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금순은 몽실의 얼굴을 끌어다가 가만히 뺨을 비볐다. 그러고는 어두운 비탈길을 총총 걸어 내려갔다.

몽실은 아까 낮에 인민군 청년과 헤어졌을 때보다 더 아프게 외로워졌다.

'어머니 용서해 주셔요. 참을 수 없어서 울음이 나와요.'

몽실은 멍하니 어둠 속에 서서 울었다.  

 

_권정생 『몽실 언니』 본문에서

 

어머니는 가난한 아버지를 버리고 떠났고, 아버지는 전쟁터에 끌려 갔다. 몽실이의 아픈 다리를 쓰다듬어주었던 새어머니는 동생을 낳고 죽었다. 열 살 몽실이가, 열한 살 딸을 북에 두고 온 인민군 언니와 잠시 정을 나누고 헤어지는 이 장면은 읽을 때마다 눈물이 나서 교정을 볼 수가 없다. 그것도 하필 오늘 같은 날... 권정생 선생님이 '조그마한 이야기'라고 하신 위대한 이야기 『몽실 언니』 개정판을 준비하고 있다. 30년 전이나 지금이나 다를 게 없어서일까. 놀랍게도 이 아픈 책이 100만 부를 돌파했다. 이번엔 이철수 선생님이 필생의 작업으로 목판화를 새로 새겨 넣었다. 모두 울 준비.   

 

 

 

 

... 예약판매 선물을 이철수 판화 엽서 말고 손수건으로 할걸..  

http://www.aladin.co.kr/events/wevent_detail_book.aspx?pn=120412_mongsil&start=m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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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12-04-13 10: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저도 네꼬님 같은 분하고 일하고 책 이야기 하고 싶네요

네꼬 2012-04-14 13:49   좋아요 0 | URL
ㅠㅠ 말씀만도 감사합니다. (응?)

치니 2012-04-13 11: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앙, 나 요즘 울기 싫은데, 엊그제 밤에도 막 울어서 누구한테 혼났는데. 근데 이 책은 읽고 싶은데. 어뜩하죠?

네꼬 2012-04-14 13:48   좋아요 0 | URL
으앙... 왜 울었어요? ㅠㅠ 이 책은 읽고 울어도 돼요. 우는 게 좋아요. 울수록 좋아요. 울고 나면, 한결 좋아져요.

moonnight 2012-04-13 15: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렇게 감동하며 교정을 보시는 네꼬님. 권정생 선생님께서도 뿌듯해하실 거에요. 저도저도 네꼬님과 함께 일하는 사람이고 싶어요. ^^

네꼬 2012-04-14 13:48   좋아요 0 | URL
똑바로 못해서 야단 맞을 수도... ㅠㅠ 문나잇님 전 실제로 만나면...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