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익천 동화집

우는 수탉과 노래하는 암탉 - 배익천 동화집 ㅣ 햇살어린이 35
배익천 지음 / 현북스 / 2015년 12월

"우는 수탉과 노래하는 암탉"은 배익천 작가님의 단편동화 13편이 담겨있는 동화책입니다.

제목에서 왠지 대립되는 두 단어의 조합이 낯설기도 하고 궁금증을 자아내기도 하는데요,

이 제목은 단편동화 중 하나의 제목이랍니다.

13개의 이야기가 각기 다른 주제를 다루고 있는데요,

때론 재미나고 때론 의미심장한 ​주제를 전할하고 있어요.

다른 주제, 다른 주인공임에도 불구하고 공통점이 있다면 주인공은 대부분 사물이라는 것.

사람이, 특히 어린이를 따라가는 ​대부분의 동화와는 차별화되는 점인데요,

사물임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심리는 어린이의 마음을 닮아있어 묘하게 공감되는 부분이 있더라구요.

어떤 이야기가 담겨있는지 몇 가지만 소개해볼게요.

처음으로 알을 낳고 기쁨에 들떠 "꼬꼬댁~" 울어대는 암탉에서 수탉은 경고합니다.

자고로 암탉이 울면 집안이 망한다는 것도 모르냐며, 그러다 쫓겨난다고 말이죠.

암탉은 대답하죠.

본인은 우는게 아니라 노래하는거야, 기쁨의 노래를.

그리고 수탉이야말로 요즘 다들 시계도 있고 소음을 싫어하는 사람들이 자명종같은 소리를 좋아할리 없다고.

오히려 암탉이 우는 건 알을 낳았다는 거니 기뻐할 일이라고 말이죠.

​'우는 수탉과 노래하는 암탉'에 등장하는 이야기인데요,

속담을 묘하게 비틀어 변화된 요즘 시대를 묘사하는 듯한 느낌이어서 왠지 모를 통쾌한 느낌이!

"오색 다람쥐 솔이"에는 이런 이야기가 나와요.

오색에서 소위 잘나가는 솔이, 목이 형제는 더 큰 곳을 보고 배우기위해 길을 떠납니다.

사람들이 모두 오르는 대청봉, 그 곳에가면 더 큰 세상을 볼 수 있을 것 같은데요,

가는 길에 만난 다람쥐들은 알밤이 아닌 이상~한 것들을 먹고 있네요.

오호라~! 먹이가 귀한 시기인데 이렇게 편하게 먹고있다니...라며 솔이는 결심하죠.

재주를 부리고 사람들의 시선을 끌고 그들이 주는 걸 먹으며 살리라~

그리고 부자가 되어 집으로 돌아가리라!​

​물론 솔이는 이 목표를 달성하지만 결국 아픈 대장이 되고말아요.

다람쥐는 다람쥐가 먹어야할 것을 먹어야하는건데 사람들이 주는 것들을 먹다보니 탈이 난거죠.

우리에 갇혀 주는 먹이를 받아먹는게 편해지다보면

어느새 야생에서의 생존방법조차 잊어버리는 모습을 솔이에게서 발견하게 되더라구요. ​

​이뿐 아니라 책에서는 첫사랑에 설레이는 마음이나 서로를 미워하다가도 측은지심을 갖게되는 상황들,

세상의 순리에 대한 이야기, 욕심에 대한 이야기들을 다양하게 만나볼 수 있담니다.

꿈이 있기에 행복한 코끼리, 그리고 우리의 이야기!

늘 꿈꾸는 코끼리 - 제4회 앤서니 브라운 그림책 공모전 수상작 ㅣ 알이알이 창작그림책 16
김지연 글.그림 / 현북스 / 2015년 12월

 
'제4회 앤서니 브라운 & 한나 바르톨린 그림책 공모전' 수상작인 "늘 꿈꾸는 코끼리"를 읽어보았어요.
아슬아슬한 공 위에 꼬깔모자를 쓰고 꼬리와 코로 균형을 잡고 있는 코끼리의 모습.
어떠신가요?
"와~ 정말 잘한다~" 싶은게 첫번째 느낌이었어요.
그런데 가만히 들여다보면 코끼리의 표정이 눈에 들어옵니다.
왠지... 슬픈듯한 이 느낌은 뭘까요?
제목처럼 늘 꿈꾸는 코끼리라면 왠지 행복할 것 같은데 말이에요.
그럼 코끼리는 과연 어떤 꿈을 꾸고 있는 걸까요?
 

