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혼자만 알고 싶은 영어책 : 순한 맛 - 수백만 영포자가 믿고 배우는 유진쌤 기초 영문법 바른독학영어(바독영) 시리즈 1
피유진 지음 / 서사원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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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연초면 걸리는 외국어 배우기 병?!

언젠가부터 연말이 되면 어떤 외국어를 배워볼까 고민을 한다.

2019년에는 작년에 이어 일본어도 조금씩 공부하고, 여행을 가기 전 유튜브를 보며 간단한 체코어 회화 공부도 했었다.

최근에는 어려울 것 같아서 망설이던 베트남어도 공부하려고 책을 주문하면서 무료로 제공되는 팟캐스트와 인강을 보며 공부하고 있다. 운 좋게 지인의 소개로 한국에 살고 있는 베트남 친구도 생겨서 카톡을 하고 있는데, 이번 주말에 만날 예정이라는 거! 헤헤^^

이렇게 쓰고 보면 나는 외국어 공부에 열성적인 것 같지만, 조금씩 발만 담그는 수준으로 하다 보니 유창하게 하는 외국어는 없다.(^^;;)

​그러고보면 나의 외국어 배우기 목록에 '영어'는 없었다. 영어는 일단 어렵다는 생각과 이미 학교도 졸업한 지 오래되어 기초도 다 까먹은 상태라 다시 시작하기 막막하고 두려운 게 사실이다.

보통 해외여행을 다녀오면 영어를 잘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영어 공부를 몇 번 시도해본 적이 있다. 보통 인강은 1년 단위로 결제를 해야 된다는 부담감에 수강한 적은 없고, 유료 영어학습 어플이나 인기 있는 영어책은 리뷰를 꼼꼼하게 읽고 사봤지만 기초가 부족한 나에게는 따라가기 벅찬 게 현실..(또르르ㅠㅠ)

이번에는 기초라도 튼튼하게 공부해보자는 생각에 베트남어 독학 책을 구매할 때 하루 1줄 따라 쓰는 기초 영어책도 하나 구입하면서 또 어떤 책을 참고해볼까 엄청 고민했다.

 

 

그러다 눈에 띈 <나 혼자만 알고 싶은 영어책>

성인이 학습할 수 있는 왕초보용 독학 책에 오렌지빛 표지가 눈에 번쩍 띄었다. 서문을 보면 실제 저자가 서점에 기초 책을 구매하러 가봤지만 딱히 맞는 책이 없다고 써놨는데 그 말이 공감되었다. 사실 나도 얼마 전 교보문고에 가서 외국어 best 코너에서 구경해봤지만 내 기준에 딱 맞는 책은 없었다.

저자는 수백만 영포자들이 믿고 따르는 화제의 블로그&유튜브, 유진쌤 바른토플 바른독학영어!

 

 

 

출판사 포스트에서 올라오던 연재를 보며 알게 된 책인데, 사실 책을 받고 나서는 생각보다 두께가 있어서 2020년 한 해 동안 계속 공부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퀴즈렛이라고 단어 공부를 위한 사이트도 같이 나와있다. (QR코드) 이렇게 요즘은 책만 구매해도 다양한 콘텐츠를 사용할 수 있으니 참 편하고 가성비도 좋다고 느껴진다.

<나 혼자만 알고 싶은 영어책>의 첫 파트는 명사로 시작된다. 책의 기본 구성은 좌측 페이지에 단어의 그림과 한글이 나와있고, 우측 페이지에는 영어로 단어가 나와있다.

 

1. 좌측에 그림과 한글을 보며 단어가 무엇인지 유추하며 적어보기.

2. 우측에 단어를 보며 영작을 해보기

 

 

 

물론 그림과 한글을 봐도 정확한 스펠링이 기억나지 않았다. 입으로 웅얼웅얼 거릴 수는 있지만 쓰기는 왜 이렇게 어려운 건가요.....? 그리고 영작도 처음에는 막막했는데 쉽지 않을 경우 인터넷으로 찾아봐도 괜찮다. (사실 처음 시작인 1월은 바로 인터넷으로 검색한..ㅋㅋㅋㅋ)

그런데 거창한 문장은 아니더라도 결혼기념일이나 내 생일이 있는 달이 있다 보니 모르는 단어는 인터넷 검색의 도움을 받아 이렇게 문장으로 완성할 수 있었다.

