 일어나면 물어봐야지!

- 그래, 저 녀석들 일어날 때까지 기다려봐야겠다

- 그래, 금괴 잘 보고 있고!

- 알았어, 여기서 기다리다 보면 저 녀석들 깨어나겠지!

- 그렇겠지!

- 해가 보이네?

- 일단, 해가 뜨니, 몸이 좀 뜨뜻해지니 좋네

- 좋네

- 좋네

- 근데 왜 향단이가 하늘에서 보이지?

- , 어디?

- , 저거 진짜 향단이야?

- 맞는데?

- 향단이 웃는 거는 처음 보는구나

- 그렇네

- 향단이 웃는 걸 보니

- ?

- 왜 이렇게 웃기지?

- 나도 왜 이렇게 웃기지?

- 대장님이 없지?

- 없는데?

- 근데, 왜 이렇게 웃기지?

- 백항아

- 그래!

- 우리 실컷 웃어야겠다

- 그래야겠다

- 푸하하하하하하하하

- 푸하하하하하하하하




- 브릿G에서도 유료와 무료로 보실 수 있습니다.

- britg.kr 접속 작품 카테고리에서 완결된 연재 클릭 - 넋두리의 빛깔 바람 찾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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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통한다이어리 2021-04-04 15: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의 서재 활동을 접습니다. 다시 돌아올 수 있을지 장담을 못합니다. 넋두리의 빛깔바람이 여러분의 평생에 함께하길
 

2. 빛깔 바람 - (2) 너도 빛깔바람의 맛을 보겠느냐?

 

 

1.

 

- 이 녀석 어디 갔지?

- 향단아, 향단아?

- 우리만 날아온 거야?

- 그 꼬맹이 녀석이 우릴 속인 거 아냐?

- 속이다니?

- 그 녀석이 우리더러 코딱지를, 아니구나

- 아무것도 모르는 녀석이야.

- 그래, 맞아.

- 그런데, 우리 지금 어디로 날아온 거야?

- 왜 이렇게 환하지?

- 해가없네

- 해가 없는데, 왜 이렇게 환해?

- 여기 어디지?

- 저건 또 뭐야?

- 뭐가?

- 바다가 왜 분홍색이야?

- 저게 바다야?

- 졸졸졸 흐르는 소리가 들리잖아

- 그러네

- 바다가 졸졸졸 흐르면, 우리 귀에 들리는 소리가 이상해지는 거야?

- 이봐, 백항, 무슨 헛소리를 하는 거야?

- 백항이라고 부르지 마.

- 그럼 뭐라고 불러?

- 박사님이라고

- 네가 왜 박사야?

- 나도 박사가 되고 싶으니까

- 뜬금없이?

- 뜬금이 왜 없어?

- 그럼, 뜬금이 있어?

- 뜬금이 뭔데?

- 뜨고 있는 금 아니야?

- 무슨 헛소리야?

- 그러니까, 네가 박사가 아니란 소리야.

- 알아, 그래도 박사라고 불러. 백항이라고 불리기 싫으니까

- 그래, 그럼 나를 천사라고 불러.

- 무슨 헛소리야?

- 너는 박사고 나는 천사.

- ?

- 나도 백당이라고 불리기 싫어

-

- 나한테 먼저 박사라고 불러

- 싫어, 네가 먼저 천사라고 불러

- 싫어, 네가 먼저 박사라고 불러

- 싫다고, 네가 먼저 천사라고 불러

- 싫다니까

- 어이! 거기!

- 잠깐만, 저게 누구야?

- 너희들 잘 만났다

- , , 대장님

- 너희들 나 잘 때 몰래 도망쳤지

- , 대장님, 잘못했습니다

- , 대장님, 너무 간지럽습니다. 이거 놓으시고

- 내가 너희들을 그냥 놔줄 줄 아냐? 향단이를 어떻게 했어?

- 향단님은 그냥 제 갈 길 간다고 갔습니다.

- 누굴 속이려고?

- 정말입니다. 자기 갈 길 간다고 갔습니다.

- 그래? 그렇담 말이다.

- .

- 찾아 오거라.

- 아니, 어디 가서 향단님을 찾는단 말입니까?

- 너희가 데려가지 않았느냐! 찾아오란 말이다!

- , , 대장님. 웃겨 미치겠습니다. 그만 하십시오. 그만 간지럽히시고 저희 말을 좀

- 찾아오겠다고 대답해라!

- 찾아오겠습니다. 하지만, 저희도 생각할 시간을 주셔야지

- 그래, 막간 주겠다.

- 너무 짧습니다, 대장님

- 막간에 막간으로 줄인다.

- 아닙니다, 대장님. 막간이면 충분합니다.

- 그래, 그럼, 막간 잰다!

- , 대장님.

- 어쩌려고?

- !

- !

- 파자

 

 

2.

 

- 백항아, 백당아, 따라오거라

- , 여기는?

- 갑자기 여기는 왜 왔어?

- 백항아, 백당아, 대답 안 하느냐?

- , 향단님. 분부 따르겠습니다.

- 우리 다시 온 거야?

- 왜 코딱지의 효과가 하나도 없지?

- , 미치겠네

- 그러게

- 백항아, 백당아, 무슨 작당을 그리 하고 그러느냐?

- 아니옵니다, 향단님. 그런데, 무슨 심부름을 시키려고 하십니까?

- 백항인 가서 마당을 빗자루로 좀 쓸고 오너라, 백당이는 나를 따로 좀 보고

- 알겠습니다. 마당을 쓸고 오겠습니다.

- 향단님, 저는 왜?

- 너는 빛깔 바람의 맛을 좀 보아야겠다.

- 빛깔 바람이 뭡니까?

- 그런 사람이 있다.

- 사람입니까? 뭐하는 사람입니까?

- 빛깔 바람이라는 사람이다.

- 그 빛깔 바람이라는 분이 뭐하시는 분입니까?

- 그런 사람이 있다.

- 왜 대답을 피하십니까?

- 백항이 다 쓸었느냐?

- 넌 또 왜 이렇게 빨리 왔어?

- 백항아

- , 향단님?

- 너도 빛깔 바람의 맛을 좀 보겠느냐?

- 그 사람을 제가 왜 봅니까?

- 사람인지는 어떻게 아느냐?

- 어떻게 알다뇨? 마당에서도 향단님의 목소리 다 들립니다.

- 둘 다 빛깔 바람의 맛을 보지 않겠느냐?

- 그러하옵니다.

- 그러하옵니다.

- 그러하느냐?

- 너희 둘은 운이 좋구나.

- 향단님, 그게 무슨 소리입니까?

- 너희 둘이 맛을 보지 않겠다고 해서, 내가 너희 둘에게 아무 짓도 안 하기로 했다.

- 향단님, 지금 무슨 엉뚱한 소리를 하는 겁니까?

- 너희 둘은 나를 속였다.

- 아참. 잘못했사옵니다. 통촉하여 주시옵소서, 향단님.

- 지금 장난하느냐?

- 아니옵니다. 정말 진중하게 반성을 하는 중이옵니다, 향단님.

- 그러하느냐.

- 그러하옵니다.

- 난 너희들에게 아무 짓도 하지 않기로 했다.

- 향단님, 그럼 저희를 용서해 주시는 겁니까?

- 그러하다.

- 감사하옵니다, 향단님.

- 그러하느냐?

- 대신, 조건이 하나 있다.

- 무엇입니까?

- 코딱지를 파서 이리로 가져오너라.

- 향단님, 그 그게 무슨 말씀이옵니까?

- , 코딱지를 파라뇨?

- 명령이다. 안 그럼 빛깔바람의 맛을 보여주어야 하느니라.

- , 향단님, 그것만은, 너무

- 싫은 것이냐?

- , 그게 아니라, 코딱지 파면 어떻게 되는지 알고 하시는 말씀이신지요?

- 그게 말이다

- 네 말씀하십시오.

- 아까 너희들이 코딱지를 파니까 사라지던데, 이번에는 어떻게 될지 궁금해서 그런다.

- 아니, , 향단님, 그럼 우리를 시험해 보시는 겁니까?

- 너희가 나를 속이지 않았느냐?

- , 그럼

- 그러니, 내가 너희를 시험해 보지 않고 어떻게 견디겠느냐?

- , 향단님. 정말로 다시는 안 그러겠습니다.

- 저도요, 향단님, 다시는 안 그럴라오!

- 백항아

- , 향단님.

- 너 말투가 갑자기 왜 그러냐?

- 제 말투가 어때설라오서요, 향단님?

- 갑자기 왜 대거리를 하느냐?

- 향단님, 대거리라뇨? 제가 언제 대거리를 하였다고 말씀하실라우?

- 지금 대거리하는 거 아니고 뭣이냐, 말투가 왜 그 따구냐?

- 제 말투가 어때설라우서요?

- 왜 한 번도 쓰지 않던 말투로 대거리를 하느냐?

- 백항아, 너 진짜 이상해

- 내가 뭐가 이상해설라우서요?

- 백항아, 너 정말 그럴 것이냐?

- 코딱지는 파기 싫어설라우서!

- 알았다. 파지 마라.

- 정말이설라우?

- 네가 이겼다

- 그게 무슨 말씀이설라우?

- 더는 네게 코딱지 파란 말 안 하겠다, 헌데.

-

- 백당, 너는 파서 가져 와야겠다

- 왜 저만 파서 가져갑니까?

- 너도 대거리하는 것이냐?

- 대거리해야 안 파도 되는 거 아니라우?

- 그렇다

- 대거리를 해야 안 파도 된다

- 정말이라우?

- 그렇다

- 대신, 저기

- , 대장님, 언제 왔습니까?

- 대장님, 그만 하십시오.

- 네 녀석들이 우리 향단이에게 계속 대들고 있겠다?

- 다시는 안 그러겠사옵니다, 대장님, 그만 하십시오

- 내가 이번에는 네 녀석들을 가만두지 않겠다

- 대장님, 정말 웃겨 미치겠습니다

- 향단아, 너도 웃기느냐?

- 아니옵니다, 대장님. 저는 웃기지 않습니다.

- 네 녀석들, 코딱지.

- 대장님, 거긴

- 코딱지를 팔면 사라진다 했겠다.

- 대장님, 그럼 어떻게 되는 건지 아시는지?

- 내 알 바 아니다. 네 녀석들 코딱지를 내가 파면

- 대장님이 날아갑니다

- 그럴 리가 없다.

- 한번 해 보시겠습니까?

- 그래, 한번 해 보자.

- 그럼, 누구의 코딱지를 먼저?

- 향단아 이리 와 봐라.

- , 대장님.

- 너는 백항의 코딱지를 파 보거라, 나는 이놈의 코딱지를 파 볼 테니. 동시에 파는 것이다.

- 알겠습니다, 대장님.

- 이리 대!

- 대장님, 정말 파시게요?

- 네 녀석들 왜 웃느냐?

- 팔면 좋은데?

- 그래, 그럼 파겠다.

- 대장님, 시작하시죠

- 그래, 향단아, 시작하자

 

 

3.

 

- 대장님, 지금 파고 있는 겁니까?

- 그렇다

- 근데, 왜 아무 느낌이 없지?

- 어딜 파시는 거예요?

- 코를 파고 있다

- 근데 왜 파는 게 안 보이지?

- 너희들은

- , 대장님

- 이제 해방이다

- 그게 무슨 말씀이신지요, 대장님?

- 너희 갈 길을 가라

- 저희를 정말로 놓아주시는 겁니까?

- 그렇다, 갈 길을 가라

- 정말로 정말입니까?

- 그렇다. 잡지 않겠다. 가라.

- 고맙사옵니다, 대장님.

- 가자, 천사야.

- 그래, 박사야.

 

 

4.

 

- 향단아

- , 대장님

- 네 소원대로 되었구나

- , 맞습니다.

- 저들을 왜 놓아주라 했느냐?

- 저들이 가야 할 길이 보였습니다

- 저들이 가야 할 길이 어디느냐?

- 곧 아시게 될 것입니다.

- 그러하느냐?

- , 그러하옵니다.

 

 

5.

 

- 박사야

- , 왜 그래?

- 근데 말이야

-

- 우리 금괴가 하나도 없어

- , 그러네?

- 어떡하지?

- 그냥, 돌아가자

- 그래야겠네

 

 

6.

 

- 대장님

- 백당, 백항, 너희들 왜 돌아왔느냐?

- 저희 그냥 여기 있게 해 주십시오.

- 아니, 기껏 생각해서 놓아 주었더니, 그마저도 거부하는 것이냐?

- 그게 아니라

- 그게 아니라 무엇이느냐?

- 저희 먹고 살 길이 막막하옵니다.

- 그러하느냐?

- 그러하옵니다

- 저희를 그냥 거두어 주십시오

- 거두어 달라니?

- 대장님과 향단님과 함께하고 싶습니다

- 그러하느냐? 진심이느냐?

- 진심이옵니다.

- 향단아, 너 이 두 녀석을 믿을 수 있겠느냐?

- 믿을 수 없사옵니다.

- , 향단님, 정말로 잘못했사옵니다. 거두어 주십시오!

- 저도 잘못했어요, 거두어 주시와요!

- 말투가 또 왜 그러느냐?

- 거두어 주십시오, 대장님, 향단님.

- 날이 어두워졌구나

- 대장님, 별도 떠 있습니다

- 그렇구나, 저 녀석들이 있으면, 그놈들이 가만 안 있을 텐데

- 대장님, 방법이 있을 겁니다.

