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새벽 일찍 부산역에 갔습니다. 저랑, 작은 누님이랑, 여동생 이렇게 셋이서요.

당일치기로 스노보드를 타기 위해서 말이죠.   ^^;


택시에서 내리자 마자 저희가 탈 버스를 찾기 위해 이리 기웃, 저리 기웃 했습니다.

가장 먼저 본 관광버스 앞 유리를 보니 [ 의정부 어쩌구 저쩌구....] 라고 씌여진
종이가 붙어있더군요.
저는 그냥 의정부에 뭘 구경가는 버스인가 보다 싶었습니다.

아직 저희가 타야할 버스가 오지 않아서 벤치에 앉아 기다렸지요.


갑자기 동생이 아까 그 버스를 보며 혼잣말을 하네요.


동생 : 어!  저 사람들 군입대 하는 사람들인가 보다.


그랬습니다.

그 관광버스는 군입대할 사람들을 싣고 306 보충대로 바로 가는 버스였던 겁니다.
어떤 아주머니가 버스를 보내고 나서 눈물을 훔치시네요. . . . . .


7년 전 겨울이 생각났습니다.  딱 저 모습이 저희 어머니 모습이었지요.
어찌나 서럽게 우시던지 원.... 저희 외할머니가 돌아가셨을 때 만큼 서럽게 우셨지요.
저는 그 때 눈물이 나는 걸 억지로 참으며 창밖을 멍하니 쳐다봤습니다.




누구는 즐기러 버스를 타고, 다른 누구는 조국이 불러서 버스를 타고.....


저도 한 때 저런 적이 있었다니 기분이 참 묘~~ 했습니다.




알지 못하는 그 아주머니한테 마음속으로 이야기했습니다.

' 아주머니 걱정마세요. 2년 후에 몸 건강한 아드님을 다시 볼 수 있을 겁니다. '

라구요.




뒷말 : 군 입대를 할 때쯤이 되면 어디선가 관광(?) 상품 팩키지 안내문이 날라옵니다.
         군입대 하는 날 바로 입영부대까지 한방에, 편리하게, 버스로 모셔다 준다는 안내문이지요.
         도대체 어디서 내가 입대한다는 정보를 빼왔었는지 참...   (-_-;)a
         처음에 그 광고물 편지를 받자마자 기분이 드러워서 바로 찢어 버렸습니다.
         다른 사람 불행(?)으로 돈을 번다고 막 욕을 했지요.  헐 헐 헐

         그런데 며칠 있다가 숙모님이 그러시데요.   그렇게 가는게 싸게치고, 편하다구요.

         아이구...!  괜히 찢어버렸다. . .   라고 후회하자 마자 며칠 있다가 
         다른 여행사에서 안내문이 날라오더군요.   흐....

         아무튼 참고하세요.   그런 상품을 이용하는게 편하게, 싸게 먹힌다는 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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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반장 추억 수첩 - (16)

: 99년 1월 초부터 'C 언어' 공부를 시작했다.
상병 휴가 갔을 때 성완이가

"부대에서 틈틈이 C 공부 좀 해두는게 좋을 거야..."

라는 말 한마디에

'그래! 해야겠구나..' 라고
깨닫고 복귀할 때 예전에 사두었던 C 책을 들고 왔다.

막상 복귀해서도
그냥 C책을 먼지만 쌓이게 놔두다가
어느 날 문득 별 생각 없이 펴 봤을 때
떠~~억! 하니 버티고 있는 94년 달력 책갈피.

거의 4~5년 가까이 잠자고 있던 불쌍한 책.
나태하고 게으른 주인을 만나 얼마나 허무하고 심심했을까!

그 충격스런 사건 뒤에도
'C'책을 방치해 두다가 12.28에 휴가 가서 혁이 형님한테 들었던
이런 저런 좋은 충고에 느낀 바가 있어 공부를 시작했다.

아직까지 계속 하루도 거르지 않고 연등을 해서
'C'공부를 한다.


/*  원래 군대에서는 오후 10시가 되면 전부 다 취침에
    들어가야 하거든요. 그런데 책을 읽거나 개인 공부를
    하고 싶은 사람은 오후 11시 까지 따로 마련된 장소에서
    공부를 할 수 있습니다. 요걸 바로 "연등"이라고 하지요.  ^^;

    부대마다 연등을 할 수 있는 곳이 있고, 없는 곳도 있습니다.

