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에게 세상을 묻다 - 모르면 당하는 정치적인 모든 것
조지 버나드 쇼 지음, 김일기 외 옮김 / TENDEDERO(뗀데데로)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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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언을 좋아한다. 특히 쇼가 남긴 명언은 수집해서 액자로 걸어두고 싶을 정도라서 인터넷 검색도 많이 했다. 명성에 비해 국내에 소개된 책이 적어서 아쉽던 차에 이런 책을 만났으니 어찌 안 사고 배기겠나! 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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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달 2022-05-20 10: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맙습니다
 
다시, 그림이다 - 데이비드 호크니와의 대화 현대미술가 시리즈
마틴 게이퍼드 지음, 주은정 옮김 / 디자인하우스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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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어디를 펼쳐서 읽어도 곧장 빨려든다. 그리지도 못하면서 나는 왜 그렇게 그림을 그리고 싶은 것인지, 그린다는 게 뭔지, 왜 그리는지, 어떻게 그리는지, 즉각 이해되는 놀라운 경험! 정말 좋다. 다시,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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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거해부도감 - 집짓기의 철학을 담고 생각의 각도를 바꾸어주는 따뜻한 건축책 해부도감 시리즈
마스다 스스무 지음, 김준균 옮김 / 더숲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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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우~! 집짓기에 대해 이토록 쉽고 재미있게 풀어준 책이 있다뉘.. 대에박! 진짜 반갑고 진심 고맙다. ‘일본 아마존 건축분야 최장기 베스트셀러’인 이유 완전 이해됨. 집짓겠다는 분들께 울트라쵸쵸쵸오~강력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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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트 손뜨개 - 세련되고 멋스러운 니트 손뜨개 시리즈
michiyo 지음, 황선영 옮김 / 이아소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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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 사진과 ‘트렌드를 반영한 감각적인 디자인과 손쉬운 뜨개 방법으로 정평이 나 있다’는 저자 소개글을 읽고 구입. 볼수록 마음에 든다. 저자의 다른 책도 구입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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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구리를 위한 글쓰기 공작소 이만교의 글쓰기 공작소
이만교 지음 / 그린비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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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게 옮겨쓰기.

 

목소리를 낼 수 없다. 이건 말이 아니고 글이라서.

글씨 크기를 크게 하거나 진하게 하거나 빨간색, 형광색, 그 무슨 강조 표시를 해도 여기다가 내 마음을 표현할 재간이 없다. 나는 개구리라서.

 

그러니 방법은 하나, 길게 옮겨 쓰는 것 뿐이다.

만약 이게 대자연 풍경을 보고 느낀 감정이라면 그나마 이런 방법조차 쓸 수 없었겠지만

다행스럽게도 이건 내가 여기 옮겨 쓸 수 있는 '글'을 보고 느낀 것이기에,

이 책을 쓴 글쓴이에게 고마운 마음으로,

「무진기행」을 쓴 김승옥 작가를 존경하는 마음으로,

자음 하나 모음 하나, 받침 하나 틀리지 않게 조심하면서, 길게 옮겨쓰기. 

 

이걸 읽고 누군가 나와 같다면 이 책을 읽어보리라 기대하면서,

그때 나는 그 누군가의 글쓰기 동무 되리라 상상하면서,

길게 옮겨쓰기, 시작.

 

 

9. 일반언어와 창작언어

 

모든 습관은 무의식적 자동화 속으로 퇴보한다. (........ 반면) 예술은 사람들로 하여금 생의 감각을 되찾게 한다. 사람들이 사물을 느낄 수 있게 하며 돌을 '돌답게' 만들어 준다. 예술의 목적은 사물에 대한 감각을 알려져 있는 대로가 아니라 지각된 대로 부여하는 것이다.
ㅡ 빅토르 쉬클로프스키의 「기술로서의 예술」에서

 

'낯설게 하기'는 일상의 자동화된 인식을 배제하고, "사물에 대한 감각을 알려진 대로가 아닌 지각된 대로" 인식하려는 노력이다. 즉, 습관적ㆍ관용적ㆍ상투적 표현을 배제하고 지각된 그대로 정확하게 표현하는 것이 "낯섥 하기' 이다. 그런 점에서 "낯설게 하기' 라는 용어는, 글 쓰는 사람 입장에서 보면 차라리 '작가 자신에게 지각된 그대로 표현하기'다.

 

일반언어는 누구나 사용하는 관습적 문장으로 이루어져 있어 관습적ㆍ관용적 태도를 유지시켜 준다. 반면 문학언어 혹은 창작언어는 화자가 실질적으로 느낀 그대로, 혹은 화자만이 느끼는 그대로 서술한다. 그런 점에서 화자만의 감각과 개성이 보다 뚜렷하게 드러난다. 일테면 다음의 예를 보자.