새로운 학습법이라 그런지 막상 해보니 그 단어를 떠올리거나 기억하기도 쉬운 것 같아서 마음에 들었다.

 

 

누구에게는 간단한 내용일 수 있지만 나처럼 영알못들에게는 in, at도 어디 쓰는지 헷갈리기 마련 ㅠㅠ

일단 이론보다는 문제집처럼 실제로 내가 써보면서 익힐 수 있는 게 많아서 좋았다.

그리고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고, 흑백 책이 아니라 컬러가 들어가 있어서 딱딱하지 않은 느낌도 들었다.

이 책이 <나 혼자만 알고 싶은 영어책> '순한 맛'인 걸 보면 '중간 맛'이나 '매운 맛'도 나오지 않을까?

2020년은 '순한 맛'마스터를 목표로!! 우선 공부하는 습관을 들이는 게 제일 중요한 것 같다.

요즘은 퇴근 후 베트남어 인강도 보고, 1줄 영어 쓰기도 하고, 지금 이틀째 이 책으로 영작을 하는 재미에 빠져있다.

사실 제일 처음에 나와있는 1월~12월을 읽을 수는 있었지만 정확한 스펠링은 몰랐는데, 단어도 외우며 남편과 "10월로 어떤 영작을 할까?"라고 물어보며 같이 머리 맞대고 공부할 수 있는 점도 좋다. 영작을 하면서 새롭게 알게 되는 단어는 작은 메모장에 따로 적으면서 같이 외우고 있다.

 

가장 쉬운 영문법 책을 찾는 분들! 일반 시중에 나와있는 기초 책도 너무 어려운 분들!

이 책은 아이들을 위한 영어 학습서가 아니라 성인용입니다!!

영알못이라 중학생 영어 문제집을 볼까 고민했던 찰나에 만나서 더 반가운 책 ^^

사실 처음에는 남편 앞에서 이렇게 기초 영어 공부를 하는 게 조금 부끄러웠다.

그래도 "나 공부한다!"라고 이미 선포해놓고 매일 하고 있으니 하루라도 거를 수 없는 법.(주말에 거제도 여행 갈 때도 가지고 가서 숙소에서 공부했다는 웃픈 현실)

남편도 내가 쓰면서 말하고 있으면 옆에서 같이 도와줘서 요즘 공부가 즐겁다.

물론 갈수록 어려워지면서 막히면 어떻게 될지 걱정이지만 이번에는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하고 싶다.

요즘 공부하느라 독서에는 조금 소홀해졌지만 (사실 독서 리뷰는 인스타에만 업로드하고 있습니다 ㅜ.ㅜ)

나처럼 기초 학습이 필요한 분들에게는 추천하는 <나 혼자만 알고 싶은 영어책>

1년 뒤 오늘은 현재와 비교해서 영어 실력이 더 늘어나있길 소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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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나라의 헬리콥터 맘 마순영 씨
김옥숙 지음 / 새움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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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시지옥 대한민국이라는 말이 있다. 요즘은 아주 어린아이들도 영어 교육을 받고, 10대 학생들은 방학에도 학원을 다니며 과외를 여러 개 한다. 물론 나도 학창시절에 입시학원도 다니고, 수학 과외, 학습지 등 학교 수업 외에도 여러 가지 사교육을 받은 기억이 있는데, 그땐 어려서 몰랐지만 당시 사교육비도 만만치 않았을 것이다.

학부모들은 자녀들을 위해 최고로 좋은 과외나 선생을 구하고, 한창 흥행했던 드라마 '스카이 캐슬'에서 봤던 것처럼 일명 금수저들은 사교육비에 어마어마한 돈을 쓸 것이다.

 

아무래도 우리나라에서 top이라고 불리는 서울대에 목숨 거는 학부모나 학생도 많을 건데, <서울대 나라의 헬리콥터 맘 마순영 씨> 소설 속 마순영도 '서울대교 광신도' 엄마로 아들을 서울대에 보내기 위해 목매는 열성적인 학부모 중 한 명이다.

