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고로야, 고마워
오타니 준코 지음, 오타니 에이지 사진, 양윤옥 옮김 / 작은씨앗 / 2008년 1월
평점 :
절판


일본 작가 오타니 준코의 다이고량 고마워는 상당히 오래전에 출간된 책이다.2008년에 재간되었지만 아마 2천년대 초반에 나온 책으로 기억한다.

꽤 오래전에 읽었음에도 연약해 보이는 새끼 원숭이 사진이 있는 표지로 되어 있어 상당히 신기해했던 기억이 나는 책인데 상당히 얇은 책임에도 불구하고 반은 글이,반은 사진이 들어있어 한시간도 걸리지 않아 금방 읽었던 책이다.게다가 내용도 그닥 어렵지 않은 에세이류였기에 더욱 빨리 읽었던 것 같다.

 

이 책의 내용은 간단한데 팔다리 없는 선천적 장애를 가지고 태어나 어미에게 버림받은 300그램도 채 되지 않은 원숭이 다이고로의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후지 텔레비전 방송국에서 근무하던 아버지, 오타니 에이지는 사람이 주는 먹이로 인해 기형원숭이가 많아진다는 기사와 관련하여 기형원숭이들을 기록하는 사진촬영 후 사지가 없는 새끼 원숭이 다이고로를 데려온다.

<아버지 에이지가 데리고 온 새끼 원숭이.70년대 일본에선 인간이 주는 먹이를 먹은 야생원숭이들 사이에서 장애로 태어나는 원숭이가 많았다고 한다>
 

가족들은 장애가 있는 새끼 원숭이를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에 빠지지만 이내 인간 때문에 장애를 가지게된 다이고로를 살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데 엄마는 유산으로 잃은 아들을 떠올리면 사랑을 쏟고 막내 미호는 다이고로와 둘도 없는 단짝이 되서 마치 한 가족처럼 지내게 된다.


<아빠 에이지는 새끼 원숭이가 중증 장애를 갖고 있어 2~3일 밖에 못산다고 했고 엄마는 죽은 것 처럼 누워만 있는 팔 다리 조차 없는 원숭이를  어떻게 키울건지 눈앞이 캄캄 했다고 한다>

<하지만 에이지 가족의 보살핌과 튼튼하게 자라달라는 소망을 빌은 이름 다이고로 덕분인지 새끼 원숭이 다이고로는 튼튼하게 자라기 시작한다>

얼마나 오타니 가족이 다이고로를 아꼈으면 원숭이 다이고로는 스스로를 사람으로 생각했다가 거울을 보고 다른 가족과 자신의 얼굴은 보고 우울해 했다는 구절에서 잘 드러난다.2 4개월의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기간은 오타니 가족은 다이고로 함께 살면서 새끼 원숭이 다이고로를 통해 인생을 살아기는 용기를 배우고 주변의 장애인에 대한 편견을 깨게 된다.  

이 책에는 특히 다큐멘터리 사진작가로 활동하던 아버지의 생생한 기록을 통해서 오타니 가족의 따뜻하고 솔직한 인간과 동물을 뛰어 넘는 사랑을 잘 보여주고 있는데 실제 아버지의 따뜻한 시선이 담겨있는 다이고로의 사진들은 책을 읽는 이들의 눈시울을 붉게 만든다.

 

이 책을 읽고난다면 아마 요즘 우리 주변에서 동물 학대에 대한 기사가 자주 나는데 이 책속에 등장하는 다이고로가 엄마의 외출시 슬픈 표정을 짓는 모습을 본다면 아마 말 못하는 동물들이지만 모두 감정이 있는 존재라는 것을 느낄수 있단 생각이 들기에 동물을 학대하는 정서가 메마른 사람들이라면 필히 이 책을 읽어봐야 된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이 책은 장애와 관한 우리들의 부끄러운 편견에도 일침을 가하고 있는데 우리는 가끔 장애인관련 시설을 혐오 시설이라면 장애인 시설이 들어오면 애들 교육이나 집값에 영향을 끼친다고 들어오지 못하도록 시위를 하는 뉴스를 종종 보게된다.

이들은 장애인 시설이 들어오면 장애인의 혐오스러운 모습을 보게되서 아이들 정서와 교육에 안좋은 영향을 끼친다고 주장하는데 어른들의 그런 장애인에 대한 추한 편견이 막 자라나는 아이들의 인성 교육에 얼마나 안좋은 영향을 끼치는지 그 들은 알지 못하는 것 같다.

다이고로를 키우면서 오토시 가족들은 장애인에 대한 편견을 버리게 되는데 아버지는 퇴사후 장애인들이 편히 쉴수 있는 여관을 열고 그 여관앞에 다이고로의 동상을 세웠다는 글을 읽으면 가슴이 뭉클해 졌는데 장애인에 대한 편견을 가진 우리 어른들이 부끄러워 해야하며 반성을 해야한다는 생각을 들게 만든다.

마지막으로 이 책의 주인공이고 한 팔다리 없는 선천적 장애를 가지고 태어나 어미에게 버림받은 300그램도 채 되지 않은 원숭이 다이고로가 뭉툭한 팔로 책장을 넘기며 장난을 치고, 오뚝이처럼 혼자 일어서기까지 모습을 보면서 비록 동물이지만 장애를 극복하려는 노력에서 무척 감동받게 된다.

원숭이 다이고로는 마치 오체 불만족에 나오는 같은 일본의 오토다케 히로타다를 연상시키는데 정말 장애를 극복하려는 이들의 모습에서 현실의 자그마한 어려움에 쉽게 좌절하는 내 모습이 사뭇 부끄러워진다.

 

다이고로야, 고마워는 비록 얇은 책이지만 읽는 이들에게 상당히 커다란 감동을 주는 책이다.감성이 메마르고 쉽게 좌절하는 현대인들이라면 한번 읽어볼 만한 책이 아닌가 싶다.  

by cas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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