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일드 - 4285km, 이것은 누구나의 삶이자 희망의 기록이다
셰릴 스트레이드 지음, 우진하 옮김 / 나무의철학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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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9시였고 이미 바깥은 뜨겁게 달아올라 있었다. 방구석 위 환기구가 다시 살아나 찬바람을 내뿜었다. 모든 것들이 내가 갈 곳은 어디에도 없다고 말하는 듯 했지만 그래도 내가 있을 만한 곳이 있었다. 오늘이 PCT 도보여행의 첫날, 이곳은 모하비 사막이었다.

 

 「와일드 wild 」 中 74p.

 

요즘 등산 만큼이나 눈길을 끄는게 있으니.. 바로 배낭 도보 여행 백패킹이다. 야영 생활에 필요한 장비들을 짊어지고 산과 들 마음내키는 대로 발길 닿는 대로 자유롭게 여행을 가서 1박 이상의 야영을 하는 것 말이다. 물론 씻는 문제 및 다양한 불편한 점들이 많겠지만 한번 쯤은 도전해 보고픈 생각에 요즘 열심히 공부?! 중이다 ㅋ그러다 우연히 접하게 된 책 셰릴 스트레이드의 자서전 와일드란 책이다. 사실 처음엔 베낭을 짊어지고 있는 리즈 위더스픈의 영화 포스터를 보고 백패킹을 생각했고, 자서전이라는 원작을 먼저 보고자 책을 읽게 되었다. 그리고 책을 읽고 나서는 주인공이 떠난 여행은 흔히들 한번쯤 도전해 보곱다 생각하는그런 백패킹 과는 전혀 다른 차원의!! 그것도 여자 혼자서 도전한 극한 트래킹에 관한 내용이라는 사실에 놀라움의 연속이었다.

 

여행을 하며, 이제 더 이상 내 인생의 슬픈 일들을 되새기는 시간을 보내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이 떠오르기 시작한 걸까. 아니, 어쩌면 내 육체적 고통에만 신경을 집중하느라 감정적 상처 같은 건 저 멀리 사라져버렸는지도 모르겠다. 이 길에 들어서고 두 번째 주가 끝나갈 무렵, 나는 여행을 시작한 뒤로는 눈물을 한 방울도 흘리지 않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와일드 wild 」 中 165p.

 

셰릴 스트레이드. 그녀는 26세의 나이에 자신의 인생의 모든 걸 잃어버리게 된다. 불우했던 유년시절.. 아버지의 학대, 뿔뿔이 흩어진 가족들, 이혼 그리고 자신의 유일한 희망이었던 엄마의 죽음까지.. 스스로의 인생을 포기하고 자신의 삶을 밑바닥까지 몰고 가게 된다. 그런 참을 수 없는 고통과 슬픔. 그리고 방황 속에서 우연히 상점 진열대에 있던 미국 PCT(퍼시픽 크레스트 트레일)란 책을 보게 되고, 여자로서는 상상할 수 없는 미국도보여행을 시작하게 된다. 몬스터라고 불리울 만큼 자신의 몸집보다 아주 큰 무거운 배낭을 메고 잘 모르고 구입한 발에 잘 맞지 않던 등산화로 인해 발톱이 빠지는 등 혹독한 시행착오들을 겪으면서 긴 여정을 이어나간다. 다른 사람들과 함께 하는 여행이 아니라 나 자신과의 싸움인지라 참기 힘든 고독,고통,두려움 그리고 외로움을 겪었고.. 험난한 자연과 언제 나타날지 모르는 야생 동물들의 위협까지 .. 하지만 이 모든 걸 이겨내고 그녀는 그 속에서 기쁨과 용기를 발견함으로써 새로운 인생을 시작할 수 있을 힘을 얻게 된다. 

 

훼손되지 않은 야생의 아름다움 한가운데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나는 아무 탈 없이 살아나갈 수 있으리라는 믿음이 생겼다. 내가 길을 잃었건 혹은 내게 무슨 일이 일어나건 상관없이 말이다. 내가 다른 사람이나 스스로에게 저질렀던 후회스러운 일이나 다른 사람이 내게 저지른 후회스러울 행동들도 다 상관 없었다. 나는 모든 것을 의심하는 사람이지만 이것 한 가지만은 굳게 믿었다. 이 황야의 순수함이 나를 구해줄 거라는 것.

