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다리 나무 아저씨의 비밀 물 아저씨 과학 그림책 4
아고스티노 트라이니 글.그림, 유엔제이 옮김 / 예림당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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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에게 도서분류법 중 800대 책을 자주 읽어주는 편이었다.
돌아보니, 엄마의 독서 취향에 따라 아이들에게도 창작 위주로 읽어준 듯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독서 편식.

나무도 좋아하고, 자연도 더 자세히 알려주고 싶어 알게 된 책.

<물아저씨 과학 그림책>

 도서관에서 책 빌릴 때는 시리즈 2권 있었는데 최신판에는 이렇게 6개가 나와있었다. 물, 공기, 해, 나무, 계절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마지막 페이지에서 인상 깊은 한 줄.
작가에게 이메일일 보낼 수 있도록 안내되어 있었다.
독자와 소통하고 싶은 마음이 엿보인다.

 

 

피노와 아고는 새 침대를 주문한다.
침대를 무엇으로 만들었을까?

 바로 나무이다. 밖에 나갔을 때, 보이는 나무를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생활 속에서 친숙한 침대라는 소재로 시작함으로 아이들이 친근감을 갖게 한다.

 

 

 잠들기 전에 나무에 대한 책을 읽었는데, 꿈에서 커다란 나무 아저씨가 나왔다. 난 잠들기 전에 본 영상이나, 책이 꿈에 자주 나오는 편이다. 이 책도 아이들이 잠들기 전에 읽어주었다. 우리 딸들은 꿈에서 나무아저씨를 만났으려나.

 

 

 

봄철 자주 만날 수 있는 벗나무 이야기.
씨앗에서 부터 자라나 나무가 되고 사계절을 겪고
시간이 흘러 침대가 되는 이야기를 해준다.

깨알같이 등장하는 바람아주머니,
얼마 전에 아이들에게 읽어준 책에서 나온 분이라
아이들이 반가워했다.

 

 

 

시리즈 모두 소장하고픈 욕심이 난다.

 

 

나무아저씨가 주인공이다. 제 3자인 관찰자가 아니라,
마치 내가 아는 사람이 자신에 대해 설명해주는 느낌이 난다.

나무가 느끼는 계절은 어떤 것일까.
겨울에 잠자는 나무는 참 와닿았다.
지금 내 사는 곳 주변의 나무들도 깨어나고 있겠지.
목련꽃도 활짝 피었다.

 

 

 

마지막 부분에는 아이들이 할 수 있는 실험도 나온다.

 

 

오늘은 아이와 저절로 피어나는 꽃 이란 이 실험을 해볼까.
종이로 꽃모양을 만들고 물에 올리면 스르르 펼쳐지는 실험.


봄이 올 무렵,
아이에게 읽어주기 딱 좋은 책.

<키다리나무 아저씨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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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맞춤법에 맞게 써야 돼? 마음똑똑 (책콩 그림책) 42
박규빈 글.그림 / 책과콩나무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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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은 다양함이 있어 좋다.
마음껏 상상력을 펼치게 하는 창작그림책이 있는가 하면,
그림과 몇 줄 문장으로 가슴 울리게 하는 찡함을 남겨주는 그림책도 있다.

이번 책을 그림책이지만 실용서이다.
작년 초등학교에 입학한 아이는 일기 쓸 때마다 괴롭다.
학교 입학 전에는 한글 공부를 제대로 한 적이 없기에,
맞춤법도, 띄어쓰기도 쓸 때마다 고민이다.

엄마에게 매번 묻는 것도 그렇고.

작년에는 일주일에 한 번 일기 쓰기 였는데,
올해는 일주일에 세 번으로 늘어났다.

 

 

 

 

 


 그림책은 글보다 그림이 크다.  상황이 이미지화되므로 주인공에 이입하기 더 쉽다. 주인공 훈이는 일기장 검사를 맡으며, 선생님께 맞춤법을 지적받는다.

 

 

 


딸아이는 아홉살, 초등학교 2학년이다. 처음에 제목보고는 강한 거부반응을 보였다. 그런데 한 장 한 장넘기면서 꽤 관심있어 한다.

 

이 그림에서부터는 더 적극적으로 읽기 시작했다.
훈이가 맞춤법을 틀린 글, "못처럼"의 의미처럼 아버지와 엄마가 벽에 박혀있었기 떄문이다.

 

 

 

다른 틀린 글도 마찬가지다.
딸아이도 책 속 훈이처럼 나에게 그랬다.
"왜 맞춤법에 맞게 써야해?"라고.

그 때 나는 언어는 서로 약속이고,
정확한 의미 전달을 위해서 우리가 맞춤법에 맞게 써야한다고 말했다.
그다지 와닿지 않는 표정이었다.

그런데 그림책을 읽고 나서 반응은 다르다.

