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 글씨체를 잡아 주는 속담 따라 쓰기 바른 글씨체를 잡아 주는 따라 쓰기 1
고영종 지음, 하이툰닷컴 그림 / 주니어김영사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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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 글씨체를 잡아 주는 속담 따라쓰기


학교에서 글씨를 잘쓴다는 말을 들으니 딸아이 나름 어깨에 힘이 들어가있어요.

그런데 제가 보기엔... 아직 한참 멀었다는!!

저학년때는 궁서체로 제법 마음에 들게 쓰더니 이제 3학년이 되었다고

자신만의 필체가 조금씩 나오는 것 같아요. 그만큼 글씨를 마음대로!! 쓴다는 뜻이죠.

 

글씨체는 정말 한번 자리잡게 되면 죽을때까지. 평생 가는 것 같아요.

하루아침에 만들어지는 것도 아니고 하루아침에 바꿀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말이죠.

그래서 더 늦기 전에 자신만의 글씨체를 갖더라도

더 예쁜 글씨체를 갖게 해주고 싶어서 바른 글씨체를 잡아주는 책을 보게됩니다.

 


바른 글씨체를 잡아주는 속담 따라쓰기와 10칸 노트!

본책은 꾸준히 하고 10칸 노트는 방학숙제로 제출하면 좋겠어요.

그냥 칸만 나눠있는게 아니고 한페이지에 하나의 속담이 적혀있어요.

그냥 단어를 익히는 것이 아니라 속담을 배울 수 있기에 눈에 들어옵니다.

 

아이가 당연히 속담을 알수 있을거라 막연하게 생각했는데요.

공부를 하지 않고 접하지 않고 안다는 건 말도 안되는 생각이었어요.

이제부터는 하루에 한문장씩 쓰면서 접해보려구요.



 

다행히도 딸아이는 따라서 글씨쓰는 걸 참 좋아해요.

하나씩 채워가는 재미를 아는 것 같아요.

오늘은 연필로 따라서 써봤는데요. 아무래도 연필이 제일 좋긴 하겠지만

다양한 펜을 사용해서 연습하면 더 재미있어할 것 같아서 다음에는 마음껏 해보라고 하려구요.

 


글씨 따라쓰기는 집중력엔 정말 좋은 것 같아요.

많이 할 필요없이 속담 하나 따라서 한장씩만 해줘도 좋겠어요.


 

 

 

단계별로 총 4단계의 40가지 속담을 담고 있어요.

분량도 두껍지 않아서 편하게 쓸 수 있는 양이에요.

천 리 길도 한 걸음부터라도 쉬운 속담부터 차근차근 배워나가면

어려운 속담도 쉽게 익히고 어휘력도 많이 늘겠어요.


 


속담 한 문장에 두 페이지로 구성되어있는데요.

간단하게 속담에 담긴 뜻도 담아두었어요.


띄어쓰기도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겠어요.


 

 

 

 

글자를 따라 쓰는게 생각처럼 쉽지만은 않다고 하네요.

아무래도 기존에 쓰고 있던 습관때문에 더욱 그럴거라는 생각이 들어요.

지금은 비록 힘들겠지만!!

꾸준히 따라하다보면 글씨체가 더욱 예뻐질 거라고 기대해봅니다.

 

한권을 다 마무리하고 나서 어떤 글씨체로 변해있을지 무척 궁금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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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도 때론 사표 내고 싶다 - 대한민국에서 엄마로 산다는 것
문현아 지음 / 지식노마드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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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도 때론 사표 내고 싶다

 

 

"초등학교 때는 서울대를 가야 한다고 생각해서 서울우유를 먹여,

중학생이 되면 연세우유를 먹다가,

고등학생이 되면 건국우유를 먹어.

그러다가 고3이 되면 매일이유를 먹는데."

 

막말로 지새끼는 천재로 보인다!!!라는 말이 나에게도 허튼 말이 아니었다.

