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아려 본 슬픔 믿음의 글들 208
클라이브 스테이플즈 루이스 지음, 강유나 옮김 / 홍성사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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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슬픔을 당한 친척이 있는데, 어떻게 위로해 드릴까 고민하다 예전에 개인적으로는 많은 도움을 받았던, C.S. 루이스의 책 "헤아려 본 슬픔"을 선물하려고 마음먹고 내용을 복기하려고 한 번 더 읽어 보았다.
이전에 내가 겪은 것과 다른 종류의 큰 슬픔을 겪고 계실 분께 선물하기 적절할지 고민도 되고, 책 내용이나 표현이 적절한지 기억이 가물가물하기도 했기 때문이다.

다시 읽은 "헤어려 본 슬픔"은 이전에 읽었던 느낌과 사뭇 다른 경험을 주었다.
당시에는 내 경험에 비춰 "슬픔" 자체에만 집중해서 공감하며 책을 읽은 기억이 나는데, 지금 다시 읽으면서 "객관화, 타자화" 해 보니, "슬픔"에 관해 저자의 경험에 기반한 참 자세하고 세밀한 묘사가 보인다는 점이 그 첫 번째였다. 그러고 보니 책 제목이 '헤아려 본 슬픔'인 것도 의미심장하다. 보통 '가눌 수 없는', '헤아릴 수 없는' 등, '슬픔'은 표현하기 어렵다는 것이 일반적인 인식인데, '헤아려 본' 표현이 적절하게도 이책은 저자 자신의 슬픈 감정을 글로 매우 잘 표현했다. 과연 이 시대의 사상가, 문학가라 불리는 이유다.
루이스의 경험(아내와 사별)이 내 경험이나 친척분의 경험과는 다른 종류의 슬픔임 - 모든 슬픔이 그러하겠지만 - 에도 "슬픔"이라는 감점은 유사하다는 것도 새삼 느낀 점이었다.

다만, 이 책을 다시 읽은 후에 책을 선물하지는 않기로 하였는데, 슬픔의 종류가 다른 때문에 괜히 주제 넘게 느껴질 수도 있고, 끝까지 읽지 않으면 오해하기 쉬운 내용이 일부 섞여 있기도 해서이다.


# 19년 9월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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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 한중일 세계사 5 - 열도의 게임 본격 한중일 세계사 5
굽시니스트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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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시리즈의 서평을 처음 쓰기 시작한 지 벌써 1년이 넘어간다. 

1편이 나올 때만 해도 '이 정도 동아시아 세계사를 건드릴 만한 책은 앞으로 없을 것이다' 생각했었는데, 그 일이 사실이 되었다. ㅠㅠ


앞서 중국의 '태평천국의 난'과 '아편전쟁'에 이어 5-6권에서는 일본의 개항과 에도 막부 말기부터 메이지 유신 이전의 19세기 후반 일본을 다룬다.

한참 일본과의 역사/경제 분쟁 국면이어서 저자나 출판사에서는 우리와 엮인 역사 (경술국치 - 해방)가 다루어졌다면, 판매측면에서 좋았겠지만 진행되고 있는 스토리를 건너뛸 수도 없는 노릇이고.

사실 남의 나라 얘기, 특히 우리와 별로 좋은 기억이 아닌 역사를 공유하는 일본의 근대사라 깊이 알고 싶지 않았지만, 또 알게 모르게 접한 문화 (주로 애니매이션)에서 잘못되거나 미화된 정보도 많기에 이 참에 쉽게 정리해 보는 것도 좋겠단 생각이다.

글은 여전히 객관적이다 못해 냉소적이고, 어린 학생들에겐 못 보여 주겠다는 점도 같다.

그래도 또, 다음 책을 또 기대하게 되는 책.


# 19년 8월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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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든아워 1 - 생과 사의 경계, 중증외상센터의 기록 2002-2013 골든아워 1
이국종 지음 / 흐름출판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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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국종 교수가 대단한 사람인 줄은 알았지만 글도 잘 쓰는 줄은 몰랐는데, 읽고 있으니 필력이 참 대단하네요.
스스로 서문에서 밝히듯 '김훈' 작가를 참 좋아하고 그의 필체를 흉내 내지 않으려 해도 묻어 나올 수 밖에 없었다고 하는데, 

읽는 내내 단문, 단문의 연결이 접속사 없이도 내용 연결이 어색하지 않고 글이 술술 읽히는 것이, 

진짜 김훈 작가 특유의 글 향기가 나는 것도 같았습니다.


