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소소 - 사과에 관한 소소한 이야기 너나농 과일학교 1
이상열 지음, 박다솜 그림 / 너와나의농촌 / 2017년 7월
평점 :
품절


제목이 참 마음에 들어요. 머리말에 나오는 것처럼 농산물에는 먹는 것 말고도 많은 이야기가 담겨있기에 그림책으로 만들어봤다는 저자의 말이 신선합니다. 이 책은 '너나농 프로젝트'의 첫번째 책으로 딸기, 토마토 등으로 확장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빨간 표지가 인상적이죠. 사과에 대한 소소한 이야기들이 시작됩니다.




사과 재배 이야기와 사과의 효능, 사과 고르고 보관하는 방법 등 사과에 대해 평소에 궁금했던 이야기가 가득합니다.

사과에 관련된 이야기들도 짧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데요. 뉴턴의 사과, 스티브 잡스의 사과, 백설공주의 사과 등 우리 주변에 사과와 관련된 이야기들이 많이 있었네요. 재미있게 잘 읽었어요.


이야기만 있는 것이 아니라 예쁜 사과 그림도 함께 있어서 지루하지 않게 책장이 넘어갑니다.

짧은 글과 예쁜 그림~ 참 좋은 구성이네요.

평소에 사과를 좋아해서인지 더 관심있게 읽었어요. 예쁜 사과 그림을 보니 당장 먹고 싶어집니다.



사과를 이용해 맛있는 요리를 만드는 방법도 나와요.

레시피도 그냥 글로만 적으면 딱딱할텐데 이렇게 귀엽고 예쁜 그림과 함께 나와있으니 사진으로 보는 것보다 더 맛있어보여요. 여기 나오는 몇 가지 요리들을 꼭 다 따라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 외에 사과팩 만드는 방법이나 사과 여행을 할 수 있는 국내여행 지도 등 그야말로 사과가 관련된 모든 것들이 들어있는 책이네요. 사과에 대한 소소한 이야기라는 제목에 딱 맞는 재미있는 책입니다.

이 책 한 권을 읽고나니 사과에 관한 상식이 풍부해진 것 같은 자신감이 드네요. 일상생활에서 대화의 소재로 활용하기에도 좋은 소소한 이야기들이 많아 잘 읽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살아 있는 자를 수선하기
마일리스 드 케랑갈 지음, 정혜용 옮김 / 열린책들 / 2017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제목만 봐서는 범죄 스릴러같지만 사실은 장기기증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그러고보면 내용이 이해가 되지요.

'살아 있는 자를 수선'한다는 말은 '뇌사판정을 받은 청년의 장기기증'이라고 보면 되겠습니다.


표지선정이 너무 절묘합니다. 서핑을 즐기고 돌아오던 시몽 랭브르가 교통사고로 뇌사 판정을 받게 된 내용을 간결한 표지그림으로 잘 표현했어요. 파도모양에서 심장박동기 표시로 바뀌는 그림이 단번에 이해됩니다.




우리나라는 장기기증에 대한 인식이 낮은 편이지요. 한번씩 TV에서 장기기증을 홍보하는 프로그램을 보게 됩니다. 생전에 미리 서약서를 써두는 방법도 있다고 들었는데 취지는 알겠지만 막상 서약서를 쓸 용기는 생기지 않네요. 더구나 내 가족이 이런 서약서를 쓴다면 더더욱 신중하게 생각할 것 같습니다.


프랑스는 그렇지 않은가봅니다. 시몽이 뇌사판정을 받게 되자 시몽의 부모는 혼란 속에서 바로 장기기증을 제안받습니다. 이런 환자의 가족을 상대해서 기증을 이끌어내야하는 담당자와 의사가 가혹하다고 느껴지지만 작가는 이 책에 등장하는 모든 사람들의 삶을 짧고 빠르게 감정의 소용돌이 속에서 보여줍니다. 그들도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이고 시몽의 부모도 여러 가지 측면에서 무엇이 옳은지를 고민하게 되지요.  


시몽과 그의 부모님, 시몽의 동생에 한정된 이야기인 줄 알았는데 이 책은 시몽의 장기기증과 관련된 모든 사람들의 성격과 삶을 잘 보여줍니다. 의사, 간호사, 코디네이터, 장기 기증을 기다리는 사람들 등 모두 자신들의 이야기가 있지요. 개개인을 둘러싼 상황과 그들의 감정을 마치 소용돌이를 보는 것처럼 빠르게 보여줍니다.    


이 책은 빌 게이츠가 추천했다고 해서 기대했고, 읽어보니 기대 이상이네요. 작가 특유의 시선과 문체가 독특합니다. 급박하게 돌아가는 상황 속에서 저마다의 생각을 가지고 살아가는 등장인물들이 흥미롭습니다.

사람이 산다는 것은 무엇일까요. 의학적 소견으로 사망선고를 받은 것이나 마찬가지인데 생명을 연장하기 위해 기계의 힘을 빌리는 것은 가족들의 실낱같은 희망 때문이겠지요. 평소에는 고려하지 않았던 장기기증에 대해서도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하루하루가 이별의 날
프레드릭 배크만 지음, 이은선 옮김 / 다산책방 / 2017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은 어떤 내용인지 모르는 상태에서 읽게 됐습니다.

