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은 사랑한다 세트 - 전3권
김이령 지음 / 파란(파란미디어)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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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충렬왕과 안평공주 사이의 아들-- 원

원과 둘도 없는 친구이자 왕족 - 수정후 (린)

공녀로 차출된 린의 여동생. 린과의 각별한 우정으로 원은 공녀에서 빼주고 정비로 삼는다 - 단

영인백의 제물이 탐나 얼굴에 칼자국이 있다는 그녀의 자식(산)과 혼담이 있었다. 실제 모습의 산(현애택주)를 본 후로 그녀에게 연정을 품은 린의 형, 생각이 깊지 못한 인물 - 서흥후 (전)

 

질투 없는 사랑은 앙꼬없는 찐빵 같은 것 아닐까요.

나 진짜 사랑해? 하며 확인하게 하는 질투.

그것은 사랑에 대한 오해도 주지만 사랑을 더 견고하게 만들어주기도 합니다.

지금은 가정을 이루어 두아이의 엄마가 되었지만 아직도 연예시절 가득했던 고민과 첫사랑의 열정을 떠올리면

들뜨고 행복해집니다.

단 한번, 단 한때의 추억을 곱씹는 것만으로도 세상을 아름답게 보이게 하는 것 그것이 사랑의 힘이 아닐까 싶어요.

 

'왕은 사랑한다'의 세사람의 얽힌 사랑은 사랑의 공식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듯 보이기도 하지만 매번 같은 모양으로 그려지는 사랑이라도 매번 다른 아픔과 아름다움이 느껴지는게 사랑이야기 입니다.

그래서 이 이야기는 두려움과 설레임과 안타까움과 슬픔을 줍니다.

 

왕의 사랑은 힘겹습니다. 왜?

왕이기에 모든걸 가질수도 있지만 때로는 왕이기에 가지고 싶어도 가질 수 없는 사랑이 있다는 걸 원을 통해 보게 됩니다. 그리고 갖지 않는 것이 더 아름다운 사랑이라는 것도 알게 해줍니다. 

 

한창 뛰어놀기 좋아하고 꿈이 가득하고 뜨거운것에 솔직한 10대.

세사람의 만남은 운명의 장난처럼 얄궂게 시작됩니다.

 

원은 고려의 진짜 왕다운 왕이 되겠다는 큰 포부를 갖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포부는 어쩔 수 없는 몽고인의 핏줄을 안고 있다는 태생적인 한계를 갖고 있습니다. 그가 얻은 왕자의 이름은 수많은 혈육의 희생을 댓가로 얻은 것이기에 고독합니다. 그는 남자라고 믿기지 않을 정도의 미색(?)을 갖고 있고 사람을 매료시키는 힘이 있습니다. 호탕하고 활달하고 거침없는 그의 곁에 언제나 변하지 않을 것같은 우직한 친구 왕린이 있습니다. 너무 달라서 잘 어울리는 두사람. 

 

린은 원의 자리를 흔드는 사람들의 움직임을 늘 경계합니다. 왕자 원을 백성의 마음을 다독여주는 진정한 군주로 자리잡게 하기위해 동분서주 하던 두사람과 산은 운명적으로 만나게 됩니다.

몽고로 딸자식을 보내지 않기 위해 거짓 정보를 흘려 산을 늘 집안에 잡아 둔 아버지의 눈을 피해 산은 늘 남장을 하고 외출을 합니다. 그녀는 자유로운 영혼을 가졌고 아름다운 순수와 열정을 지녔습니다. 아버지가 지금의 왕자 원대신 순수한 고려인의 혈통을 가진 고려의 왕을 옹립하려는 계획을 눈치채고 남몰래 뒤를 밟습니다. 그 과정에서 원과 린을 만나게 됩니다.

남장을 하고 있는 산. 린은 석연치 않은 곳에서 산과의 만남으로 그녀의 의도가 궁금해지면서 불신을 갖지만 가리려해도 가려지지 않는 그녀의 매력에 빠진 원의 뜻으로 마침내 세사람은 친구가 됩니다. 원은 그렇게 첫눈에 산에게 마음을 빼앗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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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신의 마음을 속이지 않고 린앞에서 솔직하게 고백하는 린)

돌처럼 우직한 린의 마음을 철부지같은 산은 예측할 수 없는 발랄함과 솔직함으로 서서히 비집고 들어갑니다. 어느새 서로에게 이끌려있는 두사람. 원이 그 둘의 관계를 확인했을땐 진정한 벗으로 함께 즐거워 해줄 수 없었습니다.  온전히 자기의 여자로 만들고 싶었던 그녀가 이미 자기의 형제와도 같은 린에게 마음이 가 있다는 걸 견디지 못했습니다. 린의 마음에 자기 대신 다른 사람을 채웠다는 배신감과 절망감을 느껴야 했습니다. 자신이 안고 싶은 여자가 자기의 벗을 안고 행복해 한다는것을 용납하지 못했습니다.