- 그러하겠지.

- 이놈들은 지금 잠이 오느냐?

- 그냥 두시지요

- 그래야 하겠구나.

- 내일은 좀더 멀리까지 가 보도록 하거라

- , 대장님

- 일찍 자야겠구나

- , 대장님

- 이놈들 옆에서 잘 테냐?

- 아닙니다, 좀 있다 들어갈 것입니다. 이놈들은 그냥 여기서 자게 내버려 두시지요.

- 그래야겠구나.

- 잘 자거라

- 네 대장님

- 내일이 걱정이구나

- , 대장님, 준비를 해 놓겠습니다

- 그래, 알았다. 잘 자거라.

- , 대장님. 그럼, 안녕히 주무십시오

- 그래, 이놈들 잘 보고 가거라.

- , 대장님.

 

 

 

2. 빛깔 바람 - (3) 드디어 시작하는 그놈들

 

 

1.

 

- 향단아!

- , 대장님?

- 백항이와 백당이는 어디 갔느냐?

- 마당에 청소하러 갔습니다.

- 그러하느냐?

- 네 그렇습니다.

- 일찍도 일어났구나?

- , 하늘에 별이 보이나 봅니다

- 그건 또 무슨 소리냐?

- 하늘에 별이 보이니, 백항이와 백당이가 일찍 일어나 청소하는 것이지 싶습니다.

- 아 그런 것이냐?

- , 대장님

- 그럼 향단아

- 오늘은 그곳에 가봐야겠구나!

- 네 대장님, 가보겠사옵니다

- 내가 같이 가야 하느냐?

- 아니옵니다, 대장님

- 괜찮겠느냐?

- 네 대장님

- 정말 괜찮겠느냐?

- 네 대장님 정말 괜찮사옵니다

- 그래 알았다

 

 

 

2.

 

- 향단님! 향단님!

- 무슨 일로 나를 찾고 그러느냐?

- 백당이랑 저를 어디로 데려가려고 하시는 건지요?

- 백항이, 너부터 데려가야 한다

- ? 저 말인가요? 어디로?

- 읍내로 가봐야겠구나

- 거긴 왜?

- 읍내에 가면 파는 게 많다더구나

- 뭐 사야 할 게 있나요?

- 그래서 짐꾼이 필요하다

- 그런가요? 제가 힘이 그렇게 센 편은 아닌데요?

- 그래서 말이다

- 말씀하세요, 향단님

- 향단님, 향단님!

- 너는 무슨 일이냐?

- 저를 데려가 주십시오!

- 아니다

- 아니, 저는 왜 안 된다고 하십니까?

- 백항이만 데려갈 거다

- 아니, 저 힘 셉니다! 저를 데려가 주십시오

- 안 된다고 했느니라!

- 이유가 뭡니까?

- 이유? 이유식이란 것도 파느냐?

- 아 그렇사옵니다. 이유식을 파니까, 그곳에 나가면 그 이유식을 제가 들고 오겠습니다.

- 그러하느냐?

- 네 그러하옵니다

- 그럼

- 네 향단님

- 가자꾸나

- ?

- 어서 가자, 준비하거라

- 정말 저를 데려가시는 겁니까?

- 너만 데려간다

- 백항이는 안 데려갑니까?

- 뭐하러 둘씩이나 가느냐?

- 방금까지 안 된다고 하시지 않았습니까?

- 이유식을 판다고 하지 않았느냐?

- 네 그렇습니다, 향단님!

- 그게 뭔지 모르겠으니, 찾거든 말해 주거라!

- 향단님!

- 왜 그러느냐?

- 정말 이유가 뭔지 모르십니까?

- 이유식이라 하지 않았느냐?

- 이유식이 뭔지는 아십니까?

- 먹는 거 아니냐?

- 먹는 거는 먹는 건데, 누가 먹는 건지는 아십니까?

- 내가 먹으려고 한다

- 아니, 향단님께서 그걸 왜?

- 이유식이 먹는 거라 하지 않았느냐? 맛있을 거 같느니라.

- 그렇사옵니까?

- 그러하다

- 그런데 말입니다, 향단님?

- 왜 그러느냐?

- 꼭 읍내에 가셔야겠습니까?

- 그럼 안 가고 어떻게 짐을 들고 오느냐?

- 짐을 들고 와야 됩니까?

- 그러하느니라!

- 그럼, 코딱지를 팔까요?

- 백항아, 코딱지는 이제 없느니라

- 그게 무슨 말씀이신지요?

- 코딱지가 없습니까?

- 코딱지가 없다고

- 그러느니라

- 없다고?

- 없습니까?

- 그러느니라

- 이제 코딱지는 잊고 살거라

- 아니되옵니다!

- 그럴 수 없사옵니다!

- 날아가야 됩니다!

- 잊어야 하느니라!

- 아니되옵니다!

- 잊어야 하느니라!

- 왜 이렇게 시끄럽느냐?

- 대장님, 오셨습니까?

- 읍내에 갔다 오라고 한 게 언젠데 아직도 이러고 있느냐?

- 지금 갔다 오겠습니다

- 백항이를 데려가는 것이냐, 백당이를 데려가는 것이냐?

- 백당이를 데려가려 하옵니다

- 그러하느냐? 백항이는 그럼 나를 따라오거라

- 알았어요. 따라갈께요.

- 백당이는 나를 따라오거라

- , 향단님, 분부 받잡겠사옵니다

- 가자, 백당아

- 가자, 백항아

 

 


3.

 

- 백항아

- ?

- 나를 따라오는 게 좋으냐?

- 아니요, 안 좋아요

- 그러하느냐?

- 그럼 향단이를 따라가는 게 더 편하느냐?

- 네 그러해요. 저는 왜 부르신 거죠?

- 향단이를 부탁한다.

- 저한테 왜 부탁을?

- 그러니까

- ?

- 네가 향단이를 계속 돌보지 않았느냐?

- 제가 아니라 백당이가

- 아니다, 내가 보기엔 백항이, 네가 향단이를 돌보았느니라

- 그게 무슨 말씀이신지요?

- 네가 잘 해서다

- 무엇을요?

- 네가 잘 해서 향단이가 잘 자랐느니라!

- 제가 무엇을 잘 했다는 것인지요?

- 네가 잘 해서다

- 그러니까, 제가 무엇을?

- 그러니까, 네가 향단이한테 잘 해서다, 잘 돌봐줬느니라

- 그러니까, 제가 무엇을 잘 돌봐주었다는 것인지요?

- 꼭 대답을 들어야 하느냐?

- 말씀해 주세요!

- 그러하느냐?

- 왜 자꾸 하늘은 쳐다보고 그러세요?

- 정말 모르느냐?

- 정말 모른다구요! 왜 제가 돌봐줬다고 하시는지요?

- 그러니까, 백항이 네가 돌봐준 건

- , 뭔데요?

- 아니다

- 아니, 뭐냐고요!

- 꼭 말해야 하느냐?

- , 말씀해 주세요!

- 그러하느냐? 대답을 듣고 싶은 게로구나!

- , 그러해요!

- 지금 네가 대답했느니라!

- 뭘요?

- 네가 향단이를 돌본 이유에 대해서 네 스스로 대답했느니라!

- 제가 뭐라고 대답했는데요?

- 그러해요! 라고 말하지 않았느냐?

- 그게 향단이를 돌봐줬다는 것과 무슨

- 그러니까, 향단이는 너에게 그런 존재니라

- 제가 향단이한테 그런 존재가 아니구요?

- 그러하느니라! 향단이가 너한테 그런 존재니까

- 그래서요?

- 그래서 네가 향단이를 돌봐주었다고 하는 것이니라!

- 대장님

- 왜 그러느냐?

- 그만 놀리시지요!

- 놀리는 걸로 보이느냐?

- 그럼 놀리는 게 아니고 뭔가요?

- 난 백항이도 백당이도 놀린 적 없느니라

- 대장님

- 왜 그러느냐?

- 항상 저희를 놀리지 않으셨는지요?

- 그런 적 없다

- 아니, 왜 그런 적 없다고 하시는지요?

- 그런 적 없으니, 없다고 하는 거다!

- 저희 간지럼은 왜 태우셨나요?

- 놀린 게 아니라!

- ! 놀린 게 아니라?

- 벌을 준 것이니라!

- 그러니까, 벌을 왜 놀리면서 주시냐고요!

- 지금 내게 따지는 것이냐?

- 저 또

 

 

 

4.

 

- 백당아

- , 향단님

- 나를 따라다니는 게 좋으냐?

- 안 좋습니다

- 그럼, 대장님과 있는 게 편하느냐?

- , 그렇습니다.

- 그럼, 나는 왜 따라나섰느냐?

- 짐꾼이 필요하시다면서요?

- 그렇긴 하지!

- 짐꾼이 필요하다고 하셔서, 제가 짐꾼이 되기로 한 겁니다.

- 그러하느냐?

- 그러하옵니다

- 그럼?

- , 제가 짐을 들어드리겠습니다

- 이유식부터 찾아보거라

- 향단님!

- 왜 그러느냐?

- 여기서 이유식을 어떻게 찾습니까?

- 아니, 왜 못 찾느냐?

- 여기는 정말로 읍내가 아닙니까?

- 그럼 어딘 줄 알았느냐?

- 뭔가를 팔고 사는데 가는 거 아니었습니까? 예를 들어, 슈퍼마켓이라든가 편의점이라든가?

- 그게 뭐하는 곳이냐?

- 사고 팔고 하는데 모르세요?

- 사고 팔고 하는 곳도 있느냐? 그건, 뭘로 물물교환을 하는 것이냐?

- 화폐라는 건데상평통보도 있고

- 상평통보? 그것도 파는 것이냐?

- 그게 파는 게 아니고, 그게 있으면 좋은 물건으로 바꿀 수 있는 물건입니다

- 그런 물건도 있었느냐? 참 좋은 물건이구나

- 좋은 물건입니다. 없어서 그렇지.

- 지금 갖고 있는 거 없느냐?

- 향단님, 저한테 그게 있을 리가!

- , 그러한 것이냐?

- 그러하옵니다

- 다 왔구나!

- 여기가 어디입니까?

- 여기가 바로

- 네 어디입니까?

- 네 녀석이 있어야 할 곳이다

- , 제가 왜 여기 있습니까?

- 여기서 한 시간만 있거라!

- 향단님, 어디를 갔다 오시려고 하시는 것입니까?

- 아니다

- 그럼 왜 저더러 한 시간만 이곳에 있으라고 합니까?

- 백당아

- , 향단님

- 있으면 알게 되느니라

- 향단님

- 왜 그러느냐?

- 정말로 그리 여기십니까?

- 그러하다

- 그러하옵니까?

- 그러하다

- 그래서 말이옵니다

- 그래서 무엇이냐?

- 여기 못 있습니다

- 왜 못 있느냐?

- 전 이걸 할 줄 모릅니다

- 왜 못 하느냐?

- 동전이 없습니다

- 동전은 또 무엇이느냐?

- 동전이란 걸 넣어야 이게 작동합니다

- 이게 무엇인지는 아느냐?

- 이게 무엇인지는 아는데 읍내에 이런 게 있다는 사실은 전혀 몰랐사옵니다

- 그러하느냐?

- 그러하옵니다

- 그럼!

- 네 향단님

- 대장님께 동전을 달라 하거라

- 대장님께 말입니까?

- 그래, 대장님께

- 지금 대장님께 갔다 오면 됩니까?

- 아니다

- 아니면, 어떻게 동전을 달라 합니까?

- 같이 가자

- 대장님께 동전 달라고 하시렵니까?

- 아니다

- 그럼 왜 같이 가시려 합니까?

- 같이 가서 백당이 네가 동전을 달라고 대장님께 졸라 보거라

- 제가 말입니까?

- 그렇다

- 그러면 어찌 됩니까?

- 한번 해 보거라

- 그러면 어찌 됩니까?

- 동전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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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세상에 태어나는 빛깔 바람

 

 

1

 

- 네가 세상에서 제일 싫어하는 인물은?

- 아버지입니다.

- 왜지?

- 말할 수 없습니다.

- 없는 이유는?

- 그것 역시 말할 수 없습니다.

- 그렇다면, 너의 죄는 무엇인가?

- 머리가 나쁘고 못 생긴 죄밖에 없습니다.

- , 그거 아주 큰 죄로군. 그래서 너는 그토록 많은 사람들에게서 미움을 받았나?

- 모르겠습니다.

- , 도대체 알고 있는 것이 무엇이냐?

- 적어도, 제가 지옥에 와 있다는 것만은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를 지옥에 보낸 이유를 알지 못합니다.

- 이유를 몰라? 너의 죄는 머리가 나쁘고 못 생긴 죄야? 아주 잘 알고 있으면서 모른다고 거짓말을 해?

- 그게 어떻게 죄가 됩니까?

- , 너는 보기보단 정직하군. 좋아! 이유를 설명해주지. 너는 일단 못 생겼기 때문에, 만인들이 너를 보는 데에 거부감을 느끼지. 그 흉악한 얼굴을 보며, 두려움도 느끼곤 했지.

- 하지만 그건, 당신이 나를 만들 때 그렇게 만들었는데 나보고 어쩌라는 겁니까?

- 어허, 내 말 아직 안 끝났어. 너는 또 머리가 나빠서 네가 금방 뭘 했는지조차 까먹곤 했어. 그게 사람들한테 얼마나 피해를 주는지 아나?

