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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종교 이야기 - 유대교 기독교 이슬람교, 믿음과 분쟁의 역사
홍익희 지음 / 행성B(행성비)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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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대두된 이슬람국가(ISIS)의 위협부터 이스라엘-팔레스타인분쟁, 이라크전쟁, 알카에다와 9.11테러,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자면,나치의 유대인학살과 십자군전쟁까지, 세계사의 현장에서 유대교, 기독교, 이슬람교는 항상 그 중심에 있었다. 한국 또한 아시아에서는 드물게 카톨릭과 개신교 신자들이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고, 동네마다 교회가 있는 나라가 되었다. 그렇다 보니 공공장소에서 "예수천국 불신지옥"을 외치는 극성스러운 분들의 모습을 거의 매일 같이 볼 수 있고, 여기에 반발하는 반 기독교 정서 또한 인터넷 등지에서(기독교를 "개독교"라고 부르는 등) 일상적인 것이 되었다. 도대체 사랑을 설파하는 종교가 왜 이렇게 갈등과 반목의 근원이 되었을까?

 <세 종교 이야기>는 유대교, 기독교, 이슬람교의 기원과 역사에 대해 해설한 책이다. 500페이지 가까이 되는 두꺼운 책이지만, 상식적으로 알고 있는 개괄적인 내용이 대부분이라 그리 어렵게 느껴지지는 않는다. 간혹 유대교나 이슬람교에 대해 잘 알려지지 않은 내용이 나오기도 한다. 

 책의 대부분이 역사를 기술하고 있어, 저자의 관점은 맺음말에 짤막하게 제시된다.

 사람들은 자신들이 믿는 종교만이 '참'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어떤 종교든 모두 진리를 탐구해 왔다. 이를 이해하고 인정해야 한다. 종교적 평화는 다른 종교들과의 융합 또는 화해에 의해 이루어질 수 있다.
 이제 세 종교는 서로 용서하고 화해해야 한다. 서로 상대방의 입장에서 이해하고 그리고 그간의 잘못에 대해 서로 사죄해야 한다.
(475)

 나 역시 이러한 저자의 견해에 완벽하게 동의한다. 너무 상식적인 주장이라 반론의 여지조차 없다. 그렇지만 동시에 종교-특히 일신교-는 자신의 종교를 절대시하고 다른 종교에 대해 정신적, 물리적 우월성을 주장하는 경향을 내재하고 있다. 그러한 종교적 신념체계를 그 종교 외부에 있는 사람으로서는 이해하기 어렵고, 그에 따라 갈등이 촉발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문제이기도 하다. 저자의 주장과 같은 종교 간의 이해와 화해의 길은 요원하기만 하다.

 어떤 종교의 역사에 대해 서술할 때, 그 종교의 경전의 내용에 따라 설명하는 내재적 접근과 경전의 외부에서 그 종교의 역사를 분석하는 외재적 접근이 가능할 것이다. 전자는 신학적 접근, 후자는 역사학적 접근이 될 것이다. 이 책은 내재적 접근과 외재적 접근을 둘 다 사용하고 있는데, 모세의 엑소더스에 대해 해설할 때는 내재적 접근을 취한다. 모세가 이집트에 저주를 불러 모든 맏아들을 죽이고, 홍해를 갈라 바다를 건넜다는 성경의 내용을 아무런 비판 없이 그대로 서술하고 있다. 내가 알기로는 이 부분에 대해서도 나름대로 과학적 해설이 있을 터인데, 그러한 해설 없이 <성경>의 내용을 그대로 적어 놓으면, 유대-기독-이슬람의 신념체계 밖에 있는 독자들은 쉽사리 받아들일 수 없을 것이다. 

 나는 불교 신자지만, 고등학교 대학교를 기독교계 학교를 나오면서 <성경>도 읽었고, 이슬람교에 대해서도 아랍어를 공부했을 정도로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유대교, 기독교, 이슬람교에 대한 기초적인 지식은 어느 정도 갖추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물론 전문적인 수준까지 공부한 것은 아니라 이 책에 나온 신학적 해석이 타당한지에 대해서 제대로 검증을 할 역량은 되지 않지만, 지엽적인 오류를 두 군데 발견했다. 

 이삭이 살던 시기에 남부 해안에 바다의 민족인 필리스틴 사람들이 이주해 왔다. 이 사람들이 현 팔레스타인인들이다. (중략) 이들이 이집트에서 돌아온 이스라엘인들과 비슷한 시기에 남부에서 올라와 가나안 지방에 정착했다. (중략) 이때부터 두 민족 간에 충돌과 영토 분쟁이 시작되었다. (95)

 팔레스타인이라는 지명이 성경에 나오는 블레셋(필리스틴)인들로부터 유래한 것은 사실이다. 그런데 성경에 나오는 블레셋인들과 오늘날의 팔레스타인인들 사이에 직접적 연관은 없다고 한다.(http://ko.wikipedia.org/wiki/%ED%8C%94%EB%A0%88%EC%8A%A4%ED%83%80%EC%9D%B8%EC%9D%B8
) 현재의 팔레스타인인들은 민족적으로는 아랍인에 가깝다.

 조로아스터교의 창시자 조로아스터는 기원전 660~583년 때의 사람이다. 영어식 이름이 '차라투스트라'다. (129)

 이 문장은 사실과 정반대다. 고대 페르시아어 발음이 차라투스트라, 영어식 발음이 조로아스터다.(http://en.wikipedia.org/wiki/Zoroaster)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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