똑똑해보이는 딸아이 가만히 둬도 잘하길래 나는 아무것도 안하고 내비두면 다 잘할 줄 알았다.

그러다 초등학교 2학년때 갑자기 달라진 수학문제집 앞에서 여지없이 그런 환상은 한방에 깨졌다.

버럭버럭하기를 일상으로 가슴 저 밑에서 터져나오는 울화통을 참지 못해서

남편을 붙잡고 쓸데없이 눈물을 쏟기도 했다.

 

그러던 나에게 던진 남편의 "우리 딸은 천재가 아니야." 라는 말한마디에 정말 한순간에 모든 것이 정리되었다.

거짓말처럼.

내 아이를 평범하게 보는 것. 나와 아이를 일치시키지 않는 것이 왜 중요한지를

큰 홍역을 치루며 겨우 깨닫게 되었다.

 

"엄마도 때론 사표 내고 싶다"

이 책을 보면 정말 그때 생각이 불쑥 튀어나온다.

내가 아이에게 얽매여 들인 공만큼 나를 평가해주지도 않았고

아이도 변하지 않는다. 아이는 아이 그대로일뿐 나와 일치되는 존재가 아니었다.

그래서도 안되는 존재이고.

 

이 책에서는 엄마들이 느끼고 있는 현실의 엄마의 역할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조금 더 편안한 인터뷰의 내용을 담고 있었으면 더욱 공감의 고갯짓을 격하게 끄덕이며 볼 수 있었을 것 같다.

통제자료의 삽입처럼 약간은 분석하는 듯한 느낌이라서 그럴까. 

이미 속이 너무 뻥뻥 뚫려서 그럴까.

더 리얼하고 속시원한 이야기를 듣고 싶었는데 만족스럽게 채워주지는 못했다.

 

대한민국에서 '엄마'라는 이름으로 살고 있는 21명의 엄마들의 소리를 더욱 깊게 듣고 싶었다.
현실에서 요구하는 엄마의 역할은 정말 어마어마한 것 같다.

아이의 양유에서 교육까지.

거기에 하나 더해 아이가 잘못되면 모든 책임과 차가운 손가락질은 모두 엄마에게로 향한다.

무언의 그 손가락질을 받지 않기 위해 엄마라는 여자는 천하무적이 되야한다.

 

워킹맘이 되면 전업주부가 하는 일에 일까지 모든 것을 떠맡아야한다.

물론 시대가 변해서 남편이 많이 도와준다고 하지만

개인적으로 그런! 남편은 내게 없다!

 

앞으로 아이들이 더 크게되면 자연스럽게 사회로 뛰어들어야하는데

그런 것들이 합쳐져 더욱 암담함으로 다가온다.

엄마도 때론 사표 내고 싶다엔 외로운 싸움을 하고 있는 엄마들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조만간 닥쳐올 나의 이야기들이기에 한숨반 고민반으로 쉽게 쉽게 책장이 넘겨지질 않는다.

 

모든 육아서들이 말하고 있듯이...

결론은 엄마도 자기 자신을 찾아야한다는 것.

아이와 나를 일치하지 말라는 것은 공통된 분모인 것 같다.

거기에 사람들을 향해 어마에 대한 손가락질을 이제 그만 두라는 과감한 말을 더한다.

물론 그 속에는 '엄마' 자신도 포함되어 있다는 사실도 알고 있으라는 말도 잊지 않는다.

 

성적에 연연하지 말자! 아이를 행복하게 키우자!고 생각하면서도 참 쉽지가 않다.

아이들이 어렸을때는 한글과 영어 천천히 하면 되겠지하고 생각했지만 때가 되니 한글떼기로 조급해지고

초등학교 되기 전에는 성적에 연연하지 않는 엄마가 되자고 결심했지만 때가 되니 아이 성적표에 심장이 벌렁벌렁해지는

그런 엄마가 되어있었다.