 

 

 

지금 한창 띄어쓰기와 맞춤법에 신경쓰는 시기인데,
마지막 장에 이 그림을 보고 띄어쓰기도 읽고 싶어했다.

역시 책은 엄마의 말보다 그 힘이 강하다.

 

 

아이들 눈높이에서
맞춤법에 대해 이야기하는 그림책

<왜 맞춤법에 맞게 써야 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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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10분 엄마의 인문학 습관 - 엄마의 생각의 깊이만큼 스스로 성장하는 아이
한귀은 지음 / 예담Friend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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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무목적상태
적절한 정도의 좌절감
잔소리를 줄이자.


읽으면서 맨 앞장에 눈에 잘 보이게 적어놓은 글귀들이다.

 

 

 

 

 

 

이 책은 내가 아이를 키워보니 이 방법이 좋더라. 이렇게 알려주는 육아지도 같은 책이 아니다.
나도 아이를 키우고 있고, 매일매일 성장하는 중이라고, 나도 시행착오를 겪고 있는 한 엄마일 뿐이다 라고 말한다.

이 책을 일 년 넘는 시간동안 썼다고 한다. 그 시간동안에도 아이와 저자가 성장했다고 말하는 부분이 와닿았다.

290쪽 마지막 문장

엄마가 되는 건 힘든 일이다.
그러나 엄마가 되면 그 힘듦을 이길 힘도 함께 생긴다.

 

 

 

 

그래서 좋았다. 동지 같았다.
아이가 학교에 입학한 후, 유치원과 다르다는 걸 느꼈다. 아이도, 환경도, 나도 말이다.
엄마에서 학부모가 되는 기간동안 엄마와 아이는 성장통을 겪는다.
하긴 그 전에 여자에서 엄마가 되는 큰 변화도 겪었었지.

 

 

 

 

 




9쪽

엄마가 된다는 것
여자가 엄마가 된다는 건 단지 역할 하나를 더 부여받는 일이 아니다. 존재의 본질 자체가 변하는 일이다. 아이를 키우다 보면 스스로도 당혹스러울 만큼 화가 나고, 화난 마음에 아이 앞에서 말까지 더듬고, 난데없이 주책스러워지기도 한다. 그렇다, 다 내 얘기다.


이 책은 아이를 어떻게 키워야 하는가가 아니라, 아이를 키우고 있는 엄마에 대한 책이다.
아이를 키우는 법이 아니라 엄마로서 살아가는 법, 나아가 진정한 '나'를 찾아가는 길에 관한 책이다.


10쪽
아이가 자라는 과정을 피드백하고 그것을 정리한 것도 의미가 있겠지만, 이 순간 아이와의 사이에 발생한 미묘한 에너지, 감정, 감동을 포착하여 표현하는 것이 더 진실한 것이다.


11쪽
'좋은 엄마'라는 신화

인문학이란, 인간이나 인간성에 대한 모든 것을 다루는 학문이다. 이 세상에서 엄마와 아이의 관계만큼 인문학이 더 필요한 경우가 있을까 하루의 가장 많은 시간을 엄마와 아이가 함께 보내고, 인간관계 중 가장 넓고 깊은 관계도 모자 혹은 모녀 관계다. 그렇기 때문에 엄마와 아이 사이는 인문학이 개입하기 힘든 영역이기도 하다.
도무지 '생각'이라는 걸 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생각'보다 '본능'이 더 빠르고, '생각'보다 '살랑'이 더 먼저 아이를 껴안는다. 그러다가 종종 엄마는 미혹에 빠진다. 내가 좋은 엄마인가? 하지만 이 질문은 틀렸다.

'좋은 엄마'가 되려고만 노력하는 시간이 길어지면 '죄책감'이 쌓이게 된다. '좋은 엄마'라고 하는 개념의 함정에 빠지기 때문이다. 아이가 잘못했을 때 심하게 야단을 쳤다면 그것에 대해 후회하게 되고 그럼 자신이 좋은 엄마가 아니라는 회의가 생긴다. 아이의 잘못을 꾸짖은 것임에도 불구하고 그 상황을 아이와 자신의 갈등 상황이라고 착각하고 마치 아이의 양육에 실패한 것처럼 느낀다. 상황 해석의 오류가 발생한 것이다.

좋은 엄마에 대한 강박은 명백히 좋은 엄마 콤플렉스일 뿐이다.
좋은 엄마가 되려고 하지 말고 행복한 사람이 되려고 해야 한다.
그럼 좋은 엄마는 못 돼도 조금은 나은 엄마는 될 수 있다.

14쪽

의미 있는 고통은 남기고
소모적인 고통은
그때그때 버리는 것, 여기에 바로 엄마로서의 성숙이 있다.


19쪽

엄마는 아이에게 놀이 상대가 아니라 수호신처럼 여겨져야 한다. '걱정마, 엄마가 지켜줄게, 네 인생 전부를' 정도의 느낌을 받을 수 있게.


