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색깔을 만들어가는 중입니다 - 인생은 어디로 흘러갈지 알 수 없지만
류형정 지음 / 뜻밖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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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일은 일하느라 지쳐서 퇴근 후 쇼파에 누워있고,

주말은 나가기 귀찮아서 집에서 뒹굴뒹굴 거리다 보면

나는 왜 이렇게 의미 없는 시간을 보내고 있는 걸까라는 생각을 하곤 한다.

물론 집에서 쉬는 것도 일종의 휴식이자 에너지 충전이지만

내가 집에서 푹 자고 늦게 일어나서 딱히 하는 일 없이 하루를 보내는 동안

책을 읽거나 공부를 하는 사람, 친구를 만나서 신나게 노는 사람,

연인이나 가족과 근교로 드라이브를 가거나 산책 겸 운동을 하는 사람들의 일상이 SNS로 올라오고

그 사람들의 행복한 순간들을 볼 때면 나만 시간을 허투루 쓰고 있고 외롭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그래, 물론 마음먹으면 알람을 맞춰서 일찍 일어날 수 있고, 오전부터 독서나 공부를 할 수도 있다.

친구를 만나 카페를 가서 수다를 떨 수도 있고, 가까운 바다로 드라이브를 갈 수도 있다.

그런데 그건 '마음먹으면'이라는 전제가 붙는다.

혼자는 외롭지만 편하고, 외출을 하는 것보다 집순이로 뒹굴 거리는 게 내가 좋아하는 일이다.

 

  

 

 

예쁜 노란색 표지의 <나만의 색깔을 만들어가는 중입니다>는

저자 본인의, 특별한 일 없이 흘러간 일상의 시간들을 기록한

그림과 만화, 글이 나와있는 에세이 형식의 책이다.

저자 소개에 나와있는 "생각보다 예민하지만 다정한 사람입니다"라는 문장이 맘에 든다.

나는 워낙 낯가림이 심하고 내성적이라 처음 보는 사람들에게 차가워 보인다는 말을 자주 들었다.

친해지고 나면 착하고(?) 다정하다는 말과 함께.

그래서 그런지 저 문장만 읽어도 얼추 저자의 성격이 어떤지 느낌이 왔다.

 

 

 

 

저자의 일상은 나와도 많이 닮아 있었다.

사실 나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들의 일상은 비슷하지 않을까 싶다.

간혹 있는 기념일이나 특별한 날을 제외하고는 다들 평범하게 하루를 보내며,

스트레스 받는 날에는 매운 음식을 먹고, 치느님을 만나기도 하고, 소소한 일에 행복을 느끼고,

한 번씩 밀려드는 외로움과 우울감에 쳐지고.

자신을 살펴보며 관찰하는 일기 느낌의 책이었지만 나와도 비슷해서 그런지 공감 가는 게 참 많았다.

이런 공감들로 인해 책을 읽다가 미소 짓기도 하고, 위로를 받기도 했다.

 

표정으로 드러나지 않아도 마음속은 행복에 젖어 있다는 것을 알았으면 좋겠다.

책에서는 주인공의 표정이 내내 무표정으로 나오지만 볼수록 볼매이다.

나도 표정이 별로 없는 편인데 '표정=마음'이 아니라는 걸 많은 사람들이 알아주었으면..

 

 

 

 

 

왼손 드로잉 부록도 실려있는데, 내가 오른손으로 그린 그림보다 더 잘 그렸......ㅋㅋ

 

 

언제나 내일을 준비하며 흘러가는 시간을 잡으려고 애썼다.

돌아보니 그간 흘러가며 쌓인 것들이 나를 말해주고 있었다.

 

지금도 시간은 흘러가고 있고 멈출 수 없다.

의미 없이 보낸 날들이 많다고 생각했지만 그 시간들이 모여서 지금의 나를 만들었고,

지금 흘러가는 이 시간이 쌓여서 미래의 내가 될 것이다.

세상에서 나 자신보다 소중한 건 없다.

지나간 나와 앞으로의 내가 만나 나만의 색깔을 만들어가고 예쁜 꽃을 피우리라 믿는다.

이 책은 만화 형식의 그림들이 많이 나와 있어서 읽는데 시간도 오래 걸리지 않고,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그런데 다 읽고 나서 한 번 더 읽고 싶어지는, 결국 한 번 더 읽고만 책이다.