    제가 있었던 부대는 시설이 괜찮은 편이라 할 수 있었죠.

    시설이 안 되거나, 아니면 부대 분위기가 88년대인
    부대에서는 연등을 못합니다.  --;
    요즘은 모르겠네요.            */


컴퓨터로 해보면서 하는 게 여러모로 좋지만
어쩔 수 없이 100% 이론 공부만 한다.

/* 요즘엔 웬만한 부대마다 컴퓨터실이 다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군부대에서 부대원들과 스타 크레프트를... 그것도 3:3 플레이를
   한다는 이야기를 후배, 친척 동생을 통해서 들었을 때는
   정말 본전 생각나더군요.  (T^T) 
   저희 때는 컴퓨터가 행정반에만 있었고 그나마 일반 부대원들은
   접근을 못했지요. 어디 이등병이 행정반에서 컴퓨터를 치겠습니까?

   그나마 짬밥이 되어도 할 수 있는 거라곤 '한글97'과 타자 연습뿐이었지요.

   요즘 군생활 하는 사람들은 정말 복 받은 겁니다.  (T^T)

   하긴 그래도 군대는 군대죠 뭐~~~   */

하지만 실망 말자, 그나마 '공부'할 수 있다는 게 어딘데...

누가 시키는 것도 아닌,
내 스스로,
내 자신을 위해
공부 하기는 이번이 머리털 나고 처음인 것 같다.

사회 있을 때 이렇게 공부했으면
보통 말하는 명문대는 갔을 것을... -_-;

하지만 늦진 않은 것 같다.

그래 한 번 해보자!
적어도 부대서 일어 공부 한다고
설치다 흐지부지
했던 것처럼은 안 되도록...


/* 그런데....
   이 글 쓰고 얼마 안 되어서 C 언어 공부를 그만 두고 맙니다.    --;
   컴퓨터도 없이 책만 보고 컴퓨터 언어 공부를 한다는 게 참 어렵더군요.
   훈련 같은 부대 일정 때문에 공부를 건너 뛰던 일도 많았구요.
   공부라는 게 꾸준히 해야 하는 거잖아요.

   컴퓨터 공부를 시작하기 전에 일년 동안 책만 봤다는
   안철수 아저씨 같은 경우도 있긴 하지만 그건
   몇 몇 천재들한테나 통하는 말입니다.

   일병 휴가복귀 때에는 일본어 책 들고 와서
   공부를 시작했었는데... 그것도 얼마 안되어서 포기 했지죠.

   군대에서 자기공부를 하기는 참 어렵습니다.
   짬밥 없을 땐 이래저래 배우고 해야 할 게 많거든요.
   자기 주특기에 관한 이론에 대해서요.

   뭐 예를 들자면...

  
방열이라 함은 포를 방향과 고각상으로 표적에 지향시키는 것을 말한다.
   방열의 종류는 기준각에 의한 방열, 방위각에 의한 방열,
   M2 나침반에 의한 방열, 역방열, 비행기 고파열 및 섬광에 의한 방열이 있다.
   정확도는 기준각 - 방위각 - M2 나침반 - 역방열 - 비행기 이다.

   사향속이라 함은 두문 이상의 포가 동시에 사격할 때 형성 되는
   횡적 파열 분포를 말하며 그 종류에는
   평행사향속, 집중사향속, 개방사향속, 표준사향속, 특별사향속이 있다.

   포탄구성 4대 요소는 뇌관, 장약, 포탄몸체, 신관이다..  

   등 등 등....   ^^;
   군대에서 배운 것들 중에 사회에서도 써먹을 수 있는 게
   많다면 참 좋을 텐데 아쉽게도 현실은 그렇지 못 합니다.

   군대 알기를 우습게 아는... 
   특히 제대한 군인들한테 공무원 가산점을 줄 필요가 없다고
   헛소리를 하는 여자분들 중에서 이런 말을 하는 분도 있죠.

   "군대 있을 때 자기 개인공부를 안한 그 사람한테
    잘못이 있는 것 아니냐!"
  라구요.

   흐....   쩝...  -_-;

   그 말은요...

   "라면 값이 올라서 걱정이라구? 정말 답답한 사람들이군.
    아웃백에 가서 비프 스텍끼를 사먹으면 되잖아!!!
    돈이야 카드로 긁으면 되고..."
   라고 조언(?)하는 거랑 똑같습니다.  

   군대에서 공부하기는 정말 어렵습니다.
   그것 하나만은 좀 알아주세요.
    

