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의 좋은 어린이 책, <새콤달콤 비밀 약속>의 추천글입니다.

 

눈망울이 초롱초롱 빛나고, 이마에 땀이 송골송골 맺힐 정도로 놀이에 빠진 아이들을 본 적이 있는가. 빅뱅으로 우주가 탄생하고, 원자에서 중성자를 발견할 때만큼이나 심각하고 진지하다. 그곳이 자신만의 비밀 장소라면 더더욱 그렇다. 놀이터 응달 구석이든, 이불 속 놀이집이든 상관없다. 그 비밀장소에서는 뭐든 내 마음대로다.
『새콤달콤 비밀 약속』에 등장하는 아기 여우는 딱 이런 공간을 갖고 있다. 집 바로 옆, 통나무로 만든 비밀 장소인데 그곳에 들어갈 때는 반드시 쪽문으로 기어 들어가야 한다. 그렇게 딱 좋은 공간으로 여우는 친구들을 초대한다.
예쁘고 향기 좋은 보물들을 정리하면서 친구들을 기다리던 아기 여우는 비밀스러운 쪽지를 발견한다.
‘토끼랑 여우의 비밀 약속’
보라색, 갈색 글씨는 간질간질할 정도로 은밀하다. 그런데 이런! 대체 무슨 약속이었는지 여우는 기억할 수가 없다. 참으로 안타깝다. 그리하여 비밀 공간은 순식간에 걱정으로 가득 찬다.
그 순간, 아기 여우의 걱정거리로 아기 돼지가 뛰어든다. 약속을 까먹은 여우의 걱정에 돼지도 덩달아 걱정을 보탠다.
“빵하고 과일하고 차 얘기는 아니지? 그렇다면 진짜 큰일이다. 저기, 한 조각도 안 남았니?”
기껏 먹고 싶은 음식들이다.
“더 중요한 걸 까먹었어.”
“더 중요한 거? 더 맛있는 거구나!”
걱정하는 여우 앞에서 돼지는 천진하게 입맛을 다신다. 참으로 먹성 좋은 돼지이지만 속으로는 꽤 예민하다. 여우가 걱정하는 비밀 약속에는 돼지가 쏙 빠졌기 때문이다. 먹보 돼지는 점점 신경이 쓰인다. 심지어 아기 여우가 토끼‘랑’이라고만 말해도 속이 상할 정도다. 
그런데 약속 쪽지마저 사라지고, 이제 주인공들은 좀 더 넓은 공간으로 나가야 한다. 쪽지 도둑을 뒤쫓다가 새콤달콤한 쪽지를 먹어 버리는 곰을 만난다. 비록 쪽지는 사라졌지만, 여우는 까먹은 약속을 드디어 기억한다. 약속이란 여우와 토끼가 돼지에게 주는 깜짝 선물. 
그러니 약속은 한편으로 우정이다. 새콤달콤한 냄새로 가득 찬 토끼집에서 아기 돼지는 더는 끙끙 앓지 않는다. 외톨이도 아니다.
이제 등장인물들의 걱정거리는 다 해결이 되었다. 햇살은 딱 좋고 바람은 살랑인다. 그러면 당연히 오늘 할 일을 마저 해야 한다. 초대받은 친구들이 아기 여우의 비밀 장소로 모였다. 아기 여우가 내놓은 차와 과자는 어찌나 훌륭하던지. 새콤하게 행복하고, 달콤하게 따뜻한 이야기이다. - 박효미(동화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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