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는 경관 마르틴 베크 시리즈 4
마이 셰발.페르 발뢰 지음, 김명남 옮김 / 엘릭시르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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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는경관 #도서협찬

#마이셰발 #페르발뢰

"저기..... 저 안에 시체가 많이 있습니다." 한 명이 대답했다.

"정말입니다. 저 안에요. 탄피도 많이 떨어져 있습니다." 다른 쪽이 거들었다.

"아직 숨이 붙어 있는 것 같은 사람도 한 명 있습니다."

"경찰도 한 명 있습니다."

"경찰?" 군발드 라르손이 반문했다.

"네. 형사입니다." _30p.

_

이십오 일이 흘렀지만 수사는 오리무중이었다. 오히려 산산이 해체될 조짐마저 보였다. 모두가 각자 선호하는 시각을 고집했기 때문이다. _287p.

비오는 어느밤, 시내 한쪽에선 베트남전을 반대하는 시위가 벌어지고, 어딘가에선 이층버스가 인도를 타고 올라가 철조망을 들이받고 운행을 멈춘다. 시민의 제보로 현장에 도착한 형사들은 버스 안에 탑승하고 있던 승객 9명이 모두 끔찍하게 살해된 현장을 보게 된다. 스웨덴 최초의 대량 살상 사건, 현장에 있던 사람이 모두 죽었지 그중엔 형사들도 익히 잘 아는 인물 스텐스트룀도 현장에서 숨진 채 발견되는데... 새로운 사건이 없어 쉬는 줄 알고 있었던 그는 왜? 밤중에 그 버스에 젊은 여자 옆에 앉아있었던 걸까? 공무용 총은 왜 가지고 있었던 거지? 누군가를 미행하고 있던 걸까? 동료였던 그의 죽음은 이 사건을 더더욱 갈피를 잡을 수 없게 하고 탑승하고 있던 사람들의 행방과 인적 조사 등 작은 단서 하나라도 찾기 위해 고민하고 조사하며 연말을 보내고 한 해를 넘기게 된다. 현재의 사건은 오래된 과거의 다른 사건으로 연결되고 도무지 풀리지 않을 것 같던 사건도 '저자들은 이렇게까지 추리해 봤어?' 하고 약 올리듯 독자들을 열심히 끌고 가 끝을 보고야 말게 한다.

<로재나>, <연기처럼 사라진 남자> <발코니에 선 남자> 에 이어 네 번째로 읽게 된 소설은 마지막 장으로 향할 때까지 페이지를 덮기 쉽지 않았던 소설이다. '북유럽 미스터리의 원점', '경찰 소설의 모범'이라 불려온 마르틴 베크 시리즈는 최근 추리, 범죄소설들이 잔인하고 잔혹한 묘사들에 피로함과 불편함을 느꼈던 이들에게 아날로그 한, 지적 유희를 느껴볼 수 있는 시리즈가 될 것이다. 오랜만에 읽는 맛을 알게 해준 마르틴 베크 시리즈는 다음에 읽게 될 시리즈가 더욱 기대되는 책이다.

밤 11시에도 비는 계속 내렸다. 시위대는 사실상 해산했다.

바로 그 시각, 여덟 건의 살인과 한 건의 살인미수가 스톡홀름 시내에서 벌어졌다. _14p.

마르틴 베크는 이십삼 년간 경찰 생활을 했다. 동료가 업무 중에 죽는 일도 여러 번 겪었다. 매번 괴로운 경험이었다. 경찰의 업무가 갈수록 위험해진다는 생각이 들었고, 마음 깊은 곳에서는 다음 차례가 자신일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들었다. _40p.

"경찰이 필요악이기 때문이야. 누구든 불현듯 경찰의 도움이 필요한 순간이 온다는 사실을 알지. 직업 범죄자들조차 그래. 제아무리 도둑이라도 자기집 지하실에서 뭔가 달각대는 소리가 들려서 밤중에 잠을 깨면 어떻게 할 것 같나? 당연히 경찰을 부르지. 하지만 그런 상황이 벌어지지 않는 이상, 대부분의 사람들은 경찰이 자기 일을 방해하거나 마음의 평화를 어지럽히면 어떤 방식으로든 두려움이나 경멸을 표현하기 마련이야." _199p.

"범인에게는 동기가 있을 거야." 마르틴 베크가 말했다.

(중략) "꼼꼼하게 계획된 살인이었어." _210p.

