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의 좋은 어린이 책 <이게 정말 나일까?>의 전문가 추천사입니다.

 

글 : 고영종(서울불광초등학교 교사)

 

‘사람들은 자신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고 얼마나 깊게 생각해 볼까?’ 초등학생 대상으로 쓰인 책이지만 이 책의 첫 장을 읽어 내려가며 가장 먼저 든 생각이 이거였다. 사람들이 자기 자신에 대해 이렇게 다양한 관점에서 생각하고 자신에 대해 잘 알게 된다면 지금보다 훨씬 더 즐겁게, 행복하게 살 수 있지 않을까?


아홉 살 지후는 하기 싫지만 해야만 하는 청소, 심부름, 숙제(책 앞면지에는 충분히 공감이 가는 일들이 그려져 있는데 주인공의 표정이 압권이다.) 등을 하기 위해 로봇을 이용하려고 한다. ‘가짜 나 작전’을 위해 끈질기게 정보를 요구하는 로봇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떠오르는 것부터 하나둘 풀어 놓는다. 더 이상 할 이야기가 떠오르지 않아 스트레스를 받긴 하지만 그 과정에서 본의 아니게 자신이 누구인지 좀 더 알게 되면서 뿌듯해한다. 나는 누구인가를 설명하는 과정이 바로 내가 괜찮은 사람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는 과정인 것이다.

 

학교와 집에서 만나는 우리 아이들과 닮아 있는 주인공의 모습 덕분에 이야기 속으로 완전히 빠져들어 읽었다. 자기소개라면 이름과 나이 이외에는 할 말이 없었던 아이들과 자기 자신에 대해 별로 생각해 본 적이 없었던 많은 사람들이 떠올랐다. 또 한 장 한 장 넘길 때마다 학교에서 아이들과 함께 이러한 활동으로 해 보고 싶어졌다. 이 장면은 이렇게, 저 장면은 이렇게 해 보면 아이들도 재밌어 하겠다는 생각이 계속 들었다. 첫 만남의 자기소개 시간부터, 나는 누구인지 알아가는 자기 탐색 과정과 진로 탐색 단계까지 1학년부터 6학년까지 모두에게 쓸모 있을 것 같았다. 대학 입시 준비 막바지에 허겁지겁 자기소개서를 쓰며 힘들어하는 수험생들이나 대학 졸업 후에도 자신이 누구이며 뭘 좋아하는지 몰라 진로를 결정 못 하고 방황하는 사람들이 어린 나이에 이와 같은 책을 만났더라면 좋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린 시절부터 꾸준히 자신에 대해 고민하고 자신을 알아가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다.


간결하지만 디테일이 살아 있는 삽화와 편안함을 주는 색감은 아이들에게 지루할 틈을 주지 않는다. 또 책을 다 읽어 갈 때쯤이면 행복한 느낌을 가득 얻을 수가 있을 것이다.(지후는 확실히 그 후에 행복해졌을 것이다. 책 뒤쪽의 면지에 나온 그림을 보면 알 수 있다.) 그래서 한번 손에 잡으면 중간에 멈추지 못하고 한 번에 다 읽어 버리게 되고 두고두고 또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만드는 마법 같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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