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의 좋은 어린이책 <세계사 박물관>의 전문가 추천사입니다.

 

글 : 정기문(군산대학교 사학과 교수)

 

세계와 만나는 첫걸음, 세계사

어릴 적 보았던 지구본에는 온 세상이 있었어. 나는 지구본을 돌리면서 세계 곳곳에 살고 있는 사람들과 모두 만나는 상상을 했단다. 하루에도 몇 시간씩 지구본을 쳐다보았더니, 이번에는 세계 곳곳의 이야기가 궁금해졌어. 그 호기심은 점점 더 커져서 나는 세계사를 무척 좋아하게 되었어. 그래서 지금은 세계사를 연구하는 학자가 되었고, 학생들에게 세계사가 얼마나 재미있는지 가르쳐 주고 있지.


나는 기회가 닿을 때마다 세계 곳곳의 박물관을 찾아다니곤 해. 박물관에 전시된 유물을 보고 있으면, 그 나라의 문화를 알 수 있는 것은 물론이며, 옛사람의 목소리도 들을 수 있거든. 하지만 박물관을 떠날 때면 늘 아쉬움이 남았어. 박물관에서는 사진을 찍을 수 없기 때문에 유물의 모습을 머릿속에 담아 올 수 밖에 없었거든. 그래서 얼마 전부터는 세계의 모든 박물관을 한곳에 모아 두면 좋겠다는 꿈을 꾸기도 했단다.


그런데 때마침 이 책을 발견했어. 나와 같은 바람을 가진 어린이들에게도 이 책, <세계사 박물관>을 권하고 싶구나. 이 책은 진정한 의미의 세계사를 다루고 있단다. 유럽이나 중국의 역사에 초점을 맞춘 기존 역사책과는 달리 아프리카, 오세아니아, 아메리카 지역까지 균형 있게 다루고 있어서 유익하지. 아프리카, 아메리카, 아시아, 유럽, 오세아니아까지, 전 세계 곳곳의 역사를 두루 알아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보통 중학교에 가면 세계사를 필수로 배우게 되는데, 우리나라 세계사 학습의 목표는 전 지구의 모든 문화를 고루 배우는 거야. 그러니 세계사를 바라보는 균형 있는 시각이 중요하지. 지금부터 조금씩 익혀 두면 나중에 공부하는 데에도 많은 도움이 될 거야. 그 첫걸음에 이 책이 함께해 줄 수 있겠지.


이 책의 또 다른 장점은 정확하고 세밀한 분석과 설명이야. 고대 동방 세계를 최초로 통일했던 페르시아 제국에는 불멸하는 자들이라고 불리던 특수 부대가 있었어. 이 부대의 군인들에게는 사과 운반인이라는 별명이 있었단다. 용맹한 군인에게 사과 운반인이 웬 말이냐고? 이 책 77쪽에 실린 그들의 모습을 살피면 이해가 될 거야. 그들이 움켜쥔 창의 바닥 부분에는 사과와 닮은 장식이 있거든. 이 책에서는 이런 별명이 붙은 까닭을 정확하게 소개하고, 그 장식이 균형을 맞추는 역할을 했다는 설명까지 덧붙이고 있지.


그리고 멕시코 남부에서 발달한 올메카 문화에서 만든 앉아 있는 여자 조각상에 대한 설명도 흥미롭단다. 이것은 높이 7센티미터 정도의 작은 조각상인데, 옥으로 만들어졌어. 여성의 표정이 정교하게 묘사된 작품이지. 그런데 조각상의 모습을 처음 보면 이상한 생각이 들 거야. 옥으로 만들었다고 했는데 왜 녹색이 아니라 금색을 띠고 있을까? 또 가운데 있는 거울이 저렇게 빛나는 건 왜일까? 이 책에서는 이 까닭에 대해서도 친절하게 설명하고 있어. 녹색 옥에 붉은 빛이 도는 광물로 색을 입혔고, 거울은 적철석으로 따로 만들었다고 하더구나. 물론 이런 조각상이 거울을 들고 있는 이유도 소개하고 있지. 이런 전문적인 설명은 유물을 이해하고 감상하는 우리의 수준을 높여 주게 돼.


이 책은 이렇게 세계 곳곳 대표 박물관에 소장된 유물을 아름다운 그림으로 싣고, 그것들의 역사적, 문화적 가치를 정확하고, 세밀하게 설명하고 있어. 나는 이 책이 세계를 여행하고, 세계사를 공부하는 데 좋은 길동무가 될 거라고 확신한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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