22쪽
"엄마는 너와 매일매일 순간순간 행복하게 사는 것이 목표야. 정말 그것만 되면 엄만 더 바라는 게 없어, 그런데 네가 엄마를 힘들게 하면 엄마는 모든 것이 뺏긴 것 같은 느낌이 들어."
그렇다, 부드러워 보이지만 사실은 협박성의 말이기도 하다. 그만큼 강력할 수도 있다.


24쪽
공자는 아들에게 슬쩍 호기심을 유발시킨 것이 다였다. 그런 문제의식을 주는 것이 부모가 아이에게 할 수 있는 가장 큰 가르침일 것이다.

26쪽
엄마가 자식을 가르치지 않는 것은 당연한 거라는 위로도 얻을 수 있다. 무엇을 얼마나 가르쳐야 하는가보다 어떤 방향으로 가르쳐야 하는가가 중요하다.

41쪽
'공부'를 강조하면 엄마가 무조건 진다고 생각하는 아이들이 많다. 그때 분명히 말하자.

"공부 안 해도 돼!"
그럼 아이가 공부, 조금은 한다.

46쪽
우리는 너무 많이 교육 받았다. 그 말은, 편견도 그만큼 많다는 것이다.
우리가 교육 받은 바로 그것이 우리가 세상을 해석하는 필터가 된다.
하지만 이 필터가 '내 아이'에게도 그대로 적용되어야 할까. 아니다.

내 아이는 가장 순수한 눈으로 봐야 한다.
그러니까 우리가 받은 교육과 편견을 버리는 것부터 양육이 시작되어야 한다. 만약 처음부터 순수한 눈으로만 아이를 봤다면 아이를 더욱 잘 '관찰'했을 것이고, 그럼 아이를 더 잘 이해하고 더 잘 키울 수 있었을 것이다.


49쪽
 장래희망을 가져야 한다.
엄마와 아이, 둘 다 장래희망을 가지고 서로의 장래희망을 이야기해야 한다. 이때도 엄마는 아이에게 "너는 이런 이런 사람이 돼야 해!" 라는 식으로 명령하지 말고 "나는 이렇게 생각해"라는 식으로 그것이 엄마의 의견임을 피력해야 한다. 아이에게 말 건네기, 정말 어렵다.


57쪽
 아이를 키우면서 점점 확신하게 되는 것이, 아이는 다 제 갈길이 있다는 사실이다. 그러니까 엄마 혼자서 고통 받고 괴로워하고 낙담해봤자 소용이 없는 것이다.
 일단 나는 내 꿈을 잘 챙기면 된다.


77쪽
 아이에게 화낼 때는 내야 한다. 다만, 미치지 말고, 화만 내야 한다.
 미치면 본인이 다친다. 화를 내되, 그 화가 자신을 향하게 하지는 말아야 한다.
 암사자처럼 아이의 버릇을 고치는 것이다.
 늘 엄마는 아이의 위에 있어야 한다. 아이를 위에서 내려다봐야 한다.

 아이와 눈높이를 같이 하거나 아예 아이의 눈 아래 가 있으면 아이가 그걸 감지한다. 그럼 살기 불편해진다. 아이 교육도 물론 안된다.

78쪽
 어미는 강해야 한다. 그래야 새끼는 마음 놓고 어미의 품 안으로 들어온다. 엄마가 약하다고 생각하면, 게다가 자신보다 약하다고 생각하면 오히려 엄마를 사랑하지 못한다.
 새끼가 어미를 사랑하는 방식은,
 어미가 강할 때 자신을 보호해준다고 확신될 때
애교를 부리면서 사랑하게 된다.


79쪽
 아이에게 상처를 주지 않겠다는 나의 갸륵한 마음이
사실은 내가 상처받기 싫어서였다는 것,
그리고 아이에게 엄마로서 자신이 없기 때문이었다는 사실이었다.

89쪽
 행복 DNA를 키우려면 자기 자신을 사랑할 수 있어야 하고 다른 사람을 또한 진정으로 사랑할 줄 아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 자신을 사랑하려면 고독을 향유해야 하고, 남을 사랑하려면 남에게 공감할 줄 알아야 한다.

91쪽
모든 엄마는 방학이 두렵다.

다들 느끼겠지만 엄마들은 방학이 두렵다.
삼시 세 끼 밥 해주는게 어려워서가 아니다. 오히려 밥을 차리고 아이들이 밥을 먹을 때는 좋다.
그때는 목적이 분명한 행동들이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밥과 밥 사이다. 그때는 아이들이 목적 없이 헤맨다.
그리고 그 무목적을 엄마는 대체로 참기 어렵다.


