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걸었고 세상은 말했다 - 길 위에서 배운 말
변종모 지음 / 시공사 / 2014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나는 걸었고 세상은 말했다.

 


대화 ; 들어야 들리는 것.

아무리 배가 고파도 남의 말을 잘라먹어서는 안 됩니다.
아무리 비좁아도 남의 말 중간에 끼어드는 건 불편합니다.
다 듣고 나서 말해도 그리 급할 것 없는 인생.
길게 말하지 않아도 우리에겐 긴 인생이 남아 있습니다.
진중하게 들어주고
진심으로 이해하고
그러고서 말을 해도 괜찮을 삶.
듣고 나면 분명히 들리는 것이 있습니다.


  몇년 전 소통은 중요한 키워드로 떠올랐습니다. 그런 소통이 이루어지려면 제대로 된 대화가 이루어져야 합니다. 그러려면 우리에겐 상대방에 대한 진심이 필요하죠. 저자가 이야기합니다. 이심전심 불편의 법칙. 당신이 진심이면 통합니다. 그것이 진정한 소통의 첫걸음이라고 말입니다. 이 말에 공감합니다. 서로에게 진심일 때, 서로에게 대화를 할 수 있는 계기가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대화는 서로의 말을 제대로 들어줄 때 되는 것이겠죠?

 

 

여행 ; 마음과 생각을 더 순조롭게 움직일 수 있는 행위, 꿈의 텐션.

벗어나서 합류하는 일.
떠나서 돌아보는 일.
마음을 싸매는 일.
멀리서 당신을 기억하는 일.
그리운 것들을 잊지 않는 일.
그리하여 돌아올 수밖에 없는 일.
지울 수는 없으나 다시 쓸 수는 있는 일.


  요즘 사람들은 참 여행을 잘 다닙니다. 사람들이 더 이상 물질적인 풍요보다 정신적인 풍요에 초점을 맞췄기 때문입니다. 그런 사람들의 니즈를 만족시키기 위해 점점 발달하는 문명으로 더 이상 여행은 어려운 것이 아닙니다. 저도 참 여행을 좋아하는데요. 여행이 좋은 이유는 기존 일상에서 벗어날 수 있는, 그러면서 새로운 곳에 대한 설렘과 두근거림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러나 다시 돌아올 수 밖에 없는 아쉬움이 있기에 더욱 설레는 그곳. 여행의 매력은 바로 잠시 머무는 방랑객같은 느낌이 아닐까요? 늘 똑같은 시공간에서 벗어나고픈 욕망이 분출되는 단어. 마음이 어지러울 때 특히 생각나는 단어. 우리에게 여행은 더 이상 그렇게 어려운 것은 아니지만 늘 떠나고 싶을 때 떠나기 어려운 것은 사실입니다. 이 생각이 드니 전에 읽은 책에서의 이야기가 떠오릅니다. 진짜 여행을 떠날 수 없을 때에는 상상여행을 떠나라! 떠날 수 없음에 의기소침해하지 말고 계획을 세우고 상상여행을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요?

 

 

집 ; 모든 의식을 싹 틔우는 곳. 휴식의 충만한 애인.

아무리 멀리 떨어져 나와도 철석같이 내 어딘가에 붙어있는 느낌.
지겹다는 말만 수천번 뱉다가 떠났다손 치더라도 만만한 조강지처처럼 결국 언제든 돌아가면 받아줄 것이라 믿는 곳.
적금을 든 것처럼 든든한 마음으로 기댈 수 있는 곳.
늘 누군가와 함께하고 싶은 곳.
그게 너라면 더 좋을 곳.


  우리가 만나고 헤어질 때, 일과가 끝나면 늘 하는 말입니다. '집에 가야지.' 그런 집이라는 곳은 분명 그런 곳일테지요. 늘 나를 반겨주고 기다려주는 곳. 내가 어떤 모습으로 돌아와도 늘 나를 받아주는 그런 곳입니다. 저는 분가를 해본 적이 없어서인지 늘 집에 대한 느낌이 따로 있었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냥 당연하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여행가서 제가 계속 뒤척이니 지인이 그러더라고요. 왜 그렇게 잠을 못자냐고. 불면증때문이냐고 그러길래 너무 자연스럽게 아니라고 불면증도 불면증이지만 잠자리가 바뀌면 잘 못잔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생각해보니 그렇더군요. 늘 당연해서 생각못했던 곳. 언젠가 저도 부모님을 떠나 제가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하게 될 그곳. 생각만 해도 기분 좋습니다.

 

밤 ; 생각의 서식처, 깊을 수록 환한 생각.

밤이 길어졌다.
외면당했던 서러운 밤들.
별빛마저 차갑게 떨어지던 시간들.
도무지 환해지지 않던 마음들.
생각의 제자리걸음.
갈등을 처음으로 돌리는 힘.
무서운 적막의 시간들.


  밤은 우리를 생각하게 해주는 시간입니다. 해를 재우고 깜깜하게 막을 쳐주고는 스스로를 돌아보게 해주고 촉촉한 감성에 젖도록 해줍니다. 밤은 아침이 꾸는 꿈이라고 합니다. 그런 밤에 우리도 꿈을 꾸지요. 오롯이 자기 자신을 만날 수 있는 그 시간. 저는 새까맣고 조용한 새벽이 그리 좋을 수가 없더라고요. 감성충만해져서 센치해지는 그 시간이 말이죠.

 

 

  세상에는 수 많은 단어들이 있습니다. 과연 저는 얼마나 만나봤을까요? 아직 못만난 단어들도 많은 것 같아요. 알고 있던 단어도 낯설게 느껴질 때도 있고 새롭게 느껴질 때도 있습니다. 세상을 내가 어떻게 만나는지에 따라 그 이야기가 달라지기 때문이겠죠? 세상에 제 발자국을 남기며 단어에 이야기를 담아갑니다. 오늘은 그리고 내일은 또 어떤 단어를 만나 어떤 이야기를 담게 될지 기대해봅니다.

 


<끝.>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