 

「와일드 wild 」 中 254~255p.

 

책의 두께 만큼이나 읽는 동안 시간이 좀 걸렸다. 소설이라면 그냥 술술 읽혔을지도 모르겠지만.. 논픽션..실제 이야기였기 때문에 더 읽기 어려웠을지도 모르겠다. 어쩌면 영화로든 책으로든 그녀가 걸어온 여정을 온전히 이해하기란 힘들지도 모른다. 내가 직접 겪어보지 못했던 경험이기 때문에 말이다. 미치지 않고서야...ㅋ 감히 아무나 할 수 있는 그리 쉬운 도전은 아니기에... 어쨌든 결론은 한 여자가 4,000km가 넘는 어마어마한 길을 오로지 혼자서 걸었고, 자신과 마주한 한계와 시련들을 극복했다는 것이다. 그녀가 걸었던 길은 우리네 삶과 인생과 같은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예측할 수 없는 수많은 일들이 기다리고 있기도 하고 그 속에서 행복을 얻기도 하고..

 

몬스터는 나의 세상이었고 움직이지는 않았지만 나의 또 다른 팔이나 다리와 마찬가지였다. 그 무게와 크기는 여전히 힘들었지만 내가 감당해야 할 몫이라고 생각하고 받아들일 수 있었다. 한 달 전의 그런 혼란스러운 기분은 더 이상 느끼지 않았다. 이제 역경을 이겨내는 것은 나 혼자가 아니라 몬스터와 나, 우리 둘이었다.

 

「와일드 wild 」 中  337p.

 

아직 보지는 못했지만, 배우 리즈 위더스푼이 주연을 맡아 영화가 개봉을 했었다. 리즈 위더스푼이 영화의 제작과 주연을 맡게 되었는데 거기에 얽힌 비하인드 스토리로 비행기에서 우연히 그녀의 자서전 와일드를 읽게 되었고, 자신이 받은 감동을 더 많은 이들이 전해받을 수 있도록 영화로 제작하자고 셰릴을 설득했다고 한다. 영화는 높은 완성도와 작품성을 입증했다고 입소문이 자자하던데.. 사실 상영관도 별로 없었고...어쨌든 극장에서는 감동을 느낄 수 없게되었지만... 매력적인 배우 리즈 위더스푼이 열연한 영화의 감동은 조만간 다시 느껴보는 걸로...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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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내가 사는 게 재미있는 이유 - 30년간 정신과 의사로 일하고 15년간 파킨슨병을 앓으며 비로소 깨달은 인생의 지혜 42
김혜남 지음 / 갤리온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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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자기가 원하는 것은 꼭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다른 길도 있을 수 있는데 원하는 게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실패했다고 단정 짓는다. 하지만 그것은 하나의 문이 닫힌 것일 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최선이 아니면 차선이 있는 법이고, 차선이 아니면 차차선이 기다리고 있는 법이니까. 정말이지 가 보지 않으면 모르는 게 인생이고, 끝까지 가 봐야 아는 게 인생이다.

「오늘 내가 사는게 재미있는 이유 」 中 37p.

"매일 똑같이 굴러가는 하루~ 지루해 난 하품이나 해♪ 뭐 화끈한 일 뭐 신나는 일 없을까~~♬" 하는 가사로 시작하는 자우림의 일탈이라는 노래!! 회사 그리고 집만 매일매일 오가는 반복된 일상에 나도 모르게 참 사는게 재미없다~라는 생각을 가끔씩 하게 되고, 그럴 때마다 나도 가사에서 처럼 할일이 쌓였을 때 훌쩍 여행을~ 머리에 꽃을 달고 미친척 춤을~ ㅋ하면서 무언가 색다른 하루를 보내고 싶다는 욕구가 꿈틀될 때가 종종 있다. 이런날도 있고 저런날도 있고.. 하루하루가 늘상 재미있어야 하는 건 아니지만..그래도 즐겁게 사는게 좋은거 아니겠나하는 생각에 뭔가 해볼려고 하고 일상에 변화도 주려고 노력하는 것이다. 그러다 접하게 된 에세이 오늘 내가 사는게 재미있는 이유 읽고 나서는 생각이 바꼈다고 해야 할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굳이 재밌는 일 신나는 일을 찾아야 재미있는 일상인게 아니라, 현재 나에게 주어진 일상 그리고 삶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즐기면 된다라는 생각으로 말이다.