중요한 사실은 금수저가 아니라 흙수저라는 것. 마순영은 어렸을 때 공부를 잘했지만 집안이 가난하여 대학을 그만둔 케이스다. 본인의 못다 이룬 꿈을 아들을 통해 실현하려 하는데, 실제 현실 세상에도 이런 학부모들이 많지 않을까? 실제 저자도 아들을 서울대에 보내 경험이 있으며 이 소설은 가장 자신의 자전적인 소설이라고 한다.

 

마순영 씨는 게임 아이템과 장비 하나 없이 게임 고수와 대적하는, 겁을 상실한 초딩처럼 아들 서울대 보내기 전투에 무작정 뛰어들었다.

<서울대 나라의 헬리콥터 맘 마순영 씨>라는 책의 제목에도 나와있는 '헬리콥터 맘'은 자녀를 과잉보호하는 엄마를 뜻한다. 소설을 읽다 보면 마순영의 행동들이 지나치다 싶은 부분에 내 속이 답답하고 화가 나기도했다.

어렸을 적부터 수학에 소질이 있던 영웅이를 보며 마순영은 이 아이를 서울대에 보내겠다는 결심을 했고, 실제 책 초반에는 서울대에 다니던 영웅이가 엄마에게 전화 통화로 자퇴를 선언하는 이야기로 시작된다.

일단 결론은 서울대에 합격했다는 건데, 과연 가기 힘든 서울대에서 자퇴를 결심하기까지 이 모자에게 어떤 사연이 있었던 건지 너무 궁금했다.

 

 

 

시간 순서로 나와있는 이 소설은 머리는 좋지만 공부하기 싫어하는 영웅이와 어떻게든 영웅이를 서울대에 보내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마순영의 이야기라고 생각하면 될 것이다.

빚에 떠밀려 이사 간 부산에서, 월세로 살면서도 영웅이를 위해 공부방 운영과 문센 수업을 하며 70,80만원 과외를 시키는 마순영을 보며 저렇게까지 해야 하나라는 생각도 들었다.

물론 난 아직 아이를 키워본 적이 없어서 마순영의 입장을 100% 이해하지 못할 수도 있다. 하지만 자살 소동 이후 나였다면 그냥 나쁜 길로 안 빠지고, 공부 머리도 좋은 영웅이를 위해 앞으로 평범하게 잘 살아갈 수 있도록 더 따뜻하게 안아줬을 것 같은데, 얼마 지나지 않아 또 공부하라며 잔소리를 해대는 마순영을 보며 영웅이가 저 집에서 버티고 있는 것도 용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영웅이 입장에서 보면 헬리콥터 맘인 마순영이 지긋지긋해 보이기까지 했는데, 한편으로 마순영의 입장에서 보면 본인이 어렸을 때 집에 돈이 없어서 못다 이룬 꿈이 있으니, 현재 가난해도 자기 자식이 본인과 같은 길을 걷는 걸 원하지 않은 마음도 조금은 이해가 되었다.

 

내 자식은 남들보다 더 앞서나가야 한다는 욕심이, 남들보다 절대 뒤처지면 안 된다는 불안감이 헬리콥터 맘이란 괴물 엄마와 공부 기계가 된 괴물 아이들을 만들어났다.

엄친딸, 엄친아라고 불리는 스카이 학생들. 부모 입장에서는 자랑스럽고, 친구들은 다 부러워하는 타이틀이지만 피나는 노력을 하여 서울대에 입학한 당사자와 가족들은 모두 다 행복할까?

난 사실 겪어본 적이 없으니 명문 대학, 연봉 높은 직업을 가진 사람들은 모두 행복할 것 같다는 생각과 부러움이 있었지만 소설 속 마순영과 아들 영웅이의 삶은 행복과는 거리가 멀어 보였다.

 

스카이가 서울에 없으면 미친 듯이 오르는 서울의 부동산 가격도 낮아지지 않을까?

사회제도나 교육제도가 얼른 바뀌어야 될 텐데, 사실 나라가 망하기 전까지는 안 바뀔 것 같다는 생각에 씁쓸했다.