많은 사람들이 읽어보고 공감과 위로를 받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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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람쥐의 위로
톤 텔레헨 지음, 김소라 그림, 정유정 옮김 / arte(아르테)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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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는 일마다 잘 안 되는 그런 날이 있지."

"그렇지, 그런 날이 있지."

 

위로가 필요한 하루

 어른들을 위한 동화 같은 잔잔한 이야기 <다람쥐의 위로>

 

 

 

 

어렸을 때 읽었던 동화 속에서는 모두가 친구였다.

하지만 동화와는 다르게 실제 동물의 세계는 약육강식의 세계이며, 어느새 '동물의 왕'이라고 하면 사자나 호랑이가 떠오르는 동심과 멀어진 어른이 되었다.

<다람쥐의 위로>에서는 주인공인 다람쥐와 여러 동물들의 아기자기한 일러스트와 잔잔한 책 내용 때문에, 오랜만에 동심으로 돌아가 읽을 수 있는 순수한 동화가 떠올랐다.

등장하는 동물들은 다들 친구처럼 사이가 좋고, 개미와 코끼리, 쥐와 사자 등 현실에서는 어울리지 않은 동물들이 서로에게 위로가 되는 모습이 참 보기 좋았다.

평소 반전이 있는 소설을 선호하는 나에게 오랜만에 마음이 착해지고 따뜻해지는 이야기였다.

 

 

 

 

어느 날 고슴도치가 다람쥐에게 더 이상 여기서 살고 싶지 않다며 나뭇가지 꼭짓점에 살고 싶다고 말한다.

다람쥐는 위험하다며 말렸지만, 고슴도치는 결국 이사를 하게 된다.

하지만 나뭇가지가 바람에 흔들리며 위태해 보이고 불편해 보이는 고슴도치 집.

 

"왜 거기 그렇게 살고 싶은거니?" 다람쥐가 물었다.

"솔직하게 말해줄까?" 고슴도치가 되물었다.

"응."

"충동이었어."

 

결국 다시 고슴도치는 옛집으로 돌아간다.

여기서 충동이라고 답한 고슴도치를 보며 내 모습을 보는 것 같기도 했다.

충동구매의 달인이라 그런가..

원하는 건 꼭 해봐야 직성이 풀리는 스타일이라, 나에게 맞지 않고 어울리지 않는 것도 일단은 해보려고 시도하는 내 모습이 떠올랐다.

경쟁에 찌든 삶에 지칠 때 간혹 이렇게 순수한 이야기가 필요한 것 같다.

물론 동화 같다고 해서 다 아름답고 행복한 이야기만 있는 건 아니다.

많은 생각이 들던 책. 위로가 필요한 어른을 위한 동화로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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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냥 꼰대로 살기로 했다 - ‘요즘 것들’과 세련되고 현명하게 공생하는 생존의 기술
임영균 지음 / 지식너머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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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세상은 밀레니얼을 중심으로 돌아간다. 새로운 시대가 오고, 새로운 문화가 만들어지고 있다.

하지만 주연이 있으면 조연이 있기 마련인데, 그 안에서 기성세대는 조연으로 남지 못하고 '꼰대'라는 이름의 적으로 묘사되고 만다.

3040 직장인들을 주 타깃으로 한 '따곤' 즉, '따뜻한 꼰대'가 될 수 있는 방법 찾기!

꼰대의, 꼰대에 의한, 꼰대를 위한 꼰대 이야기 <나는 그냥 꼰대로 살기로 했다>

 

나는 꼰대라는 단어를 떠올리면 고리타분하고 자기중심적인 답답한 어른이 떠오른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나처럼 부정적인 이미지를 떠올리지 않을까 싶다.

네이버에 꼰대를 검색하면 권위적인 사고를 가진 어른이나 선생님을 비하하는 은어 라고 나온다.

하지만 요즘은 상사가 조금만 잔소리를 해도 뒤에서 꼰대라고 뒷담화 까는 일이 많다.

직장인들이 기피하는 단어 1순위 '꼰대'

잘못된 부분에 대해 지적하는 것도 꼰대라는 소리가 듣기 싫어 눈치를 보며 말 한마디 제대로 할 수 없는 요즘.