지금은 대학에 보내기 위해 애를 쓰는 엄마들을 보며 나는 그러지말아야지... 하면서도

때가 되면 분명 나도 그 대열에 어김없이 합류해있을거라는 생각이 든다.

 

피할 수 없으면 즐기라고 했던가!

까짓 엄마노릇! 이리 구르고 저리 구르고 순탄치만은 않은 일정이겠지만

이왕이면 죽겠다 죽겠다하지 말고 살겠다 살겠다하면서 해야겠다.

 

엄마도 때론 사표 내고 싶지만!!! 그 사표 마음 안에 그냥 고이 모셔놓겠다.

내 구여운 두 녀석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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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함을 드세요
오가와 이토 지음, 권남희 옮김 / 북폴리오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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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책없이 또 울었다...

 

"나는 눈물이 날 것 같았다. 그저 할머니한테 빙수를 먹게 해주고 싶은 것뿐인데, 어째서 이렇게 슬퍼지는 거지.

하지만 빨리 말해, 하고 뭔가가 내 등을 세게 밀어주었다...... 입술을 꽉 깨물고 눈물이 떨어지는 걸 참았다."

 - 할머니의 빙수편.

 

 

책 속 주인공은 입술을 꽉 깨물고 눈물이 떨어지는 걸 참았는데 나는 그 모습을 상상하며 하염없이 펑펑 울었다.

요즘 가족의 따뜻한 이야기가 나오는 글을 읽다보면 나도 모르게 가슴 저쪽에서 스멀스멀 뭔가가 올라오는 것을 느낀다.

 

따뜻함을 드세요는 책 제목 그대로 따뜻함을 스멀스멀 풍기는 이야기였다.

치매에 걸린 할머니를 위해 예전 할머니와 함께했던 기억을 더듬어 후지산을 닮은 빙수를 사러 무턱대고 달려가는 아이.

기다란 줄을 과감하게 무시하며 주인 아저씨께 

"할머니가 이제 곧 돌아가실 것 같아요. 그런데 마지막으로 이 집의 빙수가 먹고 싶다고 해서....."

라며 눈물을 한움큼 먹으며 말하는 아이. 그런 아이에게 별다른 말없이 빙수를 아무렇지도 않은 듯 포장해 주는 주인.

 

책을 읽고 있으면 장면 장면이 그대로 머리 속에 스르르 영상으로 스쳐지나간다.

상황에 기다란 부연 설명도 진부한 울음 짜내려하지 않는데도 장면만으로 울게 만들다니!!

 

오가와 이토.

음식을 통해서 마음을 위로하는 이야기를 들려주는 작가라는 표현을 이제야 이해할 것 같다.

 

 

이 책에는 7개의 짧은 이야기가 담겨있다. 각 이야기는 모두 음식과 관련된 추억을 가지고 있다.

치매에 걸린 할머니를 위해 빙수를 사오는 아이,

돌아가신 아버지가 자주 찾았다던 삼겹살 덮밥집에서 청혼을 하는 남자.
향긋함을 담고 있는 송이버섯을 함께 나누며 마지막 이별을 하는 남녀,

결혼식을 앞두고 마지막 식사를 하는 부녀,

홀로남겨진 아내의 추억,  자살을 결심한 사람들,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내고 남겨진 사람들.

이별과 죽음을 경험한 사람들이 음식과 관련된 추억을 가지고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러게, 평생 맛있는 것을 먹게 해줄 사람인지 아닌지, 잘 지켜봐야지....

오랜만에 좋아하는 사람과 소소한 대화를 나누는 사소한 행복을 느꼈다.

순간, 벅찬 감정이 세차게 몰아칠 것 같았다." - 아버지의 삼겹살 덮밥


 

음식과 함께한 추억은 신기하게도 오랜 기간 몸안에 버릇처럼 남아있는 것 같다.

