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개인주의 외 책세상문고 고전의세계 40
나쓰메 소세키 지음, 김정훈 옮김 / 책세상 / 2004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시월답지 않게 볕이 따갑더니만 어제부터는 옷깃을 힘껏 여며야할 정도로 으실거린다. 여름에는 심장으로 닿는 피도 노곤한데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피만으로는 심장이 따뜻해지질 않는다. 쓸쓸함이 묻어나는 문장들을 눈으로 읽고, 그런 사람이 또 있어하고, 머리에서 심장으로 신호를 보내야 심장이 견딜만하다. 

"나는 의견의 차이는 아무리 친한 사이라도 어찌할 수 없다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내 집에 출입하는 젊은 사람들에게 조언은 할지언정 그 사람들의 의견 발표에 압박을 가하는 짓은 특별히 중대한 이유가 없는 한 절대로 하지 않았습니다. 나는 타인의 존재를 그 정도로 인정하고, 말하자면 타인에게 그 정도의 자유를 부여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상대편이 내키지 않아 하면 아무리 내가 모욕을 느끼는 일이 있어도 결코 도움을 청하지 않습니다. 그 부분이 개인주의의 쓸쓸함입니다. 개인주의는 타인을 목표로 향배를 결정하기 전에 먼저 시비를 규명하고 거취를 확정하는 주의니까 어떤 경우에는 홀로 외톨이가 되어 쓸쓸한 기분이 듭니다. 그것은 당연한 것입니다." 

이 구절이 전체 글의 요점은 아니지만 올 가을을 버티게 해 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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