그런데, 누군가가 만든 '중2병'이라는 단어를 생각해보자. 사실 사춘기는 누구나 다 겪는 시기이다.

하지만 이 시기를 '중2병'라는 단어를 붙임으로써 사람에 따라 그냥 지나갈 수도 있는 시기이지만 으레 걸려야 하는 병으로 만들어 버린 건 아닐까?

꼰대도 여기의 연장선이다. 그 개념이나 프레임 안에 우리 생각을 가둔다. 남들이 다 그렇게 생각하는 것에 쉽게 동조하는 경향 때문일 수도 있다.

누구나 사춘기를 거치듯 누구나 나이가 든다. 우리가 10대, 20대, 30대를 거치며 생각이 바뀌듯, 나이가 들면 그 나이에 맞게 변해 가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꼰대로 불리는 행동도 그 나이 듦에서 생겨나는 자연스러운 과정이 아닐까?

 

 

 

 나도 20대까지만 해도 스트리밍으로 음악을 들을 때 TOP 100을 재생시켰다.

통화연결음도 월 1회씩 최신 인기 가요로 바꾸곤 했는데, 어느 순간부터 TOP 100으로 재생되는 노래는 대부분 모르는 노래이고, 간혹 음악을 듣더라도 내가 좋아하는 BTS 노래나 추억의 90년대 노래를 재생시키게 된다.

이건 나뿐만 아니라 주변 친구들도 하나같이 공감하는데, 예전에는 추운 겨울에도 예뻐 보이기 위해 따뜻함 보다 멋을 선택했다면, 지금은 기모 없는 옷은 상상하기 싫을 정도로 멋보다는 따뜻함과 편한 옷을 찾게 된다.

이런 내가 요즘 10, 20대 어린 친구들이 겨울에 맨다리로 거리를 활보하는 걸 보고는 적잖이 당황하는데...

나도 저 시절을 겪었음에도 불구하고 나이가 들고 보니 왜 이렇게 신기하게 다가오는지 모르겠다.

어느새 나도 자연스럽게 꼰대 계열에 합류하게 된 걸까?

 

 

 

 

직장인이라면 공감하겠지만 상사의 "나 때는 말이야"로 시작되는 말을 들으면 벌써부터 듣기 싫어진다..(ㅠㅠ)

나도 신입 때는 저런 고리타분하고 옛날 방식을 고집하는 상사가 되지는 말아야지 생각했지만, 어느 순간 신입 직원에게 "예전이 좋았어"라고 얘기하는 꼰대 같은 내 모습을 발견할 때가 있다.

책에서는 꼭 해야 할 말이 있다면 말하는 방식에 있어서 주의를 필요로 한다.

'나는 되고, 너는 안 돼' 식의 일방적인 요구가 아니라 이해와 수용을 기반으로 좀 더 세련되게 말하는 것이다.

예를들어

 

"나는 이렇게 해 보니까 도움이 되더라."

"이렇게 하면 이런 좋은 점이 있어."

 

라고 말하면, 같은 말이라도 표현 방식에 따라 듣는 사람 입장에서는 잔소리나 쓴소리로 듣지 않고 본인에게 도움되는 조언으로 받아들일 것이다.

<나는 그냥 꼰대로 살기로 했다>에는 따꼰이 되는 방법들을 제시하고 있는데, 저자의 경험을 예시를 들어 같이 나와있기 때문에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칭찬, 위로, 공감 등 문제가 생겼을 때 우선 직원의 마음을 먼저 챙겨주고 그 뒤에 해결책을 고민하라고 제시하고 있다.

내가 지켜 준 직원의 마음은 언젠가 몇 배로 돌아온다. 마음의 빚에 대한 보답은 생각보다 크다.

꼰대 이야기 외에도 사람과 사람 사이의 배려와 칭찬, 상사가 아닌 후배 직원이 알고 있으면 좋은 마인드 등 여러 가지 분야의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사실 내가 근무하는 회사는 직급을 떠나 자유로운 분위기인 회사라서 꼰대와 어울리는 환경은 아니지만, 이 책을 읽고 나니 꼰대의 의미보다는 대화의 기술을 터득한 기분이다.