무표정한 코끼리.
이 코끼리는 서커스단에서 공연하는 코끼리입니다. 
 

  
어?  눈이 활~짝 웃고있네요.
분명 같은 모습인데 뒤에 배경이 바뀌고 표정이 바뀌었어요.
많은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있는 공연장에서 코끼리는 확 트인 초원을 꿈꾼다고 해요.
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너무 좋겠죠?
 

 
딱딱한 공연장 바닥에 서 있는 코끼리의 발.
 

 
그리고 같은 그림, 다른 배경 속에 보이는 코끼리의 발이에요.
지금 코끼리는 풀꽃이 가득 핀 초원에 서 있는 모습을 꿈꾸고 있다고해요.
얼굴이 아닌 발만 보이는데도 왠지 코끼리가 활~짝 웃고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들더라구요.

 
공위에서 균형을 잡는 건 얼마나 힘든 일일까요?
이 상황에서 코끼리는...
 

 
캄캄한 초원에서 빛나는 별을 꿈꾼다고 해요.
 
책의 뒷표지에는 이렇게 적혀있습니다.
"어린이들에게 언제나 꿈을 꾸고 있어야 어려움을 이겨 낸다는 것을 가르쳐 주어요"라고요.
희망을 잃어버린다는 것.  그것은 정말 절망이 되어버리는거죠.
힘든 상황 속에서도 꿈을 갖고 꿈을 향해 나아갈 때 더욱 더 힘이 나는 것 같아요.
​
아이들에게 자주하는 질문 중 하나가 "꿈이 뭐야?"랍니다.
꿈이 있고 그것을 향해 나아갈 현재와 미래가 있다는 건 정말 축복같은 일인데요,
이 책은 그 이야기를 코끼리를 통해서 보여주는 것 같아요.
가끔은 꿈이 뭔지 잃어버리고 살아가고있는 어른들도 함께 읽으면 더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
​

숫자찾기와 말놀이가 한곳에 뿅~!

숨바꼭질 123 ㅣ 알이알이 호기심그림책 10
김재영 글.그림 / 현북스 / 2015년 11월

앗! 쌍둥이 책이 나타났어요~
제목과 표지를 보는순간 어디서 많이 본 듯한 느낌이^^
'숨바꼭질 ㄱㄴㄷ'으로 제2회 앤서니브라운 그림책 공모전에서 수상한 김재영작가의 작품이에요.
이번엔 숫자들과 숨바꼭질 한 판~!
이제 선명한 색깔들과 함께 숨어있는 숫자들을 찾아보는거에요.

"숫자 1은 어디있나 찾아봐요~어딨나 찾아봐요~
돼지저금통의 구멍~ 저금통의 구~멍~^^"
어릴때 불렀던 노래인데 책을 보면서 아이들과 다시 불러봤어요.
숫자들이 다 보이시나요?
의자 손잡이의 2나 꽃다발의 4는 정말 기발한데요,
그럼 이제 책 속에 숨어있는 숫자들을 찾아볼 차례에요.

"꼭꼭 숨어라 머리카락 보일라"

어~? 꽃향기따라 윙윙 날아온건 누구일까요?
힌트는...숫자 "3"
꽃 밖으로 살짝 보이는 저것은?

"삼삼오오 모여라, 꿀벌 셋."
숫자 3을 쏘~옥 품고있는 꿀벌의 모습, 넘 이쁘네요.
그와 더불어 소개는 "삼삼오오~"  네~  삼으로 시작하네요.