 

나도 예전에는 감사할 게 이렇게 많은 줄 미처 몰랐다. 가진 것 보다 가지지 못한 것에 대한 후회와 욕심으로 나를 다그치며 앞으로만 달려갔기 때문이다. 하지만 돌아보니 나는 참 가진 게 많은 사람이었다. 그리고 파키슨병을 앓으면서 많은 것을 잃었다고만 생각했는데 지금도 나는 가진 게 많다. 그래서 감사한 일도 너무나 많다. 어쩌면 이 복잡한 세상에서 내가 별 사고 없이 살아 온 것 자체가 감사하고 다행한 일 아닐까 싶다. 그러고 보면 기적이 별 게 아니다. 하루하루 이렇게 살아가는 것이 기적일지도 모른다.

 

 「오늘 내가 사는게 재미있는 이유 」 中 42~43p.​

 

'서른 살이 심리학에게 묻다'로 유명한 김혜남 작가는 43살 이라는 젊은 나이에 손발이 떨리고, 근육이 뻣뻣해지고, 몸이 굳는 증상이 나타난다는 신경퇴행성 질환이자 노인성 질환이라는 파킨슨병 진단을 받게 된다. 보통의 사람들이라면 내 인생은 이제 끝이구나~!! 하고 자포자기하는 심정으로 하루하루를 보냈을 것이다. 특히 의사이기에 자신의 병에 대해 그 누구보다도 잘 아는 그녀기에 더 참담한 심정이지 않았을까 싶다. 처음엔 억울함과 절망감에 휩싸여 꼼짝없이 누워만 지내던 그녀는 결국 다시 일어났고, 병의 진행속도도 느려서 이 책도 다시 집필하고 여전히 새로운 인생을 꿈꾸고 있다고 한다.

 

당신이 스스로를 바라보는 시각으로 인생은 흘러가게 되어 있어요. 당신이 스스로를 긍정적으로 보면 인생도 그렇게 흘러가고, 당신이 스스로를 실패자로 보면 인생도 그렇게 흘러가는 것이지요. 그러니까 다른 사람들이 당신을 바라보는 시각 말고, 당신이 자신을 어떻게 바라볼지 그것부터 결정하세요.

 

「오늘 내가 사는게 재미있는 이유」 中 154p.

 

과연 나에게 시한부 인생이 주어진다면 과연 어떤 삶을 살고 있을까?! 아마 세상을 원망하며 정말 하루하루를 죽을날만을 기다리고 있지 않았을까.. 파킨슨병으로 인해 몸이 굳어가고, 혼자서는 대소변도 가릴 수 없을 정도로 힘든 상황 속에서 현실을 받아들이고 책도 쓰고, 외국어도 배우고.. 그녀는 고통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자신의 삶을 버리지 않고 오늘도 재미있게 살아가고 있다. 절망과 그 아픔 속에서 재미있게?! 참 대단하다고밖에 말할 수 없을 것 같다. 그래서인지 그녀의 한마디 한마디가 가슴에 와닿고 더 새겨들을 수 있었던 것 같다.

 

삶과 연애해 보라! 생각하고 또 생각하면 모두 뻔한 일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생각을 멈추고 그냥 삶을 살아 보면, 연애하는 마음으로 기대와 설렘을 가진다면, 세상은 당신이 미처 생각지 못한 새로운 모습을 보여 줄 것이다. "브라보!"라는 감탄사 하나로도 연주 분위기가 바뀌고 연주를 구경하는 사람들의 마음이 바뀌는 게 인생이니까 말이다.

 

「오늘 내가 사는게 재미있는 이유」 中 287p.

