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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외 서커스
고바야시 야스미 지음, 민경욱 옮김 / 하빌리스 / 2020년 6월
평점 :
이 책의 장르를 뭘로 표현하면 좋을까? 고바야시가 많이 쓰는 장르인 SF는 아니다. 뱀파이어가 나오니 호러인가? 호러라 하기엔 표현이 과하니 판타지라고 봐야 할까? 쫓고 쫓기는 긴박한 신이 많이 나오니 스릴러라 봐야 할까? 뭐로 정확히 표현하기 어렵다. 그냥 고바야시 야스시 소설이라고 하는 것이 좋을 듯싶다. 소설의 느낌은 딱 영화 시나리오로 훌륭한 작품인 듯하다로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일단 뱀파이어가 나오는 소설이다. 뱀파이어라고 하는 괴물의 특성이 보편적인 것은 피를 섭취하는 것과 강한 힘을 갖고 있는 것 그리고 햇빛을 싫어하는 정도가 공통이고 나머지는 각 소설마다 다르다. 어떤 소설에서는 무시무시한 능력을 갖고 있다 표현하는 소설도 있고 인간보다 조금 더 강한 정도의 힘을 갖고 있다 정의하는 매체도 많다.
고바야시는 전자를 택했다. 강력한 능력을 갖고 있는 괴물 중의 괴물. 평범한 사람이라면 상처 하나 만들 수 없을 막강한 힘을 갖고 있는 괴물. 그런 모습으로 뱀파이어를 그렸다. 그런 뱀파이어에 맞서 싸우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렸다. 영화로 나오기 충분하다고 생각한 이유는 영화로 하면 장점이 될 수 있는 모든 조건을 이 책은 다 갖고 있다.
먼저 빠른 전개, 남다른 주인공의 사연, 말도 안 되는 능력의 갭을 극복하는 영웅적인 모습 거기에 인류에까지 이건 영화로 나오면 딱이다 싶은 모든 요소가 들어가 있었다. 작가도 영화화를 염두에 두고 집필한 것은 아닐까 하고 살짝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 정도로 영상미가 넘칠만한 소설이었다. 소설로 만들어서 아쉽다는 생각이 들 정도?
다만, 그래서일까? 고바야시 특유의 상상력과 기발함이 보이지 않았다. 호러하면 고바야시라고 하는 그의 기괴함도 보이지 않았다. 그냥 평범한 소설이 되고 말았다는 것이 좀 아쉬웠다.
"다른 사람도 같은 치료를?" "그래. 다만 모두 완치한다는 보장은 없어. 그건 알아줘." "단원으로 복귀할 수 없는 사람도 생길 수 있단 말이야?" 란도는 조금 낙담했다. "그건 뭐라고 할 수 없지만, 각자의 상태에 따라 컨소시엄의의료진이 최선을 다하겠다는 약속은 하지." "고마워. 아까는 화내서 미안해." 란도는 손을 내밀었다. "우리야말로, 구조가 늦어서 미안했어." 남자는 란도의 손을 잡았다. "그런데 당신 이름은 뭐야?" "나? 내 이름은 랜돌프야. 동료들은 랜디라고" 랜돌프는더 말할 수 없었다. 란도에게 맞아 한동안 바닥에 뻗어있었기 때문이다. - P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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