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의 문 - 태양신의 수수께끼
한주연 / 문학수첩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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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단했다. 우리나라에서도 어쩌면 한 획을 그을지도 모르는 판타지물이 나올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 읽기 시작하면서 약간은 진부한 스토리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지만, 내용적인 면에서나 글의 문체에서나 흥미진진함이 넘쳐났다.

판타지물은 고등학교 시절 이후 처음이라 약간은 시시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고 책을 읽기 시작했지만, 그 생각은 너무나도 웃길 정도로 빗나가 버렸다.

이렇게 빠져서 읽은 이야기는 참 오랜만인 듯 했다. 이집트 신화를 바탕으로 썼기에 내용적으로도 가볍지 않아 좋았고, 주인공이 매번 운이 좋게 살아남는 억세게 운 좋은 사람이 아닌 것도 마음에 들었다. 뒷이야기에 대한 힌트가 전혀 나오지 않고, 뒷이야기가 있는지 조차 알려주지 않는 책이기에 그 궁금증을 이기지 못하고 인터넷을 뒤지고 있는 걸 보니 이야기가 참 재미있게 읽힌 것 같기도 하다.

 

여주인공인 레티는 정확하게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다른 세계로 가게 된다. 정확히 말하자면 선택을 받게 된다. 어린 시절 누구든 한번쯤 꿈꿔봤을 그런 선택받은 자가 된 것이다. 하지만, 그 선택은 그리 좋지만은 않은 선택이었다. 레티 자체가 선택을 받은 것이 아니라. 열쇠라는 이름의 팔찌를 차게 되어 졸지에 열쇠의 역할을 하게 된 것이다. 열쇠로 태양신 아문 라의 보물을 얻어 소원을 빌어야 할아버지가 있는 세상으로 다시 갈 수 있는 운명이 된 것이다. 그 소원을 빌기 위해 그녀는 아주 험한 여행을 떠나게 된다. 하얀 악마에게 잡혀 감옥에 갇히게 되고, 그 감옥에서 도적 왕 쿠푸를 만나게 된다. 신화의 내용과 똑같이 그녀는 여러 상황에서 도움을 받게 되고, 그와 함께 감옥에서 탈출을 하게 된다. 그 후 아주 잘생기긴 비운의 왕 칼리드를 다시 만나게 되고, 그녀의 여행은 더더욱 험란해 진다.

태양의 보물이 있는 곳으로 가기 전 여러 보물을 찾는 과정에서 하얀 악마와 계속 싸우게 되고, 한 숨 돌리고 나면서 이 책은 끝이 난다.

 

어쩌면 시리즈물로 아주 오래 이야기가 나올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시리즈물 마다 새로운 이야기들이 내 호기심을 자극하고, 신화에 대한 궁금증을 더 만들어 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러한 책을 읽고 나면 늘 기본 바탕에 녹아있는 신화들이 궁금해진다. 2권이 언제 나올지는 모르지만 그 전까지 이집트 신화를 다시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것이 책을 더 재미있게 보는 방법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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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씩, 가까이, 너에게 : 파스텔뮤직 에세이북
파스텔뮤직 지음 / 북클라우드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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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비를 보다가 보면 갸날프고 뭔가 생소하지만 계속 듣고 싶고 어느 순간 흥얼거리고 있는 음악이 있다. 몇몇 드라마나 cf에서 주로 들리는 음악이었는데 어느 순간 그들을 음악프로에서도 보게 되었다. 이름도 특이한 경우가 많아 기억에 남았었다. 특히 요조, 허밍 어반 스테레오는 나도 익숙히 들어 알고 있는 이름이었다.

책을 열자마자 씨디부터 찾았다. 어떤 음악이 들어있을지 궁금했다. 생각은 음악을 들으며 책을 읽을 생각이었는데, 음악을 켜는 순간 책에 집중할 수가 없었다. 어떻게 이런 목소리가 나올까? 어떻게 이렇게 잔잔하게 노래를 부를 수 가 있을까?

씨디를 두어번 듣고 나서야 책을 펼 수 있었다. 그동안 인디밴드들의 고생이 가득한 책이었다. , 그들의 자부심이 보이는 책이었다. 얼마나 뿌듯할지 눈에 선하게 보였다. 그들의 음악은 일부 아는 사람들만 아는 음악이었는데, 이제 인터넷에 이름만 쳐도 그들의 음악을 들을 수 있다.

