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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끝까지 포기하지마 - 빈털터리 고아에서 노르웨이 국민영웅까지 라면왕 Mr. Lee 이야기
이리나 리 지음, 손화수 옮김 / 지니넷 / 2011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또 하나의 성공신화?

 이 책은 MBC 「네버엔딩 스토리」, 「성공시대」, KBS 「한민족 리포트」 등 국내외 TV 프로그램에도 방영된 화제의 주인공 라면왕 이철호씨(책에 쓰여진 호칭을 그대로 사용합니다)에 관한 공식 일대기입니다.  

 이철호씨는 6.25 때 수류탄에 의한 부상으로 43번의 다리수술을 받기 위해 노르웨이에 가게됩니다. 하루 한 끼 물에 불린 새 먹이용 빵이 유일했을 만큼 가난했고, 혼자서는 걸을 수도 없을 만큼 불편한 몸을 이끌고도 그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어떤 상황에서도 최선을 다합니다. 그 결과 라면사업을 통해 총리보다 더 유명한 사람이 되어 노르웨이 초등학교와 고등학교 교과서에도 실리게 됩니다.
    

 이러한 이철호씨의 감동적인 성공 스토리는 힘든 경제 위기를 견뎌나가는 우리에게 감동과 용기를 주기에 충분합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이러한 성공신화(?)에 대해서 비판적입니다. 물론 이 분의 성공을 폄하하려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이러한 성공이 무의식적으로 혹은 의식적으로 열등감을 조장하고, 경제적 성공만을 강요하는 것을 경계하자고 말하고 싶습니다.  

 오히려 제가 이 책을 주목한 것은 이철호씨의 일대기 속에 담겨진 슬픈 우리의 역사와 저자인 노르웨이 언론인 이리나 리의 글솜씨입니다.    

 

이철호, 아치 그리고 아투르  

 이철호씨를 머나먼 노르웨이로 떠나게 만든 원인은 6.25 전쟁으로 인한 부상이었습니다. 지금 이 리뷰를 쓰고 있는 지금 공교롭게도 6.25 기념일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6.25를 직접 겪어보지 못한 저에게 전쟁의 참상은 늘 간접적이고 추상적이었습니다.
  

 하지만 전쟁으로 인한 부상과 43번에 걸친 수술, 낯선 노르웨이로의 이주와 적응을 겪어야했던 이철호씨의 절절한 사연은 전쟁이 가져오는 참혹한 비극을 생생하게 전달해줍니다. 이철호라는 이름으로 태어나 미군에 의해 아치라 불리우고, 노르웨이에서 아투르라고 불리워야 했던 혼란은 아직도 이 땅의 수많은 이들이 감내하고 살아가는 상처 중의 하나일 것입니다.  

 그리고 수많은 실향민들이 그러했듯이 이철호씨는 불행에 절망하지 않고, 언제나 용기와 긍정으로 자신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도전하고 전진하기를 멈추지 않습니다.  그가 이 책을 통해 말하고자는 하는 단 한 가지가 있다면 바로 책의 마지막에 나온 한 마디 일 것입니다.  

 "구름 없는 태양은 사막을 만듭니다. 도전하세요!!" -p.259에서   

 

독특한 저자 - 노르웨이 기자의 글을 처음으로 접하다.

 이 책의 저자는 이철호씨의 막내딸인 이리나 리입니다. 언론인인 그녀는 아버지의 일생(그의 일대기와 지혜)을 보존하기 위해서 이 책을 썼다고 서문에서 밝히고 있습니다. 그녀는 이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 "기자 특유의 조직적이고 까다로운 방식의 취재를 감행했으며"(p.11), 아버지와 자신을 포함한 가족 모두를 작가의 시점에서 서술했습니다.  

 그 결과는 꽤나 만족스럽습니다. 우선 문체와 시점 모두 3인칭이어서 감정에 매몰되지 않고, 객관적인 묘사로 신뢰감을 줍니다. 꼼꼼한 자료 조사를 통해 풍부한 사진을 첨부했으며, 관련인물의 인터뷰를 통해 엄밀함을 더했습니다. 아버지에 대한 사랑을 철저한 기자의 저널리즘으로 승화시킨 이리나 리의 노력은 그래서 더 큰 사랑을 느끼게 합니다.   

 앞서 말했듯이, 이 책을 또다른 성공신화로 읽는 것은 오히려 좁은 시야의 독서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한 개인의 일생 속에 숨겨진 역사와 그 역사 속에서 최선을 다하는 개인의 모습을 읽어낼 때, 우리는 비로소 이철호씨와 이리나 리가 전하는 진정한 메시지를 들을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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