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곳에서 몇 시간 머물다 다시 기차가 출발했다. 내가 자라고 살았던 바로 그 동네가 여기 있는데! 밖이 보이는 구멍 주위로는 등에 수용소 생활의 햇수를 알리는 번호를 붙인 젊은이들이 모여 서 있었다.
이런 여행이 꽤 신나는지 구멍으로 열심히 밖을 내다봤다. 그들에게아주 잠깐이라도 좋으니 앞에 좀 세워 달라고 애원했다. 창문 밖에보이는 것이 내게 어떤 의미인지 설명하려고 애쓰면서 말이다. 하지만 그들은 들어주지 않았고, 무례하게 비꼬면서 비웃었다.
"여기서 오래 살았다고? 뭐야. 그러면 이미 실컷 봤겠네!" - P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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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남은 피하지방층이 사라지고, 몸이 해골에 가죽과 넝마를씌워 놓은 것같이 됐을 때, 우리는 몸이 자기 자신을 먹어 치우기 시작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내장 기관이 자체 단백질을 소화시켰고, 몸에서 근육이 사라졌다. 저항력도 사라졌다. 같은 막사에 있 - P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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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료가 괴로워하는 소리에 잠에서 깼던 어느 밤을 결코 잊을 수 없다. 잠을 자면서 몸부림치는데, 악몽을 꾸는 게 분명했다. 나는 평소에도 악몽이나 망상에 시달리는 사람을 딱하게 여겼기 때문에 그 불쌍한 사람을 깨우려고 했다. 하지만 순간 내가 무슨 짓을 하려는 건가 놀라면서 깨우려던 손을 거두었다. 그게 나쁜 꿈일지라도 꿈꾸지않는다는 것은,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수용소의 현실만큼이나 끔찍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 끔찍한 현실로 그를 다시 불러들이려고 했다니 ・・・・・・ - P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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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발이 없어서 맨발로 밖에서 일한 것 같았다. 그는 소년을 무감각하게 바라보았다. 발가락은 이미 동상에 걸려 있었고, 의사가 집게로 시커멓게 썩은 살을 하나씩 끄집어냈다. 하지만 그 광경에도 정말로 혐오감과 공포, 동정심 같은 감정을 더는 느낄 수 없었다. 사람들이 괴롭힘당하고 죽고, 이미 죽은 것까지 너무나 많이 보았기 때문이다. 수용소 생활이 몇 주 지나면 그런 것에 더 이상 마음의 동요가 일어나지 않는다. - P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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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야 할 일을 하지 않고 규정을 어긴 이유로 벌을 받고 있었다. 하지만 동료를 보던 그 사람은 이미 심리적 반응의 두번째 단계로 들어섰기 때문에 이 참담한 광경에도 눈 하나 깜빡하지 않았다. 감정이무뎌져서 담담하게 바라보는 단계로 들어선 것이다. - P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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