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래보 경제학] 서평단 알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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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래보 경제학 - 새로운 부와 네트워크를 창출하는 콜래보레이션 성공전략
데본 리 지음 / 흐름출판 / 2008년 10월
평점 :
절판
콜래보 경제학 (collabonomics)이라는 생소한(?) 용어는 Collaboration과 Economics의 합성어로 우리말로 한다면 협력의 경제학으로 표현됩니다. 기업간의 협력(collaboration)을 통해서 상호간에 금전적인 이익이나 부가적인 이득 (브랜드 인지도 상승, 고객 네트워트 확장 등)을 얻어내는 일련의 과정을 말하는 것인데, 이 책은 이러한 기업에 이득이 되는 collaboration의 의미와 중요성에서 시작하여, 콜래보레이션의 유형과 성공적인 실례들, 콜래보레이션의 실제 활용을 위한 방법 등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애플의 아이팟이 성공한 요인은 무엇일까? 애플 스스로는 공식적으로는 디자인 때문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은 그 말에 공감한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이고, 거기에 아마도 애플의 CEO 스티브 잡스의 능력 정도를 중요한 요인으로 덧붙이지 않을까 합니다. 그렇다면 스티브 잡스의 능력이란 무엇이었을까? 그리고 이 책의 저자가 말하는 아이팟이 우리나라의 아이리버나 삼성의 옙을 저만치 따돌리고 눈부신 성공을 일궈낸 진정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저자는 아이팟의 디자인이 훌륭해서 그런 성공을 일군 것이 결코 아니라, 애플이 아이팟을 내놓으며 열중했던 MP3의 내용을 채워줄 '콘텐츠 프로바이더 (음반업체나 가수)들과 함께 서로 시너지를 창출하며 수익을 나눌 수 있는 협력의 네트워크의 창출'했던 것에 그 답이 있다고 말합니다. 즉 우리나라의 MP3 업체들이 MP3라는 하드웨어만을 파는데 골몰한 반면, 애플은 아이튠즈라는 서비스를 아이팟과 결합시켜 MP3로 인해 해를 입게 될 수도 있었을 가수나 음반업체 등과 이익을 상호 분배하며 다양한 음원을 소유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함으로써, 상호 시너지를 일으키는 '양보와 협력의 비즈니스 모델'을 성공적으로 이루어냈다는 것입니다. 즉 콜래보레이션이 말하는 경쟁력이란 내가 살아남기 위해서 너를 죽여야하는 '전쟁의 기술'에 근거한 것이 아니라 상호 협력하여 '함께 해서 더 좋은' 결과를 얻어내는 '협력의 기술'이 바탕이라는 것입니다.
이러한 콜래보레이션에 대한 중요성은 저자가 말하는 콜래보레이션의 여러 형태와 그러한 협력을 통해 성공적인 결과를 이끌어 낸 실례들을 잠시 들여다 보면 훨씬 더 쉽게 이해가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저자는 크게 다섯가지 형태의 콜래보레이션을 언급하고 있습니다. 먼저는 아트 콜래보레이션으로, 문화와 정보도 짧은 시간에 간편하게 즐기먹는 스낵컬처 시대에 한번 사면 오래 쓴다는 관념에 구매주기가 길어질 수밖에 없어 어려움을 겪어야 했던 명품업체 루이비통이 추구했던 방식으로, 여러 유명 아티스트들과 차례로 콜래보레이션하여 각각의 제품을 많이 팔면서도 예술품과 명품으로서의 희소성도 함께 유지할 수 있었던 전략입니다. 다음은 고가와 저가의 콜래보레이션으로 현대의 소비자들이 감성적인 만족이 중요하지 않은 일상제품은 초저가 브랜드를 택하고 감성적인 만족이 중요한 제품에는 비용을 더 지불하더라도 만족스런 제품을 구매하는데 망설이지 않는 경향에 근거하여, 적절한 가치를 지닌 제품으로 양극화된 소비시장을 공략하는 전략으로, 오리온의 닥터 유 프로젝트, 외국계 할인점과의 경쟁에서 한판승을 거둔 이마트의 전략을 예로 들고 있습니다. 세번째는 공간의 콜래보레이션으로 소호의 프라다 매장, 인사동의 쌈지길처럼 한 지역의 랜드마크가 되도록 공간을 차지하고 구성하여 집객효과와 매출의 상승을 꾀하는 전략입니다. 네번째는 하이컨셉 콜래보레이션으로 소비자의 마음을 건드릴 수 있는 전략적인 협력을 이루어 사람들의 마음을 점유하라는 것인데, 삼성 애니콜의 베네피트와의 협력, LG전자와 뉴 비틀의 이미지와의 만남을 예로 들고 있습니다. 다섯번째는 스타 콜래보레이션으로 브랜드의 정체성과 어울리는 스타를 택해, 그 스타만이 들려줄 수 있는 스토리를 바탕으로, 제품을 통한 더욱 확고한 스타의 레거시를 창출하는 과정을 통해 경제적인 협력을 이루는 전략인데, 마이클 조던과 나이키의 운동화 에어 조던이 좋은 실례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콜래보레이션이 성공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점은 '지는 것이 이기는 것이다'는 진리에 있다고 저자는 강조하고 있는데, 협력상대를 최대한 배려하고 자신을 낯췄지만, 중요한 이득은 모두 취했던 LG전자의 프라다 폰, 퓨마와 샌더의 콜래보레이션을 예로 들고 있습니다.
이 책은 우리 주위에서 실제로 무수히 실행되고 있지만 일반인들은 쉽게 눈치조차 채지 못하던 기업들의 콜레보레이션을 통한 다양한 전략적인 행동들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성공적인 예들은 실제 콜래보레이션의 힘이 어떤 것인지를 직접적으로 느끼게 해주고, 실패한 경우들은 콜래보레이션이라는 개념이 단순한 1+1=2라는 산술적인 개념으로 접근할 수 없는 세심한 감성과 지성의 조화를 요구하는 영역이라는 생각을 하게 만듭니다. 그리고 여러 콜래보레이션의 예들을 접하노라면, 왜 닌텐도의 경쟁자가 나이키의 운동화가 될 수 있고, 코카 콜라의 경쟁자가 펩시 콜라가 아닌 전혀 다른 형태의 기업이 될 수 있는지에 대해서 이해의 폭을 넓힐 수가 있는 기회가 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이러한 콜래보레이션이라는 개념이나 실례들을 이 책에서는 여러 기업집단의 협력으로 설명하고 있지만, 그 범위를 조금 더 좁히고 가까이 끌어와서 우리 개개인의 삶의 영역이나 소집단의 활동영역에서 활용점을 고민해 본다면 그러한 영역에 합당한 협력의 시너지를 위한 다양한 아이디어와 결과들을 이룰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는 시간이었습니다..... 뭔가 새로운 개념을 읽고 익힌다는 즐거움이 있는 기간이기도 하였구요..... 마지막으로 한가지, 이 책은 괴짜 경제학이나 경제학 콘서트, 또는 일반 대중을 상대로 했던 여러 경제학책들이나 행동경제학을 소개하던 책들과는 조금 다른, Collaboration이라는 부분에 중심을 둔 좀더 전문적이고 세부적인 영역의 책이라는 말을 덧붙이고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