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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2 불균형 - 패권을 향한 미국과 중국의 미래 경제 전략
스티븐 로치 지음, 이은주 옮김 / 생각정원 / 2015년 12월
평점 :
절판
G2 불균형. 미국과 중국의 경제 관계는 그간 상호 의존도가 높아져왔다. 미국은 경제성장의 주요 동력으로서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졌고, 중국은 경제 발전 전략을 유지해야 하는 상황이라서 미국에 대한 의존도 역시 높아졌다.
미국의 과잉 소비는 중국의 지속 불가능한 성장을 유지시키는 동력이 되었고, 반대로 중국의 성장은 미국의 과잉 소비를 계속 부추겼다. 이런 상황이 결국 양국 모두를 위기로 몰아넣었다.
2008~9년의 금융 위기와 대침체를 맞아 가짜 호황의 덫에 걸려 있던 미국과 중국은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새로운 해법을 찾아야 하는 현실에 직면했다.
저자는 미중의 불안정한 의존 관계를 치유할 방법은 (재)균형화 전략뿐이라고 강조한다. 재균형화는 거시적 경제구조의 변화를 통해 불균형의 원천을 제거하는 것이다. 여기서 핵심은 지속 불가능한 불균형 요소를 제거 또는 감소시키는 것이다.
기존의 성장 동력을 다른 것으로 바꾸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경제성장의 지속 가능성과 안정성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정책과 전략, 개혁과 유인책 등이 뒤따라야 한다.
현실은 그리 낙관적이지 않다. 경기 대침체와 날로 극심해지는 무역 마찰이 양국 관계를 벼랑 끝으로 내몰고 있다. 저축 부족으로 경제 기반이 흔들리는 미국과 차이나 드림을 내걸고 전진하는 중국 사이에 불안한 기류가 형성되고 있다. 양국이 좀 더 지속 가능한 관계를 구축하려면 탁월한 리더십, 정치적 의지, 공유 가치, 상호 신뢰 등이 절실하다.
미중의 관계 변화가 한국에 미칠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 저자에 따르면 역사적으로 중요한 시점에는 지정학적 안보와 군사적 판도 변화와 함께 경제적 지배권에도 변화가 일어나곤 했다. 미중의 무역 마찰이 언제 군사적 패권 다툼으로 불똥이 튈지 모른다.
국내 경제 사정도 심상치 않다. 2014년도 기준으로 자유로이 처분할 수 있는 국민처분가능소득 대비 민간소비지출의 비중은 62.4%다. 각국의 물가수준이 반영된 구매력기준으로 한국의 1인당 소비지출 수준을 OECD 주요 국가들과 비교해 보면, OECD 평균을 100으로 할 때 한국은 71.7%로 미국(154.4%), 영국(105.6%), 독일(102.6%), 일본(94.3%)보다 낮은 수준이다.
우리 소비수준은 미국의 절반에 불과하다. 왜 그럴까? 그 이유로 일자리 창출 실패, 실질임금 저하, 사회보장 혜택 부족, 이자 소득을 제한하는 금융 규제 등을 들 수 있다. 국민들은 살 길이 막막하고 노후가 불안하니 소비를 억제하거나 저축해 두려 할 것이다.
저자의 논리에 따르면 한국식 부동산 경기 부양이나 양적 완화 조치는 2008~9년 이후 미 연준이 시도했던 소비 진작 정책과 맥락을 같이 한다. 즉 부동산 가격을 끌어올려 그만큼의 소득 상승분을 소비에 쓰게 하자는 것이었다. 결과는? 말해 무엇할까.
이 책은 미중의 고래 싸움에 끼인 한국 경제의 앞날을 조망하는데 적지 않은 영감을 안겨주었다. 한국이 불황에서 벗어나려면 저자의 조언대로 거시적 경제구조의 변화를 통해 수출 경쟁력을 회복하고, 미중에 대한 지나친 의존도에서 탈피해야 할 것이다.
이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하나 있다. 일자리 창출을 위한 노력은 부단없이 추진하되, 당장은 복지 확대 등을 통한 소득 재분배가 우선되어야 한다. 'G2간 균형'이 중요하듯 '계층간 균형' 역시 이에 못지 않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