아직 우리나라 대부분의 회사는 직급에 따른 서열이나, 옛날 분위기의(?) 회사가 많기 때문에 직장인이라면 한 번쯤 읽어 보기 좋은 책이다. 따꼰 상사들이 넘쳐나는 사회가 와서, '꼰대'도 부정적인 인식에서 벗어나면 좋겠다!

 

꼰대도 한때는 요즘 것들이었다. 꼰대가 한때 요즘 것들이었다는 말을 뒤집으면 요즘 세대들도 언젠가는 꼰대가 된다. 고로 지금 내가 조롱하는 대상은 미래의 내 모습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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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별 일로 잘 먹고삽니다 - 꿈업일치를 이뤄 낸 31명의 job톡
강이슬 지음 / 이담북스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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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실패담을 이야기 할 때 그 원인은 동일하게도 '지나친 욕심'이었다. 한 사람도 아닌 서른한 명 모두가 입을 모아 똑같은 이야기를 하고 있다.

 

 

대학생 때 우연히 시작한 예능 프로그램 아르바이트를 계기로 방송계에 입문한 저자 강이슬

현재 방송작가뿐만 아니라 뷰태플랫폼 운영, 뷰태프로그램 제작, 이미지메이킹 강사 등 뷰티와 관련한 전문가로서

이 책에는 31명의 꿈업일치를 이뤄 낸 사람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현재 직업을 찾고 있거나 직업인으로 살아가면 아직 확신을 갖지 못하고 고민 속에 빠져 있는 사람들에게 용기를 주는 책이다.

 

 

 

 

 

목차를 보면 낯선 직업도 있을 것이고, TV에서 봤던 사람도 있을 것이다.

여러 종류의 직업을 가지고 있는 31명의 스토리를 읽어볼 수 있는 <별별 일로 잘 먹고 삽니다>

책을 읽으며 정말 신기했던 건 기존의 전공이나 직업과 지금 하는 일이 전혀 다른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다.

뭐 그러고 보면 나도 내 전공과 전혀 무관한 일을 하고 있지만, 나중에 또 내가 하는 일이 지금 회사에서 하는 업무와 정 반대일 수도 있겠구나 싶었다.

 

세상 어떤 일이라도 경험하면 다 쓸모 있게 쓰여요.

전혀 연결고리가 없을 것 같지만 의외로 자연스럽게 이어질 수 있어요.

 

 

생각해보니 내가 가지고 있는 자격증은 운전면허증 뿐이다.

워낙 수동적인 성격이라 직장 상사에게는 말 잘 듣는 부하직원이지만, 내 스스로는 진정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도 잘 모르고, 스스로 뭘 하겠다는 다짐을 한 적도 잘 없는 것 같다.

지금 다니는 회사는 정년퇴직까지 가늘고 길게 근무하는 게 목표인데, 갈수록 평균 수명도 늘어나고 있고, 언제 어떤 이유로 회사를 그만둘지 모르기 때문에 나도 지금 하는 업무와 관련이 없더라도 여러 가지를 배우며 이런저런 자격증에도 도전해보고 싶어졌다.

이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되는 직업들도 꽤 있었고, 그중 멋있어 보이는 직업들도 여럿 있었다.

아무래도 저자가 방속 쪽에서 일을 하고 뷰티와 관련된 일을 주로 맡다 보니, 이 책에 소개된 서른한 명의 사람들도 뷰티와 관련된 업종이나 그와 관계있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 많았다.

뷰티프로그램 진행자, 뷰티블로거, 뷰티크리에이터, 명품 브랜드커뮤니케이션 매니저, 화장품 대표, 쥬얼리 디자이너, 방송 관련 직업 등등..

사실 나는 뷰티 쪽으로는 별 관심이 없어서 나와 전혀 연관성 없는 직업이 많았지만, 이 책에 등장한 모든 사람들에게서는 하나같이 긍정과 노력이 느껴졌다. 그로 인해 나 또한 자극을 받게 되었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마세요, 실패 없는 삶은 없어요. 그 실패를 어떻게 대하느냐에 따라 내 인생의 퀄리티가 달라져요.

 

 

 

 

 

 

기억에 남는 인물들 중 두명을 소개하고 싶다.

첫 번째, 인도어 가드닝 전문가 임진희

10년 넘게 뷰티에디터로 오랜 기간 활동을 하다가 현재는 식물과 공간을 컨설팅 해주며, 클래스를 통해 수강생들과 직접 소통도 하고 있는 그녀.