- 그것 역시, 당신이 나를 그렇게 만들었는데, 나보고 어쩌라는 겁니까?

- 네가 어떤지, 너 스스로 판단을.

- 저는 스스로 판단을 하지 못합니다.

- 그건 또 무슨 소린가?

- 저는 누군가의 판단에 의해 움직였고, 누군가의 판단에 의해 말을 했고, 누군가의 허락이 떨어지기 전에는 스스로 판단하지 않습니다.

- 누군가란 누구지?

- 제 머리 속에 숨어 사는 바이러스입니다.

- 바이러스?

- , 바이러스의 판단에 의해 저는 움직여집니다.

- 좋아, 그럼 그 바이러스의 판단에 맡겨 보도록 하지. 너 스스로 그 바이러스에게 물어 봐. 너 스스로 너를 판단해도 좋은지.

- 안 된답니다.

- 왜 안 되지?

- 왜냐하면말할 수 없습니다.

- 여기는 지옥이야. 너는 심하게 고통을 받을 것이다. 그러면, 너는 후회하게 될 거다. 네가 솔직하게 말하지 않았던 걸. 어허, 그렇게 떨 필요는 없어. 기회는 얼마든지 있으니까. , 오늘은 그만하고 내일 또 하기로 하지.

 

2

 

- 너는 이제 곧 사형에 처해지게 될 것이다. 그러면, 너는 네 스스로 말을 하지 않은 것을 후회하게 될 것이다. 그래도, 또 할 말이 남아 있다면 오늘 다 해야 할 것이다. 다시 한 번 묻겠다. 너의 죄는 무엇인가?

- 말하지 않겠습니다. 이제 곧 죽는다면 무슨 말을 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차라리, 저는 지조를 지키다가 이 세상 하직하겠습니다.

- 너는 아직도 정신을 차리지 못한 모양이로군. 너는 이미 한 번 죽은 목숨이다. 만약, 네가 또 죽는다면, 너는 더 이상 구원받지 못한다. 그래도, 너는 말하지 않겠는가?

-

- 묻는 말에 대답 안 하나?

- 뭘 물었죠?

- 너는 지금 나한테까지 피해를 주고 있어. 한 말을 또 하게 만들고, 그렇게 생각 안 하나?

- 무슨 말을 하시는지 모르겠습니다. 쉽게 얘기해 주시죠.

- 넌 역시 머리가 나빠서 대화가 안 통하는구나. 다시 한 번 묻겠다. 네가 세상에서 가장 싫어하는 인물은?

- 어머니입니다.

- 왜지?

- 모릅니다.

- 확실히 대답해! 말할 수 없는 거야, 정말 모르는 거야?

- 정말 모릅니다. 그냥 싫습니다.

- 그렇다면, 네가 지옥에 떨어진 이유를 아나?

- 모르겠습니다.

- 다시 한 번 설명하겠다. 너는 머리가 나쁘고 못 생긴 죄로 여기에 왔다. 알겠나?

- 무슨 잘못을 했습니까?

- 머리가 나쁘고 못 생긴 잘못

- 그게 무슨 죄가 됩니까?

- 너는 머리가 나쁘니까 설명해줘도 몰라. 다시 한 번 묻겠다. 네가 세상에서 가장 존경하는 인물은 누구인가?

- 저입니다.

- ? 너라구?

- , 저는 제 자신을 가장 존경합니다.

- 왜지? 그것도 설명할 수 없나?

- 아닙니다.

- 그럼, 그 이유는 아나?

- 압니다.

- 그럼, 그것 좀 설명해 줄 수 있나?

- , 있습니다.

- 그럼, 설명해보게

- 저는 제 자신을 존경하기 때문입니다.

- 글쎄, 왜 존경하냐니까?

- 저는 아버지처럼 세상물정을 똑바로 알지 못하고, 이것저것 간섭하지 않습니다. , 어머니처럼 사람을 차별하지 않습니다.

- 너는 지금 내가 이해하지 못하는 말을 쓰고 있군. 그렇다면, 너 자신에 대해서 설명 좀 해 보게나?

- 저는 저를 모르고 살아왔습니다. 그렇기에, 더 이상 어떠한 말을 하여도 제 넋두리에 불과할 뿐입니다. 그러한 넋두리는 자기변명에 지나지 않고, 그것은 저의 마음에 위선을 넣어줄 뿐입니다. 아무런 변명도 하지 않겠습니다. 그냥 이대로 죽게 해 주십시오.

- 너는 그렇게 세상을 쉽게만 살려고 하는군. 나는 되도록 너를 고통스럽게 하고 싶다. 그것이 또한 나의 임무이기도 하다. 그러므로 너를 쉽게 죽게 내버려 둘 수는 없다. 네가 죽을 때까지 나는 끝까지 너를 괴롭힐 것이다.

- ……

- 묻는 말에 대답하라! 너희 어머니는 무얼 하셨지?

- 막노동입니다.

- 너희 아버지는 무얼 하셨지?

- 사업을 하셨습니다.

- 납득이 안 가는군. 그럼, 가정 형편은 좋았나?

- 전 모릅니다. 거기에 대해서는!

- 네가 모른다고? 숨기려 들지 마! 나는 너의 입에서 직접 듣고 싶을 뿐이니까. 고통 받고 싶나?

- , 고통 받고 싶습니다!

- 그렇다면, 어서 대답해!

- 싫습니다.

- 왜지?

- 모르겠습니다.

- 왜 모르나?

- 저는 여전히 움직여지고 있습니다.

- 바이러스 말인가?

- , 바이러스입니다. 아니, 아닙니다. 바이러스가 아닙니다.

- 그럼, 누구지?

- 저 자신에 의해서입니다.

- 넌 로봇인가, 사람인가?

-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 보기보다 끈질기군. 어디서 그런 힘이 나오지?

- ……

- 이젠, 침묵으로 일관하겠다는 자세군. 너는 침묵의 고통이 얼마나 큰지 모르는군.

 

3.

 

- 너를 지배하는 바이러스는 누구지?

- 저를 지배하는 바이러스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 이제야, 입을 여는군. 그래, 침묵의 고통이 얼마나 큰 가 이제 깨달았겠지?

- 그 고통은 크지 않습니다. 저는 한 달 동안 웃기만 했습니다.

- , 너 머리가 어떻게 된 거 아니냐? 갑자기,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 저는 제 자신을 찾고 싶습니다.

- 그건 또 무슨 소리지?

- 다시 태어나게 해 주십시오.

- 너는 지금 무리한 요구를 하고 있군. 다시 태어나게 해 달라니?

- 다시 살고 싶습니다. 제가 하고 싶은 일을 이 세상에 가서 다시 하고 싶습니다.

- 다시 하고 싶은 일? 그게 무엇이지?

- 거리를 청소하는 일입니다.

- , 다시 태어날 수 없어. 묻는 말에 대답이나 해! 너희 어머니는 무얼 하셨지?

- 사업을 하셨습니다.

- 아니, 무슨 소리야? 저번에는 막노동을 한다고 해 놓고

- 그것은 저를 낳아준 어머니였습니다.

- 이제야 고백을 하는군. 어떤 사업이었지?

- 아버지가 하시던 사업이었습니다.

- 아버진 어떤 사업을 했나?

- 전 모릅니다. 진짜로 어떤 사업을 했는지 전 모릅니다.

- 그래? 그렇담, 내가 가르쳐 주지.

- 알고 싶지 않습니다.

- 그래도, 알아야 돼. 너희 아버지는 마약 밀매를 했다.

- ……

- 놀라지도 않는군.

- 그렇담, 나는 누구죠?

- 너는 아무것도 아니야. 너는 너희 가족을 대표해서 이 지옥에 와 있는 것이고, 네가 너희 가족을 대표해 죗값을 치르는 것이지

- , 제가 죗값을 대신 받아야 합니까? 저는 아무런 잘못도 없는데요?

- 왜냐하면, 너희 가족은 이미 구제받을 수 없는 곳으로 가 버렸기 때문이야. 그들을 구제할 의향이 있나?

- 전혀 없습니다.

- 왜지?

- 그들은 저의 자아를 빼앗았고, 저를 후회하게 만들었습니다. 그들은 저를 구박했고, 저를 죽였습니다. 저는 용서할 수 없습니다. 그들을 구제하고 싶지 않습니다.

- 너의 아들을 생각해 봤나? 너의 아들은 아직 살아서 마약밀매를 계속하고 있다. 그것을 생각해 봤나?

- 생각하고 싶지 않습니다.

- 그래도, 생각해야 돼!

- 왜죠? 이유가 뭐죠? 그런 건 뭐 하러 생각해야 되죠?

- 그건 너 자신의 문제다.

- 무엇을 생각해 봐야 되죠?

- 더 이상 질문 따위는 하지 않겠다.

- 도대체, 무슨 생각을 말입니까?

- 너 스스로 생각을 해 보란 말이야.

- 무슨 생각을 말입니까?

- 네가 다시 태어날 수 있도록 허락해 주겠다

- 싫습니다.

- 왜 싫지?

- 모르겠습니다.

- 너는 모르니까 내가 알려주지

- 뭘 말입니까?

- 다시 태어나게 되면 알게 될 거다.

- 싫습니다. 싫습니다. 싫습니다.

 

 

4.

 

- 여보, 애기가 웃어요

- 그러네? 왜 웃으면서 애기가 태어나지?

- 얘 왜 안 울어?

- 여보, 애기는 울어야 되는 거 아니에요?

- 그러니까, 얘 왜 안 울어?

- 무서워

- , 이 애 어떻게 하지?

- 엄마, 나 너무 무서워

- 애가 웃으면서 태어나다니

- 여보, 얘 어떻게 하지?

- 방법이 있을까?

- 얘 한번 울려봐

- 어떻게?

- 인상 막 찡그리고 그래 봐

- 계속 웃는데

- 머리 쥐어박아 봐

- 그래도 웃는데

- , 얘 어떻게 하지

- 여보, 여보가 애 낳은 거 맞아?

- 방금 낳는 거 봤잖아

- 아 참, 내 아이 같지 않네

- 지금 날 의심하는 거야?

- 여보, 갑자기 반말하니 무서워

- 애도 무섭고 나도 무서워?

- 아빠, 병원 가자

- 어디 병원?

- 바람난 병원

- 그건 무슨 병원이야?

- 바람이 막 불고 있는 병원

- 바람이 막 불어?

- !

- 애가 웃으면서 태어나면 가는 병원이래

- 그런 데가 어딨어?

- 방금 연락 왔어. 애가 웃으면서 태어났다니까.

- 그럼, 얘는?

- 그 병원으로 보내야지.

- ?

- 엄마, 얘 키우고 싶어?

- 아니

- 아빠는?

- 나도 별로.

- 동의한 거지?

- .

- 그럼, 보내는 걸로?

- 그래

2. 빛깔 바람 - (1) 나는 빛깔 바람이다, 나는 너에게 웃음을 쏘겠다.

 

 

1.

 

- 이 아이요?

- 맞습니다.

- 아이가 웃고 있다고?

- 그렇습니다.

- 지금은?

- 지금도 웃고 있습니다.

- 잘 됐군.

- 네 잘 됐습니다.

- 그렇다면 이 아이에겐 영양주사가 필요 없겠군

- 네 그렇습니다.

- 박사님.

- 무슨 일인가?

- 밖에 시계 봐 행성에서 누군가가 오셨습니다.

- 거기서 무슨 일인가?

- 아이의 성장속도에 대해서 궁금해 하십니다.

- 그런가? 들어오시라고 하게.

- 알겠습니다.

 

- 박사님, 안녕하십니까?

- 성장속도가 궁금 하시다구요?

- , 아이가 1일치 성장판이 열려 있는 건지, 아니면, 1초인지요?

- 지금 성장속도로 보아선, 10일 정도는 걸릴 듯합니다.

- 아 초고속 성장판이 안 열려 있나요?

- 초고속 성장판은 열려 있지 않고, 희한한 게 있군요.

- 희한한 거라뇨?

- 아이는 자신이 잘못한 걸 느끼지 못하는 게

- 아니 그럼 싸이코패스?

- 아무래도

- 이런, 큰일났군

- 그럼, 이 아이 어떻게 해야 하지?

- 박사님, 성장판을 떼어 버릴까요?

- 그렇게 하는 게 좋겠군.

- 성장판을 떼어버리면 어떻게 되죠?

- 성장판을 떼어버리면 아이의 지능수준이 아기수준에서 머물게 되어 말을 못 배우게 되고, 글도 못 쓰게 되죠.

- , 그럼?

- 사람에게 해악을 못 끼치게도 되는데, 대신 포기해야 할 건.

- 할 건?

- 우리는 이 아이를 데리고 있을 수가 없다는 거죠.

- 아 이유가?

- 연구비가 나오지 않아요.

- , 그럼 곤란하겠군요.

- , 그렇습니다.

- 아이를 맡길 데가 있나요?

- 저희는 이런 경우, 그냥 아무 집 앞이나 놓아둡니다.

- 그럼 그 아이는?

- 운명에 맡기는 거죠.

- 운명이요?

- , 성장판을 떼어놓은 다음에 맡기면 적어도 사람에게 해를 끼치지는 못하니까, 아무 곳이나 놓아두어도 문제가 생기진 않습니다. 다만.

- 다만?

- 그러기 위해서는 야근을 해야 하고, 야근수당을 청구해야 하죠.

- 그렇군요.

- , 그렇게 진행하겠습니다.

- , 그러도록 하시지요.

- 그럼.