 

그는 더이상 벗이 아니라 둘에게 군주가 되버렸습니다. 벗이였지만 군주와 신하가 되어버린 그들의 소통은 더이상 자유롭지도 솔직하지도 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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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린과 함께 원의 곁을 떠나겠다 솔직하게 말하는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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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 한번도 말하지 못했지만 린의 마음속에 찌꺼기 처럼 남아있던 원에 대한 의구심과 불편한 심기)
 더이상 벗으로도 신하도로 곁을 지키기 어려운 린과 산은 원의 곁을 떠날 결심을 합니다. 그 결심은 원의 질투심에 불을 지핍니다. 참고 억눌렀던 질투심은 오랜벗에게 죽음 직전의 고통을 안겨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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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독히도 아끼던 벗 린을 향해 매질을 명령한다. 그동안 참았던 질투심을 내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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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역죄로 명하며 린을 내치는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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린은 시체같은 몸으로 노예가 됩니다. 사랑을 위해 친구를 버리고 산을 곁에 두지만 그녀의 마음까지 잡을 순 없습니다.

 

산을 곁에 두기 위해 눈과 귀를 닫은 원에게서 그의 정비 단(왕린의 누이동생)의 도움으로 산은 무사히 탈출하게 됩니다. 린의 생사를 확인하지 못한채 언젠가는 꼭 다시 만날것이라는 희망을 품고 린과 함께 가려고 했던 곳으로 무작정 길을 떠납니다. 원을 통해 새로운 에너지와 새로운 개혁의 고려를 기대했지만 이젠 오래전 함께 나누던 웃음만 기억하며 고려를 떠납니다. 언젠가는 다시 벗을 만나 그를 용서할 수 있으리라 기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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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나먼 타국에서 처음보는 여자에게서 수년전 자신이 린에게 정표로 주었던 수를 놓은 향낭을 낯선 여인에게 발견하고 망연자실하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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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키의 노예가 된 린이 궁지에 몰린 베키를 위험에서 구해내는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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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연히 한자리에서 스치듯 마주한 원, 린, 산. 손안의 모래처럼 빠져나간 그들을 향해 돌이킬 수 없는 고백을 합니다. 얼마나 그리웠는지 얼마나 고통스러웠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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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동안의 원망을 털어내고 변함없는 벗으로 원을 응원해주는 산의 마음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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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정한 벗이 무엇인지 일깨워주고 전해주려는 산)
 

왕린은 노예로 팔려갔지만 그의 굳은 성품과 뛰어난 무예로 그는 최고의 권력자 카이샨 곁에까지 갑니다. 그리고 오래전 그를 매몰차게 던졌던 이름 원을 다시 듣게 됩니다.

만날 운명은 언젠가는 다시 만나듯 세사람은 다시 머나먼 타국에서 재회합니다. 그토록 원했던 그들의 만남이 원하지 않는 모양새로 만나게 됩니다. 

 

그들은 만나서 서로에게 칼을 겨누지 않았습니다. 죽음 전까지 린을 내몬 원을 린은 구명해주고자 애를 씁니다. 괴물처럼 변한 린. 겉모습은 변했지만 오랜 세월이 흘러 10대에서 30대가 되었지만 그들은 여전히 서로에게 애틋합니다. 원의 마음속에서 산을 놓아버리지 못하지만 곁에 두면 또다시 피를 볼까 저어해 원은 둘을 떠나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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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벗의 사랑을 응원하며 보내는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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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도 끝까지 왕의 위엄을 잃지않는다. 명분도 잃지 않는다. 이각후 그들을 향한 추격을 명한다)
 

원은 평생 한사람을 바라보느라 정작 자신을 바라보는 여자의 마음을 돌아보지 못했습니다. 가질 수 없는 마음을 얻기 위해 평생을 애쓰다 머나먼 타국에서 생을 마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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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연히 찾아온 세사람의 운명처럼 우연을 가장한 필연처럼 린의 아들과 원은 만난다. 그 소년에게서 린과 산이 전해주고자 한 그 옛날 다시 돌아갈 수 없는 젊은 시절을 그린 그림을 전해 받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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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옛날 원이 산에게 주었던 장도를 린의 아들에게 선물로 준다. 그걸 받은 산과 린의 표정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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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의 조용한 마지막 생의 모습. 아름다움 저 뒤편에 쓸쓸함과 애잔함이 느껴지는 그의 여생)