 

 

버스가 산모퉁이를 돌아갈 때 나는 '무진 Mujin 10km'라는 이정비(里程碑)를 보았다. 그것은 옛날과 똑같은 모습으로 길가의 잡초 속에서 튀어나와 있었다. 내 뒷좌석에 앉아 있는 사람들 사이에서 다시 시작된 대화를 나는 들었다.

 

"앞으로 십 킬로 남았군요."

 

"예, 한 삼십 분 후엔 도착할 겁니다."

 

그들은 농사관계의 시찰원들인 듯했다. 아니 그렇지 않은지도 모른다. 그러나 하여튼 그들은 색무늬 있는 반소매 셔츠를 입고 있었고 대드롱 직(織)의 바지를 입었고 지나쳐오는 마을과 들과 산에서 아마 농사 관계의 전문가들이 아니면 할 수 없는 관찰을 했고 그것을 전문적인 용어로 얘기하고 있었다. 광주에서 기차를 내려서 버스로 갈아탄 이래, 나는 그들이 시골 사람들답지 않게 낮은 목소리로 점잔을 빼면서 얘기하는 것을 반수면상태 속에서 듣고 있었다. 버스 안의 좌석들은 많이 비어 있었다. 그 시찰원들의 말에 의하면 농번기이기 때문에 사람들이 여행을 할 틈이 없어서라는 것이었다.

 

"무진엔 명산물이……. 뭐 별로 없지요?"

 

그들은 대화를 계속하고 있었다.

 

"별게 없지요. 그러면서도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살고 있다는 건 좀 이상스럽거든요."

 

"바다가 가까이 있으니 항구로 발전할 수도 있었을 텐데요?"

 

"가보시면 아시겠지만 그럴 조건이 되어 있는 것도 아닙니다.

수심(水深)이 얕은데다가 그런 얕은 바다를 몇백 리나 밖으로 나가야만 비로소 수평선이 보이는 진짜 바다다운 바다가 나오는 곳이니까요."

 

"그럼 역시 농촌이군요."

 

"그렇지만 이렇다 할 평야가 있는 것도 아닙니다."

 

"그럼 그 오륙만이 되는 인구가 어떻게들 살아가나요?"

 

"그러니까 그럭저럭이란 말이 있는 게 아닙니까?"

 

그들은 점잖게 소리내어 웃었다.

 

"원, 아무리 그렇지만 한 고장에 면산물 하나쯤은 있어야지."

 

웃음 끝에 한 사람이 말하고 있었다.

 

 

 

김승옥의 『무진기행』 시작 부분이다. 개구리들은, 세상을 소모적으로 상투적으로 통속적으로 관용적으로 관습적으로 바라본다. 위 글의 시찰원들은 시찰원들답게 개발론적 시점에서 무진을 이야기한다. 이익으로 가치를 평가하는, 지방 여행을 가서는 맛집이나 찾는 통속적인 개구리들의 전형적인 모습이다. 이런 관점으로는 아무리 먼 곳을 여행해도 세상이 다르게 보이지 않는다. 다만 이익과 개발에 따라 등급이 매겨질 뿐이고, 음식 또한 서울에 있는 전주비빔밥집이나 뉴욕에 있는 이탈리아 고급 레스토랑 음식이 제일 맛있게만 여겨질 것이다.

반면 곧바로 이어지는 부분에서 주인공은 전혀 다른 관점과 언어를 구사한다.

 

 

무진에 명산물이 없는 게 아니다. 나는 그것이 무엇인지 알고 있다. 그것은 안개다. 아침에 잠자리에서 일어나서 밖으로 나오면, 밤사이에 진주해온 적군들처럼 안개가 무진을 삥 둘러싸고 있는 것이었다. 무진을 둘러싸고 있던 산들도 안개에 의하여 보이지 않는 먼 속으로 유배당해버리고 없었다. 안개는 마치 이승에 한이 있어서 매일 밤 찾아오는 여귀(女鬼)가 뿜어내놓은 입김과 같았다. 해가 떠오르고, 바람이 바다 쪽에서 방향을 바꾸어 불어오기 전에는 사람들의 힘으로써는 그것을 헤쳐버릴 수가 없었다. 손으로 잡을 수 없으면서도 그것은 뚜렷이 존재했고 사람들을 둘러쌌고 먼 곳에 있는 것으로부터 사람들은 떼어놓았다. 안개, 무진의 안개, 무진의 아침에 사람들이 만나는 안개, 그것이 무진의 명산물이 아닐 수 있을까!