- 그럼.

 

 

2.

 

- 어머, 웬 아기가 있어요.

- , 이 아기 또 누가 갖다 버렸나 보네요.

- 어떡하죠?

- 근데 이 아이?

- 웃고 있네요?

- 이렇게 천진난만하게 웃는 걸 보니

- 그래서요?

- 다른 곳에 버립시다.

- , 그래야겠네요.

- 아이는 우리가 키울 수 있는 게 아니네요.

- 그럽시다.

- 누가 이런 못된 짓을 했는지 몰라도

- 우리가 이런 못된 짓에 동조해 줄 수는 없으니까.

- 어디다 버리죠?

- 내가 알아서 하지.

- 그래요.

- 모른 척 해.

- 알았어요.

 

 

3.

 

- 아이는 어떻게 했어?

- 그걸 저한테 물어보시면 어떻게 합니까?

- 분명, 어디로 데려가는 걸 우리가 봤어. 바른대로 말하면 보내주지.

- 그 말을 어떻게 믿습니까?

- 그럼 먼저 보내 주면 말해줄래?

- 이봐, 먼저 보내 주면 어떻게 말을 들어?

- 먼저 보내 주시면 말씀드리겠습니다.

- 방법이 있나?

- 있습니다.

- 없으면 어떻게 하려고?

- 저의 코딱지를 걸겠습니다

- 코딱지?

- 웬 코딱지?

- 코딱지를 파게 해 주십시오.

- 그럼 어떻게 되는데?

- 한번 해 보시면.

- 그래, 어디 한번 해 봐

 

- 뭐야 얘 어디 갔어?

- 우리가 당했잖아!

- 사라졌어

- 코딱지를 파더니, 퓽 하고 올라갔어!

- 어디로 올라간 거야?

- 몰라, 이 새끼 하늘로 갔나?

- 코딱지를 파게 하면 어떻게?

- 궁금해서

- 우리도 코딱지 파볼까?

- 그럼?

- 그 새끼 잡을 수 있을지도 모르잖아

- 네가 먼저 해봐.

- 알았어, 이 새끼야. 내가 먼저 해보지.

- ! ! ! 너 어디가?

- 거봐, 나도 날아가지. 너도 한번 해봐!

- 진짜 날아가네. 나도 한번 해보지.

 

 

4.

 

- 여기가 대체 어디야?

- 그러게?

- 잠깐, 이 아기?

- 우리가 찾던 그 놈이야.

- 드디어 찾았어, 이 녀석.

- 우리 여기까지 날아온 거야?

- 어떻게 그게 가능하지?

- 아까, 그 새끼가 이리로 갖다 놓았나 봐.

- 그 새낀 어디 갔어?

- 몰라. 지금 그 새끼 신경 쓸 시간 없어.

- 이 녀석 웃고 있네.

- 우리가 누군지도 모르나 봐.

- 그러게.

- 이 녀석, 너는 우리의 밥줄이다.

- 그래! 드디어 우리도 밥줄을 찾았어.

- 근데 궁금한 게 있는데?

- 뭔데?

- 이 녀석이 우리의 밥줄이라고 누가 얘기해줬어?

- 어떤 나이 지긋하고 이상한 복장을 한 어떤 분이.

- 어떤 이상한 복장?

- 하얀색 바탕에 파란색 줄무늬가 새겨진 가운을 입고 있는 어떤 분.

- 그분은 뭐하는 분이래?

- 나도 몰라. 그냥 사람들이 그러는데, 그분이 하는 말은 무조건 맞다고 해서.

- 그래?

- 그분이 하는 말 믿기로.

- 이 녀석, 정말 우리의 밥줄이 될까?

- 그건 모르지.

- 아무튼, 키워 보자구.

- 그래야겠네.

 

 

5.

 

- 데리고 왔어?

- , 녀석을 간신히 찾았어?

- 어떻게 찾았는데?

- 날라 갔어.

- 얼마나 빨리 다녔길래, 날라 갔다고 그래?

- 그게 그 의미가 아니고 진짜로 날아서 갔어.

- 고생을 정말 많이 했나 보네. 헛소리를 다하고.

- 헛소리 아니래두!

- 됐어, 그만해.

- 얘가 우리의 밥줄이라 그랬지.

- 맞아, 우리의 밥줄이야.

- 그럼!

- 밥부터 먹여야지.

- 그래야지.

- 근데

- 뭘 먹이지?

- 애긴데?

- 아 그러게!

- 풀부터 줘봐.

- 초록 풀? 아니며 빨간 풀?

- 아니야, 풀 먹이면 안 될 거 같아

- 그럼?

- 주황색 과일로.

- 그럴까?

- 주황색 과일을 먹으면 어떻게 돼?

- 어떻게 되긴 무럭무럭 성장하겠지.

- 그래?

- 과일에 특이한 효능이 있는 거야?

- 특별한 거 없어.

- 그럼 그냥 성장한다고?

-

- 잠깐. 얘 성장판이 제거되었어.

- 뭐야?

- 성장판이 제거 되었으면 우리한테도 쓸모 없잖아.

- , 이런.

- , 계속 웃고 있는데?

- 밥은 먹은 걸까?

- , 도로 갖다 놔

- ?

- , 있어도 우리한테 소용없어.

- 아니야, 소용 있을 거야.

- 어떻게 하려고?

- 팔 데가 있어.

- , 정말?

- .

 

 

6.

 

- 어디까지 가야 돼?

- 여기야?

- 아니, 좀 더 가면 돼.

- 근데, 왜 항상 우리만 나와?

- 우리가 가장 빠르다잖아.

- 애 들고 다니기 힘든데.

- 금괴 들어 있나 잘 확인해야 돼.

- 그건 또 어떻게 들고 가지?

- 금괴?

- 그래서 이 수레를 끌고 가는 거잖아.

- 아 그렇구나.

- 근데 궁금한 게.

- ?

- 성장판이 멈춘 아이는 우리의 밥줄이 안 돼?

- 이렇게 팔면 되긴 되지. 근데.

- 근데?

- 아이가 안 자라면 어디에 쓰려고?

- , 그렇네.

- 거의 다 왔어.

- 여기는 안 자라는 아이가 필요하다고 했어?

- .

- 안 자라는 아이가 왜 필요하지?

- 그건 말해줄 수 없다는데?

- 그래?

- 안 자라는 아이가 필요한 데도 있구나.

- 다 왔다.

- 저 사람이야?

- 정말 못 생겼다.

- 성격도 대게 못 되었대.

- 그래?

- 얼른 금괴만 받아가지고 가자.

- 그래.

 

 

7.

 

- 이 아인가?

- , 그렇습니다.

- 금괴는 어디에?

- 금괴는 없다.

- ?

- 너희도 여기서 못 나간다.

- 아니, 그게 무슨 말씀입니까?

- 너희는 이제부터 내 수발을 들어야 한다.

- 아니, 저희가 왜 수발을 들어야 합니까?

- 너희도 내가 이미 샀다.

- ?

- 안 됩니다.

- 나갈 수 있으면 나가 봐라.

- 우리 어떻게 하지?

- 저기로 걸어가 보자.

- 지금부터 나를 대장님으로 불러라.

- 아니, 왜 이러십니까. 이거 놓으십시오.

- 이봐, 이 사람 왜 이렇게 힘이 쎄?

- 대장님, 대장님, 이거 놓으십시오. 말 들을 테니 놓아주십시오. 너무 간지럽습니다.

- 알겠다. 너는 놓아주지? 근데, 네 녀석은 왜 아무 말이 없느냐?

- 대장님으로 부르면 되나요?

- 그렇다.

- 절 놓아주시죠.

- 알겠다

- 그럼, 저희는 이제부터 무엇을 하면 되나요?

- 내 수발을 들라고 하지 않았느냐?

- 그러니까, 수발을 드는데, 뭘 하면 되느냐고 묻고 있습니다.

- 그걸 내가 말해야 되느냐?

- , 그렇습니다.

- 그럼, 너는 우선 나의 등부터 긁어라.

- 알겠습니다.

- 그리고 너는.

- .

- 아기가 먹을 것과 내가 먹을 것을 구해 오너라.

- ?

- 싫으면 한 번 더 할까?

- 아닙니다.

- 아기는 어떻게 할까요?

- 아기는 내게 주거라.

- 여기 있습니다.

- 그럼 저는 먹을 걸 구해오면 되나요?

- 그렇다. 갔다 오너라.

- 알겠습니다.

 

 

8.

- 대장님, 그 녀석 오지 않을 겁니다.

- 말이 되는 소리를 해라.

- ?

- 여기 한번 온 이상, 나 없이는 못 나간다.

- , , 그렇습니까?

- 그렇다.

- 여기가 뭐하는 곳입니까?

- 아기가 자라는 곳이다.

- ?

- 성장판이 제거된 아기가 자라는 곳이다.

- , 네에

- 아기가 내게 웃음을 보이는군.

- 아기가 좋으십니까?

- 그렇다.

- 등을 긁어드리니, 시원하십니까?

- 그렇다.

- 저희는 언제 보내 주십니까?

- 내 수발을 들기로 하지 않았느냐?

- 그래도 저희는 이곳이 집이 아닌데

- 그렇다면, 네게 임무를 주마.

- 어떤 임무를?

- 앞으로 이 아이의 수발을 들라.

- ?

- 이 아기의 조수가 되란 말이다.

- , , 그건?

- 싫으면, 평생 나의 수발을 들고 살아라.

- 아닙니다. 이 아이의 수발을 들겠습니다. 그럼, 저는 집에 갈 수 있나요?

- 방법이 하나 있다.

- 뭔가요?

- 이 아기가 보내주면 갈 수 있다. 아이에게 잘 보여라.

- , , 그렇습니까?

- 다만.

- .

- 너만이다. 다른 녀석은 아니다.

- , .

 

 

9.

 

- 먹을 걸 구해 왔느냐?

- 왔습니다. 여기 먹을 걸 구하기 왜 이렇게 힘든지요?

- 먹을 걸 구하는 게 힘든 게 아니라 네 녀석이 도망치려 했겠지.

- , 그럴리가요!

- 누굴 속이려 하느냐?

- 대장님, 전 속이지 않

- 아무래도 안 되겠다. 이 녀석 맛 좀 더 보여 줘야지.

- 대장님, 안 돼요! 그만 간지럽히세요!

- 도망치려 했느냐?

- , 했어요.

- 이제야 인정을 하는군.

- 그럼, 저는 여기서 무얼?

- 너는 여기서 날마다 저기 있는 저 나무에 물을 주면서 나의 수발을 들면 되느니라.

- ?

- 도망치려 했기 때문에 너는 여기서 평생 못 나간다.

- 아 안 됩니다, 그건!

- 그럼, 또 한 번

- , 아닙니다, 아닙니다, 수발을 들께요!

- 대장님, 아기가 걸어 다니는데요?

- 아기라고 부르지 마라. 이제 저 아이를 초향단이라고 불러라.

- 대장님, 저 아이는 사내아인데요?

- 알고 있다.

- 대장님, 혹시 저 아이가 계집아이로 알고 데려오라 한 건 아닌지요?

- 이 녀석이, 나를 뭘로 보는 거냐?

- 대장님, 아닙니다. 잘못했습니다. 놓아 주십시오.

- 앞으로 두 번 다시 그런 말 못하도록 이번에 단단히 혼을 내주지.

- 대장님, 살려주십시오, 너무 웃겨 미치겠습니다.

- 안돼!

 

 

10.

 

- 향단아

- ?

- 너는 사내아이지?

- . 저는 사내아이라고 들었습니다, 대장님.

- 그래, 그렇구나.

- .

- 그런데, 저기 있는 저 두 분은 누구신지요?

- 저기 있는 코가 크고 둥근 저분은 향단이의 심부름을 할 사람이다. 백당이라고 부르면 된다. 부를 때, 백당님 하고 부르면 절대 안 되느니라. 백당아 하고 불러야 된다.

- 명심하겠습니다.

- 그리고 저기 저 아주 잘 생기고 키도 큰 저 사람은 나의 심부름을 하는 사람이다. 저 녀석은 백항이라고 부르도록 해라. 말했듯이, 백항님이라고 부르면 절대 안 된다.

- 알겠습니다. 명심하겠습니다.

 

 

11.

 

- 백당아

- , 향단님.

- 등 좀 긁어라.

- 네 알겠습니다.

 

 

12.

 

- 우리 언제까지 이러고 살아야 돼?

- 기회를 보자고

- 향단이는 문제가 안 되는데, 대장을 어떻게 처리하지.

- 걱정 마, 방법이 있어.

- 어떤?

- 잘 때.

- !

- 해결할 수 있어.

- 그렇겠네.

 

 

13.

 

- 향단님

- 왜 그러느냐?

- 지금 대장님은 주무시나요?

- 그러한데 왜 그러느냐?

- 향단님

- 무슨 일이냐?

- 제가 재밌는 거 가르쳐 드릴께요.

- 뭔데?

- 저희를 따라오시면, 재밌는 게 있다는 거 알게 될 거예요.

- 그래?

- 저희랑 같이 한번 재밌는 구경 가 보시겠습니까?

- 그러자꾸나!

 

 

14.

- 여기란 말이냐? 재밌는 곳이?

- 안에 들어가면 아주 재미있는 일이 벌어질 겁니다.

- 그래?

- 들어가 볼까요?

- 그러자꾸나.

 

 

14.

 

- 아니, 이 녀석들 어떻게 왔어?