 

자신에게 닥친 병으로 인해 좌절하기보다는 새롭게 발견한 인생의 즐거움들을 느끼는 오늘. 물론 파킨슨병이라는 그 무서운 병에 걸리지 않았더라면 또다른 행복을 찾으면서 하루를 보내겠지만.. 나 역시도 지금이 아니면 느낄 수 없는 즐거움들을 그냥 반복되는 일상에 지쳐 잊고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모든 일들은 사람마음 먹기에 따라 달려있다고 흔히들 말한다. 나에게 주어진 오늘을 감사하며 오늘도 나는 재미있게 살아가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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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도에 관하여 - 나를 살아가게 하는 가치들
임경선 지음 / 한겨레출판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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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적으로 즐겁고 보람찬 일은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일의 재미는 스스로 찾아야 하는 주관적인 문제다. 일이 내게 기회를 주지 않는다고 탓하기 전에 내가 먼저 일의 가능성에 기회를 줄 생각을 해보면 안 되는 것일까. 새롭게 길을 선택해도 언젠가는 객관적인 평가와 만날 수밖에 없는데, 그것이 두렵거나 싫다고 한다면, 자존심을 다치면서까지 현실을 직시하고 싶지는 않다면, 애초에 답이 없는 것이다.

 

「태도에 관하여」 中 30~31p.

 

나는 어떠한 태도로 살아가고 있나.. 또 나를 살아가게 만들어주는 가치들은 무엇인가? 하는 심오한 생각들을 아~주 가끔 한다. 그럴때면 멍~하게 아무생각도 들지 않을 때가 많이 있다. 그냥 하루하루 열심히만 살아갈 뿐?! 진지하게 어떠한 태도로 임하고 있는지 깊게 생각해보지 않았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래서 태도에 관하여..란 이 책의 제목이 더 확 와닿았는지 모르겠다. 가끔씩 내가 생각하던 삶의 태도와 가치들에 대한 것들을 이해할 수 있는 책이지 않을까 하는 .. 특히나 표지도 맘에 들었다. 제목에서처럼 어떠한 태도에 대해 말하려고 하는 책일텐데 반듯반듯 하지 않고 곧지 않은 세로줄무늬가 조금은 융통성 있어 보였다고나 할까?!

 

관계에서 그 사람의 존재 자체가 주는 기쁨이 가장 크려면, 나는 타인에게 의존하지 않을 힘을 키워야 한다. 좋아하는 사람을 보노라면 나도 분발해서 좀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어진다. 인간관계를 가급적이면 '관리'하지 않고 살았으면 좋겠다. 내가 나다울 수 있는 인간관계를 제외하고는 부디 놔 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 제한된 인생의 시간 속에서 내가 정말로 좋아하는 사람들을 좋아하는 데에 시간과 마음을 더 쓸 수 있었으면 좋겠다.

 

「태도에 관하여」 中 94~95p.

 

작가 임경선.. 나는 그녀를 작가로 알기보다는 라디오에서 똑부러지는 돌직구 화법으로 연애상담과 조언을 해주던 그런 방송인 정도로만 생각하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렇기에 그냥 흔히들 방송인들이 한번씩 출판하는 그런 에세이 겠구나 하고 책을 펼쳐들었는데.. 많은 부분에서 참 위로도 되었고 생각도 많이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녀는 이 책에서 누구나 삶을 대하는 방식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자발성, 관대함, 정직함, 성실함 그리고 공정함과 같은 다섯가지 삶의 가치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다. '이게 정답이야!' '이대로만 해야해'하는 훈계가 아닌, 자신이 살아가고픈 삶의 태도에 대한 이야기이면서 또 다른사람들에게 자극을 줄 수 있는 그런 내용들을 말이다. 자극을 줄 수 있는 그런 책이라고 해서 이 책을 읽는 독자들에게 멘토역활을 하겠다는 것은 아니다. 단지 누구도 대신 살아 줄 수 없는 자신의 인생을 좀 더 가치있는 태도로 임해라 하는 그런말이 하고픈거 같기도 하다.

 

이 책에서 가장 흥미로웠던 부분이라고 한다면 마지막 장에 있는 작가 임경선과 정신과 전문의 김현철의 대담이 아니었을까... 그리 어려운 책은 아니지만 많은 부분을 생각하게 만드는 책이기에.. 책을 읽으면서 잘 이해가 되지 않았던 부분들에 대해서도 조금 더 이해할 수 있었던 계기가 되었던 것 같다. 또 앞에서 미처 하지 못한 이야기들을 대담을 통해 말하고 있기도 하다.

 

좋은 품성을 가진 사람이라면, 누구나 자기 때문에 무리하는 사람보다 자기에게 솔직해질 수 있는 사람을 좋아한다. 조금만 촉이 에민한 사람이라면 무리하는 게 다 보이고 그게 불편해서 먼저 멀어져가기도 한다. 나 자신을 존중하는 마음이 없다면 상대도 나를 존중할 필요를 느끼지 못하는 것이다.