 개학한지 일주일이 지났다. 두 번의 방학, 왜 두려웠는지 이 책을 보면서 알게 되었다. 아이가 아무 것도 하지 않는 무목적을 견디기 힘들었던 것이다. 엄마는 책도 읽고 문제집도 하고 영어알파벳도 들여다보고 했으면 좋겠는데, 아이는 도무지 그럴 생각이 없기에 그런 모습을 지켜보기가 어려운 것이다.

그리고 와 닿았던 부분은 잔소리를 줄이라는 것이다.

엄마가 아이에게 잔소리를 하는 마음에는 내 아이가 잘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들어있다. 하지만 아이들은 잔소리 하지 않아도 잘 큰다.
엄마는 잔소리를 아이에 대한 사랑으로 착각한다.
그것은 아이를 사랑하는 방법이 잘 못된 것이다.
아이는 그것을 사랑으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98쪽
일단 잔소리, 반만 줄여보라, 엄마와 아이, 둘 다 성장할 수 있다.

102쪽
 상상력은 다른 사람을 이해하기 위한 필수 능력이다. 나와 다른 남을 어떻게 이해할 수 있겠는가. 바로 상상력으로 가능하다.
 우리가 가장 잘 이해해야 하면서
동시에 이해하기 어려운 존재가 바로 자신의 아이다.
아이가 왜 그런 행동을 하는지, 왜 그런 말을 하는지,
아이가 원하는 건 뭔지,
나아가서 아이가 무슨 상상을 하는지까지 상상해보는 것이다.

그러니까 고차원적 상상력이라고 하는거,
아이에게만 키워주려 하지 말고
엄마 자신도 좀 길러보자.


113쪽
 창의적인 사람 은 자기중심적이고, 냉소적이고, 충동적이며,
어린아이처럼 무질서하며, 철이 없어 보이기도 하고,
신경질적이며, 지나치게 자기주장을 함으로써
다른 사람을 무시하는 모습을 보이며,
변덕이 심하다던데,
 솔직히, 내가 창의성이 있는지 확신할 수 없지만,
창의성 있는 사람의 부정적인 성향은 거의 고스란히 지니고 있다.


118쪽

적절한 정도의 좌절감(optimal frustration)이란 게 있다.
좌절감은 자기 안으로 침잠하게 만든다.
자기 자신을 직시하게 만든다.
나의 위치, 나의 능력, 나의 과거와 미래를 헤집게 만든다.
힘든 과정이다.
하지만 이 과정을 거쳐야 성장한다.


123쪽
 화를 내는 엄마는 네 번 괴롭다.
아이가 잘못해서 괴롭고,
그 잘못에 대해 과하게 화를 내서 괴롭고(아이를 사랑하기 때문에),
과하게 화를 내는 자신에게 실망해서 괴롭고,
아이가 괴로워해서 괴롭다.
화를 낸 후 앙금으로 더 크게 남는 것은 아이의 잘못이 아니라,
아이의 사소한 잘못을 확대해석하여 과잉되게 화낸 자신의 모자람뿐인 것 같다.


124쪽
 아이가 버릇없이 말할 때 부모는 발끈한다.
'지금 이 순간'에만 집중하기 때문이다.
아이는 점점 자라 어른이 될 것이다.
부모도 나이 들어 노인이 되어 갈 것이다.
부모들은 아이가 좋은 대학에 가서 성공한 어른이 되는 '미래'만을 상정한다.
그것만이 미래라고 여긴다. 하지만 미래는 훨씬 더 멀고 까마득하다.
 아이일 때 아이로서의 성향을 제대로 누리게 하는 것도 미래를 위한 일이다. 그래야만 아이가 건강하게 성장한다.


160쪽
 내 아이가 어떤 어른이 되기를 원하는가를 생각해보면
아이를 어떻게 키워야 하는지가 나온다.
아이가 순종적이고 착하기만 원하는가.
성실하기만 하고 놀 줄도 모르고
삶의 진정한 실험과 유희를 모르기를 원하는가.
그렇다면 아이가 자기 자신을 드러내도록 해줘야 한다.
아이가 자기 의견을 부모 앞에 내놓을 수 있게 해줘야 한다.

165쪽
너무 성실한 아이,
너무 책임감 있는 아이,
혼자서도 뭐든 잘 하는 아이,
늘 참는 아이,
자기 욕망을 드러내지 않는 아이를 보면 위태롭다.

오히려 원하는 것을 얻으려고 떼를 쓰고,
부모에게 강하게 요구하고,
게으르기도 하고,
간혹 제멋대로인 아이가
나중에 연인이나 배우자로부터 더 사랑받을 수도 있다.
사랑을 받는 것을 당연한 권리라고 여기기 때문이다.
그래서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을 과감히 떠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대가 없이 사랑을 받을 수 있는 것도 능력이다.
사랑은 원래 그런 속성을 갖고 있다.
아이가 진정한 사랑을 하기를 원한다면
아이에게 그런 체험을 할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한다.