- 우리가 누군지는 알지?

- 아 큰일 났네

- 이 녀석은 또 누구야?

- 향단님, 이 녀석들이 우리의 금괴를 훔쳐 간 놈들입니다.

- 뭐야? 이 녀석들이 뺏어갔다고?

- , 우리의 금괴를 이 녀석들이 뺏어가서 저희가 향단님과 대장님의 심부름꾼이 된 것입니다. 금괴를 벌려고요.

- 이 놈들! 내 팔을 받아라!

- , 미치겠네

- 이 녀석 대체 뭐하는 녀석이지.

- 팔을 대충 휘두르기만 해도 녀석들 막 넘어지네.

- 금괴 돌려드릴 테니, 제발 가 주십시오.

- 있는 것 모두 내 놓아라.

- 향단님, 잘 한다!

- 알겠습니다. 전부 꺼내.

- , 미치겠네. 우린 어떡하지?

- 그 아기 녀석 다시 찾아와야겠어.

- 이게 전부냐?

- , 전부입니다.

- 백당, 백항. 실어라.

- , 알겠습니다. 향단님.

 

 

15.

 

- 향단님. , 저희는 이 금괴 때문인데, 저희 보내주시면 안 될까요? 향단님께서 은혜를 베풀어주셨으니, 이 금괴 중 하나를 드리고

- , 그렇게 되느냐?

- 이제, 저희는 향단님의 심부름꾼이 아닌데.

- , 그럼 백당님, 백항님이라고 불러야겠네요.

- , 그렇게 불러주신다면야.

- 백항님, 백당님. 그럼 갈 길을 가시지요.

- 그렇겐 못하지!

- ?

- 네가 우리의 밥줄인데, 너를 우리가 잡아야지.

- 드디어, 백항님, 백당님이라고 불렀어. 역시 머리가 나쁜 녀석이군.

- 잘 묶어

- 이거 왜 이러세요?

- 향단이 널, 데려가야겠어.

- 대장한테는 가지 않는다. 넌 우리의 밥줄이야. 우리가 데려간다.

- 이 녀석, 또 웃네.

- 울지 못하는 녀석이잖아.

- 이 녀석 웃음소리 때문에 미치겠어.

- 잘 묶었지?

- 이제 가 보자고

- 웃음소리에 신경 쓰지 말고

- 근데, 어디로 가지?

- 아기가 발견됐던 장소.

- 날아갈 수 있을까?

- 방법이 있지

- 맞아. 코딱지.

- 이 녀석 꽉 잡아

- 꽉 잡았어.

- 그럼, 출발한다.

-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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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ritg.kr 접속 작품 카테고리에서 완결된 연재 클릭 - 넋두리의 빛깔 바람 찾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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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나 버는 법 (15) - , 드디어 벌었다!

 

 

아니, 출근 시간이라고?”

이름아저씨, 날이 어두워졌잖아요!”

아니, 그러니까 날이 어두운데 왜 출근을 해?”

이름아저씨, 우리 어두워지면 출근해요!”

사장아, 그럼 나도 밤 근무야?”

이름아저씨는 새벽에 나오시잖아요!”

그럼, 나 아직 출근시간 안 된 거지?”

지금 새벽이에요!”

아니, 새벽인데 왜 이렇게 어두워?”

이름아저씨 왜 그러세요? 계속 어두울 때 출근하셔 놓고!”

그럼, 나 퇴근 못해?”

아니에요, 이름아저씨, 연장근무 하셨으니까, 퇴근하시고 내일 나오시면 돼요!”

, 그럼, , 가도 돼?”

! 쉬셔야 내일 또 구름 두 개를 청소하죠!”

, . 두 개, 그렇지!”

근데 말이야!”

, 말씀하세요!”

만약, 내가 퇴근을 안 하고 일하게 되면

그러시면 안돼요!”

왜 안 돼?”

저희의 규칙에 어긋나요!”

어떤 규칙?”

연장근무한 사람은 하루 푹 쉬게 한다, 라는 저희만의 규칙이 있어요

그런 규칙도 있어? 근데

네에?”

하루만 쉬어야 되는 거야? 24시간 근무했는데, 이틀 쉬면 안 돼?”

“24시간이 뭐예요, 사장님?”

날이 밝고 그 다음날 날이 밝을 때까지야.”

, 그게 24시간이에요? 그럼, 이름아저씨는 24시간 연장근무하고 연장근무를 더하기 하겠다는 거네요?”

그런 거지!”

이름아저씨, 그럼 저랑

?”

저희 집에 가요!”

? 경량씨 집에?”

, 퇴근해야 되거든요!”

근데? 경량씨 집에 가서 뭐하자고?”

양말 안 돌려받으실 거에요?”

양말?”

, , 양말에 나물 다 쌌는데!”

잠깐!”

왜요, 이름아저씨?”

우리 집에 먼저 가면 안 돼?”

안 돼요!”

아니, 왜 안 돼?”

짐이 너무 많아요!”

아니, 경량씨, 힘 쎄잖아!”

힘쎈 거랑, 짐이 귀찮은 거랑 어떤 상관관계가 있는 거예요?”

아니, 힘이 쎄면, 무거운 짐도 쉽게 들지 않나?”

그럴 리가요!”

아니, 그럴 리가라니?”

힘이 쎄도, 힘들기는 힘들어요! 무거운 짐을 너무 오래 들고 있으면요!”

, 맞아. 이름아저씨, 자꾸 왜 그래요? , 경량씨 힘들게 해요?”

아니, 그게 아니라

이름아저씨!”

, 경량씨?”

이름아저씨는 좋은 분이예요!”

, 알고 있다고!”

그러니까, 저희 집에 같이 가 주실 거죠!”

양말 안 받으면 안 돼?”

저희 규칙이에요!”

그래, 사장, 무슨 규칙?”

빌린 물건은 반드시 그날 다시 돌려줘야 한다, 라는 규칙이 있어요!”

그런 규칙이 있다고?”

, 그런 규칙이 있어요!”

그거 반드시 지켜야 한다는 규칙이야?”

안 그럼!”

안 그럼?”

경량씨의 반찬이 반으로 줄어요!”

, 그건 안 돼지!”

맞아, 그건 안 돼!”

이름아저씨 웬일이세요?”

뭐가?”

경량씨를 다 생각해주고?”

아니, 이것 봐!”

, 이름아저씨?”

나도 좋은 사람이라고!”

, 드디어 좋은 사람 되신 거예요?”

그래, 그렇다고!”

그럼, 좋은 일 하셔야겠네요?”

좋은 일?”

그래요, 이름아저씨, 저랑 같이 우리 집으로 가요!”

사장은 안 가?”

저도 가야죠!”

그럼, 우리도 가는 거야?”

그러시죠!”

아니, 왜 갑자기 우르르 몰려간다고 그래?”

이름아저씨, 이름아저씨가 궁금해서요!”

뭐가 궁금한데?”

이름아저씨가 경량씨 집에 가면!”

가면?”

뭘 먹고 뭘 싸고 그러는지!”

!”

, 이름아저씨, 왜 소리를 지르고 그러지?”

이름아저씨, 화나셨어요?”

아니야, 아니라구! 화난 거 아니라구!”

그럼요?”

그럼, 오늘은 근무 없는 거야?”

오늘 우리 다 월차 내자!”

그래, 사장님!”

모두 월차 내려고?”

!”

경량씨 집에 가려고?”

!”

그래, 그러자!”

사장님은요?”

나도 월차 내야지!”

그럼, 가죠!”

그래요, 가요!”

이름아저씨, 가요!”

꼭 가야 돼?”

우리 이름아저씨 때문에 월차 냈는데, 안 가시려고요?”

그래요!”

알았다고, 가면 되잖아, 가면 되지

이름아저씨, 우리 정말 신나요!”

왜 이 상황에서 신이 나고 그래?”

아저씨가 같이 간다니까 정말 신나요!”

제발!”

왜 그러세요?”

신나고 그러지 마!”

아니에요, 저희 정말 신나요!”

아니야, 그러지 마, 그러지 마!”

아니에요, 저희 정말 신나요!”

그래요, 아저씨 덕분에 정말 신나요!”

그래요, 맞아요, 덕분에 월차도 냈고요!”

오늘 일 안 해도 되고요!”

, 자야 된다고!”

이름아저씨!”

?”

잠은요!”

?”

휴가 내서 주무세요!”

휴가도 있어?”

, 있어요!”

그럼, 휴가 내면 돼?”

!”

휴가는 며칠이나 있어?”

하루 있어요!”

뭐야, 1년에 하루?”

월차가 달마다 있고요.”

“1년에 하루 있다고?”

저희는 1년이란 거 모르고요!”

그래서?”

휴가는 평생에 한번 내는 거에요!”

, 그런 경우가 다 있어!”

저희는 그래요!”

그럼?”

, 말씀하세요!”

, 이번에 휴가 내면?”

?”

다시는 휴가 못 내는 거야?”

! 그러니, 평생에 한번이니까, 이번이 이름아저씨가 내는 휴가는 이름아저씨한테 가장 중요한 날인 거죠!”

, 그렇게 되나?”

그렇게 돼요!”

그럼, 아저씨, 경량씨 집으로 가실 거죠?”

그래야겠는데!”

드디어, 결심하신 거에요?”

그래, 결심했어!”

그럼, 경량씨 집으로 가시는 거죠?”

가긴 가는데!”

! 말씀하세요!”

내 양말에 꼭 싸 가야 돼?”

그럼 어떻게 해요?”

, 그럼 양말 없이 가야 돼?”

이름아저씨!”

?”

이름아저씨는 좋은 분이에요!”

알았어, 알았다구, 가자구!”

드디어 출발이야?”

그래, 가자

사장님, 가요!”

그럽시다, 여러분 출발합시다!”

 

하늘의 구름이 둥둥둥 맑게 떠다녔다. 그나저나 내 양말. 이놈의 양말. 나 어쩌지? 경량씨 집에 빨리 가서 양말부터 달라고 해야지, 내 인생 참, 왜 이러는 거야!

2. 나 쓰는 법 (1) - 경량씨 집에는 없는 게 없다

 

나는 좋은 남자다.

나에게서 나는 냄새가 너무 좋지만, 나는 돈을 적당히 번다.

이 세계에서는 독하게 돈을 벌 필요가 없다.

내가 이 세계에 언제 왔는지 기억은 나지 않는다.

다만, 이 세계에서는 나를 쓰는 법을 알려준다.

나를 쓰는 법은 너무나 간단하다.

 

나는 가끔 노동을 한다.

하늘의 구름을 닦기고 하고,

거리의 청소차들이 지나가면 가서 얘기를 나누기도 한다.

이 세계에서 이렇게 나를 쓰면 나는 살맛이 난다.

나를 쓴다는 것은 너무나 쉬운 일이다.

때로 나는 동료들의 집에서 머물기도 하며,

사장의 웃음소리에 진절머리를 내기도 한다.

너무도 좋은 사람들과 함께하는 것은 사실

 

너무도 지겨운 일이다.

그렇지만, 좋은 일이기도 하다.

내가 지겨워한다는 사실이 사장 귀에 들어가고 반장 귀에 들어가도 괜찮다는 사실은 나를 안심시킨다.

나를 쓸 때 내가 해야 할 일은 사장이 주는 반찬을 보고, 먹으라고 권하는일이다.

나를 쓰고 하루하루를 간신히 하루를 살아가는데, 나는 왜 자꾸 눈물이 나려고 할까. 내가 울상을 짓는 걸 보고 경량이가 말했다.

 

이름아저씨, 어디 불편하세요?”

아니, 아니야!”

근데, 왜 눈물을?”

경량씨 집에는 왜 없는 게 없어?”

?”

, 화장실 좀 갔다 올게!”

, 알았어요

드디어 간다!”

그러게, 드디어 간다!”

봐도 되나?”

아니야, 보면 안 될 거야!”

 

이 지독한 세계에서 나는 나를 참 잘도 버티어 낸다.

나는 이 지독한 세계에서 탈출하고 싶다.

탈출할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나는 방법을 찾아내야 한다.

탈출하지 않으면?

이 지독한 세계에서의 삶이 끝나지 않을지 모른다.

그렇게 되면 나는 이 지독한 삶을 끝낼 수 없을지 모른다.

 

나는 이 세계에서 벗어나고 싶다.

2. 나 쓰는 법 (2) - 라디오도 잠을 자고 있지

 

경량씨, 이거 뭐야?”

라디오라는 건데요?”

라디오가 뭐야?”

지구에 갔을 때 가져온 거에요

지구 가본 적 없다며?”

그게요

가본 적 있는 거야?”

이름아저씨랑 얘기하다 보니까, 제가 갔던 곳이 지구란 걸 알게 되었어요

나랑?”

!”

예를 들어, 어떤?”

그게

, 알았다!”

뭔데?”

이름아저씨, 신발이

, 맞다!”

신발이 특이하지!”

맞아요, 신발 때문이에요!”

, 내 신발이 어때서?”

뭔가 이상해!”

어디가?”

신발에 끈이 달렸어!”

그러게 이 끈은 왜 있는 거야?”

끈이 왜 있다니?”

이름아저씨, 끈은 왜 있어요?”

신발에 끈이 있으면 안 되는 건가?”

안 되죠! 신발이 숨을 못 쉬잖아요!”

신발이 왜 숨을 쉬어야 되는데?”

신발은 말이죠!”

신발은 뭔데?”

신발은 저희에게 아주아주 중요한 거라서요!”