그렇다면 다른 숫자들은요?
육(6)은..."육중한 날개로 하늘 나는 부엉이 여섯"

이 책은 질문을 던져서 호기심을 유발하고 숫자는 구멍이 뚫려있어서 아이들이 더 좋아해요.
선명한 색깔과 함께 소개되는 숨어있는 숫자들은 재미있는 첫말잇기놀이같기도하고 숫자세기책 같기도해요.
요리조리 섞어놓았는데 묘하게 복잡하지않고 아이들이 좋아하는 매력이 있어요^^
 

마지막으로 한번에 모아보면서 복습하는 묘미까지~^^
요즘 수세기가 한창 재밌는 둘째는 이렇게 모아서 한 눈에 보는걸 더 좋아했구요,
첫째는 앞에서 봤던 동물들을 한자리에 보면서 앞의 내용을 떠올리는걸 좋아하네요.

같은 작가가 쓰고 그린 숨바꼭질책 두 권,
함께보니 더 반갑고 즐거운 알이알이그림책이에요.

나눔에 관한 따뜻한 이야기!

붉은 여우 아저씨 ㅣ 네버랜드 우리 걸작 그림책 48
민사욱 그림, 송정화 글 / 시공주니어 / 2015년 11월

오랜만에 네버랜드 우리 걸작 그림책을 만났어요.

이번엔 출간도 되기전에 2015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선정 "우수 출판콘텐츠"에 당선된 작품이기도 하고,

부부작가의 첫 데뷔작이기도하여 더욱 더 의미가 깊은 책이랍니다.

주위를 둘러보는 따뜻한 관심과 시선이 더욱 더 필요한 겨울에 더 잘 어울리는 책 "붉은 여우 아저씨"랍니다.

​책을 읽기전 표지를 보면서 먼저 이야기를 나눠봤어요. ​

우선 표지에서 뭐가 보이는지부터, 그리고 붉은 여우 아저씨는 과연 누구일지에 대해서 물어봤어요.

별이는 붉은 여우 아저씨와 새와 나무가 보이는데 물 아래 다리는 누구인지 잘 모르겠다고 하더라구요.

여우와 새가 배를 타고 어디론가 가고있는듯한 느낌이래요.

달이는 공작새와 나무, 그리고 여우가 배를 타고 가고있다고 했어요.

공작새...네~ 책에선 버드나무인데요, 버드나무의 줄기가 달이 눈에는 공작새의 날개처럼 보였나봐요^^

표지 속 여우는 분명 흰 털을 가졌는데 왜 붉은 여우 아저씨라고 불릴까요?

책장을 넘겨보면 바로~!!! 알 수 있담니다. ​

 

붉은 모자를 쓰고, 붉은 신발을 신고, 붉은 가방을 메고, 붉은 옷을 입고 다녀서

'붉은 여우 아저씨'라고 불린다는 여우.

검정색으로 색칠된 붉은 여우아저씨의 옷장 속 가지런히 놓인 붉은 색 아이템이 강렬한 대비를 보여주네요.

이 책은 민사욱 작가가 아이들이 즐겨쓰는 크레파스로 그림을 표현했다고 하는데요,

선명한 색상대비 뿐 아니라 그림이 주는 특유의 따뜻함이 느껴지는 것 같아요.

 

친구에게 전해 줄 것이 있어서 길을 나서는 붉은 여우 아저씨.

그리고 저 멀리 대머리 독수리 한 마리가 앉아있네요.

그런데 대머리독수리다운 위엄은 어디갔나요?

날개를 잔뜩 움츠리고 고개도 푹~ 숙인듯한 모습이 왠지 모르게 슬퍼보인다고 하더라구요.

 

앗!

붉은 여우 아저씨의 모자를 가져간 대머리 독수리.

그걸 보고있는(어쩜 당한...?) 여우는 모자를 잡기는 커녕 그저 머리만 긁적이는 듯한 표정이에요.

검정과 빨강만 사용한 색상의 대비가 또 한번 시선을 집중시키고 내용을 강렬하게 전달하는 듯 해요.

와우~! 그저 모자만 썼을 뿐인데 위풍당당 대머리독수리의 모습이 보이시나요?

빳빳히 든 고개와 "흠!"하고 뽐내기를 하듯 날개에 힘을 준 모습이라니~

그러면서도 눈은 아랫쪽을 응시하고 있네요.

