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ndom House Guide to Good Writing (Mass Market Paperback)
Mitchell Ivers / Ballantine Books / 199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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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글쓰기 작법서다. 지난 달, 강남역 알라딘 중고서점에서 구입했다. 그 날 만난 친구한테 책값(4,200원)을 말하며 글을 안 써도 아깝지 않은 책값이란 농담을 했다. 그런데 올해가 가기 전에 뭔가 써보고 싶다는 생각을, 백만 년 만에 갖게 하는 훌륭한 책이다. 부자들이 부자가 되는 법, 같은 책을 읽지 않듯이 글을 쓰는 사람들은 실제로 이런 책을 읽지 않을 것이다. 글쓰기 작법서를 읽는 이는, 글을 쓰지 않는 이들이 대부분일 것이다. 어떤 동기부여를 받고 싶은 경우도 있을 것이고 실용적 도움을 받고 싶은 경우도 있을 것이다. 이 책은 두 경우 모두를 아우른다고 하겠다. 다만 실용적 부분에서 어법 파트에서 우리말이 아니라 영어 문법과 연결사 사용 주의사항이 나온다. 한국말로 글을 쓰는데는 괴리가 있어서 별 하나를 뺐다.

 

작법서를 읽다보면 하나의 기본 원칙이 있다. 읽는 이를 염두에 두고 써라, 란 말이다. 내가 끄적이는 게 영화 보고, 책 읽고, 여행 후기나 쓰는 게 전부라 무슨 필요가 있나 싶다. 그러다가도 공개 포스팅 자체가 이미 익명의 누군가를 대상으로 하는데 나는 너무 사적이면서도 익명의 누군가를 고려하는 모호한 생각으로 끄적이는 편이라는 걸 알고 있다. 즉 어떤 정보성 글도 될 수 없고 그렇다고 아주 내밀한 기록도 아닌 이도저도 아닌 태도를 취하고 있다. 어쩌면 비주류 블로거로서의 정체성의 한계인지도 모른다고 비약해 본다.

 

사실 읽다보면 다른 책에서 한 번은 봤음직한 말이 반복되지만 책을 읽을 때 가장 큰 효과는 망각을 기억으로 소환한다는 사실 그 자체다. 그러니까 읽는다는 행위 자체가 쓰기에의 의지에 대한 불씨를 살려낸다고도 할 수 있겠다. 이 책은 스토리텔링에 대한 구체적 실전은 제시할 수 없어도 기초반에서 배우는 정도의 스토리텔링의 기본을 언급하고 있다. 소설이건, 에세이건, 보고서건 그 장르에 상관없이 좋은 글에 관해 이이렇게 이야기한다.

 

"A well-construncted essay has three elements in common with a traditionally well-constructed short story: a begining, a middle, and an end. The begining is the thesis, the idea that is being put forth. The middle is argument, the body of essay, in which the thesis is defended against its antithesis. The ending is the conclusion, which restates the thesis as it has been expanded by the arguments put forth in the body."(p.43)

 

새삼스러운 말이 아니다. 그러나 실천하기 무지 어려운 지침이다. 또 하나 이 책의 실용적인 면은 챕터가 끝나면 해 볼 과제를 내준다. 물론 해봐야 의미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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