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이와 함께한 수학 일기
알렉산더 즈본킨 지음, 박병하 옮김 / 양철북 / 2012년 11월
평점 :
절판


대한민국의 교육열이 높다는 사실은 아마 누구나 잘 알 것이다.워낙 좁은 땅에서 특별한 천연 자원이 없다보니 우리가 살길은 오로지 인적 자원밖에 없기에 아이들 교육에 많은 투자를 했고 그 결과 대한민국이 고도성장한 지름길이 되기도 했다.
그러다보니 그 반대 급부로 예전부터 과외로 인한 사교육의 폐해와 부모님들의 과도한 사교육 비용 지출이 문제가 되었고 지금과 같은 경기 불황에 양질의 일자리가 줄어들면서 아이들을 더욱 공부시켜 좋은 직장에 취직시켜야 된다는 생각에 아이들을 더욱 더 사교육으로 몰고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러다보니 아이들은 점수 하나 하나에 희비가 엊갈리는 과도한 스트레스를 받게되고 안타까운 경우 목슴을 스스로 버리는 경우도 있는 것 같다.

이처럼 과도한 시험 제일주의와 이에 따른 사교육의 피해는 학생이나 학부모 그리고 나라 전체에 안좋은 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을 그 누구도 부인하지 못한다고 생각됨에도 쉽게 사교육시장은 없어지지 않는다.오히려 경기 불황으로 많는 학원들이 문을 닫고 있지만 경제적으로 부유한 계층에선 더욱 사교육에 힘쓰는 것 같단 생각이 들어 부모의 부가 자식에게도 교육을 통해 전해져 부의 대물림이 더욱 심화되지 않나하는 생각이 든다.

가장 대표적인 부의 중심지가 대표적으로 사교육이 성행하는 강남에서 이제 영어학습은 변별력이 없다-사실 강남의 웬만한 학생들은 유치원시절부터 영어 유치원을 다니고 초등학생 시절에도 영어학원을 계속 다디는데다 해외 연수까지 다녀온 아이들이 많아 영어실력은 그들 사이에선 이미 비슷 비슷하다고 한다-고 해서 이제는 수학에 집중하는 편이라고 한다.

하지만 초등학교 수학이라면 그까이것 구구단 외우고 덧셈 뺼셈하는 것 뭐 그리 야단이냐고 생각하는 분이 계신다면 큰 착각이다.요즘 특히 강남에서 주로 가리키는 수학은 이른바 사고력 수학이라는 것인데 이걸 혹 보신 분이 계신다면 아니 요즘 초등학생은 이런 수준의 수학 문제를 푸나하고 깜놀하실 것이 틀림잆다.요즘 초등학생이 푼다는 사고력 수학은 예전에 수학깨나 했다고 자부하는 어른들도 쉽게 풀지 못할 정도로 머리를 싸매야 하는 수준인 것이다.

 

이처럼 사고력 수학에 올인하는 강남의 엄마들이 아름 아름 보는 책이 있다고 하는데 바로 내 아이와 함께 한 수학일기란 책이다.
이 책은 30년전 러시아-당시 구 소련-의 석유 산업 연구원이던 저자가 만 4살 난 아들 지마와 또래 친구들과 4년을, 딸 줴냐와 또래 친구들과 2년을 함께 수학 공부한 기록이라고 한다
.
아니 왜 최신의 수학 기법도 아닌 30년전의 어느 아빠가 자식과 함께 수학 공부한 기록이 그것도 러시아의 책이 왜 2013년 대한민국 강남 엄마들 사이에서 아름 아름 읽혀지는 것일까?

우리는 요사이 러시아의 경제수준으로 인해 러시아를 낮게 평가하는 편이지만 나로호에서도 알수 있듯이 30년전에는 미국과도 자웅을 겨루었을 정도로 러시아의 기초 과학과 수학의 수준은 현재도 우리보다 훨씬 높은 이유도 있겠지만 아마도 저자의 경력탓이 아닌가 싶다.
내 아이와 함께 한 수학일기의 옮긴이의 글에도 나오듯이 저자 알렉산더 즈본킨은 모스크바 국립대학 산하 콜모고로프 수학물리 고등학교(러시아 수학과학 영재학교)를 나와 모스크바 국립대학

수학부를 졸업했고 지금은 프랑스 보르도 대학에서 컴퓨터 사이언스 교수로 재직 중이며 책속에 등장하는 아들 지마는 현재 프랑스 파리6대학의 수학과 연구교수로,딸 줴냐는 파리8대학의 영화학과 조교수로 일하는 등 모두 성공했기 때문이 아니가 싶다.