그래서?”

신발을 아껴야 돼요!”

그게 신발하고 무슨 상관관계가 있는 건데?”

이름아저씨!”

끈이 있는 신을 가지고 다니면요!”

그래, 말해 봐!”

자꾸자꾸 묶게 되지 않아요?”

그렇긴 한데, 그래서?”

그래서 일하는 데 방해되잖아요!”

그래서야?”

그래요! 일하는데 방해돼요!”

그럼, 신발에 끈을 풀러야 하나?”

그래요, 맞아요!”

신발에 끈을 푸르세요!”

그래요! 신발에 끈을 풀러요!”

그럼 사는 게 좀 나아지나?”

많이 나아질 거에요!”

왜 그러지?”

그렇게 하면은요!”

그래! 말해봐!”

일하기 편해져요!”

그래?”

그래요!”

사장도 그래?”

전 그렇지 않아요!”

그럼, 경량씨는?”

, 신발에 끈이 없는 게 편해요!”

사장은 왜 달라?”

저를 단단하게 묶을 수가 있어서 좋아요!”

그럼, 다른 사람들은?”

단단히 묶기 싫어요!”

그래, 단단히 묶기 싫어!”

묶이기 싫어!”

맞아, 묶이기 싫어!”

이름아저씨는 계속 묶을 거에요?”

그건 나도 몰라!”

정말요?”

나는 말이지!”

, 이름아저씨는요?”

묶을 때도 있고, 안 묶을 때도 있으니까!”

근데, 이 라디오!”

아니, 왜 또?”

잠을 자는 거야? 왜 아무 소리도 안 나?”

그거 지구에서만 되는 거야!”

여기선 안 돼?”

안 돼!”

그럼, 이거 소용없는 거네?”

그러게!”

아니야, 소용 있어!”

경량씨는 이거 어디에 써?”

그냥 놓아 둬요. 가끔 보기만 하고요!”

우리 반장 집에는 없는 게 없네!”

그러게!”

이것 봐!”

왜요, 이름아저씨?”

나한테는 관심 없어?”

아참!”

아저씨는 왜 묶을 때도 있고, 안 묶을 때도 있어요?”

그야 나는 좋은 사람이니까!”

그럼 우리는 안 좋은 사람이에요?”

아니, 그 뜻이 아니고

그럼, 우리도 좋은 사람 맞아요?”

그래, 맞아!”

좋은 사람 맞으니까!”

맞아, 좋은 사람 맞으니까, 좋은 사람 해야지!”

이름아저씨도 좋은 사람이에요!”

맞아요, 좋은 사람이에요!”

이름아저씨?”

?”

여기 양말이요!”

짐 다 풀었어?”

나물 나둬드릴까요?”

아 좋지! 하나씩 주는 거야, 우리도?”

가져가세요, 하나씩!”

횡재했네!”

그러게!”

아니, 이것들 봐봐.”

이름아저씨, 왜요?”

나물이 그렇게 좋아?”

이거 있잖아요!”

?”

이거 우리가 먹을 수 있는 유일한 음식이에요!”

, 먹을 수 있어?”

이거 물에 오랫동안 담가두었다가 구름에 말리면 먹을 수 있어요

, 구름에 말리면?”

!”

저희는 그래서 구름을 깨끗이 청소해야 돼요!”

구름에 말리면

, 그래요!”

이름아저씨, 앞으로도 저희 구름 청소해 주실 거죠?”

잠깐잠깐!”

이름아저씨, 왜요?”

그럼, 앞으로 두개씩 청소해야 돼, 구름을?”

!”

아니, 안돼!”

왜 안돼요?”

아니, 이럴 순 없어!”

이름아저씨!”

왜 또?”

이름아저씨는 정말 좋은 분이세요!”

알고 있다고!”

앞으로도 구름 청소해 주실 거죠!”

경량씨, 이름아저씨 청소 잘 하시지?”

, 너무너무 깨끗하게 닦았어요!”

내가 그랬어?”

, 정말 깨끗하게 닦았어요!”

이름아저씨, 앞으로도 계속 청소해 주실 거죠?”

아니, 이게 아닌데!”

그럴 줄 믿고 있어요!”

그래요!”

이름아저씨는 우리한테 꼭 필요한 분이에요!”

알았어, 알았다구! 하면 되잖아!”

2. 나 쓰는 법 (3) - , 드디어 되었다!

 

나는 정말로 이 세계에서 탈출할 수가 없게 되어 버렸다. 구름이 하늘에서 두둥실 떠다녔다. 나는 이 세계가 좋아졌다. 지구에서의 생활이 그립지 않았다. 아주 오래 전에 기억나는 어떤 순간들이 내게 지구라는 행성에서 멀어지게 했다. 기억났다.

 

경량씨!”

, 왜요?”

경량씨, 지구에 왔었다고 했지?”

, 그래요?”

그 라디오 어디서 났어?”

그게요

솔직히 말해, 어디서 났어?”

어떤 아저씨가 이 물건 가져가다 떨어뜨렸길래

그래서?”

그래서, 얼른 주워서 가져왔어요!”

!!!!”

왜 그러세요, 이름아저씨?”

왜 소리를 지르고 그러세요?”

이름아저씨, 갑자기 왜 그러세요?”

그거 나잖아! 내가 떨어뜨리고 간 거라고!”

아니, 이름아저씨 거에요?”

그래, 내꺼라고!”

그럼, 아저씨, 가져가실래요?”

아니, 이걸 또 들고 가라구?”

그래요, 아저씨꺼면 가져가셔야죠!”

아니야, 필요없어!”

그럼, 저 그냥 주시는 거예요!”

그래, 그냥아니, 좀 생각 좀 해보고

생각해 보셔야 돼요?”

이름아저씨!”

, 사장?”

아저씨는 좋은 분이에요!”

아니, 정말로 알고 있다고!”

이 라디오, 저 정말로 주실 거에요?”

아직 주겠다는 말은 안 했어!”

주실 거잖아요!”

맞아요, 주실 거면서!”

그래요, 주실 거잖아요!”

그 라디오가 좋아?”

, 좋아요. 정말 너무너무 좋아요 보기도 좋고 만지기도 좋아요!”

만져?”

, 가끔 닦아 놓아요. 그렇게 닦아놓으면 너무 기분이 좋아져요!”

그래?”

이름아저씨, 어떻게 결정을?”

좀만 더 생각해 보고!”

생각할 시간이 더 필요하세요?”

그래, 더 필요해!”

그럼, 있잖아요?”

?”

결정을 하고 생각을 하세요!”

아니, 그런 법이 어딨어?”

이름아저씨!”

왜 또?”

아저씨는 좋은 분이에요!”

알고 있다니까!”

화나셨어요?”

아니, 좋은 분이라니까!”

화난 거 아니라니까!”

그럼, 화난 거 아니면 뭔데요?”

그냥, 투정부리는 거잖아!”

, 이름아저씨, 그냥 투정부리는 거에요?”

?”

그런 거에요?”

, , 그런 거야

 

나는 결국 이 세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나는 오늘도 구름을 청소하다. 사장의 말이 점점 더 나를 미치게 한다.

 

이름아저씨, 내일은 구름 세 개에 도전해 보시죠!”

알았어, 알았다고, 나 좋은 사람인 거 알고 있다고!”

이름아저씨는 정말 좋은 사람이에요!”

맞아요, 이름아저씨는 정말 좋은 사람이에요!”

그만, 그만하라구!”

그럼, 세 개 청소하시는 거죠?”

정말로 알았어, 알았다구!”

 

하늘에 구름이 몇 개인지 모르겠다. 하루에 하나씩 구름청소의 분량이 늘 것 같다. 결국 나는 이 세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나는 내일도 구름을 청소할 것이고, 모레도 청소하고 있을 것이다. 점점 더 청소하는 게 좋아진다. , , 이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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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나 버는 법 (8) - 나 못했어?

 

물을 세 번씩이나 묻히는 이유가 대체 뭐에요?”

나름대로 철학이 있어서야

무슨 철학이요?”

나름대로그런 게 있어!”

그런 게 뭔데요?”

그러니까그게나름대로 있다고!”

그러니까 이유가 뭐냐고요!”

그걸 꼭 말로 해야 알아?”

말을 해 주셔야 알죠?”

그래?”

그럼, 말로 할게. 대신, 이거 좀 도와줘!”

어떻게요?”

구름을 잡아봐!”

구름을요? 구름은 왜요?”

잘 잡아봐.”

구름 못 잡아요.”

, ?”

구름은 잡는 게 아니에요.”

그럼?”

구름은 닦기만 해야 돼요. 잡으면 안 돼요!”

정말 닦기만 해야 돼?”

, 구름은 닦기만 해야 돼요!”

그래?”

, 그런데요, 이름 아저씨!”

왜 그래?”

비가 점점 더 많이 오는데요?”

우린 안 맞잖아!”

그래도 밑에 있는 사람들은 많이 맞을 텐데요?”

그래서, 어쩌라구?”

청소를 빨리 해주세요.”

아 잠깐만!”

나는 물 묻힌 손으로 구름을 싹싹 닦아내었다.

이제 되었지?”

청소 잘하시네요?”

실컷 구박할 땐 언제고!”

제가 언제요?”

구박한 적 없다고?”

이름 아저씨는 제가 구박한 걸로 들리세요?”

응 그래!”

그래요? 사장님께 말씀드릴게요.”

뭘 말하려고?”

제가 구박해서 이름아저씨께서 청소를 못 하셨다구요!”

청소를 못했다고?”

!”

네가 구박한 거랑, 청소를 못한 거랑 무슨 상관관계가 있는 거야?”

반짓고리를 더 받고 싶으세요?”

아니다내가 말을 말아아니지말을 안 하면 안 되지

이름아저씨, 무슨 말을 하시려고요?”

그러니까 말이다.”

, 아저씨!”

내가 말이다

네에

그러니까 말이다

네에

청소를 잘 한 거냐고, 못한 거냐고?”

청소요?”

, 청소!”

이름아저씨, 처음치고는 잘 하신 거에요!”

뭐야, 너도 처음 온 거 아니야?”

맞아요

근데, 네가 잘했는지 못했는지 어떻게 알아?”

알 수 있어요. , 청소작업반장이니까요!”

그러냐?”

!”

 

 

 

1. 나 버는 법 (9) - , 드디어 반장 되다!

 

작업반장이 되면 그런 거 알 수 있는 거냐?”

아니요, 작업반장이 되면 알 수 있는 게 아니라 경험이 많아야죠!”

그럼, 경험이 많이 쌓이면, 작업반장이 될 수 있는 거냐? 그럼, 나 반장해도 되겠네!”

경험 많으세요?”

내가 이래뵈도 지구에서는 청소를 매일 했어.”

그러세요? 어디어디 하셨는데요?”

어디어디 했냐면

혹시요!”

?”

비 내릴 때도 청소해 보셨어요?”

, 그건

그건 해 보신 적 없으시죠?”

아니야, 해 봤어!”

어떻게 하셨는데요?”

비 올 때는비 올 때는

아저씨, 비 올 때는 비 맞고 하면 돼요. 뭐 이렇게 어렵게 생각하세요?”

어려워!”

뭐가 어려워요?”

비 맞고 하는 거 너무 어려워!”

아저씨, 비 올 때는 청소 한 번도 해 보신 적 없으세요?”

그래, 없다, 어쩔래! 나 청소란 걸 싫어한다고!”

싫어하세요?”

그래, 싫어해!”

근데, 왜 여기서 일하세요?”

그럼, 먹고 살아야 되는데 어떻게 하냐?”

사장님한테 말씀드려 보세요. 다른 곳에 배치해 주실지도 모르잖아요.”

 

다른 곳?”

!”

어떤 곳이 있는데?”

청소 말고요?”

!”

사장님께 물어보셔야죠!”

아니, 아는 것처럼 얘기하더니?”

아니, 제가 알 리가요! 그냥 사장님한테 말씀드려 보라구요. 그럼, 뭔가 애기해 주시지 않을까요?”

그게 말이 돼?”

왜 말이 안 돼요?”

사장님은 나한테 일 시킬라고 안달이 난 사람인데, 나를 다른 데 배치한다고? 내가 원하는 일을 시킨다고?”

그럴 리가요!”

무슨 소리야?”

제가 언제 사장님께서 이름아저씨가 원하는 일을 시킨다고 말씀드렸나요?”

그럼?”

그냥 말씀드려 보라구요!”

아니, 그러니까, 그 얘기인즉슨, 내가 원하는 걸 해주실 거라는 의미 아니냐고?”

아니라고요! 사장님께 말씀드리고 상담 받으시라고요!”

, 그 얘기야?”

!”

싫어!”

왜요?”

사장님이 나한테 뭘 해 줄 리가 없으니까!”

그래요?”

그럼요

, ?”

사장님을 부를까요?”

? 여기로?”

!”

여기로 어떻게 불러? 여기도 핸드폰이라는 게 있나?”

그게 뭐에요?”

그런 게 있어! 그런데 어떻게 부르려고?”

잠시만요

경량이 녀석은 밑을 향해 팔을 흔들더니, 새끼손가락으로 하늘을 가리켰다. 밑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데? 녀석, 뭐하는 거지?

경량씨, 지금 뭐하는 거야? 밑에서 이게 보여?”

우리 사장님은

, 보여?”

저기 있어요! 밑에서 보라고 한 게 아니에요!”

?”

어디?”

저쪽에

어디어디?”

안 보이세요?”

