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 그 동안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 - 이호백 아저씨의 이야기 그림책
이호백 글 그림 / 재미마주 / 200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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얌전하게 생긴 토끼 한 마리. 원래의 토끼 방(집?)은 베란다이지만, 사람들이 집을 비운 사이 베란다 안쪽으로 들어와 그동안 해보고 싶었던 일들을 한다. 그동안 해보고 싶었던 일이라는 것이, 너무나 소박하고 귀엽게도 ... 과자를 먹으며 텔레비전 보기, 엄마 화장품 바르고 립스틱 칠해보기, 집안에서 인라인스케이트 타보기, 한복 꺼내입고 멋내보기 ... 이런 것들이다. 

그리고,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베란다로 돌아가기 ! 

어쩌면, 토끼가 한 행동은, 우리 아이들이 엄마 몰래, 어른들에게 '한 소리' 듣지 않고, 해 보고 싶은 일들인지도 모른다. 과자 먹으면서 TV 보면 안 돼, 자세 바르게 해야지, 집안에서 인라인을 타면 안돼, 엄마 화장품에 손대지 마, 서랍 누가 만졌니? 이런 말들을 듣지 않고 단 몇 시간만 하고 싶은 대로 해 보는 것 말이다.

이런 아이들의 마음을, 토끼의 천연덕스러운 표정과 행동에 담아 멋지게 표현한 그림책이다.
토끼와 그 모든 것에 대한 따뜻한 애정이 느껴지는 그림에, 유머와 재치도 가득 담겨있다.
한복을 꺼내입은 토끼는 너무 귀여워서 안아주고 싶어지고, 토끼에게 너무 큰 인라인을 썰매로 바꾸는 장면이나 집안 여기저기 남아있는 토끼똥의 흔적을 그린 장면에서는 웃음이 절로 난다. (<<누구나 눈다>>를 보았던 아이라면, 왜 토끼똥이 집안 여기저기 남아있는지 알 것이다.^^)

별이 열 개라면 열 개를 모두 주고 싶은 그림책이다.

* 엄마로서의 반성) 한 번쯤은 아이가 한 행동에 대해 모른 척 눈감아줘야 할 것 같다. 일일이 끄집어내어 야단치거나, 고쳐주려고 하지 말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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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07-11-24 09: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맞아~ 지들 맘대로 해보게 놔두는 것도 좋은 교육법이죠. 하지만 뒷정리도 스스로 하게 하는 것도 필수!
이 책은 제목에서 엄청난 일이 일어났을거 같은 느낌에 아이들이 환호하더군요.

bookJourney 2007-11-24 19:56   좋아요 0 | URL
하하, 맞아요. 뒷정리도 스스로!! 중요하지요.
제 잔소리의 1/3은 뒷정리를 안했거나 안할 것으로 예상되는 것 때문에 하는 것 같아요...
저희 첫째 아이가 어렸을 때, 여러 대의 슬라이드와 음악으로 이 책의 원화를 상영하는 것을 본 적이 있어요. 아이가 아직도 그걸 기억할지는 모르겠는데 ... 저는 굉장히 인상적이었어요. 책 못지 않게 그림을 잘 보여주면서도, (요즘 아이들이 많이 보는) 플래시 동영상보다 실감나는, 근사한 상영이었답니다. 아이들에게 다시 보여주고 싶은데, 기회가 있으려는지 모르겠네요.
 
동그란 지구의 하루 아이세움 지식그림책 15
안노 미츠마사 외 지음, 김난주 옮김 / 미래엔아이세움 / 200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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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그림책 작가들이 공동작업했다는 그림책.
같은 시점을 기준으로 하여 영국(레이먼드 브릭스), 미국(에릭 칼), 일본(하야시 아키코), 케냐(레오&다이앤 딜런), .. 세계 8개국과 적도 근처의 무인도(안노 미츠마사)의 새해 첫날 풍경을 그리고 있다.
글로 표현하는 줄거리는 무인도의 아이가 전하고 있지만, 그림으로만 표현된 8개 나라의 이야기도 글 못지 않게 줄거리를 이루고 있다.

지구의 자전을 모르는 아이들에게는 여러 나라의 새해 풍경을 그린 8편의 그림책이 한 책에 들어있는, 재미있는 종합선물세트를 보는 즐거움을 주고,   
같은 시점에 세계 각국의 시간이 어떻게 다른지, 왜 다른지를 아는 아이에게는, 시간대를 구분해 보는 재미까지 덤으로 줄 것 같다.  

우리 집에서는 ...
초등 3학년 첫째는 시간대가 어떻게 다른지를 보다가, 자신이 좋아하는 에릭칼의 그림이 어떤 것인지, 브라질, 케냐를 그린 작가는 누구인지 맞춰보며 재미있어했고,
네 살 둘째는 (요즘 재미있게 본 그림책의 영향으로) 하야시 아키코가 그린 일본의 새해 풍경과, 그 속에 나오는 여자아이에 푹 빠졌고,
엄마인 나는 무인도 아이의 말과 그림을 즐기며 킥킥거렸다.

