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월의 말 1 - 6부 마스터스 오브 로마 6
콜린 매컬로 지음, 강선재 외 옮김 / 교유서가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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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부의 타이틀은 시월의 말”(October Horse)이다. ‘시월의 말의 유래는 이렇다. 10월 이두스(전통적으로 전쟁 철이 끝나는 시기)에 그해 최고의 군마들을 뽑고, 경기장이 아닌 마르스 광장의 풀밭에서 두 필씩 전차에 묶어 경주를 했다. 우승팀 전차의 오른편에 묶여 있던 말은 경주 코스 근처에 마련된 마르스 제단에 바쳐졌다. 창으로 죽인 말의 머리는 소금덩어리와 함께 쌓아올리고, 꼬리와 생식기는 바로 포룸 로마눔으로 옮겨 레기아의 제단에 피를 뿌렸다.

의식이 끝난 후 말머리가 수부라 주민들과 사크라 가도의 주민들로 구성된 군중에게 던져지면 사람들은 그것을 얻기 위해 싸웠다. 사크라 가도 주민들이 이길 경우 말머리는 레기아 외벽에 걸렸고, 수부라 주민들이 이길 경우 마밀리우스 탑(수부라에서 가장 눈에 띄는 건물) 외벽에 걸렸다. 이 의식은 아마도 전쟁 철의 종료와 관계있을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이야기는  카이사르가 품페이우스를 괴멸시킨 파르살로스 전투가 끝난 지 두 달이 흐른 기원전 4810월에서 시작된다. 아직 시월의 말은 아니다. 전투는 그해 8월에 있었다. 카이사르는 품페이우스 진영에서 항복한 브루투스와 카시우스를 거둬들였다. 카시우스는 브루투스의 매제였다. 이들은 6년 뒤  옥타비아누스 진영과 최후의 전투를 벌인다. 이때가 진정한 시월의 말이다.

카이사르는 이집트로 건너가 품페이우스의 유해를 수습하고, 프톨레마이오스 왕가에서 신전으로 쫓겨나 있던 클레오파트라를 복권시킨다. 이어 그녀에게서 아들을 얻는다. 카이사르는 소아시아를 순례하며 술라의 개혁안을 회복시키고 피폐해진 민심을 수습하는 등 일련의 조치로 소아시아인들의 지지를 얻는다.

한편 카토와 키케로는 카이사르에 맞서려고 음모를 꾸미나 성공하지 못한다. 카토는 카이사르가 탑수스 전투에서 승리했다는 소식을 접하고 자결한다. 키케로는 나중에 안토니우스에게 죽음을 맞았다. 독재관의 기병대장 안토니우스는 권력을 남용하다 카이사르에게 질책을 받을까 두려워한다. 카이사르에게는 나이 열여섯의 양자 옥타비아누스가 있었다. 옥타비아누스는 열일곱에 카이사르 지명 수습군관으로 역사의 무대에 데뷔한다. 2·3권에서는 옥타비아누스의 활약이 펼쳐진다.

 

파르살로스 전투 이후 카이사르의 진군로

 

작가는 당시 카이사르를 중심으로 급박하게 돌아가던 역사의 시계 추를 좇는 한편, 다양한 인물의 군상을 실감나게 묘사한다. 역시 압권은 카이사르의 능력과 인성을 알 수 있는 대목들이다. 가령 카이사르가 알렉산드리아에서 품페이우스의 머리를 찾아 정중히 예를 갖춰 화장한 것을 들 수 있다. 유골은 황금 단지에 넣어져 품페이우스의 아내에게 보내졌다. 카이사르는 23년간 친구이자 동료였고, 한때 사위였던 품페이우스에 대한 우정을 저버리지 않았던 것이다.

흥미로운 대목은 또 있다 두 독재관 카이사르와 술라를 비교한 부분이다. 두 사람은 서로 비슷한 점이 많았다. 합리적이었고, 전투에 능했다. 또한 두 사람 다 정적에 맞서 로마로 진군해야 했다. 둘의 차이는 독재관으로 임명된 뒤의 행동 방식이었다. 술라는 공권박탈 조치를 취해 부유한 원로원 의원과 기사, 사업가들을 죽이고 땅을 몰수해 비어 있던 국고를 채웠다. 이에 반해 카이사르는 적들을 용서하고 그들 대부분이 재산을 지킬 수 있게 허락했다. 카이사르의 관용 정치는 오늘날 우리 정치에도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파르살로스 전투에서 살아남은 공화파 잔당들은 아프리카 속주에서 저항을 이어갔다. 카이사르는 탑수스에서 그 잔당들을 몰아냈다. 물론 카이사르는 마음의 빚을 지고 있던, 한편 겁쟁이였던 좀생이 브루투스의 일파에게 암살되리라고는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

원로원은 카이사르가 아프리카로 떠나기 전에 독재관 임기를
10년으로, 감찰관 권한을 3년으로 정했었다. 이제 카이사르는 로마 입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그는 14년간 고대했던 개선식을 누구보다 화려하게 치를 계획을 꿈꾼다.. 먼 히스파니아에서 법무관으로 돌아왔을 때 적들의 농간으로 빼앗겼던 개선식이다.

6부의 대단원은 필리피 회전이다. 옥타비아누스·안토니우스 진영과 브루투스·카시우스 진영이 마케도니아 영내 필리피에서 맞선 전투다. 이 전투에서 브루투스·카시우스 군이 패배하면서 공화파는 완전히 몰락하게 된다. 이때가 기원전 4210. 바야흐로 최고의 군마를 뽑아 마르스 제단에 바칠 때가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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