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꾸 때리다님의 질문

회폐의 책을 읽다가 (지금 순수이성비판 부분만 반복해서 읽고 있습니다.)

뜻을 모르는 구절이 나와서 질문드려요.

"모순율은 분석적 판단으로 보아진다. 반면에 직관의 공리, 지각의 공리, 지각의 예취, 경험의 유추(예컨데 인

과원리), 그리고 경험적 사고의 요청은 종합적 판단으로 이어진다."

여기서 직관의 공리, 지각의 공리, 지각의 예취, 경험의 유추(예컨데 인과원리), 그리고 경험적 사고의 요청이

무슨 뜻인지 잘 모르겠네요...

 

 

질문에 대한 답변

ㅎㅎㅎ 자꾸 때리다님, "지각의 공리"라는 말은 잘못 넣으셨네요. 회페 책에는 원래 없는 말인데, 자꾸 때리다님이 문장을 옮기면서 집어넣으신 것 같네요. ^^


칸트의 [순수이성비판]은 복잡한 체계로 되어 있는데, 크게 보면 인식의 요소들(직관, 개념, 이념)을 다루는 “초월적 요소론”(transzendentale Elementarlehre)과 사유의 훈련, 규준, 건축술, 역사 등을 다루는 “초월적 방법론”(transzendentale Methodenlehre)으로 나누어집니다. 그리고 다시 요소론은 “초월적 감성론”(transzendentale Ästhetik)과 “초월논리학”(transzendentale Logik)으로 구별되죠. 그리고 이 중에서도 초월적 논리학은 다시 “초월적 분석론”과 “초월적 변증론”으로 구별됩니다. 또 초월적 분석론은 “개념의 분석론”과 “원리의 분석론”으로 나뉘어지죠. 또 원리의 분석론은 3장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1장은 “지성의 순수 개념의 도식론”이고, 2장은 “순수 지성의 모든 원리의 체계”, 3장은 “모든 대상을 현상계와 가상계로 구별하는 근거”입니다. 직관의 공리, 지각의 예취, 경험의 유추, 경험적 사고의 요청은 2장에 나오는 것으로서, 각각 순수 지성의 원리들을 뜻합니다.


이러한 분류를 알기 쉽게 도표화하면 다음과 같이 표현할 수 있습니다.



I. 초월적 요소론


1. 초월적 감성론


2. 초월적 논리학


1) 초월적 분석론


(1) 개념의 분석론



(2) 원리의 분석론


① 지성의 순수 개념의 도식론

② 순수 지성의 모든 원리의 체계

(1. 직관의 공리, 2. 지각의 예취, 3. 경험의 유추들, 4. 경험적 사고의 요청들)

③ 모든 대상을 현상계와 가상계로 구별하는 근거


2) 초월적 변증론



II. 초월적 방법론



그러니까 자꾸 때리다님이 질문하신 문장의 뜻은 이런 겁니다. 우리의 판단은 분석 판단과 종합 판단으로 구별되죠. 그런데 칸트에 따르면 모든 분석 판단의 토대를 이루는 지성의 최고 원리는 바로 모순율이며, 모든 종합 판단을 가능하게 하는 최고 원리가 바로 이 직관의 공리, 지각의 예취, 경험의 유추, 경험적 사고의 요청이라는 뜻입니다. 칸트는 [순수이성비판]에서 분석 판단이 아니라 종합 판단을 문제 삼고 있는데, 이 네 가지 원리는 우리의 종합 판단이 어떻게 가능한 것인지 알려주는 원리들입니다. 따라서 자꾸 때리다님이 인용한 문장에서 회페는 {순수이성비판}의 원리의 분석론의 구조가 어떻게 이루어져 있는가를 간단하게 지적한 셈입니다.


이 정도면 됐습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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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6-07-09 19: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왓~~ 무지 자세하게 써 주셨네요. 감사 감사 ㅜ^ㅜ

저 근데 이 단어 자체의 의미는 잘 모르겠네요
1. 직관의 공리, 2. 지각의 예취, 3. 경험의 유추들, 4. 경험적 사고의 요청들

툭히 예취라는 단어는 국어 사전을 찾아봐도 찾을 수가 없네요...헐.

balmas 2006-07-09 23: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걸 하나하나 설명하려면 조금 복잡한데 ...
책을 좀더 읽어가다보면 이 항목들에 대한 설명이 나올 텐데요. 아닌가? 지금
회페 책이 어디 있는지 몰라서 확인해드릴 수가 없네 ...

한 가지만 말하자면, "예취"는 영어로 하면 "anticipation", 곧 "예상" 또는 "선취"라는
말의 번역어입니다. 그러니 국어사전을 찾아봐도 안나올 수밖에요 ... ^^;
국어사전에도 없는 단어를 써서 외국 용어를 번역하는 건 참 문제가 있죠.

어쨌든 위의 용어들을 하나하나 설명하는 건 지금으로서는 좀 어려우니까
책에 이 용어들에 대한 설명이 없으면 그냥 그런 게 있나보다 하고
일단 넘어가는 게 좋겠네요. 나중에 [순수이성비판]을 직접 읽든가
아니면 [순수이성비판]에 대한 본격적인 해설서들을 읽으면 이 용어들에 대한
설명을 볼 수 있을 겁니다. :-)

비로그인 2006-07-09 23: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백종현 선생님의 순수 이성 비판이 나왔던데 본문을 읽지는 못하더라도 주석을 참고해봐야 겠네요 발마스 님 답변 감사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