   그래도
   그 빡센 틈바구니에서 수능까지 봤던 고참이 있습니다.

   비록 결과는 그렇게 좋지는 않았지만
   일단 노력하고 열심히 했다는데
   크나큰 의미가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

 

: 부대에 있으면서 느낀 거다.
평소 학력 차별이 없어지고 실력으로 평가되는 시대가 와야
한다고 생각하던 나!

하지만 그런 나도 사람들을 대할 땐
여느 사람과 같은 '안경'을 꼈던 것 같다.

신병이 왔을 때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전문대를 다니다 왔다거나 대학 안 다니고 일하다 왔다고 하면
왠지 모르게 그 신병이 실망스럽고
좀 업신여기는... 그런 느낌이 들곤 했다.

아마 난 4년제 대학을 다니다 왔기 때문이겠지...

앞으로 이러지 말자
앞으로 그들과 같은 처지가 될 나인데...
나 또한 그렇게 잘난 게 없는 사람인데...
이러지 말자...

/* 흐... 그 당시에 제대하고 나서 학교를 자퇴할 생각이었습니다.
   그냥 배울게 없다는 생각에 말이죠.
   흐... 진짜 바보 같이 객기를 부린 거나 마찬가지죠.

   다행히 내년 2월에 무사히 졸업 합니다.  (^_^)a

   아직까지 대한민국에서 사회생활을 하려면 대졸 자격증(?)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

 

: 난 2란 숫자와 인연이 깊은 것 같다.

무슨 일을 하면 한번은 실패를 하고
다시 시작하는 2번째에 그 일을 이루는... 그런 게 나한테 많은 것 같다.

게임도 그렇고 부대서 공부하는 것도
(첨 일본어는 흐지부지...--;) 그렇고...
전역하고 하는 일도 이럴까?

 

: 매주 매주 생활하면서 가장 기다려지는 날은 아무래도 주말이 아닐까?
그런데 막상 주말이 되면 시큰둥해진다.
언제 기다렸냐는 듯이... 그냥 싱겁게 보낸다.

휴가도 그렇다... 그렇게 기다렸던 휴가도 막상 나가면
싱겁다 못해 지루해지기까지 한다.
전역도 그럴까?

 

: 나는 왕따다. --;

하루에도 여러 번씩 포대 사람들은 모여서 친목(?)을 도모하는데
난 자의 반 타의 반 해서 왕따가 된다. --;

그 시간은 바로 휴식시간에 갖는 '흡연'시간.

전부다 모여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갖는데
나만 혹은 몇몇이서 그냥 떨어져
뻘쭘하니 먼 산만 바라보다 휴식시간을 마친다.

전부다 담배를 가지고 '하나'가 되어
온갖 대화를 나누며 서로 돈독한 관계를 만드는데...

나는 낙동강 오리알 마냥 떨어져 지낸다.
간접흡연이 더 나쁘다나?
원만한 사람 관계를 위해 담배를 필까?
애라!~~~
맘에도 없는 소리 하지도 말자!

한 갑 = 약 1000원

한 달 = 31,000원

일 년 = 365,000원

십 년 = 3,650,000원

프라이드가 한대고 이자까지 합치면...
여튼 안 피는 게 몸에도 좋고 주머니도 든든해진다

/* 쩝.. 그런데 문제는 이 말하는 사람치고 차를 가진 사람이 없다는 거죠.   (-_-;)

   그래도 담배 안 피면 여러모로 좋습니다.
   일단 돈 적게 들죠.

   금단현상으로 인한 고통이 없구요.
  
   담배 피는 사람들을 보니 보통 하루에 1갑씩은 피는데
   한달에 15갑으로 생활이 됩니까?
   담배가 다 떨어질 때쯤이면 전부다 담배가 없어서 비실비실하지요.

   군대라고 PX에서 담배를 싸게 파는 것도 아니고.

   무엇보다 건강문제를 무시 못 합니다
     
   제가 담배를 안 피는데
   딴건 몰라도 오래 달리기 하나만큼은 자신 있습니다.

   부대에서 오래 달리기 만큼은 항상 손가락 안에 들었죠.
   아무리 등빨 좋고 몸 좋고 해도
   담배피면 오래 달리기 하나 만큼은 다 꽝이더군요.

