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씩, 가까이, 너에게 : 파스텔뮤직 에세이북
파스텔뮤직 지음 / 북클라우드 / 2012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티비를 보다가 보면 갸날프고 뭔가 생소하지만 계속 듣고 싶고 어느 순간 흥얼거리고 있는 음악이 있다. 몇몇 드라마나 cf에서 주로 들리는 음악이었는데 어느 순간 그들을 음악프로에서도 보게 되었다. 이름도 특이한 경우가 많아 기억에 남았었다. 특히 요조, 허밍 어반 스테레오는 나도 익숙히 들어 알고 있는 이름이었다.

책을 열자마자 씨디부터 찾았다. 어떤 음악이 들어있을지 궁금했다. 생각은 음악을 들으며 책을 읽을 생각이었는데, 음악을 켜는 순간 책에 집중할 수가 없었다. 어떻게 이런 목소리가 나올까? 어떻게 이렇게 잔잔하게 노래를 부를 수 가 있을까?

씨디를 두어번 듣고 나서야 책을 펼 수 있었다. 그동안 인디밴드들의 고생이 가득한 책이었다. , 그들의 자부심이 보이는 책이었다. 얼마나 뿌듯할지 눈에 선하게 보였다. 그들의 음악은 일부 아는 사람들만 아는 음악이었는데, 이제 인터넷에 이름만 쳐도 그들의 음악을 들을 수 있다.

책 속에 있는 그들의 이야기는 특별한 것이 아니었다. 그저 주변에 있는 친구의 이야기. 그들의 음악처럼 잔잔하고 듣기 좋은 그런 이야기들 이었다. 저 하늘 높은 곳에 있는 아이돌 같은 느낌이 아니라 내 옆에서 쫑알쫑알 이야기해주는 친구 같은 느낌이라 좋았다.

그들의 음악 역시 마찬가지다. 어느 날 핸드폰 통화 연결음을 바꿀 때, 익숙하게 들리던 아이돌들의 음악이 아닌 그들의 음악을 선택하면 전화를 건 친구들이 꼭 한 번씩은 물어본다. 누구노래야? 난 그 말이 좋다. 내 귀에 예쁘게 들리는 그 음악이 내 친구의 귀에도 예쁘게 들리는 것 같아 좋다. 잠시 지나치는 음악이 아니라 기억에 남는 음악이 되는 것이 좋다.

 

무책임하게 들 릴 수 있겠지만,

우리는 우리가 재밌어 하는 것을 해오고 있다.

정말 재밌었던 것일까?’

스스로 물었을 때,

재미없었으면 결단코 하지 못했을 일들이 너무도 많다.

지금 내가 내딛는 발걸음이

재미없게 느껴진다면

그대로 주저앉아

시간이 비켜가길 기다리면 된다.

그러다 다시 걷는 게 재밌어질 때쯤

자리를 털고 일어나 내 길을 걸어가면 그러면 된다.

 

책 뒷면에 써진 이 글귀가 계속 머릿속에 남는다.

나는 재미있어 하는 일을 하면서 사는 것일까? 라는 생각만 했었는데, 이 일을 선택한 순간에는 나 역시 재미가 있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지금 내가 지쳐서 그 재미를 잊고 사는 건 아닐까? 그들의 음악을 들으면서 나 역시 내 삶의 재미를 찾아봐야겠다.

 

책을 덮은 지금, 다시금 씨디를 켜고 따뜻한 햇살아래에 앉아 음악을 들으면서 왠지 예뻐보일 내 모습을 상상해 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