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의 좋은 어린이 책 <넌 네가 얼마나 행복한 아이인지 아니?>의 전문가 추천사입니다.

 

글 : 서지원(동화작가)

 

표지에 있는 이 아이의 눈망울을 보세요. 우리에게 무엇을 말하고 있나요? 우리는 이 아이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이 책은 제가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의 아이들에서 세계의 아이들로 시선을 넓히는 계기가 된 책입니다.


어른들은 아이들에게 이렇게 가르칩니다.
“싸우지 마라. 싸우는 건 나쁜 짓이야. 폭력을 휘두르지 마라.”
하지만 지금 지구 곳곳에서는 어른들의 싸움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전쟁과 폭력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상처 입고 죽어가고 있지요.


더욱 불행한 사실은, 어른들은 자신들이 일으킨 전쟁에 아이들을 대신 내보낸다는 거예요. 왜 싸우는지도 모르는 아이들이 총을 들고 전쟁터에서 죽어가고 있습니다.


굳이 전쟁에 나가지 않더라도 고통스럽게 사는 아이들이 엄청나게 많습니다. 파키스탄에서는 12살도 안 된 아이들이 하루 14시간씩 좁고 더러운 공장에서 축구공을 꿰매고 있습니다. 그런데 하루 종일 일을 한 대가가 고작 2000원이라고 하더군요.


세계 여러 나라 어린이들을 직접 살펴보았을 작가 조정연 님의 가슴은 얼마나 무거웠을까요? 인도의 길거리에서 비를 맞는 소녀를 만난 것은 어쩌면 조정연 작가님의 운명이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 운명이 우리나라에 세계 어린이들의 인권을 알리고, 제대로 바라보게 하는 기회를 마련해 주었습니다.


이 책이 우리에게 던지는 의미는 매우 큽니다. 지구촌에는 이렇게 고통스럽게 사는 아이들이 있으니, 굶주리지 않고 편안히 학교에 다니는 너희는 행복한 줄 알아라, 라는 식의 단순한 의미가 아닙니다. 이 책은 우리를 돌이켜 보게 합니다. ‘우리 어른들이 아이들을 위해 과연 무엇을 하고 있는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게 되고, 현실을 바라보며 반성하게 됩니다. 어른들은 아이들을 위해서 하는 행동이라지만, 그 행동이 정말 아이들의 행복을 위한 것인지, 아이들을 자신의 소유물이 아닌 또 하나의 인간으로 존중하는 것인지 진심으로 돌이켜 봐야 합니다.


어른들의 고통을 아이들에게까지 물려줄 수는 없습니다. 어른들이 고통스럽게 살았다면, 아이들에게만은 새로운 삶을 살 수 있게 마련해주는 것이 어른들이 할 일입니다.


우리나라에도 여전히 굶는 아이들이 많습니다. 사람이 굶는 것만큼 서러운 게 없고, 굶는 것만큼 비참한 게 없습니다. 밥은 만인에게 평등해야 합니다. 밥은 인간을 인간답게 살게 만드는 기본이니까요.


보건복지부 통계로, 우리나라에는 최소 52만 명의 아이들이 굶주리고 있다고 합니다. 우리나라 아이들 17명 중 1명은 굶고 있다는 뜻이지요. 그러나 이건 정부의 통계일 뿐 실제로 우리나라에는 100만 명이 넘는 결식아동이 있다고 합니다. 그 중에서 40여 만 명은 정부의 지원조차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고요.


쌀이 남아도는데 왜 굶는 아이들이 이렇게 많으냐고요? 아이들이 굶주리는 건 쌀이 없기 때문이 아닙니다. 쌀을 줘 봐야 소용이 없지요. 아이들이 굶주리는 건 방치되었기 때문이지요. 부모가 있지만, 저소득 계층의 부모는 밤늦게까지 일하느라 제대로 밥을 챙겨 주지 못합니다. 학교나 주민 센터에서 쌀자루를 주면 뭘 하나요? 뜯지도 않은 쌀자루가 부엌 한구석에 처박혀 있습니다. 배가 고프면 아이들은 생라면을 씹어 먹으며 허기를 달랩니다. 보통 아이들은 방학을 기다리지만, 굶주리는 아이들은 방학이 두렵다고 합니다. 학기 중에는 모든 학생들이 똑같이 학교에서 점심을 먹지만, 결식아동들은 급식 지원비를 받아 밥을 사 먹어야 한다고 하지요. 그런데 4000원 정도로 하루를 버텨야 한다고 합니다. 점심, 저녁 두 끼를 4000원으로 사 먹을 수도 없거니와, 그 돈마저 부모들이 뺏어 버리는 경우가 있다고 합니다.


이 책을 아이들과 함께 읽고 나눔에 대해 얘기를 나누어 보세요. 세상은 경쟁하기 위해 태어난 것이 아니라, 서로 돕기 위해 태어난 것이라고 얘기해 보세요. 다른 사람을 위하는 행동은 결국 자기 자신을 위하는 행동이라는 걸 깨닫게 해주세요. 나눔은 여유가 있는 사람이 하는 값싼 동정이나 선행이 아니라는 걸 일깨워 주세요. 다른 사람을 위하면 기분이 좋아지고 든든해집니다. 내가 이 세상에서 쓸모 있는 사람이라는 걸 알게 해주니까요.


고통 받는 지구촌 아이들을 위해 지금 당장 실천 할 수 있는 방법은 많습니다. 다른 사람을 위하는 아이들은 강해집니다. 어려움을 이겨낼 힘이 생깁니다.


어린이들은 어느 별에 살다가 우리에게 찾아온 축복과 같습니다. 우리 몸으로 낳았을지언정 이 아이들은 우리 소유물이 아닙니다. 이 아이들은 우리의 부족한 삶, 어리석은 삶을 완성된 삶, 진실한 삶으로 만들어 주려고 찾아온 생명입니다. 우리는 아이들을 키우면서 학교나 책에서 배울 수 없었던 것을 배우게 되고, 우리 자신을 돌아보며 인간으로서 성숙해집니다.


오랜 시간, 위험할 수도 있는 여행을 하며 우리에게 어린이들의 인권을 알려준 조정연 작가님에게 경의를 표합니다.

 

 


전문가가 선택한 7월의 좋은 어린이 책 이벤트 보러 가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