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어별아이 료마의 시간
신보 히로시 지음, 노인향 옮김 / 지식너머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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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어별 아이 료마의 시간

 

 

  아침마다 장애인들이 일터에 출근하는 것을 봅니다. 그 분 중 한 분은 많이 봤던 분입니다. 그 분은 어릴 적 등교 시 엄마 손을 붙잡고 등교하던 장애우였습니다. 어머님은 아들의 손을 꼭 붙들고 같은 시간에 같은 곳을 한결같이 지나갔습니다. 어머님이 안됐다고 생각하면서도 참 대단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부모란 어떤 존재일까? 저는 아직 미혼입니다. 아직 부모가 되어보지도 않았고, 부모가 될 준비도 되지 않았고, 제 부모 밑에서 철없는 자식으로 있습니다. 한동안 장애아에 대한 이야기가 화두가 된 적이 있었습니다. 만약 너는 장애를 가진 아이를 낳으면 어떻게 할거야? 어릴 때 아이들은 대개 키우지 못한다였습니다. 키우기에 너무 힘들고 지칠 것만 같다가 이유였습니다. 그 당시 아이들은 모성애나 부성애라는 것에 대해 생각하기보다는 제 자신이 우선이 되어야 했으니까요. 전 어른이 되었지만 아직도 이해하진 못합니다. 전 겪어본 적이 없으니까요.

 

 

  사람에게는 저마다의 인생이 있다.
  웃으면서 사는 인생, 울면서 사는 인생, 화내면서 사는 인생….
  어차피 한 번뿐인 인생이라면 나는 웃으며 살고 싶다.
  언제나처럼 내 옆에서 웃고 있는 너로 인해.

 

  "료마! 어른의 시간에 자꾸 너를 맞추려 했던 거 미안해."

 

  자폐증이라는 병에 대해 잘 알지 못했습니다. 자폐증은 후천적이고, 치료가 가능한 병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제가 잘못 알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자폐증은 3세이전부터 언어 표현-이해, 어머니와의 애착 행동, 사람들과의 놀이에 대한 관심이 저조해지는 양상으로 나타난다고 합니다. 이는 3세 이후에는 또래에 대한 관심의 현저한 부족, 반복행동, 놀이행동의 심한 우축, 인지 발달의 저하 등이 나타나는 발달 상의 장애이며, 전반적 발달장애라는 이름으로도 알려져 있다고 합니다. 문어별 아이가 되기도 하고 바위별 아이가 되기도 한 료마 역시 3년 3개월차에 어린이집 선생님으로 부터 발달에 관한 의견을 받고 3년 4개월차에 자폐증 진단을 받았습니다. 맨션 아래층으로부터 편지를 받았을 때 그리고 사과의 편지를 주고 다시 항의를 받게 되었을 때 그 정신적 피로감은 이로 말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누구나 감내할 수 있다고는 생각지 않습니다. 저였어도 많이 지쳤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기에 료마 아버지가 그리고 할아버지, 할머니가 대단하시고 또 대단하시다고 생각이 듭니다. 언제나 따뜻하게 품어줄 수 있는 그 마음이 부모가 되면 가질 수 있는 그 무엇인가 싶어서 저 역시 부모가 되면 그럴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사람에게는 저마다의 인생이 있는 것인데, 굳이 다른 사람의 시간에 자기 자신을 맞출 필요는 없는 것이겠지요. 료마! 나는 여기서 너를 응원할게!

 

<끝.>

"료마! 어른의 시간에 자꾸 너를 맞추려 했던 거 미안해."

사람에게는 저마다의 인생이 있다.
웃으면서 사는 인생, 울면서 사는 인생, 화내면서 사는 인생….
어차피 한 번뿐인 인생이라면 나는 웃으며 살고 싶다.
언제나처럼 내 옆에서 웃고 있는 너로 인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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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시인에게 보내는 편지 소울메이트 고전 시리즈 - 소울클래식 3
라이너 마리아 릴케 지음, 김세나 옮김 / 소울메이트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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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시인에게 보내는 편지
- 고독한 인간에게 건네는 릴케의 격려 -

 

 