어디에? 어디에 사장님이 있어?”

사장님 안 보이세요?”

안 보이는데.”

사장님, 사장님이 안 보인대요!”

그래, 성공했구만!”

경량이 뒤에 있던 사장님이 내 앞으로 나타나더니, 나를 향해 너무도 환하게 웃으면서 기쁜 목소리로 말했다.

이름 아저씨, 청소 정말 열심히 하시는 거 봤어요! 이름 아저씨는 참 훌륭한 사람이 되실 거에요!”

그래서?”

그래서 말인데요!”

그래서 먼데?”

내일은 구름 두 개를 청소하시는 거에요!”

그래, 알았다, 사장아!”

, 반짓고리 반찬이 필요하세요?”

그거 먹는 거야?”

말씀드렸다시피~”

반찬을 먹지 않는다고?”

.”

난 먹어야 된다고 이 사람아!”

그러세요?”

그래!”

먹는 거면 뭘 드려야 할까요?”

여기는 나물이나 고추장 같은 거 없어?”

고추장이 뭔지는 모르겠는데, 나물은 있어요!”

그걸로 줘!”

그때 경량이가 나서서 나를 만류했다.

이름아저씨, 나물 드시면 후회하실 텐데요?”

?”

왜냐하면요

사장이 끼어들었다.

1. 나 버는 법 (10) - 나물의 눈물

 

경량씨, 뭐 아는 거 있어? 이름 아저씨가 나물을 먹어야 한다는데?”

그래서, 지금 말씀드리려고요!”

뭔데?”

나물이요, 지구에서 말하는 그 나물이 아니에요!”

그건 또 무슨 소리야?”

제가 지구를 가본 적이 있는데요, 거기서 말하는 나물은 아주 부드럽잖아요.”

그렇지! 바로 그거야!”

경량씨, 이름아저씨가 말한 나물은 그 나물이야?”

, 사장님.”

안 되겠네!”

안 되겠죠, 사장님?”

맞아!”

대체 여기 나물은 뭐길래?”

여기 나물은 몹시도 딱딱하고요, 보기만 해도 배부른 거예요.”

그래?”

!”

그럼 말이지!”

!

나물 줘

진짜 드려요?”

보기만 해도 배부르고 싶어

그래요? 그럼, 내일부터 구름 두 개 청소요?”

그래! 그렇게 하지!”

청소는 다 하셨나요?”

그래, 다 했어!”

그럼, 내려갈까요?”

, 드디어 퇴근인 거야?”

퇴근이 그렇게 하고 싶으세요?”

, 나 퇴근이 무척 하고 싶어!”

그래요?”

, 퇴근이 무척 그리워.”

그럼, 바로 퇴근하시죠.”

여기서?”

.”

나더러 혼자 가라고? 이 높은 곳에서?”

, 이름 아저씨는 충분히 하실 수 있으세요!”

그래요, 사장님 말씀이 맞아요.이름 아저씨는 충분히 하실 수 있으세요!”

이 빗자루는 누가 타고 갈 건데?”

당연히, 저희들이 타고 가야죠!”

그럼, 나는?”

날아가셔야죠!”

내가?”

!”

내가 어떻게 날아?”

날아갈 수 있어요!”

내가 어떻게 나냐고!”

충분히 가능해요!”

어떻게 날아?”

사장님 말씀이 맞아요. 아저씨 충분히 가능해요!”

그러니까, 어떻게 나냐고?”

양말을 벗어보세요!”

양말을 또 벗어야 돼?”

, 충분히 양말 벗으실 수 있으세요!”

여기서?”

! 충분히 가능해요!”

그럼, 여기서 양말 벗으면 내가 날아서 퇴근할 수 있다는 거야?”

, 충분히 가능해요!”

그래? 그럼.”

네에, 벗으실 거죠?”

나물부터

나물부터요?”

그래, 나물을 줘야, 집에 가서 배가 안 고프지.”

배가 안 고픈 게 뭐에요?”

, 먹고 싶지 않아진다고!”

, 그거요!”

그래!”

그럼, 나물부터 구해야겠네요.”

뭐야, 지금 있는 거 아니었어?”

구해야 돼요!”

구해야 된다고? 그럼, 나 또 연장근무 해야 돼?”

근무시간에 포함 안 돼요!”

아니, 사장이 직원들 월급 준비도 안 해 놓고 나물 구하러 다니면, 그게 연장근무 아니고 뭐야?”

이름 아저씨?”

?”

월급이 뭐예요?”

여태까지 주던 거아참여긴 돈이란 게 없지

돈이요? 그런 것도 있어요, 지구엔?”

, 제가 지구에 갔을 때는 돈이란 거 없었는데?”

경량씨, 몇 살이야?”

나이는 왜 물어요?”

나보다 많은 거 같아서

글쎄요, 제가 몇 살인지는

그럼

지구에 가서 뭘 봤는지를 말해 봐

지구에 가서요?”

지구에 가서 돌도끼 같은 걸 봤는데

그때 갔어?”

나는 그때 있지도 않았는데?”

그래요? 그럼 그때 있지 않았는데 지금은 어떻게 있어요?”

그러게, 난 지금 왜 있지?”

이름아저씨, 경량씨랑 나물 찾으러 안 가실 거에요?”

찾으러 가야 돼?”

, 찾아야 돼요!”

뭐야, 있는 거 아니었어?”

경량씨?”

, 저는 좋아요. 이름아저씨랑 나물 찾으러 간다니까 신나는데요.”

얜 또 왜 신나고 그래? 미치겠네.

이름아저씨, 나물 찾으러 같이 가요. 찾으면, 그거 다 드릴게요.”

? 얼마나 되는데?”

글쎄요. 아마 한 개 이상은 될 거에요.”

한개 이상이면, 두 개가 될 수도 있다는 말이야?”

두개면, 두 개 다 드릴게요!”

, 두 개면근데

네에?”

두 개여도 배부른 건 똑같잖아? 한 개나 마찬가지잖아.”

, 맞아요.”

근데, 한 개만 있으면 되는데, 두 개나 가져가서 뭐해?”

두개 가져가면요. 저희 같은 경우는요.”

, 두 개 가져가면?”

한개는 보고 있고요.”

또 한 개는?”

또 한 개는 그냥 놔둬요.”

왜 그래?”

왜 그러냐고요?”

, 왜 그래?”

그냥 놔두면 좋아요.”

그냥 좋아?”

, 좋아요.”

그냥 놔두면요. 아주 마음이 편해지고 그래요.”

나물을?”

!”

딱딱하고 먹지도 못하는데?”

!”

딱딱하고 먹지도 못하는데, 놔두면 마음 편해진다고?”

!”

이유는 알아?”

그건 잘 모르겠어요.”

그래?”

그럼

나물 찾으러 가자.”

가시게요? 정말로요? 근무가 아닌데도요?”

그래, 가자고!”

, 그럼 가요! 나물 캐러요

경량씨?”

!”

잘 갔다 와!”

!”

사장은 안 가?”

, 저는 따로 할 일이 있어서

 

사장은 그러면서, 양말을 벗더니, 양말을 나풀나풀 날리면서 저 멀리 날아가 버렸다. 경량이 녀석이 말했다.

 

이름아저씨, 이 빗자루 타고 가면 돼요! 출발해요! 꽉 잡아요!”

알았다, 이 녀석아, 조심해라!”

네에~”

2. 나 버는 법 (11) - 너도 벌자!

 

하늘을 날아가서 어딘가에 닿는다는 느낌이 이렇게 황홀한 것인지 몰랐다. 경량이는 뭐가 그리 신났는지 계속해서 웃어댔다.

경량씨, 뭐가 그렇게 신나?”

이름 아저씨는 안 신나요?”

지금 내가 신나게 생겼어?”

안 신나는데 왜 나물 찾으러 가자고 하셨어요?”

아니, 나물 찾으러 가자며?”

그러니까, 왜 안 신나는데 나물 찾으러 가자고 하셨냐고요?”

아니, 찾으러 가자며!”

아니, 신나지 않으면 거절하셨어야죠?”

아니, 이것봐 경량씨!”

왜요?”

신나서 찾으러 가자고 할 땐 언제고!”

그러니까, 제가 신난 거지, 이름아저씨가 신난 게 아니잖아요?”

그러니까, 내가 안 가겠다고 한 거 같은데?”

아저씨!”

이름자는 왜 빼?”

아저씨, 안 간다고 한 적 없어요!”

아니야, 분명 안 간다고 했다고!”

아니에요, 그런 적 없다고요!”

아니야, 분명 있어!”

아니, 그런 적 없다니까요!”

경량씨!”

?”

지금 나하고 싸우자는 거야?”

싸우자는 게 아니라!”

아님, 뭐야?”

정확히 말을 짚고 넘어가자는 거예요!”

아니, 정확히라니?”

분명히, 안 가겠다고 말씀하신 적 없다고요!”

아니야, 분명히 안 가겠다고 했다고!”

사장님께 확인해 볼까요?”

아니, 여기서 사장이 왜 튀어나와?”

저기, 튀어나오네요!”

아니, 또 어디?”

여기 있어요, 이름아저씨!”

아니, 사장, 넌 또 어디 있다 나타난 거야?”

아직 근무가 안 끝났는데, 제가 어떻게 퇴근을 해요?”

아니, 이거 근무 아니라며?”

아니, 이름아저씨 말구요! 제가 근무 중이라고요!”

아니, 그런 경우가 어딨어?”

연장근무 하시게요?”

아니, 그게 아니라, 일하는 사람들은 다 퇴근했는데, 사장이 퇴근 안 하는 경우가 어딨어?”

저는 자주 그러는데요?”

뭔가 잘못됐어! 이럴 리가 없다고!”

아니에요, 잘못되지 않았어요!”

뭐가 잘못되지 않았다는 거야?”

사장님, 이름 아저씨가 여기 오겠다고 한 적 없대요? 사실이에요?”

경량씨!”

네에, 사장님?”

이름아저씨가 그렇게 얘기했어?”

네에!”

이름아저씨!”

사장, 나 나물 찾겠다고 한 적 없다니까!”

알아요!”

그럼 내 말이 맞는 거지?”

아니요!”

, 그런 말 한 적 없다니까!”

이름아저씨, 나물 벌고 싶다고 하지 않으셨어요?”

여기에 나물이 어딨어?”

여기 오겠다고 하신 적 없으세요?”

그래, 나물 찾으러 가겠다고 했지

그러니까, 하신 적 있는 거잖아요!”

아니야, 아니야, 그게 아니라

사장님!”

경량씨, ?”

그러니까, 제 말이 맞는 거죠?”

, 맞아! 경량씨 말이 맞아!”

아니, 이것 봐, 사장! 도대체 나한테 왜이래?”

이름아저씨!”

?”

이름아저씨는 충분히 할 수 있으세요!”

 

나 원 참. 빗자루가 점점 더 땅에 가까워졌다. 허공에서 날라 다니고 있는 사장의 모습이 새롭게 보였다.

 

이름아저씨?”

?”

이름아저씨는 뭐든지 할 수 있으세요!”

나도 알고 있어!”

그러니까, 나물도 찾으실 수 있으세요!”

, 나물 찾으러 간다고 한 적 없다고!”

그래서 제가 따라왔잖아요!”

아니, 다른 볼 일 있다고 할 땐 언제고?”

다른 볼 일 끝났어요!”

끝났어?”

!”

그럼

!”

이제부터 나물을 찾는 거야?”

, 맞아요!”

근데 궁금한 게 있는데!”

!”

다른 볼 일이 뭐야?”

아저씨 뒤에서 쫓아가는 일이요!”

아니 그게 뭔 경우야?”

이름아저씨!”

?”

제가 봐 드릴께요!”

?”

앞으로 계속 봐 드릴께요!”

사장아, 뭘 보겠다는 거야?”

청소 잘하는지요!”

경량씨가 보는 거 아니야, 그런 거?”

사장님이 보셔야 맞는 거 같은데요?”

아니야, 아니야, 그럴 리 없어!”

뭐가 그럴 리 없다는 거에요?”

사장이 그런 거 보고 그러는 거 아니라구!”

이름아저씨?”

?”

정신 차리세요!”

내가 뭘 어쨌길래?”

지금 근무시간 아니에요!”

그래서?”

지금 보겠다는 얘기가 아니에요!”

그러니까, 사장이 그걸 왜 보냐고!”

사장이 그걸 봐야 하는 거 아니에요? 청소 잘하는지 못하는지!”

아니야, 사장은 그런 거 하는 거 아니라고!”

그럼, 사장님은 뭐해야 돼요?”

그러게, 저는 뭐해야 돼요?”

그냥 나물이나 찾자고!”

갑자기요?”

그래, 갑자기, 빨리 찾자고!”

, 알았어요!”

 

2. 나 버는 법 (12) - 사장아, 나 좀 어떻게 안 되겠니!

 

 

사장님!”

?”

여기 나물이 있어요!”

드디어 찾았구나, 경량씨!”

이름아저씨, 이리 좀 와 보세요!”

어디 있는데?”

여기요!”

이게 나물이야?”

 

거기에는 갈색으로 되어 있는 잎 같은 게 보였다.

 

만져 보세요!”

왜 이리 딱딱해!”

딱딱하니까, 나물이죠!”

나물이 딱딱해야 돼?”

, 저희 나물은 딱딱해야 돼요!”

?”

보관하기 좋아서요!”

보관하기 좋아?”

딱딱하지 않으면 금방 시들어져서 폐기처분하기 힘들어져요!”