왠지 가발만으로 자신감이 생긴다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오버랩되는 순간이에요^^;

 아저씨의 모자를 가져간 독수리는 아저씨의 모자 덕분에 더이상 대머리라고 놀림 받지않게 되어 고맙다고해요.

이때 모자를 빼앗긴 아저씨의 반응은???

"그것 참 잘 됐구나, 대머리 독수리야."랍니다.

아... 어찌보면 모자를 뺏긴건데 그 모자로 인해 위로를 받고 자신감을 회복한 독수리의 마음에 공감해주는 모습.

아~ 정말 놀라운 붉은 여우 아저씨에요~^^

친구에게 가는 길, 그렇게 붉은 여우 아저씨는 대머리 독수리와 버드나무와 숭어를 만나고

그들에게 각각 모자와 신발과 가방을 빼앗기지만 또한 그들에게 자신감과 안도감을 선물한담니다.

그렇게 함께 친구에게로 가는 넷.

그들 앞에는 추위에 떨고있는 한 아이가 보여요.

 

 

아이가 활~짝 웃고있어요.

네~ 아저씨는 아이에게 붉은 외투를 선물했담니다.

"붉은 여우 아저씨, 이제 친구를 만난 거에요?"라는 질문...

글쎄요? 친구는 과연 어디에 있을까요?

 

책의 서두에 붉은 여우 아저씨는 친구에게 전해줄 것이 있어서 집을 나선다고 나와있어요.

그렇다면 붉은 여우 아저씨의 친구는 누구일까요?

그리고 이미 아저씨의 붉은 아이템들을 모두 나눠줘버렸는데 무엇을 주러 가는 걸까요?

자세한 내용은 책에서 직접 확인하세요~

(이 책은 글도 그림도 너무 너무 훈훈하고 아름다운지라 꼭~ 읽어보시길 권하거든요^^)

​

책을 읽으면서 별이에게 물어봤어요.

'만약에 별이가 붉은 여우 아저씨라면 어떻게 하겠어?'라고 말이죠.

그랬더니 다 줄거래요.

왜냐하면... 모자, 가방, 옷, 신발은 다 없어도 되니까요... 자기는 여우니까 원래 신발을 안신는거래요 ㅋㅋ

(그럼... 나무는 왜 신발이 필요한걸까요? ^^)

'그래서 여우가 아니라 사람이라면?  신발이 없음 발이 아플텐데...?'​했더니,

"음... 그럼 일단 신발을 벗어주고 저는 집에 가서 다시 신발을 신고 나올래요. 

나무는 지금 당장 필요하잖아요."​라고 하더라구요^^

아직은 내 것에 여유가 있기에 내어줄 수 있고 내어줘도 괜찮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사실 어른인 저부터도 나에게 여유가 생겼을때 더 도와야지...라는 생각을 후원금액을 늘이지않고 있으니말이죠...​

아... 반성이 살짝 필요한 순간이었담니다^^;

​

자신의 필요에 의해서 붉은 여우 아저씨의 물건을 가져간 독수리, 버드나무, 그리고 숭어.

하지만 그로 인한 고마움과 미안함은 아저씨의 여정에 동참하게 하는데요,

순간 예전에 보았던 ​영화 "아름다운 세상을 위하여"가 생각났어요.

난 한 명을 도왔을 뿐인데 그 파급효과는 일파만파가 되는 내용 말이죠^^

이 책은 오랫동안 장애 있는 아이들을 보살펴 온 송정화작가가

아이들에게 진정한 희생과 사랑을 들려주고싶어 만든 작품이라고하는데요,

정말 책 한 권 속에 그 마음이, 그 사랑이 그대로~ 녹아있는 것 같아요.

나눔이 더욱 더 필요한 이 계절에 아이들과 함께 읽으면 더 좋을 것 같은 책이에요.

* 이 책은 네버랜드 13기로 시공주니어북클럽에서 제공받았습니다. *​

 

[100자평] 26층 나무 집

26층 나무 집 ㅣ 456 Book 클럽
앤디 그리피스 지음, 테리 덴톤 그림 / 시공주니어 / 2015년 7월

여섯살이 읽고는 배꼽을 잡는 책. 13층, 39층 모두 읽었는데 세 권다 재밌지만 26층이 제일 재밌다고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