너무 착하기만 한 아이는 외로운 어른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233쪽
 엄마와 아이 사이의 갈등은,
아이에게 문제가 있어서가 아니다.
엄마에게 문제가 있어서도 아니다.
다만 환자 있을 땐 아무 문제가 없었던 존재 둘이 만나서 문제를 일으키는 거다.
그러니 '엄마-여자'는 무조건 자책하거나 반성하지 말아야 한다.



238쪽
 아이의 미래만 생각할 것이 아니라
엄마 자신의 미래도 생각해 봐야 한다.
아이에게만 장래희망이 있는 것이 아니라 엄마에게도 장래희망이 필요하다.




한 동안 이 책을 숙독했다.

'나는 과연 생각하는 엄마일까?'

육아서, 각종 정보를 공부하는 엄마가 아니라.
아이와 나 사이를 깊게 생각하는,
이라는 의미다.


상대에 대해 잘 알아야 사랑할 수 있다는 말이 와닿는다.
아이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상상해보라는 말이 와닿는다.
그리고 화내더라도 자신을 많이 자책하지 마라는 위로도 와닿는다.

한 장 한장 한챕터 한 챕터
와닿아서 쉬 덮을 수 없었던 책.

하루 10분 엄마의 인문한 습관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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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컷 논 아이가 행복한 어른이 된다 - 놀지 못해 불행한 아이, 불안한 부모를 위한 치유의 심리학 행복한 성장 1
김태형 지음 / 갈매나무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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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실컷 논 아이가 행복한 어른이 된다_한국어린이들이 행복하지 않은 이유



일요일 아침, 독후감을 쓰려는 엄마와 7시에 눈이 떠져버린 아이가 있다.
아이는 아동용 소파에 앉아서 멍하니 있다.
엄마는 그 모습을 지켜볼 수가 없다. 고작 초등학교 2학년 밖에 안되는 아이이다.

빈 시간에는 뭐든 해야하는 엄마를 둔 아이는 피곤하다.

엄마는 아이에게 설명한다.
" 엄마는 지금 세수하고 나왔고, 미역국에 밥을 먹은 건데, 너도 먹을래?
엄마는 밥먹고 나면 독후감 쓸거야. 넌?"

아이도 뭐든 하면 좋겠다는 압박감을 주려하는 것이다.


<실컨논 아이가 행복한 어른이 된다>
이 책을 읽고 나니, 문득 내 어린 시절이 불쌍해졌다.
놀아본 기억이 없는 80년대 세대가 딱 바로 나이기 때문이다.

<응답하라 1988>을 보면서 한 동네에 살면서 저렇게 친하게 재미있게 살 수 있다는 것이 부러웠다. 남편은 살짝 비켜간 70년대 생이긴 하지만, 어린 시절 응답하라처럼 골목에 사람들과 친하게 지냈다고 한다.

나는 앞집 아주머니까 속독법, 기억법을 배운 기억이 있지만,
나보다 한 살 어린 그 집 딸과 놀았던 기억은 없다. 앞집 또는 뒷집에 가서 밥먹은 기억도 없다.
뒷집은 열쇠가 없어 담을 넘을 때, 부탁하러 갔었고
앞집은 수업을 들으러갔었다.

아버지 회사로 인해 창녕에서 2년 정도 살았다. 7살 8살 무렵이다. 그 때는 사원아파트 친구들과 산으로 들로 뛰어다녔다. 가끔 꿈을 꾸면, 그때가 떠오르는데 아마도 열심히 놀아서 인가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왜 그때 기억이 선명하고 오히려 시간상으로는 나중인 초등학교 고학년, 중학교, 고등학교 시절은 기억에 없는지 뚜렷하게 알게 되었다. 놀았던 기억이 없기 때문이다.

중학교에서는 도서실 풍경만 기억에 있다. 도서부였던 나는 혼자서 넓은 도서실을 지켰던, 아마 혼자 놀았던 기억이 있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는 같이 놀지 못하면 혼자서라도 놀아라고 한다.
논 경험이, 놀았던 기억이 아이를 성장시킨다고.


내 기억에 우리엄만 초등학생 때부터 공부하라고 했던 기억이 난다.
시험 날 아침 마음 속으로 백 번은 더 되뇌이며 학교로 걸어갔다.
'시험 잘보게 해주세요. 일 등하게 해주세요.'
초등학교 3학년 기억이다.
그래서 지금 난? 무엇을 위한 공부였나?

남편과 아이 공부에 대해서 종종 이야기한다.
남편이 나에게 이야기하는 건 딱 한가지다.
"공부하라고 하지마. 걱정된다 정말. 네가 첫째한테 공부하라고 시킬까봐.
왠지 잡을거 같아."

그래서 '공부하라고 하지말자. 아이가 놀 수 있게 해주자.'
라고 생각하지만 정작 아이가 노는 모습은 받아들이지 못한다.

