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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로만 생각하는 사람 이미지로 창조하는 사람
토머스 웨스트 지음, 김성훈 옮김 / 지식갤러리 / 2011년 9월
평점 :
절판
나는 재미없는 것에는 집중을 잘하지 못했기 때문에 뭘 가르치기가 어려운 아이였다.(410p.)
내가 잘못 읽었나?
재미도 없는데 집중을 잘하는 아이도 있나?
위 말은 시인 윌리엄 예이츠가 한 말이다.
『글자로만 생각하는 사람 이미지로 창조하는 사람』지은이 토머스 웨스트가
이 말을 인용한 이유는 단 하나. 윌리엄 예이츠가 다른 아이들과 달리
이미지로 생각하는 사람, 언어 전반에 장애를 가진 사람, 난독증을 가진 사람,
이었다는 것을 말하려고 한 것이다.
「예이츠는 분명 난독증을 갖고 있었다.(408p.)」
책 제목만 봐서는 '이미지로 창조하는 사람'의 사례를 들어
'글자로만 생각하지 말고 이미지로 창조하는 방법' 따위를
알려줄 것 같았는데, 헛된 기대였다.
이 책은 사람들에게 난독증이라는 것이 존재한다는 것을 보여주고자
또한, 세계적으로 유명하고 다양한 분야에서 훌륭한 업적을 남긴 위인들께서
놀랍게도 난독증을 갖고 있었다는 것을 입증하고자 하는 데에
모든 정력을 쏟아부은 나머지
정작 독자가 기대한 '이미지로 생각하는 메카니즘' 따위를 밝히는 데에는
단 한 쪽도 쓸 힘이 남아나지 않았다.
아, 그리고 결정적으로,
나는 여태껏 내 자신이 난독증이 있다고 느껴본 적이 없었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그런게 가능하다면) '급성' 난독증에
걸린건 아닌가 두려웠다.
띄엄띄엄 어찌어찌 훑어보긴 했지만
다 못 읽겠다. 도저히!
확실한 건,
내가 난독증이 있든 없든
내가 글자로만 생각하는 사람이든 이미지로 생각하는 사람이든
「나는 재미없는 것에는 집중을 잘하지 못했기 때문에」
이 책을 다 못읽겠고, 더불어 지금 이 순간만큼 알라딘의 슈퍼바이백 제도가
고맙게 느껴지는 적이 없었다는 것과
덕분에 앞으로는 '2만원 넘는 책은 무조건 실물 확인 후에 구입 여부를 결정하겠다'
는 다짐을 했음을 밝히는 바이다.
'뇌과학자도 아닌 내가, 난독증 연구하는 학생도 아닌 내가,
어쩌자고 이 책을 샀을꼬. 완전 오버,
완전 주제 넘은 짓이었음을~
ㅠ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