"이제 고전이 되어버린 질문을 던질 때가 됐군. 스텐스트룀은 왜 그 버스에 있었을까?" 콜베리가 말했다. _216p.

"들어보시면 알아요. 웃겨죽을걸요." 아이가 말했다.

아이는 재킷에서 레코드판을 꺼내고 레이블을 읽었다.

"첫 곡은 <웃는 경관>이에요. 적절하죠? 네?"_351p.

#마르틴베크 #마르틴베크시리즈 #엘릭시르 #문학동네 #김명남 옮김 #까망머리앤의작은서재 #소설추천 #도서추천 #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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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해당 도서만 제공받아 주관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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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저녁의 연인들
서윤빈 지음 / 래빗홀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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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저녁의연인들 #샘플북

#서윤빈

- 소설은 미래의 어느 시점, 사람들이 늙어가는 장 기를 하나하나 임플란트로 교체할 수 있게 된 한국을 배경으로 합니다. 이론적으로는 영생을 누릴 수도 있지만, 장기 임플란트 구독 비용이 만만치 않기 때문에 충분히 부유하지 못한 대다수 노인들은 여전히 죽음을 맞이하죠. 주인공 '유온'은 장기 구독 비용을 감당하지 못해 죽음이 예정된 사람들을 유혹해 그들의 돈으로 살아가는 인물입니다. 소설은 그런 유온이 성아'라는 인물과 필요 이상으로, 혹은 진심으로 가까워지는 바람에 벌어지는 이야기입니다_7p.

- 가끔 무섭지 않나요. 나도 언젠가 늙을 텐데 사실 20대들이 많이 가는 곳들에선 노인분들이 많이 안 보이잖아요. 젊은이에서 노인이 되는 과정이 점진적 변화인지 삶의 조건이 달라지면서 한 번에 점프하게 되는 건지는 아직 잘 모르겠지만, 개인적으로나 사회적으로나 언제나 늙음을 의식하고 사람들이 좋게 나이들 공간을 마련해 줘야 한다고 생각해요._13p.

- 사실 죽음이 스위치 끄듯 찾아온다면 죽음을 두려워할 사람이 많이 줄어들 거라고 생각해요. 적어도 저는 죽는 것보단 죽을 만큼 아픈 게 더 무섭거든요. _15p.

사랑보다 생존이 먼저인 시대에서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영원한 저녁의 연인들>은 존재통에 관한 환상적이고 더없이 지적인 이야기다. _29p. 문보영 시인 (추천인의 글)

#래빗홀출판사 #래빗홀 #샘플북서평단 #문장발췌

최근 치과를 다니며 치료중이라 '임플란트 장기'라는 문장에 홀딱 마음이 갔다.

나이가 들어 언젠가 임플란트치아를 하겠지만 그때까지는 내가 건강하게 잘 관리해야지,라는 마음을 먹게 되는데 '나이듦'은 누구도 피해 갈 수 없는 일 아닐까? 중년에 접어들면서 만약 나 이외의 가족이 없다면 나의 마지막은 어떻게 준비해야할까? 결국은 요양원인가? 나이가 더 들어 병까지 들고 아프게 된다면? '나의 마지막은 삶의 스위치를 내리듯...내가 선택하고 싶다'라는 생각을 해오고 있었는데, 운명 같은 소설을 만나 그 내용이 더욱 궁금해진 소설이다. 액기스를 모아 모아 담은 샘플북! 소설 한 권을 읽기 전 담당 편집자와 소설가의 인터뷰가 인상적이었고, 문보영 시인의 추천사를 읽으며 책의 내용이 더욱 궁금해졌다. 본문 엿보기로 살짝 읽어본 소설이 책의 내용을 더욱 궁금하게 하는 <영원한 저녁의 연인들> 지금 우리가 한 번쯤 읽고 생각해 봐야 할 소설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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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의 안쪽 - 속 깊은 자연과 불후의 예술, 그리고 다정한 삶을 만나는
노중훈 지음 / 상상출판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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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의안쪽 #노중훈

#도서협찬

코보소와 알바니아 출장 의뢰가 들어왔을 때 농담하는 줄 알았다. 크로아티아와 슬로베니아를 가봤으니 발칸반도가 아주 낯설지는 않았지만 두 나라에 관해서는 '내전', '인종 청소'같은 무시무시한 단어밖에는 아는 것이 전혀 없었다. 마치 듣도 보도 못한 미지의 생명체를 상대하는 것 같았다. 마른침을 삼키며 이스탄불행 비행기에 올랐다. _269p.