자녀의 일투족을 다 감시하는 부모라면 꼭 읽어 봤으면 좋겠다. 자녀가 나이가 들어도 탯줄을 끊지 못하고 자녀 곁을 맴도는 엄마는 결국 엄마와 자녀 모두 힘든 과정과 결과를 불러오는 것 같다.

 

이 모든 것이 아이의 장래를 위하는 것이라고, 아이에 대한 사랑이라고 굳게 믿었다. 사랑이 아니라 사육인 줄도 몰랐다. 받는 사람이 원하지 않는 사랑은 폭력임을 알지 못했다.

 

책 마지막에 나온 영웅이 이야기에 마음이 아렸다. 자본주의 대한민국에서 금수저로 태어나는 것과 흙수저로 태어나는 차이가 이토록 크구나를 다시 한번 생각하며 서울대를 자퇴한 영웅이는 그 뒤로 어떻게 성장했을지 궁금하다.

우리의 주인공 마순영도 마음을 내려놓고 좀 더 행복해졌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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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카우유, 사랑해
모카우유 아빠엄마 지음 / 엔트리(메가스터디북스)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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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자 60만 명이 넘는 인기 유튜브 채널 mochamilk

이 채널의 주인공 모카와 우유의 힐링 포토 에세이가 출간되었다.

출간 전 표지 시안 투표도 참여했었는데 이렇게 실물로 영접하니 넘나 귀여운 것!

 

 

지금 나는 고양이 두 마리를 키우는 집사이지만 결혼 전 본집에 살 때는 강아지를 키웠었다.

결혼 후 맞벌이를 하며 남편과 반려동물을 키우려고 결정했을 때, 산책하지 않아도 된다는 장점 때문에 냥이를 선택했지만, 여전히 목줄 매고 산책하는 멍멍이들을 보면 쓰담쓰담해주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

아무래도 집사라서 그런지 서점만 가면 고양이 책을 찾아 기웃기웃하는데, 내 책장에 수두룩 꽂힌 고양이 책과 달리 강아지 책은 처음 접하는 것 같다.

귀여운 책 표지에 끌린 이유가 크지만 읽는 내내 귀여운 모카와 우유 사진을 보며 계속 엄마 미소를 지었다는 사실!

 

 

 

모카와 우유의 보호자인 엄마는 모카를 키우기 전 개는 시끄럽게 짖고 사람을 무는 무서운 존재라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SNS에서 마주치는 유기견 영상만 봐도 눈물을 흘릴 정도로 변했다고 한다.

 

처음에는 단지 키우고 싶다는 욕심으로 데려온 털뭉치 하나가 동물에 대한 우리 가족 모두의 생각을 송두리째 바꾸어놓고, 결국 없어서는 안 될 가족의 일원으로 자리잡았다.

너무 공감되는 글귀.. 사실 지금 내가 키우는 고양이도 키워본 적이 없으니 단순하게 키워보고 싶다는 마음에 데려온 애들이다. 그러나 지금은 없어서는 안 될 가족의 일원이고, 여행이라도 가서 하루 이틀 못 보면 엄청 그립다.

즐겁고 행복했던 순간들을 함께 나누기 위해 책을 냈다는 아빠. 이 책은 모카와 우유의 귀염 터지는 사진들뿐만 아니라 180도 다른 성격을 보유한 모카와 우유의 이야기, 거기에 강아지를 키우는 사람들에게 유용한 팁까지 나와있어서 도움 되는 내용이 많았다.

 

 

그리고 캐나다의 반려문화는 견주라면 다 부러워할 것 같았다. 사료가 아닌 생식도 그렇고, 배변 훈련도 자연스럽게 야외에서 하고, 강아지들이 맘 놓고 뛰어다닐 수 있는 강아지공원도 도시마다 하나씩 있고, 강아지 용품점도 함께 갈 수 있다. 강아지들에게 넘치는 배려를 해주는 곳이라서 그런지 더 행복해 보이는 것 같다.

아무래도 새하얀 에너자이저 우유에게 더 눈이 갔는데 어쩜 이리 복슬복슬 귀여운지..