왜 그런지 정말 몰랐다. 내면으로 갈등도 심했다. 놀게 해주자 다짐했는데 나는 왜 계속 뭘 시키려고 하는 걸까. 그것도 강압적으로.

내 기억 속에 어린시절이 그랬기 때문이다. 아이들과 놀지 못하고 집으로 바로와야했다. 하교 후 노는 친구들이 그렇게 부러웠더랬다.





130쪽
 현실 도피 식으로 결혼한 여성들이 손상된 자존감을 보상받기 위해 남편과 아이에게 유달리 집착하는 경우가 있다,
건강한 관계는 두 주체가 자유롭고 독립적인 상태에서 만나야 비로소 이루어지기 마련이다. 그런데 남편에게 의존하고 집착하는 아내와 그 자존감을 보상해주기 위해 애쓰는 남편 사이 관계가 건강할 수 있을까?
 설령 남편이 사회적으로 성공한들 그것만으로 아내의 자존감이 회복될 수는 없으며, 남편이 성공하지 못하거나 부부 관계가 원만하지 않을 경우에는 자식에게 집착하게 된다.
 자식이 공부를 잘하면, 좋은 학교에 진학하면, 좋은 직장에 취직하면 상처받은 자존감이 회복될 거라는 착각에 빠지는 탓이다.

131쪽
 전업주부의 가치를 자녀 교육에 따라 평가하는 사회 풍조 역시 엄마들로 하여금 놀이의 중요성을 간과하고 공부만을 강요하도록 부추긴다.


 한국 엄마들에게 아이가 성적 때문에 무시당하는 두려움은 가난 때문에 무시당하는 두려움 못지 않다.

137쪽
부모가 불안하면 아이도 불안하다.

나는 <트라우마 한국사회>에서 80년대에 태어난 세대를 세상에 대한 공포가 극심하다는 점에 근거해 '공포세대'로 규정한 바 있다. 이 세대가 이제 성인이 되고 부모가 되고 있는데, 이들의 불안 수준은 어릴 때에 비해 낮아지기는커녕 더 높아졌다. 세상에 대한 불안, 사람에 대한 불안은 끝내 모든 것을 두려워하는 광범위한 불안으로 확산되기 마련이다. 특히 불안이 심한 부모일수록 아이에게 놀이를 허용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139쪽
일부 공포세대 부모는 아이의 놀이에 대해 흔히 두 가지로 반응한다.
아이에게 당연히 놀이가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거나,
부모로서 아이와 어떻게 놀아야 할지를 모르는 것이다.








 작년 아이 학교에서 일이 있었다. 전학 오기 전, 1학기 때 학교는 정말 즐거운 공간이었다. 아이에게도 엄마에게도.
하지만 이사오면서 학교는 거짓말 조금 보태서 지옥으로 변했다. 나는 며칠 불면의 밤으로 이어졌고 스트레스로 먹어서 살이 쩠으며, 아이는 학교생활을 힘들어했다.

 1학기에는 정말 아이는 자신이 원하는 피아노학원만 가고 놀았다. 전학오고 난 후 일이 있은 후, 나는 아이에게 공부를 시키기 시작했다.
우리가 무시당한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학교는 즐거운 공간이 아니라 "공부하는 공간"이라는 것으로 인지하기 시작했다. 고작 1학년인데, 공부를 잘 하지 못하면 학교에서 무시당할 수 있구나 느꼈다.
물론 내 느낌이다. 사실이 아닐 수 있다. 하지만 지금 환경에서 그나마 덜 무시당하는 방법은 공부밖에 없었다.

아이에게 공부하라고 말하는 내가 싫었고, 그 환경도 너무 싫었다. 전학을 심각하게 고려할 무렵 학년 말이 되었고, 여기서 일년을 더 보내보기로 했다. 지금 3월초다. 아직 새 학년 며칠 지나지 않아서, 잘 모른다. 하지만 작년보다는 평온해졌다.
마음이 조금 놓였다. 이제 아이에게 공부하라고 강요하지 않아도 될까 조심스럽게 생각해본다.

공부시키는 엄마들에게만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다.
우리 교육환경도, 그렇게 엄마들을 만드는 교육환경이 문제다.






140쪽
 21세기가 가까워지면서 한국인들은 인간을 인간 그대로 사랑하는 능력을 잃어버리기 시작했다.
 가장 큰 이유는 한국 사회가 사람을 상품으로 취급하는 자본주의 사회, 특히 본격적인 신자유주의 사회가 된 데서 비롯된다. 모든 것을 상품화하는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사람 역시 상품화된다. 즉 사람을 가장 존엄한 존재로서 대우하며 존중하는 것이 아니라 단지 여러 상품 가운데 하나로 취급하는 풍조가 만연하다.
  상품에 대한 사랑은 인간에 대한 사랑과는 전혀 다르다. 이는 상품 가치가 상승하면 사랑하고 하락하면 사랑하지 않는, 상품의 가치 변화에 따라서 달라지는 변덕스러운 사랑이다.