  현대인들은 그 어느 때보다 고독하다고 생각합니다. 모든 관계망이 연결되면서 시시때때로 연락이 가능하고 모든 것을 할 수 있도록 문명의 발달은 눈부시게 이루어졌고 우리에게 안락함을 제공하지만 인간은 그 안에서 점점 더 고독해져가는 것 같습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것은 문명이 해결해줄 수 없는 인간이기에 가능한 이성과 감성의 조화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끊임없이 자아를 탐구하고 추구하고자 하는 것에 대한 그 열망. 그러나 그 목표는 화창한 날에 느낄 수 있는 그 무언가이기보다 깊은 어둠 속의 안개가 자욱한 곳에서 느낄 수 있는 그 무언가이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자신이 가고 있는 길이 맞는지 혹은 틀린 것은 아닌지 늘 고민하고 불안해합니다. 특히 요즘 같은 경쟁사회에 살고 있는 우리는 누군가에게 평가받는 것에 익숙하고 평가는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에 따라 내가 과연 잘하고 있는 것인가는 명예를 중요시하는 사람만이 아니라 그 외의 사람들에게도 중요해진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더군다나 예전과 달리 요즘은 인생 한 방이라는 말이 전혀 어색하지 않으니까요. 그러기에 우리는 수시로 누군가에게 조언을 받기를 원합니다. 자신이 잘 될 때보다 자신이 불안하고 우울할 때 말이죠.

 

  <젊은 시인에게 보내는 편지는 고독한 인간>에게 건네는 릴케의 격려 메시지가 담겨있습니다. 라이너 마리아 릴케와 편지를 주고 받은 주인공 프란츠 크사버 카푸스는 릴케의 메시지를 우리에게 전달해주고자 10통의 편지를 건네줍니다. 이런 조언을 받은 카푸스는 참 행운아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메시지를 세상에 내놓으면서 우리에게 읽을 수 있도록 해준 점에 대해 감사드립니다.

 

 

  당신은 아직 젊습니다. 당신은 지금 모든 것의 출발점 앞에 서 있지요. 그래서 제가 부탁드리고 싶은 것은, 제발 당신의 마음속에 해결되지 않은 모든 문제에 대해 부디 인내심을 가지고, 그 문제 자체를 꼭 닫힌 방이나 낯선 언어로 쓰인 책처럼 사랑하시라는 것입니다. 지금 당장 해답을 찾으려 하지 마십시오. 당신이 지금까지 그 해답을 가지고 살아보지 않으셨기에, 당신에게 그 해답이 주어지지도 않을 것입니다.
  모든 것은 살면서 경험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러니 지금은 그 문제 속에서 살아보십시오. 그러면 서서히 당신도 모르는 사이에, 먼 미래의 어느 순간 그 해답 속에 들어가서 살게 될 것입니다.
  아마도 당신은 그토록 복되고 순수한 삶을 만들어내고 이루어낼 가능성을 내부에 지니고 있을 겁니다. 그곳으로 당신 자신을 이끌어 가십시오. 그리고 당신에게 벌어지는 일이라면 무엇이든 전폭적으로 믿고 받아들이십시오. 다만 당신의 의지에서, 혹은 당신 내면의 그 어떤 필연에서 비롯되는 것이어야 하며, 그런 일을 받아들이되 결코 미워하지 마십시오.

 

 