아빠와 함께 기름이 튈까봐 온몸에 비닐과 천을 둘러싸고 함께 만들었던 오징어 튀김!

맛있다는 말에 아빠가 만들어 놓은 엄청난 플라스틱 통을 가득채운 김밥들!

아이들과 동네로 소풍간다는 말에 동그란 소시지에 달걀을 묻혀 만들어준 엄마의 도시락!

초등학교를 들어가기도 전의 일인데 다른 일들은 생각도 잘 안나는데 이런 기억들은 머리 속에 남아 있다.

나이가 들수록 엄마가, 할머니가 해주던 손맛의 음식을 찾는 것들이

맛을 찾는다기보다 그때 함께하던 사람들과 추억을 상기시키고 싶어서가 아닐까 생각된다.

내가 정말 좋아하는 달걀 묻힌 소시지를 남편은 좋아하는데 아이들이 좋아하지 않는 걸 보며

새삼 그런 것들을 느낀다.

나와 남편을 공유할 수 있는 그 시대의 추억들을 이 아이들은 모르는 구나...

 

아마도 이 아이들은 소시지보다 패밀리래스토랑의 음식보다

아빠가 손수 처음으로 끓여준 짠라면이나

내가 엄마보다 하면 잘하지!라면서 아빠가 요리사 흉내를 낸

오이를 썰고 달걀을 얹은 짜파게티를 더 기억에 남기고 어른이 되서도 먹고 싶어하지 않을까?

 

따뜻함을 드세요에서는 평범한 사람들이 일상에서 함께하고 먹었던 음식들과 추억을 함께 먹을 수 있었다.

각박하게 살아가는 요즘.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맛있는 음식을 함께 나눌 수 있는 것만으로도 소소한 행복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해준다.

 

당신에겐 추억의 음식이 있나요?

 

추억할 수 있는 더 많은 음식을 먹고 싶어진다!

그래서 가을이 살찌는 계절인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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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의왕이 되는 추리 상상 퀴즈 100 창의왕이 되는 퀴즈 100
김충원 지음 / 진선아이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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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날치기 도둑을 찾아라!

지나가던 한 사진사가 핸드백을 훔쳐 도망가는 날치기 도둑과 그를 쫓는

사람들을 촬영했어. 그런데 사람들을 일부분씩밖에 찍지 못했지. 과연 누가 도둑일까? "

 

위의 문제를 보고 그림 속에서 날치기 도둑을 바로 찾으셨나요?

6살 후니랑 저도 해봤는데 우리 둘은 틀리고 10살 누나는 맞췄다죠.

저는 경찰!!!은 아닐거라는 선입견을 가지고 문제를 푸니 도통 머리가 돌아가질 않더라구요.

 

누가 누구의 앞에 있고 뒤에 있는지 한 사람씩 정확하게 대조해서 나열해 보면

쉽게 알수 있어요. 정답은 "몽둥이를 든 경찰이 범인!!!"

 

이 책은 이렇게 추리 퀴즈와 상상 퀴즈 100문제를 싣고 있어요.

정답을 딱 찾을 수 있는 문제도 있지만 창의력으로 얼마든지 정답이 바뀔 수 있어서

아이들의 창의 코칭에 도움이 되겠어요.

 

 

평소 명탐정 코난을 즐겨보는 아이라서 이 책을 좋아하겠다고 생각했는데

역시나 받자마자 한참을 들고 보네요. 동생은 누나만 맞춘다고 삐져있는 상황!
아무 페이지나 편하게 펴서 문제를 풀어나가면 되는 형식이라서

아이들과 같이하면 재미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림체가 눈에 들어왔는데 "김충원" 지음으로 되어있었어요.

아이들 그림을 김충원 작가의 교재들로 시작한지라 왠지 더 반가웠다죠.

그림을 가르쳐주는 책이 아니라 이런 책도 만드시는구나 신기하기도 했어요.