1999년부터 여행작가로 세계를 여행하며 자신만의 이야기를 쌓아온 노중훈의 <풍경의 안쪽>. 책표지의 그림만큼이나 책에 수록된 사진들이 너무도 아름답고 여행지에 대한 감상이나 궁금증을 갖게 한다. 최근 여행유튜버들의 영상으로 꽤 많은 여행지들을 눈으로 보고 간접경험했다고 생각했는데 이 책을 읽으며 참으로 얕은 지식으로 겉핥기식의 여행지를 간접경험했구나... 하는 생각을 하기도 했고, 세상에 이토록 아름다운 여행지들이 경험해 보지 못하고 들어보지 못한 여행지들이 많구나라는 생각을 새삼 하게 된다.

1부 압도의 풍경

2부 느림의 풍경

3부 예술의 풍경

4부 사람의 풍경

총 4부로 이야기하는 가닿지 못한 '풍경의 안쪽'의 이야기들은 저자가 여행자로 머물렀던 곳들의 이야기들이 그저 스쳐 지나가는 이야기가 아닌 스며드는 여행지의 이야기처럼 다가와 더없이 아름답게 느껴지는 책이었다. <풍경의 안쪽> 그저 눈에 보이는 것만이 아닌 많이 보고 깊숙이 들여다봐야 나올 수 있는 이야기들, 여행에 목마른 이들이, 또는 일상에 쉼이 필요한 이들이 많이 읽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 책이다.

코앞에서 살펴본 '악마의 목구멍'은 세상의 모든 폭포이자 크기를 나타내는 어떠한 형용사를 끌어와도 형용이 불가한 초월적 존재였다. 미루어 헤아릴 수 없을 만큼 엄청난 양의 물이 높은 데서 낮은 데로 끊임없이 떨어졌고, 섣불리 짐작할 수 없을 만큼 엄청난 크기의 소리가 귓전을 때렸다. 폭포를 바라보고 있자니 물의 소용돌이에 빨려 들어갈 것만 같았다. _64p.

인도를 세 번 다녀왔다. 부처의 흔적이 남아 있는 북동부 도시들을 돌아보는 여정이 에피소드가 만발하는 장편소설이었다면, 케랄라를 휘돌아 다니는 여행은 여백이 많은 한 편의 시였다. 저자가 오케스트라를 동원한 장중한 종교음악이라면 후자는 즉흥연주가 도드라지는 재즈 같았다. 자유롭고, 여유롭고, 때론 현란했다. _91p.

2000년의 역사가 숨 쉬는 발렌시아는 물려받은 도시이자 고쳐 지은 도시다. 구시가지의 유적들과 한 세기를 훌쩍 넘긴 건물들이 발렌시아의 과거를 함축한다면, 투리아 강변에 들어선 예술과 과학의 도시는 뉴 발렌시아를 웅변한다. 예술과 과학의 도시는 투리아강 유역 개발에서 연원한다. _173p.

미얀마에서 살펴본 불교 사원들과 사원의 탑들은 먼저 보고 돌아온 이들의 전언대로 화려하고 웅려했다. 불탑 앞에서 미얀마 사람들은 향을 사르고 합장을 하거나 이맛전이 바닥에 닿을 정도로 허리를 깊이 숙였다. 얼굴은 맑아고, 몸가짐은 공손했다. 그것은 미얀마인들에게 유전자처럼 새겨진 신앙의 표정이었다. _243~244p.

#상상출판 #까망머리앤의작은서재 #여행에세이 #에세이추천 #book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해당 도서만 제공받아 주관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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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하지 않은 날
이나 소라호 지음, 권남희 옮김 / 열림원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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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하지않은날 #이나소라호

#도서협찬

나이를 먹을수록 다양한 경험을 해서인지 지금 눈앞에 있는 것들이 무엇보다 사랑스럽게 느껴집니다.

그런 생각을 하며 붙인 '특별하지 않은 날'이라는 제목이 정말 마음에 듭니다.

이 책을 읽은 뒤에 소중한 사람의 얼굴이 떠오르신다면 무척 기쁠 겁니다.