   국가 재정 및 교육 여건 개선(?)도
   좋지만 몸 생각해서 조금씩 담배를 줄입시다. 여러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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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반장 추억 수첩 - (15)
: 푸 하 하 하

99년의 6번째 날 드디어 '아들'을 받았다.

이름은 '김동훈' 취미가 '게임'이란다. 일본어도 쬐금 한다나?
흘흘흘 나랑 취미도 똑같은 것 같다.

범장이, 태길이, 진혁이한테 아들 받았다고 편지로 자랑 해야지 ^^;


/* 장가도 안 갔는데 웬 아들이냐고요?  ^^;
   여기서 '아들'은 자기 밑으로 12개월(1년) 차이가 나는 후임을 말 합니다.

   11개월도, 13개월도 아닙니다.

   즉 자기가 11월에 군대에 왔다면 그 다음해 11월에 군대 온 사람이
   자기 '아들' 군번이 되는 겁니다.

   자기 밑에 1년 후임을 '아들'이라고 하고

   자기 위에 1년 고참을 '아버지'

   자기 위에 2년 고참을 '할아버지'

   자기 밑에 2년 후임을 '손자' 라고 합니다.


   보통 자기 '아들'군번한테 좀 더 신경 써주고 좀 더 잘해줍니다.
   관심이 더 가죠. 정도 더 많이 가고요.

   아들 군번이 없으면 "홀아비", "고X" 라며 놀리기도 하지요.  ^^;


   자기가 얼마나 짬밥을 먹었냐하는 척도가 되기 때문에 좀 민감하기도 합니다.

   상병 3호봉 쯤 되면 제일 기다려 지는 게 아들 군번이 되는
   후임병이 언제 들어오느냐 하는 거고 
   말년 병장일 때는 언제 손자 군번을 보나 하며 손꼽아 기다리지요.

   저 때만 해도 군생활이 26개월이라 손자 군번까지 볼 수 있었는데
   이제 군생활이 24개월이라 손자 군번을 못 보겠군요.
   신교대 생활을 6주 동안 하기 때문에 2년 밑에 후임을 볼 수가 없거든요.


   예비역들은 아마 잘 아실 겁니다.

   자기 아들 군번 들어왔을 때 기분이 얼마나 좋은지 말이죠.

   처음 후임병 받을 때만큼이나 기분이 좋을 겁니다.

   달마다 꾸준히 후임병이 들어오는 게 아니라서
   아버지가 없는 군번, 아들이 없는 군번도 종종 있습니다.
   그러면 좀 서러운 게 있죠.

   전 손자도 못보고 제대했습니다.    (T^T)     */



: 오늘은 99.01.17...
정확하게 1년 뒤 오늘, 그 날이 바로 '그날'

전설 같은 그 "날"이다.

365*24=8760

8760시간만 있으면 8760*60=545600

545600분만 있으면 545600*60=32736000

32736000초만 있으면 전역이다


제 작년 (이라는 표현을 쓰기엔 그렇게 많은 시간이 흐르지는 않았지만...)

11월 18일.
착잡한 마음을 가진 부모님을 뒤로하고 306보충대로 향했던 게 엊그제 같은데

그래~~~
일년만 있으면 된다.
열심히 하자!
일년 뒤의 오늘. 후회와 미련이 없도록.



: 군대 와서 느낀 것 또 하나...

사악한 것.
(즉 쉽게 풀이하면 사람이 아주 못 된 것!)도

아무나 할 수 없는 개개인 고유의 '능력'이라는 것이다.

포대 고참들 중에서는 정말 '싫은 소리'를 한 마디도 못하는 고참이 몇 있다.

정말 사람이 너무 좋아, 보는 사람이 답답할 정도로...

유격장의 유격 조교들한테서도 그걸 느낄 수 있었다.


PT체조를 가장한 얼차려를 주면서도 고통에 겨워하는
(물론 '오버'를 한 표정도 상당수 비중 있지만)

여러 올빼미들을 보게 되면 이내 요령 피우는 걸 눈감아준다.

남들이 힘들어하는 걸 보고 좋아 할 사람은 정말 흔치 않을 것이다

             결론: 사악한 것도 능력이다


/*  적당한 비교를 했는지 모르겠습니다.
    제가 유격 뛸 때 조교들은 전부 사람이 좋았나 봅니다.
    제 친구가 유격 뛴 이야기를 들으면
    조교들은 정말 '인간'이 아니라며 계속 욕만 하던데.... */




: 주 마다...  많으면 2번, 못해도 꼭 한번은 집에 전화를 한다.