 

버스의 덜커덩거림이 좀 덜해졌다. 버스의 덜커덩거림이 더하고 덜하는 것을 나는 턱으로 느끼고 있었다. 나는 몸에서 힘을 빼고 이었으므로 버스가 자갈이 깔린 시골길을 달려오고 있는 동안 내 턱은 버스가 껑충거리는 데 따라서 함께 덜그럭거리고 있었다. 턱이 덜그럭거릴 정도로 몸에서 힘을 빼고 버스를 타고 있으면, 긴장해서 버스를 타고 있을 때보다 피로가 더욱 심해진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그러나 열려진 차창으로 들어와서 나의 밖으로 드러난 살갗을 사정없이 간지럽히고 불어가는 6월의 바람이 나를 반수면상태로 끌어넣었기 때문에 나는 힘을 주고 있을 수가 없었다. 바람은 무수히 작은 입자로 되어 있고 그 입자들은 할 수 있는 한, 욕심껏 수면제를 품고 있는 것처럼 내게는 생각되었다. 그 바람 속에는, 신선한 햇살과 아직 사람들의 땀에 밴 살같을 스쳐보지 않았다는 천진스러운 저온(低溫), 그리고 지금 버스가 달리고 있는 길을 에워싸며 버스를 향하여 달려오고 있는 산줄기의 저편에 바다가 있다는 것을 알리는 소금기, 그런 것들이 이상스레 한데 어울리면서 녹아 있었다. 햇빛의 신선한 밝음과 살갗에 탄력을 주는 정도의 공기의 저온, 그리고 해풍에 섞여 있는 정도의 소금기, 이 세 가지만 합성해서 수면제를 만들어 낼 수 있다면 그것은 이 지상에 있는 모든 약방의 진열장 안에 있는 어떠한 약보다도 가장 상쾌한 약이 될 것이고 그리고 나는 이 세계에서 가장 돈 잘 버는 제약회사의 전무님이 될 것이다. 왜냐하면 사람들은 누구나 조용히 잠들고 싶어하고 조용히 잠든다는 것은 상쾌한 일이기 때문이다.

 

 

시찰원들은 무진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면서 무진의 인구, 발전 조건, 명산물 등과 같은 일차적 표면 자료에 대해서만 이야기를 나눈다. 반면 주인공 '나'는, '나만의 독특한 감수성'을 발휘한다.

 

'나'는 바람기를 느끼고, 소금기를 느끼고, 뿐만 아니라 "햇빛의 신선한 밝음과 살갗에 탄력을 주는 정도의 공기의 저온, 그리고 해풍에 섞여 있는 정도의 소금기"를 정확하게 느끼고 서술한다. 게다가 "이 세 가지만 합성해서 수면제를 만들어낼 수 있다면" 하고 혼자만의 개인적 상상의 나래를 펼친다. "그것은 이 지상에 있는 모든 약방의 진열장 안에 있는 어떠한 약보다도 가장 상쾌한 약이 될 것이고 그리고 나는 이 세계에서 가장 돈 잘 버는 제약회사의 전무님이 될 것이다. 왜냐하면 사람들은 누구나 조용히 잠들고 싶어하고 조용히 잠든다는 것은 상쾌한 일이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누구나 조용히 잠들고 싶어하고 조용히 잠든다는 것은 상쾌한 일이다"라는 문장은, 통속적인 관념적인 관습적인 개구리 언어로는 결코 잡아내지 못할 참으로 독특하고 신선하고 상쾌한 표현이다. 이러한 표현에 주목하여 평론가들은 김승옥의 문체를 일컬어 "감수성의 혁명" 혹은 "개인의 발견"이라고 극찬해 마지않았다.

 

언어는 '문자언어, 출판언어, 창작언어' 등에 의해 보다 세련되게 정련되는 역사를 걸어 왔다 개구리가 '입말언어, 일상언어, 일반언어'로 만족하는 사람이라면, 공주 왕자의 언어는 '출판언어, 창작언어'를 통해 자신의 언어 솜씨를 업그레이드 하는 언어를 가리킨다. 공주다운, 왕자다운 언어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치열한 독서를 통해 '출판언어, 창작언어'를 자기 것으로 육화하는 동시에, 실질적 정직을 통해 자신만의 개성적 언어를 구사해야하는 이중적 과제를 수행해야 한다.

 

아마도 우선은 수다를 떨거나 뉴스를 보거나 신문을 보는 시간부터 줄여야 한다. 뉴스나 신문의 대부분이 관습 언어를 사용하기 때문에 접촉이 제로 상태일수록 좋다. 반면 좋은 책을 찾아 읽는 독서 시간과 자신만의 문장을 찾아 헤매는 습작 시간을 극대화해야 한다. 글쓰기 솜씨는 재능의 문제가 아니라, 이러한 선택을 얼마나 고집스럽게 수행하느냐, 얼마나 기꺼이 즐겁게 이어 가느냐 하는 태도의 차이에서 온다.(48~53p.)

 

 

 

 

시각 청각 후각 미각 촉각.. 무뎌지는 감각을 되찾기 위해서

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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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주나무 2012-11-22 13: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낯설게 하기에 대한 좋은 이야기를 듣고 갑니다. 근데 저는 일반언어와 문학언어와의 구분을 만든 사람들의 자충수라고 생각해요. 언어는 하나인데 일반태도와 문학태도가 있을 뿐이지 않나 합니다. 굳이 구분해서 대중과 멀어지다 보니 문학과 일반이 따로 노는 지금의 비극이 만들어진 것은 아닌지 하는 생각도 들고... 여튼!! 오랜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