총 3권으로 되어 있습니다. 3권이지만 전개가 빠릅니다. 지루할 틈을 주지 않습니다. 어느새 세월이 휙휙 지나가는 전개때문에 생동감과 긴박감을 줍니다. 아슬아슬하게 줄타기하는 세사람의 엇갈린 사랑과 주변인의 이야기들이 모두 긴장감을 더해주고 긴밀하게 잘 짜여져서 멋진 드라마를 끝낸것 같습니다. 인물 한명마다 개성이 뚜렷해서 읽으면서도 캐릭터가 머릿속에 그려지니까 훨씬 더 흥미있게 읽어집니다. 처음엔 원과 린의 각별한 신의에 쌍화점이라는 영화속 이야기가 오버랩되기도 합니다. 우정과 사랑속에서 번민하는 모습은 최근의 공주의 남자라는 사극이 떠오르기도 합니다. 주변인들의 사랑이야기도 지고지순합니다.

 

어느것하나 버릴것 없는 이야기이고 어느것하나 취하기 어려운 사랑이야기입니다.

3권을 읽으면서 잊었던 사랑의 감정을 하나하나 살려보게 되었고 또다시 사랑을 해보고 싶다는 열망이 가득한 시간이였습니다.

권력과 사랑속에서 아파하며 쓸쓸히 퇴장하는 원의 애잔한 마지막 생이 머리속에서 떠나질 않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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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7일 전쟁 카르페디엠 27
소다 오사무 지음, 고향옥 옮김 / 양철북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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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소다 오사무. 이 책의 역사가 꽤 깊네요. 출간된 지 27년이 되었다네요. 

그래서인지 정서가 비슷하고 시대별로도 공감가는 이야기라 재밌게 읽을 수 있었어요. 

우리도 한때는 지성인을 대표하는 대학생들이 다른 연령대의 사람들이 하지 못하는 몫까지 목소리를 내서 사회문제에 목소리를 높여주던 때가 있었지요. 특히나 지방에서 상경한 친구들이 운동권에 빠질까 부모들은 전전긍긍했지만 정작 학생들은 그것이 대학생의 특권인 양 대학문화에 푸욱 젖어 있었던 시절이 있습니다. 나름 자부심도 있었지요. 우리의 어깨에 우리의 손에 우리나라의 미래가 달려있다는 신념이 있었지요. 

지금은 대학생뿐만 아니라 기성세대들도 그들의 아이들의 손을 잡고 촛불시위를 합니다. 사람이 만들어내는 구름같은 인파들속에서 예전에 모두 사그러 들은것으로 만 알았던 열정과 감동이 되살아는 나는 것을 느끼며 목소리르 다시 높입니다.  

대학시절 화염병이 들렸던 그손에 이젠 아이들 손을 쥐고 촛불을 밝힙니다. 작은 촛불이 모여 밝은 세상이 되는것처럼 그런 세상을 꿈꾸면서요. 

 이 이야기는 중1 아이들이 기성세대들에 맞서 자신들의 이야기를 하기 위해 7일동안 해방구에서 그들만의 방식으로 어른들에게 경고를 보냅니다. 

처음엔 어설프고 섣불린 행동처럼만 보인 아이들의 일탈이 시간이 가면서 아이들간의 결속이 다져지듯 완벽한 시나리오가 되면서 이야기는 점점 더 흥미로워집니다. 해방구에서 어른들에게 진짜 하고 싶은 이야기들은 마음껏 하고 어른들에게 진짜 어른답게 살라는 강력한 메세지를 전달합니다. 어른들이 생각하지 못한 아이들만의 기발한 상상력이 실력과 연결되면서 어른들도 해내지 못하는 혁명을 만들어갑니다.  

처음엔 부모들이 힘겹게 만든 사회적 지위와 명예를 잃을까 전전긍긍하던 부모들도 차츰 아이들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게 되고 자신들도 한때 불의에 맞서 해방구에서 목소리를 높이던 시절의 열정을 기억하게 됩니다.  

아이들을 통해 잊고 지냈던 정의를 찾아가는 이야기. 우리모두를 향한 외침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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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 심장
캐서린 라이언 하이드 지음, 권도희 옮김 / 서울문화사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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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중 내 능력밖의 병을 갖고 있다는 것은 가슴속에 죄책감을 안겨 준다. 내 아이가 아토피라는 것이 믿어지지 않았고 그 사실을 받아들이면서 원인제공은 나일지 모른다는 확실하지 않은 이유는 무조건적인 헌신만이 미안함을 대신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게 만들었다.

