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동윤 작가의 <귀신 선생님과 진짜 아이들>이 나옵니다. 엽기적인 미모와 발랄한 품성을 자랑하는 귀신 선생님과 평범한 듯 엉뚱한 매력을 샤방샤방 풍기는 4학년 1반 아이들의 일상이 담겨 있는 어린이 만화예요. 누구 하나 뛰어나게 잘나진 않았지만, 보석 같이 빛나는 평범한 아이들의 특별한 이야기가 담겨 있어요. 정신없이 웃기기도 하지만, 한겨울 매서운 추위도 녹여 버릴 만큼 따뜻하고, 손이 오그라들 정도로 달달한 사랑을 느낄 수 있어요. 스마트폰 게임이나 컴퓨터 게임보다 훨씬 더 재미있고, 창의적인 놀이도 중간중간 들어 있어요. 공부 스트레스를 한 방에 날려 줄 <귀신 선생님과 진짜 아이들>의 남동윤 작가를 만나 볼까요? 

 

- 인터뷰 진행 및 컨텐츠 제공 : 사계절출판사  

 

▶ 곧 책이 나오는데 기분이 어떠신지요?

아직 실감이 안 나요. 책이 나오면 감동해서 진짜 울 것 같아요. 일러스트와 캐리커처, 만화 일을 한 게 올해로 10년째인데 그동안 “내가 정말 작가라고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이 책이 나오면 “정말 이제 작가구나!”라고 스스로에게 말할 수 있을 것 같아요.


▶ <귀신 선생님과 진짜 아이들>이 단행본으로 나오는 첫 책인 거지요? 책에 관해서 셀프 홍보를 짧고 강렬하게 해 주신다면?

 

<귀신 선생님과 진짜 아이들>은 2011년 개똥이네 놀이터라는 잡지에 ‘똥윤이 삼촌의 만화 보따리’라는 제목으로 연재한 것을 다시 그리고, 쓰고 하면서 열~~~~~~심히 1년 동안 재작업한저의 첫 만화책이에요. 그동안은 출판사나 잡지사가 요구하는 대로 작업한 것들이 대부분이었어요. 하지만 <귀신 선생님과 진짜 아이들>은 진솔한 마음으로 가장 저답게 작업한 작품이에요. 최대한 지금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보려고 애를 많이 썼어요. 그래서 너무 지루하거나 자극적인 요소들은 빼고 아이들이 재미있게 보면서도 뭔가 느낄 만한 것들로 채우려고 고민을 많이 했어요! 이 책을 읽고 나면 분명 가족과 친구들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을 거라 자부합니다! 하하하…(과연?^^)

 

▶그림체나 색감이 참 묘해요. 기존의 만화들과 결이 다르다 해야 할까요? 자기만의 이런 독특한 색감이나 그림체를 갖게 된 계기가 있는지요?

 

오래전부터 각종 행사에서 아이들 캐리커처 해 주는 걸 좋아했어요. 예전에 캐리커처 가게를 운영하면서 아이들 캐리커처도 많이 했고요. 또 길을 가다가, 지하철에서 귀여운 아이들이 눈에 띄면 캐리커처를 많이 그려 줬어요, 물론 공짜로요. 그동안 캐리커처 작업한 아이들만 1000명이 넘어요.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아이들의 다양한 표정을 연구하게 된 것 같아요. 제 그림체에도 그런 느낌이 많이 스며든 거고요.

 

 

 

 

▶솔직히 말씀드리면 처음엔 살짝 거부감도 들었어요. 색도 강하고 선도 강해서. 그런데 몇 쪽 넘기지 않아서 금방 중독되더라구요. 웃긴 것도 웃긴 거지만, 굉장히 따스하고 착해요. 주변 아이들한테 읽혀 보니 전혀 거부감 없이 완전 몰입하며 읽더라고요. 세대 차이를 느끼면서 조금 뻘쭘해지기도 했는데…. 강귀신 선생님, 그야말로 엽기 캐릭터인데 굉장히 매력적이고 인간적이고요, 아이들도 하나같이 나름의 개성이 있습니다. 상현이, 동식이, 소민이, 려은이…. 처음엔 누가 누군지 모르다가 읽다 보면 아이들 이름, 생김새, 성격, 좋아하는 것 등등 자연스레 다 알게 되더라고요. 이런 식으로 주인공이 따로 없고 반 아이들 모두가 빛나는 주연으로 나오는 것도 무척 인상적이었습니다. 작업하시면서 염두에 둔 점이 있었는지요?

