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시나리오 쓰기 - 심산의 시나리오 워크숍
심산 지음 / 해냄 / 200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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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작법서를 멀리했다. 뭐 그렇다고 작법서를 많이 읽은 것도 아니지만. 중요한 건 내가 쓰지 않는 한 그 어떤 강의도 작법서도 변죽일 뿐이라는 진리를 체험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요즘은 자극이 필요해서 주문했다. 몇 년전 시나리오 작법 기초반을 듣고 야심차게 배울건 다 배웠다고 외쳤다. 하루에 한 신만 쓰면 1년이면 3백 신은 거뜬히 쓸 것이고 3백 신 정도면 시나리오 두 편정도다. 그렇다면 난 탈고한 시나리오를 적어도 다섯 편 정도는 갖고 있어야한다. 그러나 인생이 이론대로 풀린다면 리얼 라이프가 아니라 영화일 것이다. 기초반을 마치고 단 한 편도 쓰지 않았다. 그리고 시나리오는 서사에 약한 내가 쓰기에는 너무 벅찬 분량이라는 방어막을 치게 되었다. 심산 씨의 수다스러움 때문에 책이건 뭐건 간에 부담스럽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트와 태양은 없다는 재밌게 봤다. 이 책도 재밌게 읽었다. 재미있는 독서로 끝날 것 같다는 불길한 예감이...

벌여 논 단편은 4편이지만 다음 날 읽으면 재미없고 그 얘기가 그 얘기다. 더불어 작업실 유지비를 위해 일하는 시간을 늘여서 정작 작업실에 들어앉아 있는 시간은 줄어들었다. 작업실을 사용하기 위한 노동이 아니라 소유하기 위한 노동으로 전락하는 의지박약. 아주 절망적이지는 않지만 체력이 부족한데다 낭비하는 시간이 절반이라는 거, 이게 문제의 핵심이다. 책상에 앉아있을 때만이라도 집중하는 의지력과 현명함이 필요하지만 배짱이 근성이 호시탐탐 내 무의식을 지배한다. 쓰다보니 리뷰가 아니라 신세한탄을 쓰고 있군. 뻘쭘하다.

실용서를 읽었으니 적어도 지침정도는 적어봐야 책 값은 버는 법.

1. 헛짓 하는 시간을 줄일 것. 2. 주당 32 시간은 창작을 위한 작업에 할애할 것.

아주 원론적이지만 테크닉이나 기법보다 더 중요한 건 무조건 써보는 것이라는 것을 명심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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