 

"추리"란 알고 있는 한두 개의 사실에서 새로운 결론을 이끌어 내는 것이죠.


명탐정 코난이나 추리소설을 보면 정말 쓰윽 지나가버리는 상황에서

냉철한 관찰력과 추리능력으로 사건을 해결하는 모습에 통쾌함이 느껴지는데요.

아이들이 이 책을 통해 스스로 탐정이되서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재미를 느낄 것 같아요.

 

 

 

 

조각맞추기, 퍼즐, 그림그리기등 다양한 문제를 담고 있어서

지루하지 않게 할 수 있겠어요.

이번 추석에 할머니 집에 갈때 가지고 가면 잘 활용할 것 같아요.

잊어버리고 책꽂이에 꽂아놓고 그냥 가지 않게 가방에 잘 넣어둘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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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개 장발 웅진책마을 44
황선미 글, 김은정 그림 / 웅진주니어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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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당을 나온 암탉이 자식을 향한 끝없는 엄마의 정을 담고 있다면

푸른 개 장발은 자식을 향한 묵묵한 아버지의 정을 듬뿍 담고 있었다.

 

푸른 개 장발.

표지를 장식하고 있는 털이 덥수룩한 푸른 삽쌀개의 눈빛이 나를 잡는다.

마당을 나온 암탉의 저자의 책이기에 기대를 많이 했는데

역시나 전작을 뛰어넘는 감동에 감동을 줬다.

아이들 책을 보며 눈물을 흘리기는 쉽지 않은데 책 속의 이야기에 빠져

울컥울컥 감정이 몇번씩 격해진다.

 

 


이 책은 목청씨라 불리는 할아버지와 잡종 삽쌀개 장발의 이야기다.

책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시선 장발이다.

마당을 나온 암탉처럼 개와 고양이가 이야기를 하고 그들의 눈으로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래서 짜내지 않는 자연스러운 공감과 감동이 전해지는 듯하다.

 

마당 넓은 시골집. 담요가 둘러져 있는 철망안 장발은 그곳에서 태어났다.

다른 강아지들과 달리 장발은 까맣고 털도 덥수룩하다.

어미 누렁이는 그런 장발이 탐탁지않다.

 

장발은 힘센 형제들 사이에서 엄마젖을 차지하지 못하고 밀려 나동그라졌다.

"무녀리도 아니면서 왜 밀려나느냐."

목청씨는 그런 장발을 손바닥에 올렸다.

할아버지의 손에서는 싸한 냄새, 형제들에게 밀려 깔개 밖으로 나동그라졌을 때

철망에 부딪히면서 맡았던 냄새가 났다. 철망에 부딪힐 때처럼 머리를 아프게 하는 냄새.

그 순간 장발은 꼭 감고 있던 눈을 처음으로 떠 검은 딱지가 가득한 목청씨를 바라봤다.

"어허? 제법일세! 맨 먼저 눈을 떴구나!"

목청씨는 가운데를 차지하고 있던 새끼 누렁이를 반짝 들어냈다.

그리고 그곳에 장발을 놓아주었다.

 

장발과 목청씨는 그렇게 처음 만났다.

그 뒤로 목청씨는 장발을 '자~앙'으로 부르며 속정을 나누게 되었다.

 

 

 

이 책을 읽다보면 아버지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

표현하지 않지만 뒤에서 묵묵한 사랑을 품고 있는 아버지.

어머니를 떠올릴때와는 다른 가슴 아린 느낌.

목청씨를 보면 내 아버지가 떠오른다.

 

 

 

 

 

나에게는 자라는 내내 한번도 표현하지 않던 말들과 몸짓을

손녀,손자들에게 아낌없이 쏟아내는 아버지를 보며

어찌 저런 것들을 속에 품고 살았을까 싶다.

아버지도 어머니와 똑같은 존재였음을...

나와 늘 함께 하던 사람이었음을 뭉클하게 되네이게된다.