여기서도 폐기물이 있나?”

있어요! 폐기물이 뭔지는 아시는 거죠?”

그래, 알지! 근데, 여기서는 폐기물 처리를 어떻게 하지?”

쓰레기차가 와서 담아가요!”

쓰레기차가 있어?”

한번 보실래요?”

쓰레기차를?”

혹시 모르잖아요. 거기서 일하고 싶어질지!”

아니야, 됐어. 안 봐도 돼.”

한번 보세요!”

아니야, 됐다니까!”

정말로 안 보실 거에요?”

, 안 봐!”

그래요?”

경량씨, ?”

그럼, 이름아저씨, 쓰레기차가 뭔지는 아시는 거죠?”

당연히 알지, 쓰레기 담아가는 차.”

맞긴 맞는데, 아니에요!”

아니, 그건 또 무슨 헛소리야?”

쓰레기차가 쓰레기를 담아가긴 하는데요!”

그런데?”

옷이나 신발을 담아가진 않아요!”

지구에서도 그런 거 모아두는 데 따로 있거든!”

이름아저씨!”

?”

옷이나 신발을 담아가진 않는데요!”

근데?”

아저씨 같은 사람을 보면!”

왜왜? 나 같은 사람도 담아가나?”

아니 그게 아니라요!”

그게 아니라 뭐야?”

아저씨 같은 사람을 보면, 말을 건다고요!”

아니, 일은 안 하고 나 같은 사람하고 노닥거리고 있다고?”

노닥거리는 게 뭐예요?”

그거 지구 말이에요

그러니까, 그냥 얘기 나눈다고!”

이름아저씨!”

?”

어려운 말 쓰지 마요!”

어려운 말이었어?”

! 쓰지 마요!”

그러니까, 나 같은 사람하고 왜 대화를 하고 그러냐고!”

그것도 쓰레기차의 일이니까요!”

그게 일이라고?”

!”

근데!”

!”

나 같은 사람은 어떤 사람이야?”

아저씨 같은 사람이요?”

그래, 어떤 사람이야?”

영혼을 불어넣는 사람이요!”

무슨 헛소리야?”

헛소리가 아니라요!”

그래, 무슨 헛소린데?”

아저씨는 우리에게 영혼을 불어넣어주시고 있어요!”

대체 영혼을 불어넣는 사람은 어떤 사람인 거야?”

아주 좋은 사람이요!”

내가?”

, 이름아저씨는 정말 좋은 사람이에요!”

언제부터?”

아저씨! 나물 안 캐요?”

말 돌리지 말고!”

사장님, 나물은 캐는 거예요? 찾는 거 아니에요?”

지금부터 나물을 캐자고!”

, 그래요?”

이름아저씨!”

, 사장!”

우리 나물 캐요!”

내가 언제부터 좋은 사람이냐고 묻잖아!”

앞으로 좋은 사람이 될 거에요!”

아니, 그게 무슨 소리야, 나 좋은 사람이라며!”

그러니까요!”

아니, 그게!”

이름아저씨, 좋은 사람 맞아요 앞으로 좋은 사람 될 거니까요!”

, , 정말!”

아저씨, 같이 나물 캐요!”

 

하늘에 둥둥 떠다니는 구름이 갑자기 나를 놀래켰다. 내가 좋은 사람이라니. 구름이 웃겠네.

 

이름아저씨!”

?”

얼른 와요!”

나도 캐야 돼?”

같이 캐야죠!”

도대체 나물은 어디 있는 거야?”

사장님! 어떡하죠?”

찾으면 나올 거야, 찾아 보자!”

이름아저씨, 얼른요!”

알았어, 알았다구!”

2. 나 버는 법 (13) - 나물이 있다

 

사장님!”

, 경량씨?”

나물 또 찾았어요!”

그래? 그럼 캐서 이름아저씨 드리면 되겠네!”

잠깐 잠깐!”

왜 그러세요?”

도대체 나물을 몇 개를 찾은 거야?”

이름아저씨 다 드릴게요!”

아니 아니, 그렇게 많이 필요 없다니까!”

아니에요, 필요하실 거에요!”

아니야, 아니야, 필요 없다고!”

아니에요, 필요하실 거에요!”

사장아, 경량씨! 도대체 왜들 이래?”

?”

도대체 나한테 왜들 이렇게 못되게 구는 거야?”

저희가 못 되게 굴었어요?”

그래, 필요 없다니까! 정말 필요 없다니까! 하나면 된다고! 배부르면 된다고!”

이름아저씨!”

?”

저희도 알아요!”

아니, 아는 사람들이 왜들 그러는 거야?”

왜들 그러다니요?”

왜 필요 없다는데, 자꾸 주려고 하는 거야?”

, 그거요!”

제가 말씀드릴게요!”

그래, 경량씨, 말해 봐.”

아저씨가 필요 없다고 하면요!”

그래, 필요 없다고 하면?”

아저씨한테 꼭 필요한 거에요!”

그건 또 무슨 뚱딴지 같은 소리야?”

뚱딴지가 뭐에요?”

왜 헛소리냐고!”

, 그 소리요?”

그래!”

아저씨한테 꼭 필요한 소리네요!”

아니, 지금 나랑 싸우자는 거야?”

, 아저씨, 화나셨어요?”

그래, 화났다!”

아저씨, 드디어 화를 내시네요?”

정말로 화났다니까!”

이름아저씨!”

?”

이름아저씨는 정말로 좋은 사람이에요!”

화났다니까! 나 좋은 사람 안 한다고!”

정말로 나물이 한 개만 필요하세요?”

그래, 한 개만 필요하다고!”

그럼, 경량씨!”

, 사장님?”

한개만 드리고 나머지는 경량씨가 가져갈래?”

저야 좋죠!”

잠깐 잠깐!”

왜요, 이름아저씨?”

나한테 한 개만 주고 경량씨를 다 준다고? 이 많은 걸?”

, 왜요?”

정말로 경량씨가 다 가져갈 거야?”

, 정말로 가져갈 건데요?”

이름아저씨!”

?”

혹시 마음 바뀌면 말씀해 주세요. 경량씨가 좀 드릴 거에요!”

아니아니, 그러니까, 이게 원래 내꺼 아니야?”

경량씨 꺼에요. 하나만 빼고!”

아니, 왜 갑자기 경량씨꺼가 됐어?”

이름아저씨, 사장님께서 저 가지리고 하셔서 제꺼가 된 거잖아요?”

원래 내꺼잖아?”

필요 없다고 하셨잖아요!”

아니, 그러니까

이름아저씨!”

, 사장?”

아저씨는 정말 좋은 사람이에요!”

그건 나도 알고 있고!”

그러니까, 경량씨가 가져가면 되는 거죠?”

이미 줘놓고 왜 물어봐?”

아저씨, 아저씨는 정말 좋은 사람이에요!”

경량씨까지 왜 이래?”

아저씨, 그럼, , 다 가져도 돼요?”

내꺼까지?”

아니요, 아저씨꺼 하나는 빼고요!”

아니야, 다 가지면 안 돼!”

왜요?”

필요해졌어.”

갑자기요?”

그래, 갑자기, 필요해졌어!”

어디에 쓰시게요?”

나도 그냥 놓아두려고!”

안 드실 거에요?”

딱딱하다며?”

저희는 이름아저씨가 먹으시는 줄 알고 다 드리겠다고 한 건데요?”

잠깐잠깐! 이건 또 무슨 얘기야?”

이름아저씨!”

경량씨까지 대체 왜 그래?”

사장님, 그런 거 아니에요?”

, 경량씨, 그런 거 아니야!”

아니에요?”

, 그런 거 아니야!”

, 그럼 왜 다 드리겠다고 한 거에요?”

경량씨!”

, 사장님!”

이름아저씨가 좋은 사람이라서 다 드리려고 한 거야!”

, 그래서에요?”

, 그래서야!”

이보게 사장!”

, 이름아저씨!”

그게 이유라면, 내 받지!”

 

2. 나 버는 법 (14) - 방법도 있다

 

 

, 받으시게요?”

경량씨, 이름아저씨가 다 받겠다는데?”

, 그럼 다 드리면 돼요?”

그래! 다 받지!”

먹으려고 하시는 거 아니었어요?”

그런 거 아니야. 내 받지!”

받아서 뭐하시려고요?”

그냥 놓아둔다니까!”

이름아저씨!”

?”

아저씨는 정말 좋은 사람이에요!”

그래, 알지!”

아저씨, 그럼 이거 어떻게 들고 가실 거에요?”

안 도와줄 거야?”

제가요?”

경량씨가 도와주면 되잖아!”

아저씨, 제가 왜 도와드려야 돼요?”

아니, 왜 안 도와줘?”

아저씨, 저한테 하나도 안 주실 거잖아요?”

그래서?”

그럼, 저도 안 도와드릴 건데요!”

아니, 그럼 하나 주면 도와줄 거야?”

아니요!”

그럼?”

하나 빼고 다 주셔야 도와드리죠!”

아니, 그럼 그게 도와주는 거야?”

그게 도와주는 게 아니고 뭐에요?”

그게 어떻게 도와주는 거야?”

그럼 뭐가 도와주는 거에요?”

내가 이걸 집에 가져갈 수 있도록 해 줘야지!”

왜요

왜라니?”

집에 가져갈 수 있도록 왜 도와줘요?”

아니, 나 도와주는 거, 그런 거 아니야?”

이걸 제가 날라드려야 돼요? 왜 그래야 돼요?”

나 혼자 가져가기 힘드니까!”

전 혼자 다 가져갈 수 있는데요?”

아니, 어떻게?”

알려드려요?”

사장아, 방법이 있어?”

, 방법이 있어요!”

그래?”

! 있어요!”

어떤 방법이 있는데?”

양말을 벗어보세요!”

양말?”

!”

양말을 또 벗어야 돼?”

, 양말 벗어보세요!”

그래, 양말 벗고!”

나물, 저 안 주실 거에요?”

기다려 봐, 경량씨

, 사장님!”

양말을 이렇게 펼치시고

 

나는 양말을 벗어서 사장이 시킨 대로 양손으로 양말의 양쪽을 쫘악 당겼다. 양말은 대책 없이 늘어났다. 어디가 끝인지 모르겠으나, 양말은 마치 보자기처럼 아주 커졌다.

 

양말이 왜 이렇게 커졌어?”

양말을 이용하면 참 많은 걸 할 수 있어요, 이름아저씨!”

그래, 그럼 여기다 싸 가면 되겠네!”

이름아저씨!”

?”

정말로 다 가져가시게요?”

그럼, 다 가져가야지!”

이름아저씨, 정말로 다 필요하세요? 아까 필요 없다고 하셨잖아요!”

필요할 거라며!”

제가 필요할 거라고 한 건

응 또 뭐야?”

누군가 줄 사람이 있을 거 같아서에요.”

내가 쓰는 게 아니고?”

.”

그럼, 이거 경량씨 주면 되는 거야?”

하나만 빼고요!”

이름아저씨, 정말 저 주실 거에요?”

잠깐 잠깐

왜요?”

아직 주겠다는 말은 안 했어. 생각 좀 해보고!”

이름아저씨는 정말 좋은 분이에요!”

아니, 그러니까 생각 좀 해보자고!”

뭘 생각해요?”

내가 좋은 사람인 거랑, 내가 경량씨한테 이 나물을 주는 거랑 어떤 관계가 있는 거지?”

그러니까요! 이름아저씨께서 저를 주시면요!”

그래, 뭐지?”

제가 정말 기뻐하니까요!”

그게 내가 좋은 사람인 거랑 어떤 관계가 있는 거야?”

이름아저씨!”

사장아, ?”

아저씨는요!”

?”

정말로 좋은 사람이에요!”

그러니까, 왜 그러냐고!”

좋은 사람이니까요!”

그러니까 왜 좋은 사람이냐고?”

아저씨가 경량씨한테 나물을 주실 테니까요!”

, 진짜!”

아저씨, 또 화나셨어요?”

아니야, 화난 거 아니야

그럼 이번엔 뭐에요?”

이번에?”

아까는 화난 거고, 이번에는 화난 게 아니고 뭐에요?”

화난 거 아니고그러니까

아저씨, 아저씨는 정말로 좋은 사람이에요!”

그래, 알았다! 경량씨, 가져가라!”

정말이죠, 이름아저씨?”

그래, 정말이다. 네가 그렇게 갖고 싶다는데 줘야지!”

아저씨 하나는 가져가실 거죠!”

그래, 나도 배부르고 싶다!”

그럼, 여기!”

나보고 들고 가라고?”

!”

여기 같이 싸서, 하나 우리 집에 갖다 주면 안돼?”

안돼요!”

?”

집이 다르잖아요!”

우리 집에 들렀다 가면 되잖아?”

이름아저씨?”

?”

정말 그래도 돼요?”

?”

이름아저씨 집에 들렀다 가면 된다고 하셨잖아요?”

, .”

그럼, 아저씨 집에서 아저씨 먹는 것도 보고 화장실 가는 것도 보고 그래도 돼요?”

안 돼!”

그럼 어떻게 집에까지 가져가요?”

싸가지고 가면 되잖아!”

그러니까, 집에 가도 되냐구요?”

안 된다고, 안 된다고, 안 된다고

왜 된다고 말하는 것처럼 들리지?”

넌 또 언제 왔어?”

우리 출근했어요!”

뭐야?”

출근시간인데 퇴근 안 하셨어요?”

, 일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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