책 속에 있는 그들의 이야기는 특별한 것이 아니었다. 그저 주변에 있는 친구의 이야기. 그들의 음악처럼 잔잔하고 듣기 좋은 그런 이야기들 이었다. 저 하늘 높은 곳에 있는 아이돌 같은 느낌이 아니라 내 옆에서 쫑알쫑알 이야기해주는 친구 같은 느낌이라 좋았다.

그들의 음악 역시 마찬가지다. 어느 날 핸드폰 통화 연결음을 바꿀 때, 익숙하게 들리던 아이돌들의 음악이 아닌 그들의 음악을 선택하면 전화를 건 친구들이 꼭 한 번씩은 물어본다. 누구노래야? 난 그 말이 좋다. 내 귀에 예쁘게 들리는 그 음악이 내 친구의 귀에도 예쁘게 들리는 것 같아 좋다. 잠시 지나치는 음악이 아니라 기억에 남는 음악이 되는 것이 좋다.

 

무책임하게 들 릴 수 있겠지만,

우리는 우리가 재밌어 하는 것을 해오고 있다.

정말 재밌었던 것일까?’

스스로 물었을 때,

재미없었으면 결단코 하지 못했을 일들이 너무도 많다.

지금 내가 내딛는 발걸음이

재미없게 느껴진다면

그대로 주저앉아

시간이 비켜가길 기다리면 된다.

그러다 다시 걷는 게 재밌어질 때쯤

자리를 털고 일어나 내 길을 걸어가면 그러면 된다.

 

책 뒷면에 써진 이 글귀가 계속 머릿속에 남는다.

나는 재미있어 하는 일을 하면서 사는 것일까? 라는 생각만 했었는데, 이 일을 선택한 순간에는 나 역시 재미가 있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지금 내가 지쳐서 그 재미를 잊고 사는 건 아닐까? 그들의 음악을 들으면서 나 역시 내 삶의 재미를 찾아봐야겠다.

 

책을 덮은 지금, 다시금 씨디를 켜고 따뜻한 햇살아래에 앉아 음악을 들으면서 왠지 예뻐보일 내 모습을 상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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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퍼스큘 Crepuscul 1
밀치 지음, 얌치 그림 / 영컴(YOUNG COM)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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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만화가 만화 같지 않다는 느낌이 든다. 어릴 적 만화를 본다고 하면 공부안하고 노냐는 말을 들었었는데... 다양한 만화를 많이 접한 나의 신랑은 티비에서 하는 의학드라마를 보며 어려운 전문단어의 뜻을 척척 말해 주고, 와인을 마시며 유명하고 비싼 와인들을 설명해주기도 한다.

난 직접적으로 만화를 읽으면서 얻은 지식은 없다고 생각했는데 요즘 몇 권의 만화를 읽으며 세상을 알게 되었고, 사람이 살아가는 이야기를 알게 되었다. 이번에 읽은 크리퍼스큘은 내 상상력을 자극하였다. 어릴 적 또 다른 세상엔 나랑 똑같은 사람이 다른 인생을 살고 있을지도 몰라’, ‘지금 지나가는 사람은 사람이 아니라 외계인인데 사람처럼 하고 살아가고 있을지도 몰라’, ‘여기서는 내가 하는 행동이 이상할지도 모르지만, 또 다른 세상에서는 내가 하는 행동이 정상일지도 몰라같은 생각을 많이 했었다. 물론 어른이 된 지금은 그게 말도 안 되고 어이없는 생각이었다고 말하는 메마른 정서를 가지고 있다. 그렇기에 더 나은 생각을 하지 못하고 꽉 막힌 틀에 갇혀 답답한 생각만 하면서 사는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눈 색이 달라 따돌림을 당하는 아이를 보면서 사회적인 문제를 인식하며 보는 내 모습이 어른이 된 것 같긴 했지만, 점차 책에 빠져들수록 이야기에 흥미를 가지게 되었다.