 

「태도에 관하여」 中 197p.

 

사실 삶을 살아가면서 정답이라는 것은 없는것 같다. 누가 삶의 가치에 대해서 명확한 그 답을 제시할 수 있단 말인가. 이 책도 마찬가지 인것 같다. 그녀가 제시한 다섯 가지 삶의 가치들이 정답이라기 보다는 앞으로 내가 살아가야 할 삶에 대한 지침서 혹은 가르침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오늘은 내가 중요하게 여기는 삶의 가치는 무엇인지에 대해 진지하게 한번쯤 생각해 볼만 한 가치가 있는것 같다.

 

경선) 이젠 꿈이라는 단어보다는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거, 내가 하면서 불행하진 않다고 느끼는 거, 가끔 충만함이나 순간의 행복을 느끼는 거, 저는 그걸로 충분하다고 생각해요. 여하튼 내 꿈이 뭘까? 나는 꿈을 이루어야 하는데, 라며 꿈이라는 명제에 사로잡히다 보면 오히려 지금 내 앞으로 휙휙 지나가는 이 시간들, 즉 현실을 제대로 살지 못하거나 현실을 부정하게 되죠. 미래라는 것은 끊임없는 '오늘'의 반복일 뿐이잖아요.

「태도에 관하여」 中 277~278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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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직도 사람이 어렵다 - 오늘도 사람에 치인 당신을 위한 관계심리학
강은호.김종철 지음 / 문학동네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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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상대가 다른 세상을 보고 다른 생각을 하는 사람이라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으면, 꼬여버린 과녜의 실타래는 영영 풀 수 없다. '우리'가 다른 사람이기에 유지되어야 하는 적당한 거리를 지키지 못하면, 관계는 악화되기 마련이다.

건강한 관계의 출발점, 그것은 우리가 모두 다르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다르기에 벌어질 수밖에 없는 거리를 받아들이며, 그 거리를 유지하기 위해 애쓰는 것이다.

 

                    「나는 아직도 사람이 어렵다」 中 55p.​

 

가족..그리고 학교라는 고정된 틀에서 벗어나 사회에서 마주하게 되는 수많은 사람들. 가족이니까 다 이해해주고.. 우린 서로 친구니까 하고서 용서가 되던 일들이 사회라는 곳에 들어서게 되면, 모두가 나의 적처럼 느껴지고 마치 외딴섬에 홀로 남겨지는 기분이 들때가 종종 있다. 물론 활발하고 아무하고나 잘 어울리는 사람들이라면 이러한 인간관계를 참 수월하게 이끌어 나갈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사람들도 분명 내면적으로는 다른 사람과의 관계가 어렵고, 힘들다고 느낄 때가 있을 것이다. 내 마음을 대변하는 듯한 제목인 "나는 아직도 사람이 어렵다"는 쉬운듯하면서도 어려운게 이 사람 대 사람과의 관계. 나는 잘하려고 노력하는데도 여전히 인간관계가 스트레스인 나와 같은 고민을 하는 이들에게 꼭 한번 쯤 읽어보라고 권해보고 싶은 책인 것 같다.

 

외강내유, 외유내강이라는 말이 있다. 겉으로 너무 강해 보이는 사람은 오히려 상대적으로 쉬울 수 있고, 너무 유해 보이는 사람은 반대로 훨씬 어려운 관계로 변할 수 있다.

 

                    「나는 아직도 사람이 어렵다」 中 134p.​

 

회사를 다니는 친구들 중에 힘들다고 하소연할때 보면 종종 같은 이유에서 힘들어 하는 경우가 많다. 주로 업무가 많아서 스트레스 받고 몸이 힘들고 고된건 그냥 푹 쉬면 괜찮아지더라. 하지만 함께 일하는 동료와 같이 다른 사람들로 인해 받는 정신적인 스트레스 때문에 회사를 관두고 싶고, 더 힘들다고 말하곤 한다. 누구나 한번쯤은 고민해봤던 문제이기에 참 많이 공감되면서도 와닿는 말이라고 생각한다. 어쩌면 가족보다 하루종일 얼굴 마주 하고 있는 시간이 많은 직장동료와의 관계가 불편하고 어색하다면 그곳은 이미 너무나도 벗어나고픈 곳일테니까 말이다.