기존 매거진이 인쇄물에서 모바일 형태로 자리 잡으며 한계를 느낀 게 뷰티에이터를 그만둔 계기이긴 했지만,

오랜 기간 뷰티에디터로 근무하다가 전혀 관련성 없는 직업을 선택한 이유도 눈길을 끌었다.

30대 초반에 인문학 모임에 들어가게 되면서 그곳에서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만들어 살아가고 있는 친구들을 만나게 되었고, 그때부터 앞으로 뭘 해야 할지 나 자신에 대한 고민을 시작하게 되었다고 한다.

아무래도 지금 내 나이대에 모임에서 만난 친구들을 통해 그런 고민을 하게 되었다는 걸 보니, 아직 30대는 늦은 나이가 아니라는 점에서 그녀의 이야기에 더 끌리게 되었다.

나는 30대에 접어들고 결혼을 한 후, 이제는 뭘 시작하기에 늦었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새로운 용기를 얻었다고나 할까?

실제 37살에 방황하는 마음을 다잡기 위해 새로운 게 필요해서 플랜트 클래스를 듣기 시작하다가 전문가 과정까지 도전하게 되었고, 그 끝에 자신의 목표를 찾게 되었다고 한다.

두 번째, 물리치료사에서 필라테스 강사가 된 편주희

초반 저자와의 인터뷰 중 저자의 평소 자세를 캐치하여 그런 자세는 소화기관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조언하는 모습에 전문가의 포스가 느껴졌다.

사실 나도 매일 회사에서 8시간 동안 가만히 앉아서 업무를 하고, 운동량도 없으니 자세가 늘 구부정하고 종종 허리 통증으로 고생하는 편이다.

최근에는 허리 MRI까지 찍었기 때문에, 코로나가 없어지면 정말 걷기 운동이라도 꾸준하게 해야겠다는 생각 중이라 더 관심이 갔다.

물리치료사로 일을 했다가 필라테스 강사가 되었기 때문에 질환별 진단과 재활치료법들이 운동을 가르칠 때 큰 도움이 된다고 한다.

그런데 이런 그녀도 중학생 때 말뚝박기를 하다가 일어난 사고로 허리의 통증과 다리에 감각이 없어져 대소변도 가리지 못해서 기저귀에 의존했던 시기가 있었다.

어린 나이지만 한창 뛰어놀기 좋아하는 중학생에게는 큰 충격이었을 텐데 그 시기를 잘 극복했다.

한의사를 통해 치료를 받으면서 감각이 돌아오기 시작했고, 통증 케어를 해주던 물리치료사들에게 받았던 큰 안정감으로 물리 치료사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고 한다.

지금도 통증으로부터 누군가를 해방시켜줄 삶의 조력자를 꿈꾼다는 그녀를 보며 건강이 최우선이라는 걸 다시 한번 실감하게 되었다.

 

 

 

꿈업일치

 

 

지금 하는 일이 본인이 좋아하고, 적성에 잘 맞아서 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될까?

이 책에 나오는 사람들은 대부분 본인이 원하는 일을 하고 있어서 너무 부러웠다. 물론 어느 정도의 운도 있었겠지만 대부분은 노력으로 이뤄낸 성과이다.

월급날을 바라보며 하루하루 별생 각없이 회사를 다니는 나에게는 이 책에 나오는 사람들이 당장은 다른 세상에 살고 있는 사람들 같고, 지금의 나와는 전혀 관련 없어 보이는 게 사실이지만,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그들의 용기와 노력이 부러우면서도 멋있어 보였다.

문득 10년 뒤, 20년 뒤 나는 뭘 하고 있을까 궁금해진다.

취준생, 그리고 현재의 직업에 만족하고 있지 못하는 분들이라면 읽어보길 추천한다.

 

 

누구 하나 의미 없는 삶은 없었고 단 하루의 시간도 허투루 쓰는 사람이 없었다. 역사에 길이 남느냐 마느냐 하는 문제가 아니라 삶을 살아가는 방식에 있어 누구보다 치열했음은 분명했다. 그들의 이야기를 담아내면서 부러움보다 반성이 남았다.

