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료의 선물
Irvin D. Yalom 지음, 최웅용 옮김 / 시그마프레스 / 200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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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롬의 책이다. 그의 치료의 철학인 실존주의적 심리치료를 풀어 쓴 책이다. 실존주의적 심리치료접근은 우리를 괴롭히는 내적 갈등이 억압된 본능적 축, 혹은 내면화된 중요한 성인, 잊혀진 외상적 기억 잔재들과의 투쟁에서 비롯될 뿐만 아니라 실존의 주어진 것에 대한 직면에서 비롯된다고 가정한다. 그렇다면 실존의 주어진 것이란 무엇인가 만약 자신이 매일의 상황의 관심사를 가려내거나 묶고 또 세상에 있어서 자신의 상황을 깊게 생각한다면, 우리는 불가피하게 존재의 심층적 구조(궁극적 관심사)에 도달할 것이다. 얄롬의 견해에 의하면 그것은 즉 죽음, 고립, 삶의 의미 그리고 자유이다. 이 책은 이 네 가지 주제를 87장에 걸쳐 소개하고 있다. 제1부는 지금-여기, 치료자의 자기(the self)의 사용, 그리고 치료자의 자기노출을 특별히 강조하면서 치료자-환자 관계의 본질에 관해 기술하고 있다. 제2부는 과정에서 내용으로 바뀌고 죽음, 삶의 의미 그리고 자유(선택하고 책임지는 것)의 궁극적 관심사를 탐구하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제3부는 일상적인 치료에서 제기되는 다양한 문제들에 대해 기술하고 있다. 제4부는 치료에서의 꿈의 사용, 제5부는 치료자가 되는 것의 특혜와 위험성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이전 책 실존주의 심리치료가 이론서였다면 이 책에서는 치료현장에서 얄롬이 고민한 것들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실존의 문제에 대한 고민이라고 하면 요즘같은 세속화 사회에서 누가 그런 고상한 고민을 할 것이며, 먹고 살기 바쁜 일상에서 누가 그런 사치스런 고민을 할 것인가하고 우선 생각이 들텐데 외래에 오는 많은 환자들이 실은 삶의 의미를 찾지 못하는 경우가 흔하다. 특히 치료자가 관심을 갖고 탐색할때 실존적 주제에 관한 많은 것들이 드러나곤 한다. 실존적 주제는 그만큼 반드시 관심을 가져야 할 주제다. 또한 방법적 문제에서도 어차피 많은 사람들이 오가는 외래나 지역에서 함께 거주하는 치료자가 자신의 익명성을 철저히 지키기는 곤란할 수 밖에 없기에 치료자의 많은 정보가 이미 노출되어 있는 경우가 많은데, 얄롬이 말한 치료자의 자기노출은 이와는 조금은 다른 개념이지만 치료자가 환자에게 느낀 감정들을 솔직하게 말하는 것으로 이해하면 좋을 것 같다. 이에 관해서는 최근 나 스스로 환자와의 관계에서 정말 놀라울 정도의 발전적 변화를 가져왔다. 내 느낌을 말함으로써 환자는 내가 자신을 얼마나 이해하고 있는지, 환자 자신이 타인에게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알 수 있으며, 나 또한 내 느낌을 말하면서 동시에 환자에 대해 더 많은 것을 가슴깊이 공감하게 되었다. 단 주의하여야 할 것은 치료자가 자신의 느낌을 환자에게 솔직히 말하는 것이 중요한 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제안의 형태가 되어서는 안될 것이다. 곁에 두고 자주 펴 보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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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다 냉정하게 보다 용기있게
어빈 D.얄롬 지음, 이혜성 옮김 / 시그마프레스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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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롬이 죽음의 문제를 정신치료의 중심에 두어야 함을 역설한 책이다.

얄롬은 자신의 정신치료의 철학적 모토를 실존철학에 두고 있는데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야말로 인간을 존재를 망각한 상태에서 존재로 가득찬 상태로 쉽게 돌려 놓을 수 있는 주제라고 한다.

인간은 죽음에 대한 고민이나 커다란 상실, 위기 등을 계기로 실존의 문제를 직면할 수 있는데 이러너 위기야 말로 자신의 삶을 돌아볼 수 있는 기회라는 것이다.