 

우리 사회는 아이들에게 혼자만 주인공이 되길 권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끊임없이 경쟁하라 하고, 친구를 경쟁자로 여기게 하는 정서가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저는 특정한 주인공을 없애고 싶었어요. 항상 남들과 비교당하고 비교하는 교실 안에 갇혀 있는 아이들에게 주인공을 권하기 싫었어요. 아이들 모두 하나하나 소중하고 개성 있는 존재라는 사실을 꼭 이야기하고 싶었어요. 다 같이 행복해하는 따뜻한 교실과 아이들의 이야기를 만들고 싶었다고 할까요.

 

▶철저히 엄마 입장에서 보자면 아이들에게 좋은 이야기가 굉장히 많더라구요. 편식 습관, 다른 사람에 대한 배려, 교통안전에 관한 이야기 등등, 읽을 때는 정말 재미있고 웃겨서 읽는데, 책을 덮고 나면 왠지 훈훈해지는 기분이 든다고 할까요? 마지막 장 「따뜻한 겨울」도 참 좋아하는데, 진짜 마음이 따듯해지는 기분이 들더라고요. 아이들 입장에서도 중요한 이야기가 많고요. 사랑 고백을 하려면 텀블링을 배워라? 뭐 이런 거? 흐흐. 농담이고요, 똑 소리 나는 요즘 아이들도 ‘아, 이 작가가 우릴 가르치려 드는구나’, 이런 생각 없이 낄낄거리면서도 굉장히 따듯한 감동을 받을 것 같은데요, 아이들 눈높이에 맞는 이런 에피소드는 어디서 나오는 걸까요?

 

부족함이 많은 작품인데… 좋게 봐주셔서 감사해요. 이야기를 짜면 주변 친구들보단 나이 어린 사촌 동생들한테 많이 물어보고 반응을 살펴봤어요. 그리고 어릴 때부터 일기를 많이 썼는데, 그걸 다시 보면서 어렸을 때의 저에게 감정이입을 했어요. 그러니까 이야기 짜는 데 도움이 많이 되더라고요. 저에겐 이것보다 더 좋은 자료가 없었죠.

 


▶아, 대단하시네요. 어릴 적 일기를 지금까지 갖고 있다니. <귀신 선생님과 진짜 아이들>에서 가장 애착이 가는 캐릭터가 있는지요? 저는 개인적으로 강귀신 선생님과 소혜가 마음에 들고, 「우리 선생님은 귀신?」이나 「꼬마 저승사자」가 매력적이었어요. 물론 다른 이야기들도 다 좋았고요. 작가가 생각해도 이 에피소드는 정말 괜찮다 생각하는 것이 있는지요? 독자들에게 살짝 이야기해 주시면 어떨까 싶어요.

 

<귀신 선생님과 진짜 아이들>에 나오는 캐릭터들은 대부분 저의 어릴 때 친구들을 모델로 만들었어요. 이름도 똑같고요. 그중에 가장 애착이 가는 캐릭터는 조상현과 정려은 커플이에요. 사고를 많이 치지만 정말 착하고 순수한 상현이와 도도하고 차가운 듯하지만 사실 마음은 엄청 여린 려은이가 너무 귀여워요. 실제로 조상현은 아직까지도 연락하고 지내는 친한 친구예요. 지금은 아기 아빠인데, 자기를 지나치게 뚱뚱하게 그렸다고 혼났어요. 하하하;;;;


그리고 제가 가장 좋아하는 에피소드는 「토끼와 함께」예요. 상상 속의 우주를 그리는 걸 좋아 해서 그리는 내내 즐거웠어요. 그리고 아기자기한 요소들과 많은 아이디어를 넣었던 작품이라서 애착이 가요. 저만의 색깔이 가장 잘 표현되었고 스스로도 만족했던 작품이에요.

 

▶만화 중간중간에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놀이가 나오는데요, 「진짜 놀이 만화」라는 부록에는 우주 공간을 떠돌아다니는 어마어마한 놀이가 들어가 있고요. 제가 풀기에도 어려운데 아이들이 잘 풀 수 있을까 했는데, 웬걸요. 교정지 상에 있는 게임들을 엄청 잘 풀더라구요. 미로나 숨은 그림 찾기 같은 놀이를 만들어 내려면 엄청 머리가 좋아야 할 것 같아요. 전 풀면서 계속 감탄만 했는데 말입니다.^^ 어떻게 이런 기발한 놀이들을 생각해 내셨는지요?