인간관계엔 정답이란 없다고 생각한다. 어떤 관계를 두고 좋은 관계다 아니다라고 할 수 있겠나. 만나면 만날 수록, 겪으면 겪을 수록 어려운게 사람인지라..잘하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서로 다른 환경에서 자라 성격도 다르고 생각하는 것도 다르니까.. 나와 같지 않음을 가장 먼저 인식해야할 텐데, 여전히 자신의 입장에서만 생각하고 상대방을 대하니까 더더욱 힘들어지는거 같다.

 

결국 상처를 주지도 않고 받지도 않는 건강한 관계는, '나'와 '너'의 이해에서 출발한다는 사실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나'조차 제대로 알지 못하는 사람이 '너'를 알 리 만무하다. '나'를 사랑할 줄 모르는 사람이 '너'를 사랑할 수 있을 리 없다. 관계는 '나'와 '너'가 있을 때에만 가능한 개념이기 때문이다.

 

                   「나는 아직도 사람이 어렵다」 中 159p.​

 

살면서, 또 살아가면서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서 관계를 맺기를 반복한다. 하지만 그 사람 속에 진짜 들어가보지 않는 이상 상대방을 전적으로 다 알기는 힘들다. 그래서 누군가 인간관계는 거품과도 같은 거라고 말했었다. 쉽게 만들어지지만 또 그만큼 간단하게 사라지는게 인간관계이고, 크게 부풀었지만 그 속이 텅텅 비어 있는 경우도 있다고 말이다. 이말처럼 속은 비어있고 겉으로만 상대를 마주한다면 상대방 역시 나를 빈껍데기만으로 대하지 않을까?! 돈을 주어도 살 수 없는 것이 인간관계라고 생각한다. 책 한권 읽었다고 사람이 변하지는 않겠지.. 하지만 상대방을 바꿀수는 없는 일이니까 상대의 입장에서도 한번쯤은 이해하려고 노력하다보면 서로의 관계가 개선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언젠가는 힘든 인간관계도 수월해지는 날이 올테지..

 

'너'를 바꿀 수는 없다, '너'를 이해할 뿐이다.

한 발짝 물러나보면 우리는 참 사소한 것에 힘들어하고 화내고 울고 웃는다. 좋든 싫든, 그 작고 사소한 것이 우리 삶에 의미를 부여한다고 믿는다. 인생이란 작고 사소한 것의 집합인지도 모른다. 각자의 삶에 건투를 빈다.

 

             「나는 아직도 사람이 어렵다」 中 289~291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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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외롭다고 아무나 만나지 않는다 - 사랑은 하고 싶지만 상처는 받기 싫은 당신을 위한, 까칠한 연애심리학
양창순 지음 / 센추리원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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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끝나면 누가 누굴 배신했느니 어쩌느니 하지만 사실은 그냥 계절이 바뀌듯이 만남의 시기가 끝나는 것뿐이다." 요시모토 바나나는 사랑이 불가피한 것처럼 이별 역시 불가피하다고, 그것이 우리 인생이라고 이야기한다. 요시모토 바나나의 이야기처럼 정말 사랑이 그러한 것이라면 우리 또한 실연의 상처를 "계절이 바뀌듯이 만남의 시기가 끝나는 것뿐" 이라고 담담하게 받아들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그렇게 간단하지 않은 게 우리 삶의 또 다른 모습이다.

 

                                                                  「나는 외롭다고 아무나 만나지 않는다」中 49p.

 

누구나 한번쯤 들어봤을 영화 '봄날은 간다'에서 정말 유명한 대사 "어떻게 사랑이 변하니?" .. 그래 어떻게 변하니..영원할 것만 같던 사랑이 변하고, 님이라 불리던 이가 남이되어 멀어져 가고.. 최근에 참 별나고 요란스럽게 이별 했고, 감당할 수 없을 만큼 많이 아파도 해봤던 것 같다. 잃고 싶지 않았기에 늘 망설였었고, 그 관계를 망치고 싶지 않았기에 조심스러웠는데.. 내 감정에 솔직하지 못했던 것도 사실이고, 후회가 참 많았기에 미련이 남았던 거겠지.. 요즘따라 살이 많이 빠졌기에 괜찮냐고 물어보는 사람들이 많았었다. 괜찮다..괜찮다...그냥 괜찮다고 말하는 건 진짜 괜찮아서가 아니라.. 괜찮아 지고 싶어서 그렇게 스스로에게 하는 다짐처럼.. 안괜찮으면 어쩔껀데...ㅎㅎ

 

연애에서 완벽함이란 두 사람이 서로 변함없이 사랑하고 지속적인 관심과 힘을 주며 힘든 세상에서 위로를 주는 관계 자체에 있을 뿐 사람에게 있지 않다. 그도 나도 완벽하게 불완전한 사람일 뿐이다.

