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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노베이터 - 창의적인 삶으로 나아간 천재들의 비밀
월터 아이작슨 지음, 정영목.신지영 옮김 / 오픈하우스 / 2015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전기 전문 작가 월터 아이작슨이 새 책을 들고 왔다. 이번에는 컴퓨터와 IT의 역사에 관한 것이다. 아니 그 속에 깃든 혁신가들에 관한 이야기다.

 

저자는 컴퓨터 역사를 개괄하면서 자신만의 독특한 관점, 두 가지를 제시한다.

첫째는 컴퓨터의 역사에서 주요 혁신가들의 역량이다. 그는 과학기술은 그것을 만들어낸 인간과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다고 강조한다. 스티브 잡스가 보여주었듯이 인문과 과학의 융합이 큰 성과를 낼 수 있다.

 

둘째는 과학기술의 혁신은 혁신가 한 사람만의 노력이 아니라 협업의 결과이며, 바로 위대한 혁신가들 자신이 그 점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는 것이다

 

구성 또한 독특하다. 아이작슨은 컴퓨터, 프로그래밍, 트랜지스터, 마이크로칩, 비디오 게임, 인터넷, 개인용 컴퓨터, 소프트웨어, 온라인, 웹 등 컴퓨터와 인터넷의 발전에 관한 열 가지 주제를 다룬다. 여기서 에이다가 열 가지 주제의 시작과 끝을 에워싸고 있는 모양새다.

 

에이다(1815~1852)는 시인 바이런 경의 딸이다. 바이런은 바람둥이 기질로 가정에 충실하지 못했다. 그는 에이다가 태어난 지 한 달 만에 앤 이사벨라(에이다의 어머니)와 이혼했다. 앤은 에이다에게 문학 대신 수학과 과학을 가르쳤다. 하지만 에이다는 시와 수학을 모두 사랑했다.

*본문에는 에이다가 예순세 살로 사망했다(59쪽)고 되어 있으나, 실제로는 서른일곱 살 때 사망했다. 그녀의 아버지 바이런도 같은 나이(1788-1824)에 생을 마감했다.

 

아이작슨은 왜 에이다에게 특별한 찬사를 바치는 것일까? 에이다는 19세기 중반 컴퓨팅 기계의 아름다움과 미래의 모습을 꿰뚫어보았기 때문이다. 에이다는 찰스 배비지와 교류하면서 그가 들려주는 초기 컴퓨터에 대한 연구를 듣고 완전히 매료되었다.

 

▲에이다와 그녀의 이론을 토대로 만들어진 최초의 기계식 자동계산기 '해석기관'

 

1842년 베비지가 쓴 해석기관에 대한 책이 파리에서 출간되었을 때 에이다는 영어로 번역했다. 단순히 번역만 한 것이 아니라 에이다 자신의 주석을 덧붙였다. 이듬해 그녀의 번역문과 주석은 과학논문집에 실렸다. 에이다와 배비지의 행운은 여기까지였다. 배비지는 자신이 구상했던 기계를 만들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났고, 에이다는 병마(자궁암)에 시달리면서 도박과 아편에 중독되었다.

하지만 에이다와 배비지의 협업은 헛된 것이 아니었다. 에이다는 100년이나 앞서 현대 프로그래밍의 기초적인 개념을 모두 만들어냈다. 가령 서브루틴, 루틴, 점프와 거의 모든 프로그래밍 언어를 고안했다. 아이작슨이 이번 책에서 그녀로 시작하고 그녀로 마감한 것은 큰 의미가 있다하겠다.

 

그렇다면 컴퓨터의 발명은 누구의 공으로 돌려야 할까? 아이작슨에 따르면 194511월에 ENIAC을 완성한 모클리와 에케트가 명단 맨 위에 올라가야 한다고 주장한다. 튜링에게도 많은 공이 돌아가야 한다는 것.

 

발명품, 특히 컴퓨터처럼 복잡한 발명품은 대개 개인의 영감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협업하여 짠 직물이라고 할 수 있는 창조성에서 나온다. - 127

 

아이작슨은 10대 주제별로 당시 활약을 펼쳤던 천재들과 시대적 상황을 절묘하게 아우른다. 책은 새로운 이노베이션을 위한 직관과 영감으로 가득 차 있다. 일독을 권해 드린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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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2-21 21:4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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