정신치료를 하는 대부분의 사람들도 일반인과 마찬가지로 죽음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으로 인해 죽음의 문제를 치료장면에 끌어오는 것을 부담스러워 한다. 얄롬은 인간의 원초적 두려움으로서 거세공포나 외디푸스 컴플렉스 등의 이론을 거부하고 죽음이야말로 모든 인간이 직면할 수 밖에 없는 근원적인 공포라고 주장하고 이것을 다루지 않고서는 실존적 고민에 접근할 수 없다는 것이다. 책의 후반부에는 방법론적으로 얄롬이 중요하게 여기는 지금 여기, 내용이 아닌 과정(관계)의 문제에 대한 내용이 나오는데 이 부분이야말로 이 책의 백미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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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 합본 메피스토(Mephisto) 13
더글러스 애덤스 지음, 김선형 외 옮김 / 책세상 / 200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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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유명하다고, 닥터 후의 저자가 쓴 책이라고, 1300쪽짜리 합본으로 나온게 세일하길래, 그래서 봤다. 두 번씩 지구가 멸망하는 것을 지켜봐야 하고, 윤회를 거듭하며 우연히 한 생명을 거듭해서 죽이게 되고, 우주선의 배삯을 마련하기 위해 팔아먹은 정자에 의해 잉태된 감당못할 성격의 낯선 이를 자식으로 삼아야 하는 등 이 작품은 철저히 삶 자체의 의미를 지워버리길 요구하고 있는데 전혀 진지하지 않고 웃기다 못해 슬픈 그야말로 웃픈 시츄에이션의 철학적 농담을 전달하고 있다. 고 말하고 싶지만 아마도 저자는 이 작품에 대해 이런 진지한 얘기는 듣고 싶어 하지 않을 것 같다. 시간 때우기에는 좋지만 들고 다니며 읽으려면 팔이 많이 아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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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체가 눈물을 흘릴 때 - 개정판 Meaning of Life 시리즈 11
어빈 얄롬 지음, 임옥희 옮김 / 필로소픽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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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롬이 소설의 형식으로 쓴 정신치료의 한 모습이다. 궁극의 절망의 철학자 니체와 정신분석의 효시라 할 수 있는 브로이어와의 대화를 소설로 구성했다. 얄롬은 쇼펜하우어나 니체를 자신의 치료철학의 모토로 삼은 듯 한데 그들이 주장한 허무와 절망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한 번 삶을 살아내는 극복인의 정신을 얄롬은 이 책 곳곳에서 니체의 핵심사상을 통해 소개하고 있다. 지금 여기에서 환자와 치료자 사이에서 벌어지는 사건에 중점을 두는 얄롬의 치료법과 니체와 쇼펜하우어의 사상이 어떻게 접목되는지는 모르겠지만 오늘날 정신치료의 뼈대라고 할 수 있는 대화치료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두 주인공을 통해 알 수 있다.
니체와 브로이어뿐만 아니라 이 책에는 실존 인물들이 많이 등장한다. 물론 모두가 역사적 사실은 아니지만 니체와 브로이어는 실제 환자와 의사로 만날 뻔 했다. 안나 오로 알려진 베르타 퍼펜하임, 루 살로메, 프로이트도 등장한다. 실제 이들의 역사를 알고보면 이 소설이 꽤나 있을 법한 사건으로 보여지며 더욱 흥미로울 것이다.
거절할 수 없는 여인 루 살로메의 부탁 때문에 니체를 치료하기 위해 브로이어는 자신도 니체에게 철학적인 치료를 받겠다고 거짓믈 말하며 둘은 계약을 맺는다. 브로이어는 물론 거짓이지만 처음으로 환자 역할을 하며 대화치료에 임하게 되는데 종국에는 니체 철학의 치유적 요소와 대화치료가 갖는 치유적 요소로 인해 진짜 환자가 되어 버리며 자신의 변화를 경험한다. 철학 역시 충분히 정신치료적 도구로 사용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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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라와의 여행 - 삶과 죽음, 그 실존적 고뇌에 관한 심리치료 이야기
어빈 얄롬 지음, 이혜성 옮김 / 시그마프레스 / 200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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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섯가지 정신치료의 사례가 나오는데 대부분 실제 사례에 근거했다고 하며 특히 몇 부분은 허구적 요소를 매우 적게 포함하고 있다고 한다.
죽음을 앞둔 또는 죽음을 애도해야할 환자들의 얘기가 나온다. 개인치료와 집단치료장면 모두가 소개된다. 두 가지 치료 모두 얄롬의 주장대로 지금 여기를 철저히 강조한다. 이야기중 남편과 사별한지 3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힘들어 하고 있는 한 환자의 얘기가 나오는데 진정한 애도와 궁극적인 극복이란 무엇일까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단기집단치료에 대한 얘기도 매우 인상적이었다. 
가장 충격적인 얘기는 다섯번째 얘기인데 치료자가 환자와의 면담에 대한 인상을 녹음한 테이프를 실수로 환자에게 전해주게 되어 환자가 모두 듣게 된다는 엄청난, 정말 생각하고 싶지도 않은 그런 재앙적인 사건이 일어난다. 치료자의 엄청난 부정적 역전이를 모두 알게된 환자와 환자가 그 내용을 알고 있다는 것을 모르고 있는 치료자와의 흥미진진한 면담이 뒤이어 등장하는데 끝내 환자는 그 사실을 밝히지 않지만 치료자는 자신의 역전이를 솔직하게 인정하며 환자가 치유되는 결론에 이른다. 지금 여기에서 치료자와 환자에게 일어나는 모든 것을 환자는 물론 치료자도 점차 인정하게 되며 서로가 치유되는 과정을 보여준다. 
얄롬의 책은 읽으면 읽을 수록 깨닫는게 많아지며, 식상함과는 거리가 멀고, 두 번 세 번 다시 읽게 만드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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