책 속에서 내 아버지와 자주 만나게 된다.

 

 

중간 중간 삽입된 예쁜 그림들이 눈에 들어온다.

누렁이가 물어뜯어 망가진 신발대신 목청씨의 신발을 신고 있는 아이.

목청씨는 장발이 그런줄 알고 빗자루로 허튼 매질을 한다.

아이는 그런 장발을 따뜻하게 다 알고 있다는 듯 쓰다듬어주며 초콜렛하나를 건넨다.
그 뒤로 장발은 아이의 달큰한 냄새를 좋아하게된다.

 

아이와 장발의 잔잔한 이야기를 보며 내 아이에게도 강아지를 꼭 한번 키우게해주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 책에는 장발이 태어나서 눈을 감을때까지의 일생을 담고 있다.

집이 비어있는 사이.

어미와 형제가 낡은 구두의 남자에게 잡혀가는 것을 보고 막으려하지만

사정없이 매만 맞고, 그 남자의 구두 한짝만 물고 목청씨의 집으로 돌아온다.

 


 

 

 

" 낡은 구두를 앙 물고 장발 목구멍에서 신은 소리가 비어져 나왔다.

어두워지는 대문 앞에 목청씨가 흔들리는 그림자처럼 서 있었던 것이다.

자앙?

목청씨의 굵고 떨리는 목소리가 어둠 속으로 퍼져 나갔다.

장발은 미친 듯이 달려갔다.

목청씨가 몸을 조금 수그리면서 두 팔을 벌렸고, 장발은 쓰러지듯 안겼다."


아버지의 사랑. 이런게 아닐까?

평상시에는 전혀 모르다가 내가 정말 힘든 상황에 처하고 필요로할때

고개를 돌리면 언제나 내 옆을 지켜주던 사람.

가슴 저 밑에서 울컥하는게 또 넘어온다.

목청씨와 장발.

개와 사람의 이야기지만 그 속엔 아버지의 사랑이 녹아있었다.

자식을 낳아서 제대로 키워보지도 못하고 모조리 빼앗겨

그 모습을 지켜볼수밖에 없는 어미개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된다.

눈을 떠서 털이 보송보송해질 시기에 어김없이 주인은 어미개에게서 새끼를 빼앗아간다.

그 뒤로 죽을 때까지 지새끼를 다시는 만날 수 없다.

정말 생각하면 할수록 안타까운 일이다.

 

 



 

 

 

 

목청씨는 장발이 무녀리 새끼를 잃었을 때도,

보기만 해도 뿌듯한 새끼 고리를 잃었을 때도,

새끼를 가진 몸으로 피투성이가 되어 누워있을 때도.

생의 마지막을 넘길 때도 늘 함께였다.

장발은 자신의 새끼를 데려가버린 목청씨의 팔뚝을 사정없이 물었고

그를 용서할 수 없었지만 늘 장발의 곁을 지켜준 것은 목청씨였다.

 



늘 함께 있어서 알아보지 못했던 존재들에 대해서도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한다.

마당을 나온 암탉을 보면서 굉장히 감동적이었는데

푸른 개 장발 그에 못지 않다.

초등학생용으로 나온 책이지만 어른 들이 읽어도 좋을 그런 책이다.

목청씨와 장발 아주 오랫동안 마음에 남을 것 같다.

 

책속 배경이 되는 감나무옆 달팽이 계단이 있던 집은 

황선미 작가가 예전에 살았던 집이라고 한다.

떠돌이 품팔이꾼이던 아버지가 사우디아라비아에 가서 번 돈으로 샀던 집.

엄마가 고단한 생선 장사를 잠시 쉴 수 있었던 집.

저자에게는 아득하게 먼곳이 되었고 아무것도 아니라던 그 집.

그렇게 표현한 저자의 마음을 나는 왠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괜시리 그 마음 시린 기억의 달팽이 계단에 가면 장발과 목청씨를 볼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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