 

 

 

 

이담북스 서포터즈로 제공받은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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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의 겨울
아들린 디외도네 지음, 박경리 옮김 / arte(아르테)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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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플하고 예쁜 파랑의 표지와 분위기 있는 제목. 무슨 장르의 이야기일까?

사실 책을 펼치기 전까지는 가정폭력과 관련된 이야기일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책 초반부터 끝까지 팽팽한 긴장감과 슬픔을 같이 느낄 수 있는 <여름의 겨울>

가정폭력 속에서 어른이 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름 없는 한 소녀의 이야기.

 

 

우리 집에는 방이 네 개 있었다. 내 방, 동생 질의 방, 부모님 방, 그리고 시체들의 방.

 

사냥을 즐기는 폭력적인 아빠, 자신조차 지킬 수 없는 아메바 같은 엄마, 그리고 사랑하는 남동생 질과 주인공 소녀.

무늬만 가족인 그들은 끊임없이 이어지는 아빠의 폭력 속에서 항상 긴장하며 지내야 한다.

여느 때처럼 아이스크림 트럭에서 '꽃의 왈츠' 음악이 울려 퍼졌고, 소녀는 질과 함께 아이스크림을 사러 나갔다.

소녀가 크림을 얹은 아이스크림을 주문하고 기다리는데, 할아버지가 아이스크림 위에 크림을 얹어주기 위해 집중하는 사이 기계가 폭발한다.

 

 

 

얼굴에는 살점과 뼈가 뒤섞여 있고, 그 가운데 하나밖에 남지 않은 눈이 있었다. 나는 그 모습을 분명히 보았다. 그러기에 충분한 시간이었다.

 

 

 

그 사고를 목격한 뒤 질은 많이 달라졌다. '시체의 방'이라고 불리는 아빠의 사냥 전리품이 있는 방에서 넋이 나간 사람처럼 박혀있었고, 소녀는 점점 변해가는 동생 질을 보며 머릿속에 기생충이 자라고 있다는 생각을 한다.

변해버린 동생을 되찾기 위해, 아이스크림 할아버지 사고가 발생하기 전 과거로 돌아가기 위한 타임머신을 개발하겠다는 다짐을 한다.

학교에서도 과학 수업에 몰두해서 상급반에 들어가고, 영 교수에게 물리학을 배우며 엄마처럼 인생을 포기하지 않기 위해, 질의 미소를 되찾기 위해 노력한다.

 

 

 

책에서 아빠의 폭력적인 모습이 자주 나왔는데, 아빠가 분노할 때마다 어떤 일이 벌어질까 겁이 나서 나도 긴장되었다. 10대 어린 소녀가 감당하기 어려웠을 극한의 공포에 얼마나 외롭고 힘들었까.

가족이라는 안정적인 울타리도 없고, 의지할 부모가 없으니 동생에게 더 애착을 느꼈지만, 타임머신이라는 현실 가능성 낮은 목표를 이루기 위해 포기하지 않고 열정을 불태우는 모습에 계속해서 소녀를 응원했다.

 

 

만약에 과거로 돌아갈 수 있는 아주 작은 가능성이 존재한다면, 나는 그것을 찾아야만 했다.

질의 웃음을, 그 애의 젖니를, 커다란 녹색 눈을 되찾기 위해서.......

 

 

 

처음 책 제목인 <여름의 겨울>을 접했을 때는 무슨 의미인지 알기 어려웠지만 읽고 나니 충분히 이해가 간다.

폭력적인 내용들에 안타까워서 읽기 힘든 순간도 있었지만, 가독성과 몰입감이 좋아서 계속해서 읽게 되었다.

정말 끝까지 책을 읽게 만드는 매력이 있다. 결말도 마음에 들었다.

아빠의 폭력 속에서도 동생의 미소를 되찾기 위해 노력하는 소녀의 이야기. 계속 토닥토닥해주고 싶던 남매.

여운이 오래갈 것 같은 책이다.

유년시절 가정폭력을 겪은 어른들에게, 현재 겪고 있는 청소년들에게 위로와 희망의 소설이 되길 바란다.

 

 

삶이란 믹서에 담겨 출렁이는 수프와 같아서, 그 한가운데에서 바닥으로 끌어당기는 칼날에 찢기지 않으려고 애써야한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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