눈 색깔 때문에 따돌림을 당하다가 자신과 놀아주는 친구를 만났을 때 라크는 기분이 어땠을까? 선택 아닌 선택이었지만, 라크는 자신이 위험해 질수도 있는 공간에 들어서게 된다. 하지만 그곳에서 만난 친구들 때문에 그는 행복해 보였다. 그 모습만으로도 앞으로 일어날 수많은 일들이 기대되기 시작했다. 인간이라는 것이 밝혀졌을 때 어떤 일이 일어날까? 그가 인간이기 때문에 일어나는 일들이 어떤 것일까?

가볍게 읽으면서도 호기심을 자극하는 이 책이 마음에 들었다. 일반 소설책에서는 보지 못하는 과장된 표현들과 우스꽝스러운 표현들이 내 기분을 가볍게 만들어 주었다.

어쩌면 이 책이 나의 기분을 좋게 만들어주는 엔돌핀이 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2권이 빨리 나왔으면 하는 마음에 웹툰을 뒤지고 있는 내 모습이 뭔가 생소해보이지만 싫지 않은 기분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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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침대에서 내 다리를 주웠다
올리버 색스 지음, 김승욱 옮김 / 알마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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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긍정적인 사람이라 해도 믿기 힘든 상황이나 죽음에 가까운 상황에 이르면 긍정적으로 살아가기 힘들다. 수많은 생각을 하고 또 하고 또 하게 된다. 이땐 왜 이랬을까? 저렇게 했어야 했는데.. 끝없는 생각과 생각을 하게 되고, 상황을 현실보다 더 비극적으로만 보게 된다.

이 책에서 나는 그것을 또 한번 느꼈다. 사람은 아픔 속에서 절망 속에서 얼마나 나약한 존재인지 알게 되었고, 큰 망상 속에서 자신을 괴롭히며 산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사람들이 올리버 색스라는 작가가 쓴 글은 사실적이기에 좋아한다는 말을 들었다. 정말이었다. 책을 읽으면서 그의 생각과 동화됨을 느꼈고, 실제로 내 왼쪽다리가 움직이지 않는 것 같이 느껴졌다. 책을 읽으면서 여러 번 내 다리를 만져보고 움직여보며 실없는 웃음이 나오기도 했다. 그의 다리가 움직이지 않는 동안 그는 몇 번이나 절망을 경험했을까? 또 그의 다리가 움직이기 시작했을 때 그는 어떤 기분이었을까?

 

책 속의 의사는 내 주변의 의사들과 달랐다. 그가 의사가 아니고 환자였기에 그랬을 것이다. 보통 전문가들은 어떠한 일을 했을 때 그 일의 결과를 예상하고 일을 시작할 것이다. 그렇기에 의사들도 자신이 예측한 결과가 바로 나오지 않을 때는 의문이 생길 것이다. 하지만, 늘 그렇듯 시간이 지나면 결과는 예상대로 나오기에 별일 아닌 듯 대답을 해주는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절망에 가득 찬 환자가 묻는 질문에 무성의 하게 대답하는 모습은 정말 너무 와닿았다. 나 역시 그러한 경험을 해 본 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반대로 환자는 절망 속에서 의사에게 묻는 하나의 질문이었겠지만, 의사에게는 수많은 환자 중 한명이 하는 질문이기에 그런 태도가 나오는 것은 어쩌면 당연할 지도 모른다.

어쩌면 평생 나 아닌 다른 사람, 특히나 전문가의 입장에서 이런 생각을 할 수 있는 기회는 없었을지도 모른다. 이 책은 의사가 환자가 되었을 때의 상황이기에 조금은 웃기기도 하지만 상황에 대해 거꾸로 생각해보는 것이 가능했다.

 

인생을 살면서 그가 경험한 것과 같은 그런 일을 겪을 가능성은 별로 없겠지만, 그가 다리를 다친 동안 느꼈던 감정을 느끼는 일은 많을 것이다. 별일 아니지만 한없이 자신이 비참해보이고, 왜 나에게 이런 일이 일어나는지 자책하고, 인생이 끝난 것 같이 느껴지는 기분.

언젠가 지나고 나면 아무렇지 않을 일이지만 현재의 나를 너무나도 괴롭히는 그 상황. 왠지 이 책을 읽고 용기를 얻은 기분이다.

