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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배워야 할 감정입니다
윌터 트로비쉬 지음 / IVP / 2007년 5월
평점 :
참 예쁜 책이다. 80쪽도 안 되는 작은 책에 주옥같은 사랑의 가르침이 들어있는 책이다. 사랑에 대한 여러 사람의 예, 시구 등이 사랑에 대한 가르침과 함께 펼쳐져있다. 단순화된 예쁘고 멋진 그림도 글만큼 좋다. ‘사랑에 대한 깊고도 본질적인 이해를 기반으로 관계가 지속될 때, 육체적 차원은 사랑의 표현 가운데 한 부분일 뿐’이라는 점에서 독자를 돕고자 저자는 이 책을 썼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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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도 기독학생회이고, 처녀성을 ‘유난히’ 강조하는 글도 그렇고, 읽다가 좀 이상해서 발간일을 살펴보니, 1971년이다. 써진지 36년이나 지난 책이라니~!
하지만, 그렇다고 이 책이 무조건 종교적이고 시대에 안 맞는다고 단언하기에는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바가 무척 큰 중요성을 띠고 있다. 사랑은 시대를 막론하고 우리에게 최고로 중요성을 띠는 화두이고 어떤 세대이건 간에 고민하고 해결하기 힘든 문제를 안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난 종교인이 아니지만 (간혹 광신도처럼 보이는 사람은 무조건 경계하는 편이긴 하다) 이 책을 읽으면서 불편하거나 거부감을 느끼지 못했다. 그만큼 세월을 뛰어넘는 글귀로 가득하기 때문일 것이다.
남자와 여자가 사랑을 대하는 다른 태도나 연애할 때 다르게 느끼는 감정에 대한 설명도 있고, 사랑과 육체에 대한 우선순위(!)도 그 중요성을 강조하고 왜 그래야 하는지 이유를 설명한 부분은 아무리 세월이 흘러 세상이 변했다 해도 한번쯤 귀 기울여 봄직 하다. 인도의 신화에 나오는 남자의 외침이 들린다. “아,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하는가? 그녀와 함께 살 수도 없고, 그녀 없이 살 수도 없다니!”
그래서 사랑은 배워야 하는 감정이라고 한다. 행복만 추구하는 사랑은 있을 수 없으며 고통도 함께 배워야 하는 것이다. 배우자나 사랑에 대한 환상적인 꿈을 포기해야 행복으로 갈 수 있으며, 결혼과 사랑을 위해서는 양보하고 포기할 줄 알고 ‘우리’라고 말 할 수 있어야 한다고 한다.
연애를 못해본 사람들이 꿈꾸는 낭만과 진정한 사랑의 차이점을 열거해 놓은 것이 흥미롭다. 좀 길지만, 그 의미가 와 닿아 적어본다.
낭만은 하늘로 날아오르지만, 사랑은 땅 위에 안착합니다.
낭만은 완벽을 추구하지만, 사랑은 허물을 용서합니다.
낭만은 곧 스러지지만, 사랑은 오래 갑니다.
낭만은 달콤한 말을 속삭여줄 전화 한 통을 애타게 기다리지만,
사랑은 그가 행복하고 안전하다고 안심시켜주는 전화 한 통을 애타게 기다립니다.
낭만은 서로에게 매력적으로 보이려고 안간힘을 쓰지만,
사랑은 외모가 어떠하든 서로 안에서 아름다움을 발견합니다.
낭만은 그윽한 달빛 아래서 촛불이 흔들리는 식탁을 사이에
두고 서로를 간절히 바라보며 춤을 추는 것이지만,
사랑은 한밤중에 아이가 칭얼댈 때 비척거리며 우유병을 데우거나
아이를 다독이러 가면서 이렇게 말하는 것입니다.
“여보, 당신 피곤할테니, 이번엔 내가 일어날게요.”
낭만은 살랑거리며 관심을 끌지만, 사랑은 진정으로 마음을 씁니다.
낭만은 긴장과 기대와 기발함이지만, 사랑은 의지할 수 있는 믿음입니다.
낭만은 짜릿한 흥분이지만, 사랑은 부드럽고 꾸준하게 품어줍니다.
낭만은 입에 달지만 사랑은 몸에 좋습니다.
낭만은 끝이 있지만, 사랑은 끝이 없습니다.
이제 꼭 낭만만 좋아보이지는 않는다. 역시 사랑은... 맨 마지막에 저자가 미래의 아내에게 보낸 편지는 감동 그 자체다. 시대를 막론하고 나이 고하를 막론하고 사랑은 배워야 할 감정이다. 어려운 사랑을 고집하는 상희씨에게 선물할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