하물며 아이가 심장병이라면 어떤 엄마든 아이의 심장이 되어주고 싶어 하고 손발이 되어주고 싶어 하지  않겠는가. 비다의 엄마 애비게일 그녀 역시 평생을 딸의 곁에서 맴돌며 위험요소를 모두 제거해주는것만이 자신에게 주어진 소명처럼 살아간다. 누군가의 사고로 심장이식 행운이 딸에게 오기를 간절히 바라면서.
기증자의 죽음은 유감이지만 그 죽음은 모녀에게 포기할 수 없는 행복이고 행운이다. 막연히 기다려 온 그 행운이 현실이 되었을때 그들은 죽음을 빌었던 죄인(?)죄인이 되어 마음놓고 기뻐하지 못했다.

비다는 로리라는 30대 여성의 심장을 기증받았다. 자동차 부품을 갈아끼우듯 새 심장으로 바꿔서 거부반응없이 잘 적응한다는 생리적인 문제외에 그녀에게 새심장은 예전 주인의 안타까운 사랑을 기억하게 하고 행동하게 만든다. 갑작스런 아내의 죽음을 받아들이기 어려워 하는 로리의 남편 리처드는 장모님의 걱정에도 불구하고 비다와 만난다. 첫만남에서 비다에게서 로리를 느끼게 된다. 이제 더 이상 이 세상에 없는 아내를 어린아이같은 이제 20살 밖에 안된 비다를 통해 연정을 느끼고 있다는 것에 스스로 놀라고 거부하려 하지만 그럴수록 저돌적으로 나 로리야 하며 외치듯 다가오는 비다의 확신에 찬 구애에 리처드는 혼란스러워한다. 하지만 결국 둘은 보이지 않는 텔레파시에 이끌리듯 이미 정해진 운명의 단추를 끼우듯 예정된 수순처럼 둘이 꼭 만나야 할 것 같은 그 자리에서 만난다. 그 순간 둘은 알게 된다. 그 만남을 간절히 원한것은 비다와 리처드가 아닌 로리와 리처드였다는 것을. 비다가 이식수술을 받은 후 새기운은 로리가 전해준 것이였지만 이제부터는 자신의 심장이 될 거라는 알게 된다. 리처드도 이제 비다에게서 더이상 로리를 볼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렇게 그들은 각자 있던 자리로 돌아가게 된다.

읽으면서 참 미국적인 로맨스네 하며 읽었다. 우리 나라 처럼 애절하고 사무치는 그림움 가득한 사랑이야기가 아닌 적극적이고 행동지향적인 그들의 사랑에 큰 감흥을 느끼지 못하며 읽었다. 하지만 내 예상은 빗나갔다. 난 아내에게서 받은 심장을 가진 비다와 리처드의 다분히 상상가능한 레파토리를 에상하며 읽었던 것이다. 사랑하는 아내의 심장을 가진 그녀에게서 아내를 느끼는 사랑 이야기가 아닌 그녀는 없지만 그녀의 심장이 전하는 사랑이야기엿다.

과학적으로 증명할 수 없지만 우리 육체는 단순한 부품이 아닌 아름다운 기억까지 간직하고 있는 고유한 생명체라는 걸 느끼게 해 준 이야기였다.
내 육체는 무엇을 기억하고 있고 무엇을 기억하게 할 지 곰곰히 생각하게 되는 아름다운 이야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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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의는 아니지만 - 구병모 소설
구병모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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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책은 참 오랫만이다.
엄마라는 이유로 어쩔수 없이 아이들 책 언저리에서 맴돌다보니 소설책은 여유로운 자들의 몫으로 취급해버렸다.
하지만 구병모 라는 작가가 그리 대단하단 말이지, 얼마나 대단하길래 싶어 유명세를 확인해보고 싶어졌다.
전작은 읽지 못했다. 이유는 역시 엄마라고 해두자.

제목이 멋지다. 정의 되지 않은 미완성 같은 표현.
그  말 한마디는 모든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 같다. 
책속의 다양한 상상력을 가능한 현실로 인정하게 해준다.

표지의 그림이 이색적이다. 제목과 그림의 연관성을 찾아야 공식이 풀린듯 자연스럽게 이해가 될 것 같은 초보적인 독자의 수준으로 시작해봤지만 도무지 풀리지 않아 무작정 읽기 부터 했다.
읽고 나서야 내용과 참 잘 어울리는 표지다 싶다. 어쩌면 이야기가 시작될때 등장하는 표지의 그림에 어느새 나도 세뇌가 되었나보다.