'응급 의료' 그 중에서도 '중증 외상' 이란 생소한 분야의 생생한 현장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서 좋았고, 

그가 치료하는 대상이 유명한 의료진이 의례 그렇듯 '고관 대작', 'vvip' 가 아니라 

우리 주변의 일반적인 서민, 노동자, 형, 동생인 것이 가슴 아프면서도 또한 감사했습니다. 

국가의 시스템이 동작하지 않아 아까운 생명을 잃는 경우를 우리는 최근 몇 년 간 뼈저리게 보고 느꼈고, 

그가 느낀 좌절에 비할 순 없겠지만 그를 응원하는 마음과 이해하는 마음도 조금씩 더해 가고 있습니다. 

아픈 사람을 '돈'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생명'으로 보는 의료 시스템이 그의 '바램'대로 또 우리의 '희망'대로 정착되길 기도해 봅니다.

# 요 몇 달 사이 '닥터 헬기'를 비롯해 몇 가지, 그가 비로소 웃음 지을 만한 지원책이 몇몇 지자체를 시작으로 세워지는 것을 보며 글과 책이 가진 힘 - 사회 인식 전환 - 을 새삼 느낍니다.


# 19년 7월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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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10주년 특별판 - 수상 작가들이 뽑은 베스트 7
편혜영 외 지음 / 문학동네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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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의 소설. 그 중에서도 한국 소설은 특히나 그렇다.
종종 사 읽었던 '이상문학상', '동인문학상', '현대문학상' 국내 3대 문학상 작품집 외에 이런 작품집이 있는지도 솔직히 처음 알았다.
그냥 가볍게 읽을거리나 찾다 보니 눈에 들어왔는데, 요즘 작가들의 필력에 전혀 정보가 없는 상태에서 읽은 것 치고는 뒷맛도 있고 재미있게 읽은 것 같다.

이 책은 지난 10년간의 수상작 중 수상 작가들이 뽑은 베스트 7편을 모아 낸 수상작품집이다.
젊은 작가들의 최근작인 만큼 현대 사회의 이모저모를 소설 소재로 잘 썼는데, 도회화되기 시작하는 시가지의 모습이라던지, 자영업을 일찍 시작하는 모습이랄지 타인의 평가에 신경쓰지 않는 모습 등등이다.
특이랄 것까진 없지만 대상만 뽑힌 게 아닌 것이 수상한 작가들이 직접 뽑은 것이기 때문에 작가들의 눈으로 본 베스트를 읽어본다는 측면에서도 좋은 경험이었다.
단편들이어서 한편씩 읽기도 좋고, 종종 사 모아야 겠다.


# 19년 6월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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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회찬의 진심 - 노회찬 유고산문
노회찬 지음 / 사회평론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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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장 애정하던 정치가. (유이하게 손 꼽으라면 같은 정당에 잠시 몸 담았던 유시민.)
- 특유의 화법(정제된 언어와 적재적소의 비유)으로 사랑받던 진보 활동가.
- 그가 처음 공중파에 나와서 비유한 "불판론"은 아직까지도 회자.
- 그의 부고에 한동안 정신이 아득했었다.
- 그의 죽음으로 제4 원내교섭단체도 사라지고, 때를 기다렸다는 듯이 합의된 약속을 내팽겨치고 그의 죽음마저도 희화해 하던 제1야당에 정치 도의를 넘어 인간적인 분노도 치밀었었다.
- 이 책은 그의 정치 입문 (진보 활동의 시작이 아니라) 부터 생전의 글과 말(어록)을 모은 그의 흔적이다.
- 현안마다 적절한 논평, 때로는 붏의에 대한 참을 수 없는 노여움도 보이고, 특히 촌철살인의 비유가 돋보인다.
- 그의 글과 말을 읽을수록, 그가 보고 싶다! 그립다!
- 특히 최근 제1야당의 막말과 절제되지 않은 정치권의 언행심사에 그가 더 그리워진다.



# 19년 3월의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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