그러나 보이는 모습과는 다르게 사모예드 털 관리는 털 뿜뿜하는 고양이 보다 더 힘든 것 같다.

 

반려동물 사육가구가 600만 가구, 1,500만 반려인 시대라고 한다. 갈수록 이 수치는 늘어나고 있고,

요즘은 랜선 집사, 견주라고 해서 알레르기나 여건상 직접 키우기 못하더라도 영상이나 책으로 이렇게 귀염 뽀짝 아가들을 만날 수 있다. 아무래도 반려동물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그만큼 많으니 이렇게 인기를 받는 게 아닐까?

최근 서점에 가면 이런 반려동물들의 사진 에세이는 꼭 하나씩 있는 것 같아서 보기만 해도 힐링 된다.

모카와 우유, 시온이와 이제 막 태어난 온유까지. 여섯 가족 모두 지금처럼 행복하게 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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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어머니의 집밥을 먹을 수 있는 횟수는 앞으로 328번 남았습니다
우와노 소라 지음, 박춘상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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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당신이 어머니의 집밥을 먹을 수 있는 횟수는 앞으로 328번 남았습니다>라는 긴 제목만 봐도 가슴이 먹먹해진다. 가족에 대한 남다른 애정이 있는 편이라 평소 가족과 관련된 책이나 영화를 보면 일반 슬픈 로맨스보다도 펑펑 우는 편이다.

일단 책 제목을 보자마자 '나는 앞으로 엄마가 해주는 밥을 먹을 수 있는 횟수가 얼마나 남았을까?'라는 슬픈 생각이 떠올랐다.

 

 

- 당신이 어머니의 집밥을 먹을 수 있는 횟수는 앞으로 327번 남았습니다

- 당신이 자신에게 전화를 걸 수 있는 횟수는 앞으로 5번 남았습니다

- 당신이 수업에 나갈 수 있는 횟수는 앞으로 1만 6213번 남았습니다

- 당신에게 불행이 찾아올 횟수는 앞으로 7번 남았습니다

- 당신이 거짓말을 들을 횟수는 앞으로 122만 7734번 남았습니다

- 당신이 놀 수 있는 횟수는 앞으로 9241번 남았습니다

- 당신이 살 수 있는 날수는 앞으로 7000일 남았습니다

이 책은 옴니버스식 단편소설로 숫자로 표현되는 일들과 얽힌 이야기들이 흥미진진하게 나온다.

<당신이 어머니의 집밥을 먹을 수 있는 횟수는 앞으로 328번 남았습니다>라는 제목도 특이하지만 목차만 봐도 '만약 저렇게 되면 어떡하지?'라는 궁금증과 호기심이 생긴다.

 

일단 책 제목이기도 한 첫 번째 이야기인 <당신이 어머니의 집밥을 먹을 수 있는 횟수는 앞으로 328번 남았습니다>는 주인공 가즈키가 열 살 생일날 갑자기 아래쪽 시야에 저런 문장이 보이게 되는 이야기로 시작된다. 생일이라 어머니가 차려준 맛있는 밥을 먹고 나니 처음 보였던 3647번 남았다는 숫자가 3646번으로 바뀌게 된다.

 

​어머니가 손수 해주는 음식을 먹을 때마다 숫자가 1씩 줄어들었다. 한 번 먹을 때마다 1씩.

 

계속 줄어드는 숫자. 이 숫자가 0이 되면 어떻게 될까? 숫자가 0이 되면 어머니는 돌아가실 거라고 생각한 가즈키는 열세 살이 된 후로 어머니의 집밥을 입에 대지 않게 된다.

숫자가 328번이 된 이후로는 이런저런 핑계로 집밥을 거부하며 대학에 진학한 뒤로는 자취생활을 한다. 어머니를 피하기 위해서.

어머니의 집밥을 피하다 보니 제대로 식사를 하지도 못하게 된 그의 이야기와 이 숫자의 의미를 생각하게 된 가즈키의 이야기가 나온다.​

 

 

​잠자코 내 말이나 들어! 잘 들어, 난 15년 뒤....... 서른두살이 된 바로 너야.

