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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을 가다 - 복지국가 여행기 ㅣ 우리시대의 논리 16
박선민 지음 / 후마니타스 / 2012년 10월
평점 :

대학을 졸업하기 전까지는 우리나라가 참 살기 좋은 나라라고 생각했다. 특히나 부모님의 도움으로 편하게 대학을 나와서 더욱이나 그렇게 생각하고 살았다. 하지만 졸업을 하고 직장을 구하면서 무언가 힘들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고, 결혼을 하고 타지에 나와 살면서 그 생각은 더욱 굳어져갔다. 아이를 가지고 직장을 그만두면서 나는 우리나라의 복지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을 하게 되었다. 여자가 임신을 하면 더 이상 직장을 다닐 수 없고, 아이를 성인으로 키우는데 억 단위의 돈이 드는 나라. 과연 이 나라에서 난 몇 명의 아이를 낳아 키우게 될지 한숨부터 나왔다.
이 책속에서 특히나 관심을 가졌던 것은 아이들의 육아에 관련된 부분이었다.
태어나는 순간부터 4년제 대학을 졸업할 때까지 아이 한 명당 2억 3천만 원이 든다는 나라. 그렇게 졸업한 아이가 청년 실업 대열에 합류할 뿐인 사회
이렇게 적힌 글 옆에 스웨덴의 아동의 육아관련 내용들은 나로 하여금 꿈을 가지게 만들었다. 정녕 이런 나라가 존재한단 말인가? 그리고 이러한 것들을 배우러 먼 나라까지 다녀온 글쓴이가 너무 대단해보였다. 과연 우리나라에 적용시킬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이러한 시도가 아이를 키우는 엄마로써는 너무 고마웠다.
또, 여성에 관한 내용이 눈에 들어왔다. 한국사회에서 여자이기 때문에 차별받아야 했던 것들이 가슴에 남아있었던 것 같다. 면접장에서 받았던 질문들. 결혼은 언제쯤 할껀가요? 우리 회사는 출산휴가가 없어요. 등등...여자는 남자 잘 만나 시집 잘 가는 게 최고니까 학점은 남자가 잘 받아야 한다던 전공교수님의 말. 이러한 말들에 상처 입었던 것이 이 나라에서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었다.
다른 나라의 여성들이 남성들에게 독립되어 있는지를 질문한다면, 스웨덴은 여성들이 국가 체제로부터 독립되어 있는지를 질문해야 한다.
이러한 이유로 스웨덴에서는 여성당이 존재한다. 하지만 그들이 존재하는 이유는 우리네 여성가족부와는 달랐다.
또한 인상 깊었던 스웨덴의 모습은 청소년교육기관 레저타임센터였다.
정규직이 5명이고 필요한 경우 야간에 시간제 노동자를 고용한다는 그 곳. 우리나라는 정규직이 필요하면 정규직만큼의 일을 하는 비정규직을 뽑는 나라인데..씁쓸함을 감출수가 없었다. 또한 그 시설을 이용하는 시간은 평일 오후 5시~8시(금요일 오후 5시~12시)까지였다.
우리나라의 경우 그 누가 사용한다 해도 보통 이용시간은 오전9시~오후 6시까지이다. 과연 이 시간에 그것이 무엇이든 사용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사용해야하는 사람이 사용할 수 있는 시간에 열려있는 곳. 정말 무엇보다 부러운 복지였다.
이렇게 부러움 가득한 스웨덴이라는 나라에 다녀온 그녀가 우리의 현실에 얼마나 많이 접목시킬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그녀가 우리네 정치인들을 도와 현실적인 복지제도를 많이 만들어주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