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금순은 몽실의 얼굴을 끌어다가 가만히 뺨을 비볐다. 그러고는 어두운 비탈길을 총총 걸어 내려갔다.
몽실은 아까 낮에 인민군 청년과 헤어졌을 때보다 더 아프게 외로워졌다.
'어머니 용서해 주셔요. 참을 수 없어서 울음이 나와요.'
몽실은 멍하니 어둠 속에 서서 울었다.
_권정생 『몽실 언니』 본문에서
어머니는 가난한 아버지를 버리고 떠났고, 아버지는 전쟁터에 끌려 갔다. 몽실이의 아픈 다리를 쓰다듬어주었던 새어머니는 동생을 낳고 죽었다. 열 살 몽실이가, 열한 살 딸을 북에 두고 온 인민군 언니와 잠시 정을 나누고 헤어지는 이 장면은 읽을 때마다 눈물이 나서 교정을 볼 수가 없다. 그것도 하필 오늘 같은 날... 권정생 선생님이 '조그마한 이야기'라고 하신 위대한 이야기 『몽실 언니』 개정판을 준비하고 있다. 30년 전이나 지금이나 다를 게 없어서일까. 놀랍게도 이 아픈 책이 100만 부를 돌파했다. 이번엔 이철수 선생님이 필생의 작업으로 목판화를 새로 새겨 넣었다. 모두 울 준비.
... 예약판매 선물을 이철수 판화 엽서 말고 손수건으로 할걸..
http://www.aladin.co.kr/events/wevent_detail_book.aspx?pn=120412_mongsil&start=ma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