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의 좋은 어린이 책 <제이크의 뼈 박물관>의 전문가 추천사입니다.

 

글 : 홍순철(북칼럼니스트)

 

수년 전 서울 암사동에 위치한 선사 시대 유적지를 다녀온 우리 집 아이들은 얼마 동안 주먹도끼 찾기에 한창이었다. 가까운 동네 산책을 다닐 때도, 주먹만 한 돌멩이만 눈에 띄면 당장 주워서는 이리저리 돌려보며 관찰했다. 지금 두 아이의 방에는 작년 가을 강원도 영월 여행에서 주워 온 뾰족한 돌이 하나씩 놓여져 있는데, 아이들은 그 돌들을 구석기 시대 유적인 주먹도끼라고 굳게 믿고 있다.

 

아이들의 호기심은 참으로 말릴 재간이 없다. 하지만 『제이크의 뼈 박물관』에 소개된 제이크의 이야기를 읽고는 주먹도끼 찾기에만 혈안이었던 우리 아이들에게 정말로 감사했다.

 

『제이크의 뼈 박물관』의 저자 제이크는 여섯 살 때부터 뼈를 모았던 ‘엽기적인’ 취미를 지닌 아이다. 말이 좋아 취미지, 동물 뼈를 모아서 사진을 찍고 집 안에 전시해 놓는다고 상상해 보시라! 그런 아이를 감당할 수 있는 부모가 과연 몇이나 있을까? 어쨌든 미래의 고고학자나 큐레이터를 꿈꾸는 제이크 덕분에 우리는 각종 뼈를 통해 동물의 신비한 세계를 관찰할 수 있다. 이 책에는 ‘뼈란 무엇일까?’에서 시작해서 뼈를 가지고 동물의 나이를 구분하는 방법, 다양한 동물의 뼈대, 뼈를 수집하는 방법에 이르기까지, 뼈에 대한 온갖 정보가 소개되어 있다.

 

야생의 자연과 가까운 곳에 살면서 산책을 즐기는 제이크는 이미 수천 개가 넘는 동물 뼈를 모았고, 이제는 뼈만 봐도 그 동물이 어떤 동물인지, 그리고 몇 살인지, 살았을 때 어떤 모습이었는지 짐작할 수 있다고 한다. 제이크의 방에는 물개 머리뼈, 바다오리 머리뼈, 원숭이 머리뼈 등 200개가 넘는 각종 동물의 머리뼈가 전시되어 있다고 한다. 갑자기 제이크의 부모가 걱정됐다. 집안 곳곳에 동물들의 뼈가 전시되어 있고, 우편 배달부가 가져온 소포 상자를 열어 보면 세계 여러 나라 친구들의 보내온 각종 진귀한(?) 뼈들이 들어 있고, 뼈에만 매달려 그것을 짜 맞추며 신기해하는 아들의 모습을 한번 상상해 보시라! 아연실색하는 엄마의 모습, 이 아이를 어떻게 해야 할까 심각한 고민에 빠져있는 아빠의 모습이 떠오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이크의 호기심을 응원하며 어린이 과학자로 만든 부모의 교육 방법에 고개가 숙여진다.

 

혹시 이 책을 읽으면 우리 아이들도 뼈를 모으겠다고 하는 건 아니겠지? 이 책을 얼른 숨겨야 하나?

 


전문가가 선택한 7월의 좋은 어린이 책 이벤트 보러 가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