내용은 새롭기도 하고 참신하기도 하고 섬뜩하리 만큼 현실을 강렬한 상상력으로 확대시켰다.
현실을 바탕으로 하고 있지만 이미 현실을 떠난 완벽한 상상의 세계가 그려져 있다.
너무나 완벽해서 상상의 세계를 부정하고 싶지 않다.
오히려 상상의 세계를 현실이 쫓아 갈 것 같은 불안함을 준다.
현실을 향한 상상의 이야기는 독한 경고를 한다.
모방이 창조가 되어버린 이야기다.

지나친 상상력은 재밌다. 이런 일이 일어날 수도 있겠구나 싶어 이웃집 불구경 하듯 재밌게 보게 된다.
섬뜩해서 심장이 두근거리면서도 기어코 확인하게 되는 본성에 이끌려 본다.

특별할 것 없는 그날 그날의 일상을 이렇게 파헤쳐보고 뒤집어보면서 평범한 일상이 경이로워 지고 무감각했던 생활의 무게를 새삼 다시 재어보게 된다.

비유와 은유를 허용하지 않는 세상, 이유를 모른채 자신의 하반신이 땅과 일체과 되어 내리 꽂힌 한 사내의 인간됨을 포기하기까지의 이야기, 고의는 아니었는데 유치원 교사의 이유있는 죽음, 육아의 고통이 농축된 엄마의 하룻밤 사투, 성범죄를 단죄하고 싶은 평범한 일반인이 만들어낸 괴생명체.

이 상상의 세계가 낯설지 않게 내 일상에서 문득문득 튀어나올 것 같다.

다음작이 또 기대되는 작가다. 일촌이 또하나 이웃이 또한명 늘어난 것 같은 풍요로움을 느끼게 해주는 이름이다. 구병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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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메랄드 아틀라스 시원의 책 1
존 스티븐슨 지음, 정회성 옮김 / 비룡소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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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타지 소설.
나 스스로도 의아하지만 이책이 내생에 처음 읽은 판타지 책이다.
그 유명한 반지의 제왕, 해리포터 시리즈, 나니아 연대기 등을 한번도 영화로도 책으로도 본 적이 없다.
읽고 싶은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는 이유로 외면했던 영역.

그런데 이 한권의 책이 날 판타지라는 원더풀한 세계로 안내해주었다.
그동안 왜 판타지의 세계를 느끼지 못했냐며 마치 항변이라도 한듯 영롱한 에메랄드 보석처럼 내게 즐거움과 아름다움을 안겨 준 책.
장장 610페이지라는 어마어마한 분량인데도 마지막장이 다가올 수록 헤어지기 싫은 연인과 헤어지는것처럼 아쉬움만 더 느끼게 해주는 책.
날다마 할일이 쌓이고 졸려도 틈만 나면 보고 싶게 하는 힘.
600장을 언제 다 읽지 하던 무거운 마음대신 머리속에서 시공간을 넘나드는 상상력을 만들어주는 책.
그래서 2권 출간이 너무 기다려지는 책이다.

이런 이야기를 어떻게 상상력으로 만들어 냈을까 싶어 존 스티븐스라는 작가가 너무 대단해 보인다.
한장 한장 한인물, 배경등을 읽을때마다 이걸 영화로 만들어낸다면 어떤 모습일까 상상하며 읽게 된다.
나중에 영화로 만들어진다면 내가 생각했던것과 얼마나 닮아 있을까 궁금해지고,
글자들이 만들어내는 신비롭고 멋진 세계를 눈으로 보이는 화면에서 과연 제대로 펼쳐보여줄 수 있을까 의아해진다.

상상력이 이렇게 대단한 것이라는걸 처음 느꼈다.
이야기속에서 삼남매의 똘똘뭉친 사랑이 부럽다.  우리 아이들은 둘밖에 없는데도 틈만 나면 티격태격한다. 위기는 결속력을 다져준다는데 우리 애들에겐 그런 긴장감이 없어서 그런가 하는 엉뚱한 생각을 하게 된다.

이책을 덮고 때마침 tv를 봤는데 마법을 다룬 영화가 나왔다. 다른때 같으면 볼것도 없이 채널을 돌려버렷을텐데 어느새 끝까지 다 보고 아쉬워한다.

'에메랄드아틀라스' 이 한권의 힘은 세상 모든것을 경제적인것과 그렇지 않은것으로 이분시키던 딱딱한 나의 일상에 부드러운 연골같은 틈을 만들어준 것 같아 감사하다.

진짜 진짜 2권이 기다려진다.
사탕빨던 입안이 허전하듯 두툼했던 손안의 묵직함이 또다시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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