141쪽
 자식을 인간이 아닌 상품으로서 사랑한다는 것은
자식이 상품 가치가 높을 때만 사랑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자식의 성적과 상품가치는 어떤 관계가 있을까?
오로지 상품 가치에 따라 평가하자면
공부를 잘하는 자식을 훗날 높이 평가 받고
돈을 많이 버는 값비싼 상품이 되겠지만,
공부를 못하는 자식은 훗날 가치도 떨어지고
돈까지 못버는 후진 상품이 될 것이다.

145쪽
상품 사랑, 조건부 사랑을 받으며 자라는
아이의 마음에는 평생 동안 불안이 자리 잡을 가능성이 크다.
공부를 잘해야만 사랑받을 수 있다는 믿음은 성적이 떨어지면 사랑을 잃어버릴거라는 두려움과 동전의 양면처럼 붙어있다.
더구나 부모의 건강한 사랑, 무조건적인 사랑을 경험하지 못하면 타인의 사랑도 의심하기 쉽다. '부모조차 나를 무조건 사랑해주지 않았는데, 하물며 타인은 어떻겠는가?'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결혼 10년차, 이제야 비로소 남편이 나를 온전히 사랑한다는 것을 느낀다. 예전에는 나를 사랑하지 않는다면서 항상 불만에 가득차 있었고(실제 그런 기간도 있긴 했지만.) 깊은 우울감에서 벗어나기 힘들었었다. 그래서 산후우울증으로 이어졌다. 어린 시절 밝은 기억을 기억해내기 힘들었던 나이다. 엄마가 되어 내 안의 어린아이와 실제 어린 내 딸사이에서 정말 힘들었었다. 왜 그런지, 분명 화목했던 것 같은 가정에서 자랐는데, 나는 왜 분노와 불만, 상실감으로 가득찼는지 몰랐었더랬다.

 한동안 심리학서적에 심취해서 이랬었겠구나, 저랬었겠구나 스스로를 위로하며 혼자 치유했다. 육아서를 읽으면, 두 번 운다.
어린 시절 내 모습이 떠올라서, 그리고 내가 커온 방식으로 내 아이를 키울 것 같다는 불안감에 두 번 가슴 아프다.

이 책은 나에게 명확하게 이야기한다.

"넌 어린 시절에 놀지 못했어."라고.






29쪽
놀 권리를 뺏기면 분노가 쌓일 수 밖에 없다.

 자유를 박탈당하는 사람은
무력감을 느끼는 동시에 박탁하는 상대에게 분노를 품기 마련이다.
 놀이, 곧 자유를 박탈당한 아이들은
이를 박탈하는 부모에게 분노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자유가 삶에서 결정적인 가치인 만큼 놀 권리를 뺏기면서 자라날 경우 부모에 대한 반감이 쌓이는 것은 결코 피할 수없다.

부모에 대한 분노가 심하더라도
어린 아이에게 아직 이런 감정을 표현할 방법이 없다.
수동적으로 저항하거나 공부를 게을리하는 방식으로 표현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청소년기가 되면서 부모에 대한 분노 표출은 다소 표면화되지만, 이 시기 역시 무차별적 반항, 개인적 일탈, 자기 학대와 같은 간접적인 방식이 대부분이다.

결국 자녀의 분노는 부모와 자녀의 역할이
서서히 뒤바뀌기 시작하는
부모의 노년기부터 직접적으로 표출되기 시작한다.





 자유는 아이 뿐아니라 어른에게도 보장되어야 한다. 돌이켜보면 결혼 후, 양가 어른들과 한 건물에서 생활했던 시절엔, 분명 편한 부분이 많았다. 맛있는 음식도 얻어먹고, 과일 뿐 아니라 외식도 가계지출보다는 해주시는 부분이 많았으니까. 하지만 주말외출도 평일 저녁 외출도 자유롭지 못했고, 아이 육아 부분에서도 내 뜻대로 하기에 눈치가 보였다. 첫아이 때는 그랬다.
 우울감과 무기력감, 이유 모를 분노로 인한 잦은 부부싸움도 그 부분에 있었던 것이다. 내 생활, 그리고 내 공간, 내 스스로에 대한 자유가 없었다.

자유는 스스로 판단을 더 잘 할 수 있게 도와준다.
지금 내 생활을 돌이켜보니 그렇다. 둘째 육아는 첫째보다 백배는 수월하다. 그리고 매일 밤 시달리던 지긋지긋한 불면증에서도 조금은 아니 꽤 많이 벗어난 듯 하다.

내 아이에게도 이 자유를 맛보게 해주어야 할텐데.