온가족이 즐길만한 '멋진' 그림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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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deline in London (Paperback)
루드비히 베멀먼즈 / Viking Childrens Books / 200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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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으로 간 페피토가 마들린느와 그 친구들을 그리워하며 시름시름 말라간다.
보다 못한 스페인 대사님(=페피토의 아버지)이 마들린느와 친구들을 런던에 초대하는데...
페피토에게 선물하려고 산 늙은 말(은퇴한 말)이 근위대의 나팔 소리를 듣고 그만 담장을 넘어 뛰어나가, 마들린느와 페피토를 태운 채 런던 시내를 행진한다.

다른 마들린느의 책에서 파리의 풍경을 보여준 것과는 달리, 이 책에서는 런던의 이곳저곳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런던의 빨간 이층버스, 근위대가 행진을 하는 궁, 공원, ....

마들린느의 책을 보면서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 단순한 그림 속에 많은 풍경을 담고, 짧은 글 속에 여러 가지 의미를 담아 전달하고 있다. 이 책에서는 아이들의 우정과 이별, 회복, 애완동물(=말)에 대한 아이들의 각별한 애정 ...  이런 것들을 느낄 수 있다.

씩씩하고, 재기발랄하며, 마음이 따뜻한 마들린느와 그 친구들은 언제 보아도 기분이 좋다.

* 책 사이사이 어른들이 보아도 재미있는 표현들이 많다. 대사가 프랑스에서 영국으로 임지가 바뀌는 장면에서는 "대사는 집세를 내지는 않지만, 여러 곳으로 보내질 수 있다."라는 식으로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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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오영]Earthdance (Paperback + 테이프) - 베스트셀링 오디오 영어동화 [베오영] 베스트셀링 오디오 영어동화 150
Norman Gorbaty 그림, Joanne Ryder 글 / JYbooks(제이와이북스) / 200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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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특한 관점으로 쓴 지구 예찬 그림책.

"You" 가 우주 공간에 서있는 것을 상상해 보라,
"Your" 팔을 벌려 그 무엇보다도 키가 커지는 모습을 상상해 보라,
"You" 위에 사람들이 움직이고, 춤을 추고, 쉬는 모습을 상상해 보라,
"You"가 천천히 돌 때 앞에는 낮이, 그리고 뒤에는 밤이 생기고,
"You"가 태양 주변을 돌 때 여름이, 겨울이, 그리고 봄, 가을이 생기고,
눈이 내리고, "You" 위에 사람들의 발자욱이 찍힌다 ...

이 책은 "You" 가 누군지를 밝히지 않고,
"You"에게, "You"에 대해 시처럼 속삭입니다.

마지막 장에 이르러서야 아름답고 소중한 "Earth"임을 알려주지요.

이 책은 그냥 읽을 때에는 큰 재미가 없는 것처럼 보입니다.
마치 시를 낭송하듯이, 천천히, 음미해가며 읽어보세요. 멋진 예찬시가  될 겁니다.

전, 용이에게 "You"에 대해 말하지 않고, 읽어주었습니다.
그리고는 책이 끝날 때쯤 "Who Are You?"를 해 보았더니, 뜻밖에도 "혹시 Earth가 아닐까?" 라고 대답을 합니다. (전 한참을 생각했는데 말이지요 ^^)

* 2007. 10. 용이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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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 핀다 - 자연에서 찾은 우리 색 보림 창작 그림책
백지혜 글.그림 / 보림 / 200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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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우리 꽃 이야기책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책을 펼쳐보니 우리 색 이야기입니다.

검정, 하양,노랑, 빨강, 파랑의 오방색과 홍색, 벽색, 녹색, 자색, 유황색의 오간색 등 우리 고유의 색을, 조상들이 쓰던 전통적인 천연물감으로 만들어, 비단 위에 우리 꽃 그림을 그렸다고 합니다.

참 곱고 아름다운 그림책입니다.
오죽헌에서 신사임당의 그림을 보았을 때 느꼈던 그런 느낌이 다시 들었습니다.

연지, 등황, 쪽 ... 이런 우리 색 이름과 유래도 알려주고 있습니다.
정말 고맙고도 예쁜 우리 그림책입니다.

* 네 살 슬이는 "예쁜 꽃"이 나오는 그림책이라는 사실만으로도 좋은 모양입니다.
책꽂이에 꽂혀 있는 책을 들고 와서, "노랑 꽃", "빨강 꽃", ... 하면서 열심히 봅니다. 외국의 꽃과 사물이 아니라, 우리의 꽃과 그림으로 색깔 얘기를 할 수 있어 맘이 편안합니다.

* 그림책을 보고, 백지혜 님의 전시회에 가보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습니다.
* 백지혜 님의 블로그(http://blog.naver.com/silvine)에 갔더니 마침 전시회 기간이라고 하네요. 욕심을 내서 들러볼 수 있었으면 좋겠는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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