2권으로 이어지는 에피소드도 부디 잘 부탁합니다. _이나 소라호

<특별하지 않은 날>에 등장하는 이들은 모두가 하나의 이야기를 가지고 있다. 모두가 주인공인 이 책의 에피소드들은 핸드폰으로 할아버지의 일상을 찍어 가족들에게 보내고 함께 이야기하기도 하고, 할아버지가 핸드폰으로 할머니의 환한 미소를 순간포착해두기도 한다. 인생의 주인공이기도, 때론 조연이기도 한 에피소드들을 넘기며 따스하고 다정한 이들의 마음에 조금씩 젖어들어 나도 모르게 조금 더 다정하고 싶어지고 당연하게 여기던 것을 조금 더 애틋하고 다감한 마음으로 바라보고 싶어진다. 애틋하고, 다정하고 사랑스러운 <특별하지 않은 날>의 이야기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다음 이야기도 있다고 하니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기다릴 수밖에... 소중한 이들과 함께 읽고, 일상 속 반짝이는 행복의 순간들을 이야기해 보고 싶어지는 책이다.

그때그때 '멋지네' 싶은 것을

바로 누군가에게 보여줄 수 있어서 좋아요._11p.

좋아하는 게 늘어난 거네._81p.

내 눈이 카메라라면

모두에게 보여줄 수 있을 텐데. _113p.

#열림원 #까망머리앤의작은서재 #권남희 #힐링만화 #추천도서 #도서추천 #선물하기좋은책 #book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해당 도서만 제공받아 주관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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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회를 주세요 - 울적하고 속상한 날 그림책 너머
알프 괴칼프 지음, 알렉산드라 파비아 그림, 김배경 옮김, 소이언 해설 / 책속물고기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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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 같지 않고,

내 뜻대로 이뤄지지 않는 것투성이지만....

이들에게도 한번 기회를 줘보는 건 어때?

미처 발견하지 못하고 지나간, 그런 순간들.

보기에도 시원해 보이는 책의 판형 가득 그림과 함께 이야기와 어울리는 그림이 눈에 띈다. 미처 발견하지 못하고 지나가는 순간들, 그런 순간들에게 기회를 한번 줘보는 건 어떨까? 그런 시간을 통해 인생에 새로운 변화를 맞이할 수 있다면... 아이들이 일상에서 겪는 열세 가지의 크고 작은 고민들은 '왜 저럴까?'라는 생각에 그칠 수 있는 다양한 경우의 이야기들을 '그럴 수 있어!'라는 아무렇지도 않다는 위로와 통쾌한 해결책을 제시해 주기도 한다.

어쩌면 별것도 아닌 고민, 불안, 울적하고 속상한 마음들을 실제로 자주 경험하게 되는 사례를 들어 이야기하고 '나를 속상하게 한 것들' , '내가 나에게 기회를 준 것들'이라는 페이지를 통해 이 책을 읽으며 보다 내 마음을 조금 더 찬찬히 들여다보고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갖게 해준다. 아이들을 위한 그림책이지만 어른에게도 그림책이 필요하다는걸, 매번 그림책을 읽으며 새삼 생각하게 된다. 2024년이 시작한 아이들과 함께 읽고 이야기해 봐도 좋을 책으로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어른들이 어려운 단어들로 이야기해서 머리가 지끈 지끈,

무슨 말인지 몰라 답답하다고?

그럴 수 있어!

우리 모두 아이였던 때가 있었거든.

자라면서 세상의 지식을 먼저 배운 것뿐이지.

언젠가 너도 그렇게 멋지게 이야기할 수 있는 날이 올 거야!

화가 머리끝까지 치솟아서 바락바락 소리치고 싶다고?

그럴 수 있어!

그럴 땐 지난번 화난 기억을 떠올려 봐.

이유가 잘 기억나지 않을걸!

자, 숨을 크ㅔ 들이쉬고

'화난 이유'를 열 가지만 써봐.

거짓말처럼 마음이 후련해질 테니까.

부랴부랴 이사를 하게 되어

정든 동네와 이별하는 게 슬프다고?

그럴 수 있어!

네가 세상에 태어난 순간부터 변화는 시작되었어.

가족이 늘어나고, 학교에 다니고,

반이 바뀌고, 새로운 친구가 생기고...

앞으로도 만남과 이별을 겪게 될 거야.

그러니까 즐거운 마음으로 새로운 일들을 맞이해 봐.

미래가 어떻게 달라질지 흥미진진하잖아!

#기회를주세요 #알프괴칼프#알렉산드라파비아 그림 #김배경 옮김 #소이언 해설 #그림책 #책속물고기 #까망머리앤의작은서재 #그램책추천 #추천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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