언제나 아들 전화를 반가워하시는 우리 어머니.

매번 전화 할 때마다 매번 똑같은 전화 내용.


엄마 - 아! 양이가!

나   - 예

엄마 - 춥제? (겨울철 일 때)
           덥제? (여름철 일 때)
          힘들제? (춥지도 덥지도 않을 때)

나   - 아니요 별로 뭐...

엄마 - 아침밥은 먹었나?

나   - 예, 집에는 별일 없죠?

엄마 - 그래.. 다 잘 있다.
            요즘 힘 안 드나? 힘들제!

나   - 아니요... 그냥...
         뭐 그렇게 힘든 건 없어요.
         남들도 다 하는 건데...

엄마 - 돈 안 필요하나? 좀 붙여줄까?

나   - 아니요, 필요 없어요.
          나중에 필요하면 전화할게요...
...
....
.....
거의 모든 통화 내용 중에 80%가 위에 쓴 것과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그래도... 그래도...
매번 같은 내용을 되풀이해도 그 통화가 질리지 않고 반가운 건
그 전화를 받는 사람이 다름 아닌 '어머니'이기 때문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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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반장 추억 수첩 - (14)




: 오늘은 98년 12월 27일 일요일 22:07
이제 10시간 정도 있으면 민간인이 또 한명 생겨나게 된다.





정정욱 병장님.





글쎄? 그렇게 가까이서 지내지 못해
어떤 사람인지 1년이 다 되어가는 지금도 잘 모르겠다.





군대 와서 알게 된 것 중의 하나가
사람을 '안다'는 것은 정말 대단하고 힘들다는 사실이다.





사귐이 깊어지면 깊어질수록 점점 더 알쏭달쏭 해지는 게 사람 속이라나?





취침 전 처음으로 제대로 화내는 정정욱 병잠님을 보았다.
'개구리'마크 준비 때문에 화가 난 것 같았다.





... 과연 전역할 때의 기분은 어떨까?
나도 고영환 병장님 전역할 때처럼 그런 축하를 받으며 전역할 수 있을까?





: 98~99년도 겨울은 97~98년도 겨울보다는 덜 추운 것 같다... --;





// 97~98년도 겨울. 아마 이등병 때라 더 춥게 느껴졌었나 봅니다.
   춥고, 배고프고, 서럽고... 흐~~ 눈물 나는군요. (-_ㅜ)







: 인공호흡... (그 진실과 거짓)
포대 응급 처치 교육을 받을 때이다.





인공호흡과 심폐 소생술에 관해 배웠는데 직접 '앤'이란
인형으로 실습을 하고 보니 인공호흡이 장난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되었다.

가끔 TV 드라마 같은 걸 보면
바닷가나 수영장에서 어떤 등빨 좋은 사내가 물 먹은 아가씨를 건져내는 장면이 나온다.
(물 먹은 아가씨가 몸매 좋다는 건 두말하면 잔소리다.  -_-; )





남자가 인공호흡을 몇 번 하면 아가씨는 의식을 되찾는다.





그리고 그 몸매 좋은 아가씨는 등빨 좋은 남자한테 감사해 하고
이내 그게 인연이 되어 얄궂은 이벤트를 만들어 가는데.....





(이후 진행 사항은 안봐도 비주얼이다.)






어떨 때는 인공호흡으로 의식을 되찾은 아가씨가
남자를 보고 깜짝 놀라 뺨을 때리는 아주 당돌한 장면도 나온다.





... 그런데.... 그건 순 거짓 나부랭이다.  s(-_-)z






인공호흡을 달랑 몇 "번"한다고 해서 의식을 찾게 되는 일은 없다.
아무리 못해도 몇 분에서 10분 정도는 해야되는데
인공호흡... 생각보다 진짜 힘들다.

인공호흡과 더불어 심장이 있는 가슴 쪽에다가 손바닥으로
꾹꾹 압박도 해줘야 하는데... 이거 FM대로 하면
갈비뼈 바로 금간다.  (-_-;)





인공호흡 2번에 가슴압박 5번 이던가???  ====> 요런식으로 해줘야 한다.






또 물먹은 환자가 의식을 되찾았다 해도 기진맥진한 상태라
자기 몸을 제대로 가눌 수 없다.
죽다가 살아났는데 어떻게 뺨을 때릴 정도로 쌩쌩하단 말인가???