 

어린이 만화와 어울리는 재미난 요소가 없을까 고민하다가 중간중간 이야기와 연결되는 자연스러운 놀이들을 넣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오히려 만화보다 작업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려서 고생을 많이 했지만 아이들이 재미있게 읽으면서 놀이를 즐기면 뿌듯할 것 같아요.
 
▶<귀신 선생님과 진짜 아이들>은 4학년 1반 아이들이 주인공인데요, 열한 살, 이맘때 남동윤 작가는 어떤 어린이였나요? 지금 아이들은 그때의 아이들과 어떤 점이 다르다고 생각하시는지?

 

저는 정말 생각이 많고 친구들 웃기는 걸 좋아하는 아이였어요. 친구들 웃기려고 개그맨 흉내도 많이 내고, 그때도 친구들을 주인공으로 만화도 만들고 그랬어요. 그걸 보고 친구들이 웃는걸 보면 저도 즐거워했어요. 쓸데없는 걱정과 생각도 많이 했었는데요. 어느 날은 하늘에서 떨어진 물방울에 맞았는데, 아마도 새 오줌이었겠지요? 그 물방울이 외계인 오줌이라 생각하고 내가 외계인으로 변할까 봐 일주일 내내 계속 걱정하고 엄마한테 울면서 이야기하고 그랬어요.


하지만 그때의 그런 걱정들이 지금 저의 만화작업에 많은 영향을 준 것 같아요. 하하;; 그리고 그때의 아이들과 지금의 아이들 자체는 다른 것 같지 않아요, 다만 주변 환경이 너무 변했고 부모님들의 가치관이 너무 달라져서 자연스럽게 지금의 아이들이 예전과 다르게 느껴지는 것 같아요. 부모는 아이들의 거울이잖아요. 지금 아이들의 모습은 사실 지금 그 아이들을 키우시는 부모님의 모습이라고 생각해요. 자기 아이만 감싸거나 소중하게 생각하는 부모님들이 너무 많아요. 그런 영향을 받은 아이들은 당연히 자기만 알고, 이기적으로 바뀔 수밖에요. 저희 어릴 때는 안 그랬거든요. 소중하지 않은 아이들이 어디 있겠어요? 자기 아이와 주변 친구들, 특히 교실에서 소외되고 보살핌을 못 받는 아이들도 자기 아이처럼 생각하고 보살펴야 결국은 자기 아이가 잘되고 따뜻한 사회가 될 거라고 생각해요.

 

 

 

 

▶ 아, 이 책을 아이들만 읽을 게 아니라 어른들도 읽고 이런 생각을 할 수 있으면 좋겠네요.만화가라는 직업에 대한 만족도는 어떠한가요? 만화가를 꿈꾸는 아이들에게 조언을 해 주신다면?

 

저는 일러스트레이터와 만화가라는 직업을 동시에 하고 있는데요, 만족도는 높아요. 당연히 생활이 불규칙적일 때도 있고 마감이라는 엄청난 장벽들이 있어서 힘들 때도 있지만 작품을 만들고 난 후의 그 성취감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을 정도로 행복해요. 만화가라는 직업은저를 표현할 수 있고 저 스스로에 대해 끊임없이 생각할 수 있게 하는 직업이라서 좋아요. 만화가를 꿈꾸는 아이들이 있다면 일단 되고 싶다고 생각한 순간, 미루지 말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해 많이 노력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자신의 생각에 대해 방향을 잘 잡았으면 좋겠어요. 꿈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라고 생각해요. 조급해하지 말고 다양한 경험을 쌓아 나가면, 그 경험들이 결국 만화가가 되었을 때 좋은 이야깃거리가 될 거라고 생각해요.

 

▶이 책을 읽는 독자들에게 바라는 점이 있다면요? 앞으로는 어떤 작업을 해 나가고 싶은지요?

 

<귀신 선생님과 진짜 아이들>을 재미있게 봐 주셨으면 좋겠고요, 스트레스도 해소하면서 따뜻함을 느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다음 책이 나올 때까지 저를 기억해 주셨으면 해요. 하하하;; 아이들을 비롯해 많은 사람들에게 좋은 생각을 전해 줄 수 있는 작업을 계속해서 해 나가고 싶어요. 아직 부족함이 많지만 꾸준히 성장하는 작가가 되도록 노력할게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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