처음 몇 장은 이해가 되지 않다가, 어떤 내용인지 깨닫고는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읽어나갔습니다.




한 할아버지가 기억을 점점 잃어가면서 가족과 소통하는 이야기입니다.

수학을 좋아한 그에게는 글쓰기를 좋아하는 아들 테드와 할아버지를 닮아 수학을 좋아하는 손자 노아가 있습니다. 자신과 다르지만 비슷하다고 느끼는 아들에게는 엄하게 대했지만, 손자에게는 자상한 할아버지입니다. 아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보상하는 심정으로 손자에게 잘해주는 것이지요.

할아버지가 혼자서, 혹은 노아를 데리고 방문하는 둥근 광장은 매일매일 조금씩 작아집니다. 삽화에서 알 수 있듯이 광장은 할아버지의 머릿속 기억들입니다. 매일매일 기억이 조금씩 사라지는 건 어떤 느낌일까요. 현실과 환상을 오가며 혼란스러움을 느끼는 것은 도대체 어떤 경험일까요.



광장에서 할아버지는 먼저 하늘나라로 간 부인을 만나 대화를 나눕니다. 너무나 사랑했던 부인과 아들, 손자에 대해 이야기하며 기억이 점점 희미해지는 것에 대한 안타까움을 털어놓습니다.

광장 속에서 건물로 표현되는 기억들은 점점 무너지고, 이제는 가족에 대한 기억들만 남아있습니다. 광장에 도착할 때마다 광장을 덮고 있는 히아신스 향은 부인과의 추억이지요. 열렬히 사랑했던 부인과의 만남, 함께 한 시간들을 되짚어보며 아직 남아있는 기억을 꺼내 추억합니다.


할아버지가 아들과 손자를 돌보았듯이, 이제는 그들이 할아버지를 돌보고 있습니다. 쉽지 않은 일이지만 묵묵히 할아버지의 변덕을 참아내며 끊임없이 반복되는 질문에 대답하는 그들을 보면서 마음이 아픕니다. 사랑하기에 할 수 있고, 가족이기에 할 수 있는 일이겠지요.


의학기술의 발달로 많은 병들의 치료약이 나왔지만 아직 치매약은 없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정부에서도 이제 치매전문병원을 설립하고 치매환자를 위한 더 좋은 정책을 수립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걸 보면, 우리나라 치매환자 실태도 심각한 것 같습니다. 환자도 환자지만, 간병하는 가족들도 아주 힘겨운 나날을 보내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치료약이 없고 그렇기에 회복될 희망이 없는 치매가 우리 가족에게 찾아온다면 얼마나 절망적일까요. 이 책에 나오는 가족들처럼 꾸준한 인내심을 가지고 슬픔을 삼키며 간병해야한다고 생각하니 가슴이 먹먹합니다.

기억이 있을 때, 건강할 때 소중한 사람들에게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 책에 나오는 할아버지의 마지막 사라져가는 기억 속에 가족이 있다는 사실이 감동적입니다. 내게 가장 소중하고 내가 가장 사랑하는 사람과의 기억이 마지막까지 남아있다니, 할아버지는 그래도 인생을 참 잘 사신 것 같아 마음이 아픈 가운데서도 위로가 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폴리팩스 부인과 여덟 개의 여권 스토리콜렉터 55
도로시 길먼 지음, 송섬별 옮김 / 북로드 / 2017년 6월
평점 :
품절


표지에 여권을 가득 든 채 활짝 웃고 있는 할머니가 보이시나요?

챙모자를 쓰고 여권을 부채처럼 펼치고 있는 할머니는 사실 '스파이'랍니다. 




요즘 노인인구가 늘어나서 그런지 부쩍 노인 관련 소설이 많이 나오네요. 우리가 노인에 대해 가지고 있는 고정관념을 깨는 작품들이 많죠. 인기있는 소설들을 읽어보면 유머가 넘치면서도 노인이 가지고 있는 관록이 돋보여 주인공을 존경하면서 지지하게 되지요.

이 소설도 비슷합니다. 평범한 할머니가 CIA 요원이 되어 문제를 해결한다는 발상도 신선하지만 폴리팩스 부인 특유의 유쾌한 말투와 행동이 돋보이네요. 상대방을 재빨리 파악하고 상대에 맞는 대화법으로 위기상황을 모면하는 것도 인생을 많이 살아온 할머니이기에 가능한 것 같아요. 


폴리팩스 부인 시리즈는 30년 넘게 20개 나라에서 사랑받아왔습니다. 저는 이번에 처음 읽어봤는데 책을 읽다보니 폴리팩스 부인 시리즈가 왜 그렇게 인기가 많은지 알 것 같아요. 

이번 책에서 폴리팩스 부인은 지하조직에게 여권을 전달하라는 임무를 받고 불가리아에 가게 됩니다. 사실 여권만 전달하고 돌아오면 되는데 부인의 호기심과 여린 마음 때문에 일은 점점 커지지요. 하지만 그 덕분에 일이 잘 해결되는 걸 보면 부인이 왜 최고의 스파이인지 알 수 있답니다.


