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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2월. 마른 바람이 맵지만, 그래도 1월 다르고 2월 다르네요.
길어진 오후, 따듯한 햇살만으로도 살아야하는 이유는 충분한 듯합니다.
신간 서적을 살펴보다 보면 저절로 읽고 싶은 '강력한' 욕망이 일어납니다.
함께 읽고, 쓰는 도반이 있어서 행복합니다.
『장자 강의- 혼돈의 시대에 장자를 읽다』 전호근 지음, 동녘, 2015. 1.
전쟁이 끊이지 않았던 시대의 장자의 선택은 소요유(逍遙遊), 정처 없이 떠돌며 노니는 것. 그렇지만 소요유가 함의하는 메타포는 그렇게 간단한 독해는 아닌 듯하다. 동양철학을 공부하는 분들이 돌고 돌아 다시 장자에게 돌아가는 모습을 여러 번 보았다. 그는 단순한 체념에서 세상을 등진 철학자가 아니라, 자신만의 비전을 가진 혁명가다. 혼란과 불안의 시대, 장자를 다시 읽어야 할 이유는 충분하지 않을까?
『사진 인문학- 철학이 사랑한 사진 그리고 우리 시대의 사진가들』 이광수 지음, 알렙, 2015. 1.
1부 사진의 인문학 목표를 보고 나니, 사진을 보고 철학을 읽고 싶은 욕망이 솟구친다. 벤야민, 바르트, 하이데거, 칸트, 엘리아데, 구하, 레비스트로스, 데리다, 사이드, 들뢰즈, 푸코, 보드리야르 철학을 보여주는 사진은 어떤 것일지 호기심이 인다.
『사회를 보호해야 한다 - 콜레주드프랑스 강의 1975~76년』, 미셸 푸코 지음, 김상운 옮김, 난장, 2015. 1.
사적인 감흥과 노고를 떠올리게 하는 책이다. 처음 이 책을 읽었던 것은 세기말의 어느 날이었다. 오랜만에 만난 영국에서 지내던 친구가 선물해준 책이었다. 우리는 그 시절 “사회를 개혁해야 한다.”는 선언적인 말에 취해 있었다. 그때만 해도 나는 푸코의 『성의 역사』도 『광기의 역사』도, 『지식의 고고학』도 알지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문선에서 박정자 선생님께서 번역하신 이 책은 나에게 이해하지 못해도 동의할 수 있음을 경험하게 했다. 그 이후, 대학원에서 이 책으로 공부한 기억이 선연하다. 다시 정독하고 싶은 책이다.
『미국 이후의 미국 - 그들이 그럼에도 강한 이유』, 박선규 지음, 미다스북스, 2015. 1.
저자의 화려한 이력 때문에 이 책을 추천하는 것은 아니다. “종군 기자, 미국 의회 보좌관, 청와대 대변인, 차관 등 다양한 경험을 한 저자가 경험과 관찰을 통해 풀어낸 미국의 핵심 역량”을 보는 일은 우리에게 어떤 의미가 있을까? 2014년 한국이라는 공간 속에 함께 했거나, 타국에서 한국에 채널을 두고 살았던 사람들은 모두 ‘세월호’라는 세 글자로 집단 기억을 형성했다. 저자의 “세월호를 어떻게 넘어야 하나”라는 질문은 우리 모두의 질문이기도 하다. 이 정권 아래에서 절대 넘어설 수 없겠지만, 우리는 끝까지 진실을 밝히기 위한 노력할 것이다.
『나는 시민인가- 사회학자 송호근, 시민의 길을 묻다』, 송호근 지음, 문학동네, 2015. 1.
한국인의 인성이 공익보다 사익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는 것에는 ‘상식적인’ 이유가 충분히 있다. 상대평가로 자신의 사회적 좌표가 정해지고, 불평들이 만연하다 보면 친구 간의 우정도, 직장 내의 동료성도, 지역 사회의 연대도 약해질 수밖에 없다. 시민 정신이 약해지는 것도 당연하다. 이 책에는 사회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공유 코드’를 가지고 좀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가려고 노력하는 ‘시민’에 대한 저자의 성찰이 담겨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