사람은 어려운 일에 부딪쳤을 때, 그 상황보다 더 심각하고 어려운 상황이라 생각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로 나의 상황이라면 이런 생각까지 하면서 상황을 정리하지는 못하겠지만, 어쩌면 지금 나에게 일어나는 일들도 내가 더 어렵게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쉬운 답을 찾지 못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가 책을 쓴 의도는 내가 생각한 것보다 단순한 것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이 책에서 인생을 생각했고, 살아가는 태도에 대한 생각을 했고, 고난과 역경을 대하는 자세에 대해 생각했다. 그동안 이러한 주제의 책들은 좀 무겁게 읽어지는 느낌이라 잘 읽어지지 않았는데 이 책은 가벼운 소설처럼 읽을 수 있는 무거운 책인 것 같다. 그가 쓴 다른 책들이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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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을 가다 - 복지국가 여행기 우리시대의 논리 16
박선민 지음 / 후마니타스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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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을 졸업하기 전까지는 우리나라가 참 살기 좋은 나라라고 생각했다. 특히나 부모님의 도움으로 편하게 대학을 나와서 더욱이나 그렇게 생각하고 살았다. 하지만 졸업을 하고 직장을 구하면서 무언가 힘들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고, 결혼을 하고 타지에 나와 살면서 그 생각은 더욱 굳어져갔다. 아이를 가지고 직장을 그만두면서 나는 우리나라의 복지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을 하게 되었다. 여자가 임신을 하면 더 이상 직장을 다닐 수 없고, 아이를 성인으로 키우는데 억 단위의 돈이 드는 나라. 과연 이 나라에서 난 몇 명의 아이를 낳아 키우게 될지 한숨부터 나왔다.

이 책속에서 특히나 관심을 가졌던 것은 아이들의 육아에 관련된 부분이었다.

 

태어나는 순간부터 4년제 대학을 졸업할 때까지 아이 한 명당 23천만 원이 든다는 나라. 그렇게 졸업한 아이가 청년 실업 대열에 합류할 뿐인 사회

 

이렇게 적힌 글 옆에 스웨덴의 아동의 육아관련 내용들은 나로 하여금 꿈을 가지게 만들었다. 정녕 이런 나라가 존재한단 말인가? 그리고 이러한 것들을 배우러 먼 나라까지 다녀온 글쓴이가 너무 대단해보였다. 과연 우리나라에 적용시킬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이러한 시도가 아이를 키우는 엄마로써는 너무 고마웠다.

, 여성에 관한 내용이 눈에 들어왔다. 한국사회에서 여자이기 때문에 차별받아야 했던 것들이 가슴에 남아있었던 것 같다. 면접장에서 받았던 질문들. 결혼은 언제쯤 할껀가요? 우리 회사는 출산휴가가 없어요. 등등...여자는 남자 잘 만나 시집 잘 가는 게 최고니까 학점은 남자가 잘 받아야 한다던 전공교수님의 말. 이러한 말들에 상처 입었던 것이 이 나라에서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었다.

 

다른 나라의 여성들이 남성들에게 독립되어 있는지를 질문한다면, 스웨덴은 여성들이 국가 체제로부터 독립되어 있는지를 질문해야 한다.

 

이러한 이유로 스웨덴에서는 여성당이 존재한다. 하지만 그들이 존재하는 이유는 우리네 여성가족부와는 달랐다.

 

또한 인상 깊었던 스웨덴의 모습은 청소년교육기관 레저타임센터였다.

정규직이 5명이고 필요한 경우 야간에 시간제 노동자를 고용한다는 그 곳. 우리나라는 정규직이 필요하면 정규직만큼의 일을 하는 비정규직을 뽑는 나라인데..씁쓸함을 감출수가 없었다. 또한 그 시설을 이용하는 시간은 평일 오후 5~8(금요일 오후 5~12)까지였다.

우리나라의 경우 그 누가 사용한다 해도 보통 이용시간은 오전9~오후 6시까지이다. 과연 이 시간에 그것이 무엇이든 사용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사용해야하는 사람이 사용할 수 있는 시간에 열려있는 곳. 정말 무엇보다 부러운 복지였다.

이렇게 부러움 가득한 스웨덴이라는 나라에 다녀온 그녀가 우리의 현실에 얼마나 많이 접목시킬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그녀가 우리네 정치인들을 도와 현실적인 복지제도를 많이 만들어주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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