  시간이 흘러가는 것을 문득 느낄 때면 조금 두려워질 때가 있습니다. 내가 늦은 것은 아닐까, 내가 과연 올바른 곳으로 가고 있는 것이 맞는 걸까 등등 많은 생각이 듭니다. 그런 제게 필요한 조언이 아마 이런 이야기가 아닐까 싶습니다. 우리는 살면서 아주 많은 새롭고 또 새로운 문제들에 직면하게 됩니다. 그런 문제들에 대해 우리는 때로는 운이 없다! 하필이면 왜! 라는 생각을 참 많이 합니다. 그렇다고해서 그 문제들이 사라지지도 않을 것이고 우리는 그것에 대처하는 자세가 필요할 겁니다. 릴케는 이야기 합니다. 모든 것을 경험하라고 말입니다. 경험은 매우 중요합니다. 특히 창작을 하는 사람들에겐 더욱 중요한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 어느 분야나 경험과 지식은 모두 중요한 세상이긴 합니다만! - 저는 글을 쓸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부분이 바로 경험이었습니다. 경험하지 못한 부분에 대해 자신이 완벽하게 이해할 수 없기 때문에 그것을 썼을 때 그 감정이 묻어나지 않을거야. 라는 생각에서였거든요. 어쩌면 지금 제가 글을 제대로 쓰지 못하고 뭔가 꽉 막힌 듯이 있는 이유도 거기에 있을 수 있습니다. 아직 저는 글 쓸 준비가 되지 않은 것 같습니다. 글을 쓰고 싶은 욕구는 있지만, 그 욕구가 릴케의 말대로 죽음을 택할 만큼은 아닌 것 같거든요. 확고하고 명확한 답을 내릴 수 있는 때는 언제일까요? 그 때를 기다려보렵니다. 나는 아직 젊으니까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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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종 직전의 우리 작가정신 소설락 小說樂 4
김나정 지음 / 작가정신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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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종 직전의 우리

 

 

  우리는 언제나 관계 속에 있습니다. 그런 관계 속에는 화합과 기쁨, 나눔, 만남, 결합, 나눔의 긍정적인 측면의 일도 일어나지만 죽음, 복수, 상처, 분노, 폭력과 같은 부정적인 측면의 일도 피할 수 없습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관계에 있어서 서로의 입장만 표명하는 것이 아니라 역지사지의 입장에서 배려를 하기도 합니다. 더군다나 지금은 스마트시대인 만큼 서로가 전부 연결되어 소통하기 때문에 예전보다 많은 정보가 올라오기 때문에 우리가 못본 이면까지 더 많이 볼 수 있습니다. 그런 세상은 참 많은 이야기를 들려주는데, 그것은 결국 우리 이야기입니다.


  멸종 직전의 우리. 뭔가 극한의 상황을 암시하고 있는 이 제목은 꽤나 차분하게 자극적인 느낌입니다. 한 초등학생의 죽음을 둘러싼 숨막히는 시간들의 이야기입니다. 피아니스트로 성장해주길 바랐으나 더 이상 말이 없는 이나림, 피아노를 잘 치는 나림을 동경하고 투 스트라이크 원 볼의 김선주, 세 번의 유산 끝에 나은 딸 나림의 엄마 권희자, 윤수인의 금쪽같은 아들 조안도. 인간의 욕망이 부른 죽음과 미스터리, 분노와 증오, 상처와 용서의 이야기가 이 안에 담겨 있습니다. 나는 인물들에 나를 대입해보며 나는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우리는 늘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듯이 세상을 살아가는 것 같습니다. 관계 속에서 언제 멸종할지 모르는 채로 말입니다. 소중한 주변사람들을 그리고 자신의 내면을 제대로 마주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게 만드는 책입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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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걸었고 세상은 말했다 - 길 위에서 배운 말
변종모 지음 / 시공사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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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걸었고 세상은 말했다.

 


대화 ; 들어야 들리는 것.

아무리 배가 고파도 남의 말을 잘라먹어서는 안 됩니다.
아무리 비좁아도 남의 말 중간에 끼어드는 건 불편합니다.
다 듣고 나서 말해도 그리 급할 것 없는 인생.
길게 말하지 않아도 우리에겐 긴 인생이 남아 있습니다.
진중하게 들어주고
진심으로 이해하고
그러고서 말을 해도 괜찮을 삶.
듣고 나면 분명히 들리는 것이 있습니다.


  몇년 전 소통은 중요한 키워드로 떠올랐습니다. 그런 소통이 이루어지려면 제대로 된 대화가 이루어져야 합니다. 그러려면 우리에겐 상대방에 대한 진심이 필요하죠. 저자가 이야기합니다. 이심전심 불편의 법칙. 당신이 진심이면 통합니다. 그것이 진정한 소통의 첫걸음이라고 말입니다. 이 말에 공감합니다. 서로에게 진심일 때, 서로에게 대화를 할 수 있는 계기가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대화는 서로의 말을 제대로 들어줄 때 되는 것이겠죠?

 

 

여행 ; 마음과 생각을 더 순조롭게 움직일 수 있는 행위, 꿈의 텐션.