지금 종종 아이를 보면 분노가 보인다.
나도 분명 뭔가 아이 자유를 억압하고 있음이 틀림없다.


이론은 알게 되어도
생활 속 실천은 항상 어렵다.

내 행동의 어떤 부분이 아이를 어떻게 힘들게 하는지
관찰하고, 더 나아지도록 노력하는 것이 앞으로 할일이다.

육아서가 좋은 점은
생활 속에서 아주 조금이라도 깨닫을 수 있게 도와준다는 것이다.

어떤 내용이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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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금치가 울고 있어요 푸른숲 새싹 도서관 28
카마타 미노루 글, 하세가와 요시후미 그림 / 푸른숲주니어 / 2016년 1월
평점 :
절판


2011년 <체르노빌의 아이들>을 읽었을 때,
둘째는 낳지 않기로 결심했었다.
그 책을 읽고 핵이 얼마나 무서운지 실감했다.

2014년 그 기억들은 잊어버리고, 우리 식구는 네 명이 되었다.
<시금치가 울고 있어요>를 읽다가 잊고 있었던 기억이 떠올랐다.

 


 고리원자력 발전소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살고 있다.
예전에 체르노빌의 아이들을 읽었을 때,
'만약에 고리 원자력 발전소에 무슨 일이 생기면 우리 가족은 즉사구나'
라 생각했다. 정말 무서웠다. 그 책 덕분에 둘째는 생각도 하지 않았었다. (물론 다른 여러가지 이유도 있었지만.)
 인생동지님은 일본여행은 허락해주지 않을 만큼 그 분야에 대해서는 민감하다. 안전하다고 말하는 건 사람들을 안심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특히 료칸 여행은 더더욱 반대한다.
먹을거리가 안전하지 않다는 이유이다.



 


사실 남편이 너무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했다.
일본 작가이자 의사인 카마타 미노루가 지은 이 그림책을 보니,
남편의 걱정도 마음으로 와닿았다.

 작가는 1991년부터 벨로루스 공화국 방사능 오염지대에 의사단을 파견하고 의약품을 지원해오고 있었다. 2011년 3월 11일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가 폭팔한 뒤에는 그 지역의 의료 지원에 힘 쏟고 있다.


 


 


그림책의 색채에서 벌써 느낌이 온다.
이 책은 글이 많지 않다.
그림으로 많은 걸 이야기하고 있다. 정확하게 이야기하면 색채로 말한다.

푸르던 시금치가 검은색으로 변했다.
그림책의 가로길이가 45cm정도 되니, 책의 두 페이지를 가득히 차지하는 시금치 그림은 푸른색일 때는 물감의 퍼짐까지 잘 보일 정도로 와닿지만
검은색으로 변하면 마음까지 어두워진다.

글을 모르는 아이가 그림만 보더라도 '먹을 수 없는 것이구나!'느낄 정도이다.


 


 


쌀도, 우유도, 가자미도

색깔도 냄새도 모양도 소리도 없는
그것이 지나가면서
먹을 수 없는 것으로 변해 버렸다.


바로 방사능이다.


 


 

아저씨가 울어
아주머니가 울어
"맛있게 자라렴."
하고 말하던 얼굴은 어디에 있을까.

<본문 중>

글밥이 많지 않다. 하지만 색채와 반복되는 단어로 마음을 울린다.


 


 


2011년 3월 11일, 일본 후쿠시마에서 끔찍한 사고가 일어나는 바람에, 눈에 보이지 않는 방사선 물질이 쏟어져 내렸다.
그래서 바다를, 시금치를, 쌀을, 가자미를, 젖소를, 그 땅에 사는 모든 생명체에 어둠의 그림자를 씌워버렸다.
작가는 그 곳에 있던 시금치가 되어 이 책을 썼다고 한다.
사람들에게 건강함을 전달하려고
햇빛을 받고, 영양분을 흡수하던 싱싱한 생명체가
하루 아침에, 독이 되어바린 그 순간을 표현하고 있다.


 


 





 


30년 전 체르노빌 원자력발전소 사고 후,
그 지역에서 나온 우유를 마신 아이들 중 6천 명이 갑상선암에 걸렸다고 한다.
똑같은 사고가 일본에서도 일어난 것이다.
작가는 지구상의 모든 아이들을 지키고 싶어서
'핵'으로부터 안전한 세상을 만들고 싶다고 한다.


 


 


 


 


 제목만 보고 무슨 내용일까 했는데
다 읽고 와서
마음이 쓰리고


아팠던 책이었다.


 



내가 좋아하는 푸른숲 새싹도서관 시리즈.

한 권 한 권 모았는데
벌써 28권차이다.
1권인 <우리 집엔 형만 있고 나는 없다>
은꽃은 이번 겨울 방학숙제 독서록 쓴 책이기도 하다.
<시금치가 울고 있어요>처럼 한 권 한 권 모두 울림이 있어
좋은 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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