만약 내가 봤던 드라마가 고증을 철저히
지킨 것이라면 그 물 먹고 뺨 때린 아가씨는 분명 물 먹은 게 아닌 물 먹은 척 한거다.
왜? 남자를 꼬실려고....






뺨까지 때린 걸 보면 입까지 허락한
그 남자가 맘에 들지 않았기 때문이리라..... --;
아니면 가슴 압박이 너무 아파서 화가 났던가. . .

(갈비뼈에 금이 가도록 가슴을 눌렀는데... 더구나 남자가... 나라도 화나겠다. -_-; )





: 상병 휴가 막 갔을 때 몸무게가 78Kg이었는데





(처음 입대 할 때가 85Kg 좀 넘었음)





복귀 할 때가 80Kg이었다 --;
전역 할 때까지 75Kg정도 만들어야 되는데...





(수능 막 끝났을 때가 98Kg이었는데 거기에 비하면 엄청난 발전이지만..)





: 요즘 들어 전역해서 뭐할까하는 걱정으로 괴로워하는 고참들을 많이 본다.
나도 병장 중간 짬밥 되면 그렇게 될까...???
난 아니다.
난 아니라고 본다!





:요즘 (상병 3호봉) 탁구에 재미를 들였다
당구보다 더 낫지 않나?





: 99년의 4번째 날...
저녁에 공이틀을 닦으며 애들한테 분해, 조립을 가르쳤다.





공이틀 분해, 조립을 가르치면서도 그렇게
귀찮거나 짜증이 나거나 하는 것은 없었고
오히려 잔잔한 재미 같은 게 느껴졌다.





가르친 다는 행위에 나름대로 매력이 있나보다.





/* 군 생활하면서 특별히 기분 좋을 때 중에 하나가 바로
   밑에 후임병들이 어떤 걸 해결 못해서 혼자 또는 여럿이서 끙끙거릴 때
   짠! 하고 홀로(?) 나타나 간단하게 뚝딱!하고 해결해 줄 때죠.





   그 때 후임들은 고참이 얼마나 대단한 존재인가 알게되고
   존경에 찬 눈으로 바라보게 되지요.    ^^;
   더불어 고참은 어깨를 으쓱으쑥 하고...





   옛(?)말에





   '병장 하나 열 이등병하고 안 바꾼다.'





   라는 말이 결코 틀린 말이 아닙니다... ^^;      */







: 마음 먹는다는 게 참 별거
아닌 것 같으면서도 큰, 대단한 일인 것 같다.





혁이 형님한테서 들은 '+'적 발상아라고 해야 되나?





아무튼 자신감에 찬 행동, 생각이
좋은 결과나 좋은 현상을 만드는 데 큰 도움을 주는 것 같다.





괜히 혼자 속으로 끙끙거리는 짓은 정말 바보 같은 짓이다.
차라리 끙끙거릴 시간에 해결책을 하나 더 찾는 게
훨씬 더 생산적일 꺼다.





 





: 속지 말자 위장군기,






   다시 보자 과잉충성





 (좋은 명언이다... --;)





// 위장군기 - 말 그대로 군기있는 "척"하는 걸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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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글은 외전입니다.
// 군대에서 겪었던 추억꺼리가 아니라 그냥 지금 제가 느낀 잡생각 엮음 입니다.

인터넷 뉴스를 보니 군인( 정확하게 말하면 의무 복무를 하는 일반 병사들...) 봉급이 오른다고 한다.
정확한 건 모르겠고... 상병이 월 6만원 정도 받을 수 있게 조치를 취한다나 뭐래나...


바람직한 흐름이긴 하지만 아직까지... 아직까지 많이 부족하다.
물론 옛날과 비교하면 상당히 나아진거다.
내가 병장일 때 15740원을 받았으니... 몇 백%가 오른거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인생을 살면서 가장 건강할 때...
가장 젊을 때...
하고 싶은 일이 가장 많을 때...

"국가를 위해서 뺑이 칠래? 안그러면 호적에 시뻘건 줄 끄일래?"
라며 억지로 강제타율 염가봉사를 시켜 놓고 월 6만원이 뭔가?


여느 흔하디 흔한 알바를 해도 월 30~40만원은 충분히 벌 수 있는데....

쩝....  (-_-;)



빨리 모병제가 이루어졌으면 좋겠다.
내 자식들은 어려울 것 같고... 내 손자들은 군대 문제 때문에 고민하는 일이 없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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