벗어나서 합류하는 일.
떠나서 돌아보는 일.
마음을 싸매는 일.
멀리서 당신을 기억하는 일.
그리운 것들을 잊지 않는 일.
그리하여 돌아올 수밖에 없는 일.
지울 수는 없으나 다시 쓸 수는 있는 일.


  요즘 사람들은 참 여행을 잘 다닙니다. 사람들이 더 이상 물질적인 풍요보다 정신적인 풍요에 초점을 맞췄기 때문입니다. 그런 사람들의 니즈를 만족시키기 위해 점점 발달하는 문명으로 더 이상 여행은 어려운 것이 아닙니다. 저도 참 여행을 좋아하는데요. 여행이 좋은 이유는 기존 일상에서 벗어날 수 있는, 그러면서 새로운 곳에 대한 설렘과 두근거림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러나 다시 돌아올 수 밖에 없는 아쉬움이 있기에 더욱 설레는 그곳. 여행의 매력은 바로 잠시 머무는 방랑객같은 느낌이 아닐까요? 늘 똑같은 시공간에서 벗어나고픈 욕망이 분출되는 단어. 마음이 어지러울 때 특히 생각나는 단어. 우리에게 여행은 더 이상 그렇게 어려운 것은 아니지만 늘 떠나고 싶을 때 떠나기 어려운 것은 사실입니다. 이 생각이 드니 전에 읽은 책에서의 이야기가 떠오릅니다. 진짜 여행을 떠날 수 없을 때에는 상상여행을 떠나라! 떠날 수 없음에 의기소침해하지 말고 계획을 세우고 상상여행을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요?

 

 

집 ; 모든 의식을 싹 틔우는 곳. 휴식의 충만한 애인.

아무리 멀리 떨어져 나와도 철석같이 내 어딘가에 붙어있는 느낌.
지겹다는 말만 수천번 뱉다가 떠났다손 치더라도 만만한 조강지처처럼 결국 언제든 돌아가면 받아줄 것이라 믿는 곳.
적금을 든 것처럼 든든한 마음으로 기댈 수 있는 곳.
늘 누군가와 함께하고 싶은 곳.
그게 너라면 더 좋을 곳.


  우리가 만나고 헤어질 때, 일과가 끝나면 늘 하는 말입니다. '집에 가야지.' 그런 집이라는 곳은 분명 그런 곳일테지요. 늘 나를 반겨주고 기다려주는 곳. 내가 어떤 모습으로 돌아와도 늘 나를 받아주는 그런 곳입니다. 저는 분가를 해본 적이 없어서인지 늘 집에 대한 느낌이 따로 있었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냥 당연하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여행가서 제가 계속 뒤척이니 지인이 그러더라고요. 왜 그렇게 잠을 못자냐고. 불면증때문이냐고 그러길래 너무 자연스럽게 아니라고 불면증도 불면증이지만 잠자리가 바뀌면 잘 못잔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생각해보니 그렇더군요. 늘 당연해서 생각못했던 곳. 언젠가 저도 부모님을 떠나 제가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하게 될 그곳. 생각만 해도 기분 좋습니다.

 

밤 ; 생각의 서식처, 깊을 수록 환한 생각.

밤이 길어졌다.
외면당했던 서러운 밤들.
별빛마저 차갑게 떨어지던 시간들.
도무지 환해지지 않던 마음들.
생각의 제자리걸음.
갈등을 처음으로 돌리는 힘.
무서운 적막의 시간들.


  밤은 우리를 생각하게 해주는 시간입니다. 해를 재우고 깜깜하게 막을 쳐주고는 스스로를 돌아보게 해주고 촉촉한 감성에 젖도록 해줍니다. 밤은 아침이 꾸는 꿈이라고 합니다. 그런 밤에 우리도 꿈을 꾸지요. 오롯이 자기 자신을 만날 수 있는 그 시간. 저는 새까맣고 조용한 새벽이 그리 좋을 수가 없더라고요. 감성충만해져서 센치해지는 그 시간이 말이죠.