​자신에게 전화를 걸 수 있다니. 나라면 과거의 나에게 전화해서 죽어라 공부하라고 얘기할까, 아니면 미래의 나에게 전화해서 그동안 어떤 삶을 살았는지 물어볼까? 이렇듯 독특하고 신박한 소재의 책이라 더 매력 있었다.

사실 처음에는 장편소설인 줄 알았다가 단편소설이라 조금 당황했지만 오히려 단편소설이라 여러 가지 이야기들을 다양하게 접할 수 있어서 더 재미있었다.

소설 속 이야기들 중 상대방이 거짓말할 때마다 숫자가 줄어드는 주인공의 사연은 안타까웠다. 이 세상에 거짓말을 한 번도 안 해본 사람이 있을까? 큰 거짓말이 아니더라도 선의의 거짓말이나 입에 발린 이야기 등 우리는 때로 상대를 위해 본의 아닌(?) 거짓말을 할 때가 있다. 그런데 그 말이 거짓말인지 진실인지 숫자로 보이면 겁이 나서 사람들과 전혀 대화를 못 할 것 같다.

서로 연관되는 이야기도 있었고 아무래도 제일 마지막 장은 생각지도 못했던 이야기에 눈시울이 붉어지기도 했다.

출간 전 이벤트로 빠르게 만나볼 수 있어서 너무 운이 좋았다고 생각한다. 아무래도 내가 받은 책은 가제본이라 더 의미 있었고, 책 자체도 가독성이 좋아서 금세 읽을 수 있었다. 다 읽고 난 뒤에 나와있는 옮긴이의 말을 읽으며 많은 생각이 들었다.


어차피 닥쳐올 불행 때문에 지금의 행복을 포기하는 것은 너무나 안타까운 일입니다. 오늘의 나는 내일의 나보다 덜 중요한 존재가 아닙니다. 오늘의 내가 행복하다면 내일의 나 역시 행복할 겁니다.

​카르페디엠(현재 이 순간에 충실하라)이라는 단어가 생각나는 책.

어릴 적부터 내 좌우명은 '인생은 생방송'인데 실제 나는 현재 보다 지나간 과거나 아직 다가오지 않은 미래에 너무 연연하며 살고 있는 건 아닐까? 내일 당장 어떤 일이 생길지도 모르는 게 사람 인생사인데 조금 더 지금 이 순간을 즐기며 살자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당신이 어머니의 집밥을 먹을 수 있는 횟수는 앞으로 328번 남았습니다>는 재미와 감동, 힐링까지 갖춘 책으로 추천한다.

아 그리고 제목 때문인지 괜히 엄마가 그립고 보고 싶어진다. 집밥 먹고 싶네.

 

살면서 어떻게 행복하기만을 바랄 수 있을까. 불행이나 불운을 극복해야만 거머쥘 수 있는 행복도 있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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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더버니, 어디서든 나를 잃지 마
에스더 김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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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미미인형, 그리고 초딩 때 문구점에서 팔던 잡지책 MRK의 콩콩이를 시작으로 유행은 조금씩 바뀌지만 항상 특정 시기에 내가 애정하는 캐릭터들이 있다.

몇 년 전 인형뽑기 기계가 유행할 때는 여러 색상의 지방이 인형 뽑기에 집중했었는데, 그 뒤로 요즘 내가 애정 하는 캐릭터는 핑크핑크한 에스더버니가 아닐까 싶다.

<에스더버니, 어디서든 나를 잃지마>는 이 귀여운 에스더버니가 주인공인 그림에세이로, 최근 신촌 현대백화점에는 에스더버니 팝업스토어도 생겼고, 지난번에는 작가님 싸인회도 있었다.

 

​<에스더버니, 어디서든 나를 잃지 마>는 예쁘고 귀여운 에스더버니 그림들과 자존감을 높여주는 글귀들이 함께 나와있다. 이렇게 보면 두께가 좀 있어 보이지만 한 시간이면 충분히 읽을 수 있다.

 

 

저의 이름은 에스더 김.

한국인 부모 밑에서 자랐지만

LA에서 태어났고 도쿄에서 10대를 보낸 한국계 미국인이에요.