 

                                                                  「나는 외롭다고 아무나 만나지 않는다」中 105p.

 

서로 다른 '너'와 '나'가 만나 '우리'가 되는 사랑. 참 쉬우면서도 어렵고, 또 미묘하면서도 복잡한 그 관계. 나이가 들면, 많이 겪어보고 경험해봤으니까 더 쉬울 것만 같지만, 나이가 들면 들수록 더 어려워지는게 바로 누군가와 만나고 사랑하고 또 이별하고 아파하는 일 .. 말처럼 생각처럼 참 쉽지 않은 것만 같다. 그래서 누군가 그러더라. 사랑하고 이별하는 것도 제대로 배워서 공부해야한다고. 그래야 다음 사랑은 좀 더 성숙하게 사랑할 수 있을 거라고.. 헤어짐 또한 더 쿨하게 잘 이겨낼 수 있을 거라고.. 그말을 해주면서 지인이 내게 건넨 책이 바로 양창순 저자의 '나는 외롭다고 아무나 만나지 않는다'이다. 처음엔 책 선물이 참 고마웠고, 다음엔 제목이 너무 웃기면서도 센스있어서 고마웠다. 그래두 당분간은 이런책은 별로다ㅋㅋ 자꾸만 내 맘을 싱숭생숭하게 만드니까..ㅋㅋ

사랑은 대개 뜨거운 열정으로 시작된다. 문제는 그 열정이 우리 감정에 속한다는 데 잇다. 사람의 감정 가운데 영원히 지속되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사랑의 열정 혹은 열병도 예외는 아니다.

 

                                                                  「나는 외롭다고 아무나 만나지 않는다」中 181p.

 

책으로..글로 연애를..사랑을 배웠어요 하는 우스갯소리가 등장할 만큼 연애,사랑과 관련된 에세이 책들이 참 많지만 돈주고는 잘 사서 읽지는 않게되는 것 같다. 경험으로 다 아는 건데 뭘 그걸 다시 글로 읽냐~하는 생각에.. 참.. ㅎㅎ 하지만 아무도 가르쳐 주는 그런 감정이 아니기에.. 배워야 한다는 그말에도 참 공감한다. 그렇다고해서 이책이 모든 연애의.. 사랑의.. 이별의 지침서라는 것은 아니다. 단지 약간의 팁이 된다는 것이지.

 

하지만 사랑은 언젠가는 반드시 또다시 찾아오는 법이다. 그것이 우리 생의 생성과 순환의 법칙이다.

 

                                                                  「나는 외롭다고 아무나 만나지 않는다」中 287p.

 

그리움과 미련에는 유통기한이 없기에 나는 여전히 제자리 걸음 중인지도 모르겠다. 어쩔 수 없다는 걸 알지만.. 어쩌지 못하는 게 마음이기에 아직도 과거에 사로잡혀있는 어리석은 짓을 하고 있는 걸테지. 어쩌면 아름다운 추억으로 놓아주는 것이.. 더 오래 남을지도 모르겠다. 이별이 없으면 만남도 없다는 걸 잘 알기에.. 또다른 사랑을 기다리고 있는 나는 충분히 사랑받을 자격이 있는 사람이니까.. 혼자서는 아무것도 못할 것 같던 내가 다시 혼자에 익숙해졌고, 이제는 예전보다는 조금더 성숙해진 것 같기도 하다. 물론 조금은 외롭기는 하지만..그렇다고 해서 혼자라서 외로운건 아니고.. 친구가 없는 것도 아니고 ㅋㅋ 뭐 어쨌든.. 지금 현재 외롭다고해서 아무나 만나지는 않겠다. 좀더 성숙한 사랑이 다가오길.. 또 현명하게 그 사랑을 잘 이어가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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