 

 

  세상에는 수 많은 단어들이 있습니다. 과연 저는 얼마나 만나봤을까요? 아직 못만난 단어들도 많은 것 같아요. 알고 있던 단어도 낯설게 느껴질 때도 있고 새롭게 느껴질 때도 있습니다. 세상을 내가 어떻게 만나는지에 따라 그 이야기가 달라지기 때문이겠죠? 세상에 제 발자국을 남기며 단어에 이야기를 담아갑니다. 오늘은 그리고 내일은 또 어떤 단어를 만나 어떤 이야기를 담게 될지 기대해봅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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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은 외로워서 그랬던 거야 - 제1회 ‘아리가토 대상’ 대상 수상작 꿈결 청소년 소설 1
기타바야시 우카 지음, 조찬희 옮김 / 꿈결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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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은 외로워서 그랬던 거야

 

 

  ‘사실은 외로워서 그랬던 거야’는 제 1회 아리가토 대상 대상 수상작입니다. 제목에서 느껴지는 진솔한 고백과 더불어 아리가토라는 일본어가 따뜻한 내용을 담고 있을 것 같았습니다. 싱그러운 봄에 어쩌면 더 어울리는 내용이 아닐까 생각도 해봅니다. 청소년 소설이기도 하고 주인공이 청소년이라 어렵지 않고 가독성이 좋은 가족소설입니다. 게다가 중간중간 그려진 일러스트들은 참 잘 어울립니다.

 

  주인공 고무기는 부모님이 이혼하고 할아버지와 함께 살고 있습니다. 요즘 이혼이 흠이 아니라고는 하지만 사람들 사이에서 이혼이라는 것은 아직까지도 시선이 달갑지 않은 것이 사실입니다. 사월 말에 전학 간 학교에서 고무기는 친구들과 친해지고 싶은 마음에 부모님이 이혼한 사실까지 솔직하게 이야기하지만 아이들은 재미 삼아 이야기하고 터무니없는 소문을 내며 고무기를 투명인간으로 만들어버립니다. 그렇게 고무기는 철저히 혼자가 되고 결국 등교거부를 하게 됩니다. 그러던 중 할아버지가 암 선고를 받고 병원에 입원하게 되면서 고무기는 할아버지의 부탁으로 찾아간 시라이시 여관에서 치사와 미치루를 만나고 돌아옵니다. 그 여행에서 고무기는 할아버지의 첫사랑을 알게 되고, 자신을 바라보게 됩니다.

 

  나는 늘 뭐든지 체념해왔다. 엄마가 집을 나간 것도, 보고 싶었지만 볼 수 없었던 것도, 아버지가 매일 늦게 들어와 밤에 혼자 집에 있었던 것도, 혼자서 밥을 먹어야 했던 것도 모두 어쩔 수 없는 일이라며 체념해왔다.

 

  “나만 외롭고 불행해. 그리고 그건 전부 주변 사람들 때문이라고 생각하지?”
  - 그 말이 맞을 지도 몰라.

 

  아픔을 통해 성장하는 고무기의 이야기. 청소년기는 매우 예민한 시기입니다. 고무기의 방황은 지금의 청소년들을 대변하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맞벌이로 바쁜 부모님들 그리고 어른들이 관여할 수 없는 학교 안 아이들의 세상. 요즘 아이들을 보면 그런 생각이 들더군요. ‘내가 학교 다닐 때는 그래도 저 정도까진 아니었는데.’ 안쓰럽기도 합니다. 그럴 때 치사처럼, 할아버지처럼 이야기해줄 사람이, 사랑해줄 사람이 있다면 아이들이 방황에서 돌아올 수 있지 않을까요? 아이들은 사랑받기를 바라니까요.

 

  죽음을 앞둔 할아버지를 집으로 모셔와서 ‘사이좋은 시간’을 갖는 다는 것도 참 신선했습니다. 저였어도 엄마와 같이 병원에 있자고 했을 것 같거든요. 요즘 대개 사람들은 병원에서 태어나고 병원에서 죽음을 맞이합니다. 아직 몸에 와 닿는 이야기는 아니지만 마지막 남은 생명을 빛내는 소중한 사람과 보내는 사이좋은 시간. 정말 꼭 필요한 시간이 아닐까 하고 잠시 생각해봅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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