 

​<에스더버니, 어디서든 나를 잃지 마>의 ​작가 에스더 김은 이민자 2세로 자라서 한국, 미국, 일본이라는 세 나라와 연결되어 있었지만 그 어느 나라에도 속하지 않는 기분이 들었다고 한다.

집에서는 완벽하게 아시아인이 되지 못하고 집 밖에서는 완벽하게 미국인이 되지 못한다는 소외감과 고립감으로 인해 사춘기 시절 힘들었던 그녀가 선택한 건 그림이었고, 자신의 정체성에서 오는 외로움을 에스더버니에 담아내기로 한다.

이렇게 귀여운 토끼 캐릭터 뒤에 이런 사연이 있을 줄이야. 한국계 작가라는 말에 반가우면서도 그녀의 어린 시절과 사춘기 시절은 얼마나 마음이 외롭고 힘들었을까 하는 마음에 안아주고 싶기도 했다.

이 책은 그런 그녀가 자신을 스스로 위로하며 자존감을 높일 수 있도록 토닥토닥해주는 공감 글귀들이 많다.

리본버니, 옐로우버니, 로즈버니, 라벤더버니, 크림버니 등 다양한 '나'의 모습을 표현해주는 버니들이 있다.

나도 평소 남들이 생각하는 내 이미지 외에도 혼자 있을 때, 화가 났을 때, 일탈하고 싶을 때(?) 여러 가지 나의 모습들이 있다. 작가는 본인의 이름을 딴 에스더버니에 여러 가지 모습들을 입혀 <에스더버니, 어디서든 나를 잃지 마>라는 자신을 표현하는 그림에세이를 출간했다.

 

[이상향 vs 실제] 이 그림을 보면 다들 공감하지 않을까? 항상 쉬는 날 뭘 하겠다고 계획을 잡고서는 늘 귀찮아서 실행하지 못하고 집에서 뒹굴뒹굴하는 내 모습 같다.

오늘은 쉬는 날이라 날씨는 춥지만 혼자 조용히 독서하며 커피 한잔 마시는 여유를 부리겠다고 카페를 찾아갔는데 어르신들 수다 떠는 게 어찌나 시끄러운지..... 시장통에 있는 기분ㅠㅠ 이것도 이상향과 실제의 차이 아닐까.

 

매일 힘내고 있는 나 자신을 꼭 껴안아 주세요.

매일 열심히 사는 나, 오늘도 정말 수고했어요.

 

​감사일기를 쓰는 게 좋다는 걸 어디선가 본 기억이 있다. 감사일기로 새로운 마음가짐을 가지게 된 사람들도 있다고 하니 2020년부터는 짧게라도 감사일기를 써보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나 자신에게 감사하며 항상 내 스스로 나의 이름을 부르며 사랑한다, 예쁘다, 수고했다 토닥거려주기.

시험과 면접에 탈락했을 때, 원하는 일이 내 마음처럼 되지 않을 때,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졌을 때, 이렇게 자존감이 낮아지는 일들은 누구나 한 번쯤 겪어봤을 것이다.

요즘은 워낙 보여주기식의 SNS 사진들로 인해 초라한 기분이 들 때가 있는데, 사실 내 삶에서 제일 중요한 건 '나' 자신이 아닐까 싶다.

내 인생의 주인공은 '나'라는 말이 있듯이, 힘들 때는 남들과 비교하며 고독하고 슬퍼하며 나 자신을 놔버리는 것보다 이렇게 자존감 올려주는 에세이를 읽으며 나 자신을 더 사랑하자는 결심과 일어설 수 있다고 토닥거려주는 게 제일 좋은 것 같다.

오늘 카페는 조금 시끄러웠지만 카푸치노 한 잔을 마시며 <에스더버니, 어디서든 나를 잃지 마>를 읽고 나니 힐링한 기분이 들어서 좋다.

올 한 해도 수고한 나를 격려하는 차원에서 소장하기도 좋고, 선물용으로도 너무 예쁜 책으로 추천한다.

잊지 말아요. 나는 나에게 매우 중요한 존재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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