하지만 그 외에도 아이와 함께 한 수학일기는 이런 자식의 성공외에도 책 자체로 러시아 여러 분야의 연구자들에게 열렬한 호응을 얻었는데 언어심리학자,교육자, 컴퓨터공학자, 취학 전 부모를 위한 교육 종사자, 러시아 수학 교육 과정개혁을 추진한 교육학자 들에게유아 수학 교육의 고전이라 불릴만하다는 평을 받았을 정도 였다고 하니 대단한 책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 책을 읽어보면 알겠지만 참 특이한 책이란 생각이 드는데.말 그대로 수학+일기가 결합된 내용이기 때문이다.
아빠의 일기란 입장에서 본다면 저자는 아들 지마가 4살 때 수학동아리를 시작하는데 수업은 매주 한 번 씩 15에서 한 시간 정도씩 4년동안 초등학교 입학전까지 진행했으며 이후 딸 줴나와 또래 여자친구들과 다시금 2년간 수학 동아리를 한 기록으로 그안에는 아이에 대한 아빠의 사랑이 오롯이 담겨 있다.사실 아이에 대한 커다란 애정이 없다면 6년에 걸쳐 자기 아이들과 그 친구들을 가르칠 수 없고 또 꼼꼼히 그 성장(혹은 교육)기록을 남기기 힘들거란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

<저자가 가르렸던 아이들>


아마 우리네 아빠들도 이런 일기를 쓸수 있을지 모르지만 이토록 오랜기간 정성들여 쓰긴 힘들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수학의 입장에서 본다면 이 책안에는 여러 수학문제가 등장하는데 단순히 그 풀이과정에 중점을 두는 거이 아니라 아이들이 무엇을 이해하고, 무엇을 이해하지 못 했는지,어떤 문제를 힘들어 하는지 같은 문제를 푸는 과정에서도 남녀성별에 따라,교육 정도와 각각의 개성에 따라 생각하는 방식이 다르다는 것을 꼼꼼하게 적고 있다.

 

사실 수학이란 학문은 기초 학문이면서도 상당히 어렵다는 인식이 우리 뇌리속에 박혀 있다.뭐 미적분 분야의 어려움은 말할 것도 없지만 사실 초등학교 시절부터 배우는 구구단과 기타 어려운 수학문제들은 실제 수학이란 학문을 매우 어렵게 여기게 만든다.

이건 우리뿐만이 아나리 세계 공통사항인 것 같은데 책속에 자신은 수학이 매우 싫어했지만 수학이 지적발달에 좋다고 하니 아이와 함께 어떻게 수학공부를 할지 조언해 달라는 한 엄마의 편지에 저자는 다음과 같이 답변한다.
“어머님이 수학을 좋아하지 않는다면 아드님과 절대로 수학 공부를 하지 마십시오. 어머님 스스로 큰 만족 얻을 수 있는 것만 아이와 함께 하십시오. 그럴 때 어머님이 하는 일이 어머님 자신에게나 아이에게나 기쁨을 줄 것입니다. 무엇이든 좋습니다. 예를 들어 파이 굽는 것을 좋아하십니까? 그렇다면 아들과 함께 파이를 구워 보십시오.” - p.31

 

사실 엄마나 아빠가 수학을 싫어하면서 자식들에게 잘되라고 학원을 억지로 보내며 수학을 잘 하라고 다그치는 것은 모순이 아닌가 싶다.학원에서 보내 아이가 수학을 잘하게 해야지 하는 것은 그 부모들도 했지만 실패한 방법인데 자식들에게 똑같이 시키다는 것은 정말 아이러니다.

저자는 이 책에서 어떻게 하면 수학 지식을 더 쉽게 가르칠까를 보다는 ‘어떻게 하면 재미있게 수학을 즐기는 법을 가르칠까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생각된다.

<이 책은 단순히 계산문제를 가르키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에게 사고력 수학을 가르쳤던

저자의 문제들을 소개한다>

어하는 이유는 복잡한 수학공식을 외우고 비슷한 유형의 문제를 반복적/기계적으로 푸는 과정에서 흥미를 잃어서기 때문일 것이다
.
이 책을 다읽어도 유아 수학이 어떠해야 하는지정답을 알려 주지 않는다.다만 다 읽어 보면 아이들이 수학을 좋아하게 하는 방법은 아이들이 수학에 호기심과 흥미를 잃지 않도록 가르칠려고 하지 말고 질문하고 대화함으로써 아이 스스로 깨우칠수 있다고 아이를 민으면서 옆에서 도와주면 되는 것이란 사실을 알게 된다.

 

수학이란 학문은 사실 쉬우면서도 어렵운 학문-아마 대부분의 사람이 후자일 듯-이다.자신도 수학을 싫어하면서 아이들에게 수학을 잘하라고 억지로 강요할 순 없다고 생각된다.
아이들이 수학을 잘하게 하고 싶다면 부모들도 아이들이 즐겁게 수학을 배울수 있도록 부모들도 책을 읽고 공부해야 되지 않나 싶다
.
마침 우리 앞에는 내 아이와 함께 한 수학일기란 좋은 교재가 있다.책값도 비싸고 책도 600페이지가 넘는 책이지만 우리 아이를 위해서라면 필히 읽어봐야 되는 책이란 생각이 든다.

by cas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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