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브랜드는 도저히 내 취향이 아니었고, 데니슨 위트머는 밀크티에다가 버터를 한 웅큼 떨어뜨린 것 같았다. 4월과 5월은 정말 기절초풍할 정도로 우울했다. 셋 다 세 트랙을 채 넘길 수가 없었다.

 

정말 엉뚱하게도, 모든 면에서 엉뚱하게도 오늘 나에게 위로를 준 앨범은 이 앨범이었다. 크리스마스라니.

가디너의 바흐는 공통적으로 무슨 인장이라도 박혀 있는 듯싶다. 항상 '이것은 가디너'라고 말하는 것 같은.

 

크리스마스라니.

 

 

소모에의 욕망으로서의 삶. 죽음과 동의어인 삶. 누군가는, 아무런 의미도 가지지 않고 죽음으로 걸어가고 있는 중이니. 멈추라, 멈출 수가 없음이니. 보라, 볼 수도 없음이니. 울어라, 그저 울고만 있어라. 그녀는 땅 속으로도 물 속으로도 불 속으로도 들어가지 않고 완전히 어디론가 사라져버린다. 부활따위도 안 한다. 남겨진 이들에게 불행하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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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구만. 예상외로 괜찮다. 살이 떨리고 메테오가 낙하하는 듯한 충격은 못 주지만(그리고 지금까지 쏟아져 나온 그 무수한 골드베르크 녹음들을 생각하면 이젠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얘기지만) 이 연주가 수준급 이상의 그 어느메에 위치한다는 건 인정하지 않을 수 없을 듯. 테크닉적으로는 상쾌하게 탁월하고 굴드의 골드베르크에 자극 받았다고는 하지만 마냥 굴드적이진 않으며 임동혁이란 이가 보여주는 굴드와는 다른(그런 독보적인 감수성이 얼마나 되겠냐 라는 측면에선 어쩌면 당연한 건지도) 감성적인 연원이 적절하게 녹아들어가 있다. 한창 낭만주의 음악만을 팠던 양반이라 그런 삘링으로 몰아가지나 않을까 생각도 됐지만 여기선 절충점을 성공적으로 마련해낸 듯함. 녹음적으로도 음이 청명하게 잘 잡혀서 임동혁의 해석을 효과적으로 드러내보이고 있고. 비슷한 예라면 두다멜의 베토벤 연주쯤? 둘 다 젊기 때문이기도 하고, 둘 다 그 젊음이란 걸 굳이 숨기려 하지 않는다는 것도, 그리고 그런 자신들의 입장을 파악하고 최대공약수의 완충지점을 잡아낸다는 것도 그렇고. 당연히 그에 따라서 호불호도 갈리겠지만.

그런데 이 양반에 대한 주된 호불호는 그것보단 좀 셀러브리티한 영역의 것들이라.... 

 

여기선 앨범에 비하면 호흡이 약간 거친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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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가 오페라 듀엣 아리아를 즐겁게 듣게 될 정신세계를 갖추게 되리란 건 생각도 못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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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일어나보니, 텔레비전에선 현영이 공식석상에서 최초로 '누나의 꿈'을 라이브로 부르다가 가사를 틀려먹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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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chine g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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