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의 좋은 어린이 책 <푸른 별 아이들>, 아동문학평론가, 번역가 엄혜숙 님의 추천글입니다.

 

세상에 지금 이 순간보다 더 소중한 것이 있을까?
삶의 가장 중요한 가치를 생각하게 하는 우리 시대의 우화

 

재미와 편안함과 맞바꾼 푸른 별 아이들의 젊음 한 방울
아이들만 살고 있는 푸른 별. 여기는 아이들이 낮에는 뛰놀고 밤에는 꿈꾸며 잠자는 평화로운 곳이다. 어느 날, 니나니 아저씨가 나타나 아이들에게 나비 가루를 뿌려 날게 해준다. 하늘을 날게 되자 아이들에게는 밤이 너무 지루하다. 낮에만 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이들은 니나니 아저씨에게 하루 종일 낮이었으면 좋겠다고 한다. 그러자 니나니 아저씨는 해를 하늘에 고정시켜 낮만 있게 하고, 그 대가로 아이들은 젊음을 준다. 또 아이들이 씻지 않아 악취를 풍기자 ‘특허 받은 미끌이’를 만들어 씻지 않아도 살 수 있게 한다. 이때도 아이들은 젊음을 대가로 준다. 젊음을 대가로 내놓고 더욱 재미있고 편안하게 살게 되는 것이다.

 

푸른 별에는 경쟁이라는 게 없었다. 그런데 니나니 아저씨는 날기 대회를 열어 서로 경쟁하게 한다. 그러자 친한 친구였던 브리미르와 훌다는 서로 최고가 되려고 다툰다. 그러다가 두 아이는 자기들이 살던 곳 반대편에 떨어지는데…….
 
지금 세상은 무관심만 있는 ‘강철 심장’ 세상이 아닐까
이 작품은 톨스토이의 <바보 이반>을 떠올리게 하는 바, 자연스럽게 살아가는 삶이 가장 좋다는 것을 깨닫게 한다. 니나니 아저씨는 푸른 별 아이들을 편하고 신기한 삶으로 유혹하여 《바보 이반》에서의 악마 같은 역할을 한다. 그러나 결말은 완전히 다른 해피엔딩이다. 니나니 아저씨는 늙은 왕에게 젊음을 주고 왕이 되려고 젊음을 모았다. 그런데 아이들이 니나니 아저씨를 푸른 별의 왕으로 삼자 아이들에게 젊음을 돌려준다. 그리고는 자신이 경험한 이야기를 아이들과 나누며 살아간다. 


신화나 전설에는 낙원에서 살다가 낙원을 잃고, 고생 끝에 되찾는 이야기가 많다. 《푸른 별 아이들》도 그러한 형식의 이야기다. 자신들의 즐거움만 추구하며 살던 푸른 별 아이들. 자신들은 즐겁다고 여겼지만, 사실은 젊음을 잃고 몸이 허약해지는 삶이었다. 그러다가 반대편에 사는 창백한 아이들이 자기들을 염려하여 보낸 편지와 이야기, 담요를 보고 아이들은 완전히 삶의 방식을 바꾼다. 창백한 아이들의 마음에서 솟아난 행위가 가짜 욕망을 깨부수고, 탄탄한 공감과 연대의 다리를 놓았기 때문이다. 어쩌면 우리가 사는 세상은 친구의 필요를 느끼지 못하는 ‘돌 심장’의 세상, 무슨 일에도 관심이 없고 느끼지 못하는 ‘강철 심장’의 세상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같은 처지라고 느끼고 행동하기 시작할 때, 거기에서 낙원은 다시 시작한다. 거기가 바로 낙원인 것이다. 《푸른 별 아이들》은 그런 모습을 잘 보여준다. - 엄혜숙(아동문학평론가, 번역가)

 

 

전문가가 선택한 1월의 좋은 어린이 책 이벤트 보러가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