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들의 가르침

 
상카라와 엑카르트는 모두 혼이 신성과 더불어 일체를 이루는 데 방법이 따로 없음을 역설했다.
두 사람은 환희를 경험함으로써 도달하는 감성적 신비주의emotional mysticism를 배척하면서
오히려 순수한 지각에 근거하는 지성적 신비주의intellectual mysticism를 주장했는데
이런 점에서 서양과 동양의 신비주의가 다르지 않다.
지성적이란 말은 지의 최고 등급을 뜻하며 나중에 플라톤의 신비주의에 관해 언급할 때 좀더 자세히 설명하려고 한다.

상카라와 엑카르트 두 사람 모두 당대에 존경받던 신비주의의 대가들로서 당대 일반적 신비주의 경향과 운동에 대한 충분한 이해가 있었다.
두 사람은 당대의 철학적이고 신학적인 문제들을 존재론으로 풀었는데
두 사람 모두 고대 경전에 대한 지식이 많아 경전을 새롭게 해석하는 방법으로 자신들의 신비주의 이론을 정립했다.
상카라는 힌두의 경전 <우파니샤드>를 새롭게 해석했으며 <바가바드 기타>의 내용을 새롭게 조명하는 주석을 썼다.
엑카르트는 성서를 새롭게 해석했는데
두 사람 모두 경전의 내용을 자신들의 교리로 삼았음을 본다.

이야기를 계속하기 전 <우파니샤드>와 <바가바드 기타>가 무엇인지 잠시 설명하기로 한다.

<우파니샤드>

산스크리트어인 우파니샤드는 세 말이 합성된 단어로 upa우파는 가까이란 뜻이고,
ni니는 아래란 뜻이며,
shad샤드는 앉다란 뜻이다.
신비주의의 가르침을 듣기 위해 제자가 스승에게 가까이 가서 그분의 발 아래에 앉는다는 뜻이다.
스승들의 가르침이 구전으로 전해오다 문헌으로 남아 경전이 되었고 이것들을 통칭하여 <우파니샤드>라 한다.

스승들의 가르침에 대한 탐구가 후세에 있었고 이런 기록들을 <베다>라 하는데 네 가지 종류의 베다가 있다.
<리그베다Rig-Veda>,
<야유르베다Yajur-Veda>,
<사마베다Sama-Veda>,
<아타르바베다Atharva-Veda>이다.
베다가 쓰여진 연대에 관해서는 분명하지 않고 그 내용을 보아 기원전 2400년과 1200년 사시의 신비주의자들의 가르침으로 어림한다.
<베다>를 <우파니샤드>에 대한 또 다른 명칭으로 사용하기도 한다.

<우파니샤드>는 오랫동안 구전으로 전해왔으며 문자화된 것은 기원전 8세기와 5세기 사이이고 현재 108개가 남아 있다.
이것들 가운데 13개를 묶어서 <우파니샤드>의 정수라고 말하기도 한다.
고대 인도사람들은 일찍이 인생에 관해 사유했으며
나중에는 아트만Atman과 브라만Brahman이란 말로 함축된 자아self와 참 존재True Being와의 관계에 관해 사유했다.
아트만과 브라만의 관계를 깨달은 사람은 해탈의 경지에 이르게 되는데
해탈은 산스크리트어 모크사moksha의 중국어 번역으로
그 뜻은 혼이 자유로워지는 것이다.

상카라가 주석을 붙인 <바가바드 기타>란 무엇인가?

<바가바드 기타 Bhagavad Gita>를 '거룩한 자Bhagavad의 노래Gita'라고도 한다.
<기타>는 힌두교도들 가운데 가장 애송되는 경전으로
<우파니샤드>와 <베다>에 비하면 권위가 떨어지지만
인도사람들에게 끼친 영향으로는 가장 두드러진 경전이다.
<기타>는 본래 비슈누교의 한 종파인 사타바타Satavata 파에 속했지만
신비주의자들은 그 내용의 중요성을 인정하고 있다.
비슈누교나 시바교 경전들에 대한 권위를 인정하지 않는 상카라도 <기타>를 힌두의 근본 경전으로 받아들였으며
<기타>에 관한 주석을 썼는데
가장 오래된 권위있는 주석으로 오늘날 알려져 있다.
<기타>가 쓰여진 연대에 관해서는 학설이 분분하지만 일반적으로 기원전 2세기 혹은 그후에 쓰여진 것으로 본다.

함석헌은 저서 <바가바드 기타> 주석에서 다음과 같이 기술했다.

"전통적으로 <베다>는 하층 천민들이 드을 수 없는 경전으로 받아들여져 왔고
<우파니샤드> 또한 전문 지식인도 이해하기 어려운 비전이었으니
대게의 사람들에게 <베다>와 <우파니샤드>는 자신의 삶과 동떨어진 저편의 세계일 수밖에 없었다.
이에 비하여
<바가바드 기타>는 늘 서민 대중의 삶 속에서 호흡해 온 대중들의 경전이다."

<기타>에는 다음과 같은 구절이 있다.

"내게 귀의하면 프라타의 아들이여,
천한 대생의 사람, 여자, 바이샤, 그리고 수드라라 할지라도 지고의 목표로 가기 때문이다."

<기타>는 말하자면
<베다>와 <우파니샤드>로부터 버림받은 서민층 사람들까지도 해탈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이런 점에서 보면
<기타>야말로 힌두의 살아 있는 경전이라 하겠다.
베단타 학자들은 <베다>와 <우파니샤드>에 <기타>를 포함시켜 세 경전에 주석을 다는 것으로 사상을 전개하는 것을 전통으로 여기고 있다.
마하트마 간디Mahatma Gandhi(1869-1948)가 <기타>를 영적인 지침서로 받아들였다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간디는 어려움에 직면할 때마다 <기타>를 암송하듯 외웠다고 한다.
시인 타고르도 <기타>로부터 많은 영감을 받았다.
1785년 찰스 윌킨즈Charles Wilkins가 <기타>를 영어로 번역했으므로
그때부터 서양사람들이 <기타>를 읽을 수 있게 되었고 아시아의 여러 나라 말로도 번역되어 동양과 서양의 사랑받는 책이 되었다.

<기타>는 원래 인도의 유명한 대서사시 <마하바라타 Mahabharata> 제6권의 일부였는데
내용상 하나의 독자적인 문헌으로 읽혀졌으며
오늘날에는 <마하바라타>보다도 더욱 세계적인 종교 문헌으로 알려졌다.
일부 학자들은 전후 문맥상 <기타>가 <마하바라타>의 일부가 아니었을 것으로 추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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