폴리팩스 부인은 사람에 대한 관심이 많고, 자신과 관련된 사람을 그냥 지나치지 않는 따뜻한 마음을 가졌습니다. 위기에 빠진 사람을 외면하지 않고, 한 번 책임진 사람은 끝까지 돌보는 인간적인 면이 있지요. 아마 이런 부분 덕분에 이 시리즈가 30년 넘게 사랑받아온 것 같아요. 

사실 우리 주위에도 일을 잘하는 사람은 많습니다. 하지만 그런 사람이 인기까지 많다는 보장은 없지요. 일도 잘하고 성격도 좋은 사람이 평판이 좋기 마련입니다. 폴리팩스 부인이 그런 것 처럼요. 부인의 오지랖(?)으로 일이 꼬이는 것 같지만 주위 사람들을 배려하고 올바른 길로 가려는 부인의 노력 덕분에 어려운 일도 결국은 잘 해결될 수밖에 없네요. 폴리팩스 시리즈가 영화로도 나온 적이 있다는데 시간 될 때 한 번 찾아보고 싶어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세트] 보복대행전문주식회사 세트 - 전2권
이외수 지음 / 해냄 / 2017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외수 작가의 책은 집에도 많이 있고, 작가의 소설이나 에세이 등 장르를 가리지 않고 다 읽는 편입니다. 그러다보니 책을 읽으면 이외수 작가의 생각이 겹치는 부분들이 많이 나오는데요. 환경에 대한 생각이나 종교에 대한 비판 등 평소 다른 책에서도 많이 읽었던 내용들이 여기에도 나오네요.


'보복대행전문 주식회사'는 과연 어떤 회사일까요. 제목부터 신기합니다.

이런 회사가 있다면 저도 살짝 의뢰해보고 싶은 생각도 듭니다.

 



이 책의 주인공 정동언은 친일파 할아버지와 돈밖에 모르는 아버지가 싫어 말문을 닫아버리고 심한 말더듬이가 됐습니다. 은둔형 외톨이로 살아가던 동언은 자신의 이름이 싫어서인지 아끼는 식물 백량금이 지어준 별명 '캡틴'으로 불리는 것을 좋아합니다.

그렇다고 완전 외톨이는 아니네요. 자신처럼 친일파 후손인 검사 박태빈, 꽃집 주인 한세은, 고등학생 시절 국사 선생님 노정건 선생님과 함께 세상을 깨끗하게 만드는 일을 하는 회사를 설립합니다. 실제적인 이윤을 추구하는 회사는 아니군요. 그토록 싫어하던 할아버지와 아버지가 축적한 부를 유산으로 받은 캡틴은 사회 정화 활동에 자신의 재산을 아낌없이 헌납합니다.


신기하게도 캡틴에게는 식물들과 소통하는 능력이 있습니다. 우리 나라 거의 모든 외부에는 식물들이 있고, 상가 내부나 집안에도 식물이 조금씩 있기 마련이지요. 그렇기에 식물들과 대화하는 캡틴은 전국적인 CCTV를 보유하고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이런 능력과 부를 바탕으로 검사친구의 법 집행능력, 한세은과 노정건 선생님의 행동력이 결합해 이 세상의 악을 응징하고 부조리를 바로잡는다는 내용입니다.


동물을 괴롭히는 사람, 어린이집에서 아이들을 학대하는 교사 등 전국적인 공분을 샀던 사건들을 재조명하며 다양한 방법으로 응징합니다. 때론 치매병원 앞에 가짜 정류장을 설치하거나 도토리싹이 죽지 않게 옮겨심는 일도 하는 등 세상을 더 밝고 아름답게 만드는 일이라면 무엇이든 합니다. 전국의 식물들의 공조가 함께 하기에 모든 것이 가능합니다.


책의 후반부에 들어갈수록 4대강 사업의 폐해에 대한 규탄이 나옵니다. 아마도 작가는 책을 통해 이를 응징하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전국의 강을 황폐하게 하고 생태계를 무너뜨린 4대강 사업의 수장 MS (이니셜을 살짝 바꿨지만 누구인지는 다들 알 것입니다.)와 조력자들이 부정적으로 축적한 권력과 재산을 빼앗고 녹조라떼(썩어버린 강물)을 원샷하게 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그 과정이 만화를 보는 것처럼 황당하고 믿겨지지 않지만 소설이니까요. 너무 실제적으로 하면 재미없겠죠. 이 부분이 특히 이외수 특유의 해학과 풍자를 엿볼 수 있는 부분입니다.


식물과 대화하는 능력을 가진 캡틴이라는 설정도 특이하지만, 특히 1000년 이상 된 고목들의 입을 통해 작가가 하고 싶은 말을 하네요. 우리 나라의 정서상 존경받는 어르신의 이야기는 더 존중되니까요.

이외수 소설을 많이 읽어봤는데, 이번에는 주제는 무겁지만 내용 전개상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소설을 내놓았네요. 아마 어린 친구들도 재밌게 읽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