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의 좋은 어린이 책 <우주에서 콜라를 마시면 어떻게 될까?>의 전문가 추천사입니다.

 

글 : 서유미(편집자)

 

150kg 고릴라가 가슴에 올라앉는 경험을 해보고 싶다면?!
바야흐로 우주 전성시대다. 우주 탐사를 갔다가 우주 쓰레기와 부딪혀 무한한 공간에 홀로 남게 된 인간의 치열하고 고독한 분투를 그린 영화에서부터 인간과 사랑에 빠진 잘생긴 외계인이 등장하는 드라마까지, 우리는 알 수 없어서 더 신비로운 우주에 열광하고 또 그곳에 닿고 싶어 했다. 급기야 지난 4월 1일에는 어느 쇼핑 사이트에서 20년 동안 매달 최소 43만 원만 내면 우주여행의 꿈을 이룰 수 있다는 만우절 기념 가짜 우주여행 패키지를 내놓기도 했는데 사람들의 반응은 어마어마했다. 하지만 이런 와중에도 우주의 ‘우’자에도 관심이 없는 사람이 있었으니 그게 바로 나다. 나로서는 직접 볼 수 없고 갈 수도 없는 그 세계가 허황되게만 느껴졌다.

 
그러다 우연히 《우주에서 콜라를 마시면 어떻게 될까?》라는 책을 보게 됐다. 솔직히 처음엔 우주의 신비로움과 경이로움에 대해 찬사만 늘어놓는 그저 그런 책일 거라는 내 선입견을 확인하기 위해 슬쩍 넘겨다본 거였다. 허허, 근데 이 책. 다른 책과는 완전히 달랐다!


우주여행을 위해 가방을 싸는 순간에 대한 조언에서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이 책은 너무 진지하고 또 상세한 설명 때문에 나를 잠시 당황하게 했다. “미국 우주 비행사들은 개인 용품을 0.9kg만 가지고 갈 수 있어요. (…) 잘 때 안고 잘 동물 인형을 가지고 가고 싶다면 가능한 작은 것을 가져가세요. 가족사진은 어떻게 하죠? 액자는 집에 두고 사진만 챙기는 것이 좋아요. (…) 자판기에서 음료수를 사 먹기 위해 필요한 용돈은 준비할 필요가 없어요. 잘못하면 동전이 공중에 둥둥 떠다니다가 화장실 변기를 막는 참사가 일어날 수도 있어요!” 마치 처음 수학여행을 가기 위해 짐을 싸는 내 옆에서 잔소리를 늘어놓는 엄마 같았다. 저자의 시시콜콜한 조언들을 읽으며 어느새 나는 진짜 우주여행을 떠난다는 착각 속으로 빠져들었다.

 

이 책에는 우주여행은 언제 떠나면 좋은지, 우주의 날씨는 어떤지, 우주 비행을 나서기 전에는 어떤 훈련을 받아야 하는지 같은 여행 전 지침에서부터 우주에 가면 어떤 일들이 벌어지는지, 우주 생활에 적응하려면 어떤 일들을 해야 하는지, 우주에 가면 무엇을 보고, 무엇을 해야 하는지까지 우주여행에 관한 모든 지식들이 망라되어 있다. 이 모든 것을 얼마나 상세하고 생생하게 그려 놓았던지, 책을 처음 읽기 시작했을 때는 우주에 대한 궁금증이 백만 개쯤 되었던 내가 책을 다 읽고 나니 더 이상 궁금한 게 없어질 정도였다. 우주선이 지구 대기권을 떠나거나 지구로 되돌아올 때, 여행자들은 중력 때문에 순간적으로 150kg 고릴라가 가슴이나 어깨에 올라앉았을 때 받는 것과 비슷한 힘을 받게 된다고 한다. 이 책을 덮었을 때의 느낌이 딱 그랬다. 절대 잊을 수 없는 엄청난 여행을 다녀온 느낌. 두 발을 땅에 제대로 디딜 수 없을 만큼 어지러운 느낌.


책 중간중간에는 실제로 우주에서 생활하고 돌아온 우주인들이 남긴 이야기들이 담겨 있었는데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바로 이거였다. “우주여행을 하는 동안 ‘대단해!’라고 말할 때마다 500원씩 저금한다면 지구로 돌아가는 여비를 충분히 모을 수 있을 거예요.(우주 비행사 탐 존스)” 나도 《우주에서 콜라를 마시면 어떻게 될까?》를 통해 떠났던 환상적인 우주여행 생각이 날 때마다 500원씩 저금을 한다면 언젠가 진짜 우주여행을 떠날 수 있게 되지 않을까? 그때가 되면 내 짐 가방에는 이 책을 가장 먼저 넣어야지. 그리고 콜라는 절대  가져가지 말아야지(그 이유가 궁금하신 분들은 책을 통해 확인하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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